리하르트 폰 그림멜스하우젠

リヒャルト・フォン・グリンメルスハウゼン / Richard von Grimmelshausen

소설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은하제국군인이자 귀족(자작)이다. 을지서적판에선 그린멜스하우젠으로 오역되어 나왔다. 최종계급은 대장. 담당 성우는 사이카치 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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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그림멜스하우젠 자작가의 삼남으로 두 형이 모두 전선에서 전사하는 바람에 자작가를 계승하게 된 인물이다. 프리드리히 4세의 소년 시절부터 청년 시절까지 황제의 황자, 황태자 시절 시종무관으로 지냈으며 이때 대공 시절 프리드리히 4세를 매우 '충실하게' 보좌한 탓에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황제의 총애를 받고있다.

2 무능

76세의 고령으로 제국군 현역 중장으로 '역전의 노장' 등으로 불리나 실제로는 몹시 무능한 인물이다.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 휘하에서 1개 함대를 지휘하며 전투 의욕은 넘쳐흐르지만[1] 실제 전략이나 전술, 용병술은 거의 모르는 인물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게다가 라인하르트 폰 뮈젤이 작전에 대해서 진언하더라도 그에 맞장구를 치면서 최종적으로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왔다는 엉터리 작전을 채택하는 인물. 이 때문에 라인하르트는 독백과 키르히아이스와의 대화를 통해 그림멜스하우젠에 관해 맹렬한 뒷담화를 일삼는데 대사들이 제법 신랄하다. 저런 노폐물이 생존하는 건 산소의 낭비라거나, 작전회의 도중 "56년간의 경험에 의하면 혼전상황에 빠졌을 경우 승패가 명확히 갈리지 않는 법이라 일단 함대를 후퇴시켰다가 정비 후 재출격 해야한다."라는 말을 듣고 "그걸 깨닫는 데 반세기나 걸리느냐", "군대는 치매노인의 요양소가 아니다."고 한다거나…….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조차 반플리트 성역 전투에서 이 무능한 연장자를 어떻게 대접[2]해야 될지로 골치를 썩였다. 결국 전투 중에는 후방 예비병력으로 돌리기도 하였으며, 한 이름 없는 위성[3]에서 대기하도록 명령을 내려 사실상의 유배나 다름없는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4] 그 때문에 함대병력이 우연히도 같은 위성에 건설되어 있던 자유행성동맹군 보급기지와 충돌하여 아주 치열한 지상전을 벌이기도 했다.

의외로 작전회의에서는 권위주의와는 다소 거리를 둔 모습을 보인다. 주변 참모들에게 돌아가면서 의견을 물어보고, "참모들의 의견이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이 어떻겠느냐?"란 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반발을 하기가 어려운 타입이었다고 한다. 물론 고집을 피우거나 강하게 나오면 승인을 해주지만.

더불어 애니판에서 참모장이 라인하르트를 "금발 애송이"라고 비꼬자, 그림멜스하우젠이 무덤덤하고 느리게 "외모와 나이 같이 당사자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으로 사람을 놀리는 것은 안 좋다. 게다가 그게 무슨 놀림감이 된단 말인가?"라며 조용하게 참모장을 꾸짖었지만 워낙 조용하게 말하여 그냥 흘러가는 말투 같이 말해서 상대방에게 꾸짖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그리고 나서 그가 꾸벅꾸벅 조는 통에 참모장은 한숨을 쉬듯 그를 바라보았다. 아마 속으론 애송이와 노인네, 환상의 단짝[5]이라고 욕했을 듯.

반플리트 성역 전투에서 그림멜스하우젠이 딱히 눈에 띄는 실적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군무성에서도 그림멜스하우젠의 대장 승진에 이견이 많았고 결국 승진 추천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황제가 불쑥 개입하여 "그 노인을 대장으로 삼아라"라고 명을 내렸다. 여기에 황제는 "어차피 이제 여생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대장으로 삼아 줘도 되지 않겠느냐. 그리고 더 이상 전장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란 말을 덧붙임으로써 군부가 군소리 없이 그림멜스하우젠에게 대장 계급장을 달아주게 된다.

이때 프리드리히 4세가 덧붙인 말에는 "그 노인네 어차피 이제 얼마 못 살 거니깐 그냥 대장 계급 달아주고 어디 한직으로 보내버려라"란 암시가 담겨 있었다. 그렇기에 군부의 관점에서도 그 무능한 노인네에게 함대 사령관직을 마련해줘야 될 걱정을 덜었고, 여기에 덤으로 전장에서 민폐를 끼칠 걱정까지 덜어버렸으니 "그런 조건이면 저희도 더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라면서 황제의 지시를 순순히 따랐던 것이다.

소설판의 경우에는 위와 같이 황제가 군부에 명한 것으로 서술되어 있으나, OVA판의 경우에는 이 문제로 황제가 제국군 3장관과 따로 만나 타협을 하는 장면이 추가됐다.

이렇게 황제의 총애를 받는 측근인데다가 명문 자작가의 가주인 그림멜스하우젠의 대장 승진을 놓고도 약간의 마찰이 있었던 점을 보면, 하급귀족 출신인 라인하르트의 폭풍승진에 관하여 주변에서 반발이나 잡음들이 심했던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라인하르트가 전선에서 큰 공을 세우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남들보다 빠르게 승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황제의 총애와 더불어 황제의 후궁이 된 누이의 입김이 있었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귀족들의 관점에서 라인하르트의 폭풍승진은 부당한 특혜[6]로 인식되고 있었다.

소설판에서는 궁정과 군부의 갈등을 피하고자 황제가 단순히 승진 지시로 끝나지 않고 암시가 담긴 말을 덧붙였다고 언급된다. 이는 황제의 측근이라도 마음대로 승진시키기 힘들다는 증거이다. 프리드리히 4세가 신하들에게 부드러운 권유형 어투를 자주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치 강요하지 않는 것처럼 배려하기 위해 돌려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지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황제의 의중으로도 이런 분란이 일어나고 평소에도 황제가 부드러운 권유형 어투를 쓰는데도 이런 설명이 붙은 것을 감안한다면 마찬가지로 황제의 측근이라도 마음대로 승진시키기 힘들다는 증거이다.

3 페이크다 이 병신들아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은 사실 여러 문벌대귀족들의 약점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자타공인 야심도 재능도 없고 입이 무거운 사람이라 여러 귀족들이 무심코 경계를 풀고 그에게 고민이나 고충거리 등 비밀을 털어놓곤 한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귀족들과 대화하면서 귀족들이 자신의 페이스에 휘말리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말들을 털어놓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소설 외전 4권 <천억의 별, 천억의 빛>에서 에리히 폰 하르텐베르크 백작이 그림멜스하우젠의 화술에 휘말린 다음 당혹한 반응을 보였을 정도이다. 그리고 입이 무겁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이때 말한 것이라서 당혹한 하르텐베르크 백작을 살살 놀리며 염장을 지른 격이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도 그림멜스하우젠에게 승진 추천 감사인사[7]를 하러 가서 그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림멜스하우젠이 넌지시 자신이 라인하르트의 야망을 알고 있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꺼내자 이를 열심히 부정했지만, 나중에는 그림멜스하우젠이 이렇다 할 압박 내지 회유도 하지 않았는데 키르히아이스 스스로 라인하르트와 자신의 목적을 밝히고자 하는 욕구에 빠졌을 정도이다. 겨우 말을 참은 키르히아이스도 깜짝 놀라 이 사람도 권모술수 같은 능력이 출중하지만 그걸 덮어버리고 일부러 관심없는 척 무능하게 그냥 편하게 살고자 하는 거 아닐까 판단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점을 볼 때 사실 전투 분야에서는 무능했을지 몰라도 말을 통해 상대방의 심중을 읽고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는 점은 발군의 재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런 능력을 통해 들은 이야기들을 문서로 꼼꼼히 기록해 둔 까닭에 본인이 권력욕과 야망이 있었다면 다른 귀족들을 모두 휘어잡고 황제 다음가는 권력자가 됐을 수도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본인도 자신의 위치와 능력을 잘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욕심이 없었기 때문인지 그러지는 않았다.

실제 라인하르트의 야심을 파악한 듯한 뉘앙스를 몇 차례 풍겼지만 그것을 가지고 공격하거나 궁지에 몰아넣은 적은 없으며, 오히려 호감을 가진 것과 같은 태도를 몇 번씩 보였다. 황제인 프리드리히 4세 역시 평소에 보여주는 모습은 무능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미묘한 모습들을 보면 그 황제에 그 신하라고 평해도 될 수준이다.

결국 승진은 했으나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충격을 이기지 못했는지[8] 대장으로 승진한 후 얼마 못 돼서 노환으로 인한 감기가 폐렴으로 악화되어 죽은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병에 걸렸을 때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던 듯 울리히 케슬러[9]를 통해 그동안 정리했던 문서를 라인하르트에게 전달한다. 즉, 이를 적당히 사용하여 귀족들 사이에서 입지를 갖추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그의 뜻을 눈치챈 라인하르트는 도리어 수취를 거부하고 케슬러에게 역사가 문벌대귀족들의 독점에서 자유로워질 때까지 봉인하도록 하고 그전에 가지고 있던 그림멜스하우젠에 대한 시선도 바뀌게 된다.

이 문서는 로엔그람 왕조가 세워진 후 구 왕조의 역사기록을 정리하는 작업이 시작되었을 때 빛을 봤으리라 짐작된다.

4 기타

독일 헤센 출신의 풍자시인인 한스 야코프 크리스토펠 폰 그림멜스하우젠을 모티브로 한 듯하다. 그는 30년전쟁에 종군하기도 했고 그를 바탕으로 민중 관련 소설을 집필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궁중소설의 틀을 벗어나 민중의 시각으로 그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형식을 갖춘 소설을 써 바로크 후기 문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본편에서 무능하지만 입이 무거워 많은 귀족들의 비리를 알 수 있었고 이것을 모아 책으로 만드는 모습은 실존인물인 소설가 그림멜스하우젠의 모습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작중에선 무능한 인물로 자주 언급되지만 귀족들 약점을 잡은 것을 준비했다든지, 귀족들이나 고위 군부층에게 찍혀서 한직이나 오고 가던 케슬러를 지켜주던 것을 보면 단순히 황제의 시종무관이었던 인물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힘을 쓸 수 있는 능력은 갖춘 인물로 봐도 무방하다. 케슬러가 대놓고 고마워하진 않았으나, 그림멜스하우젠이 죽자마자 케슬러는 상부로부터 멀리 변경성구로 전출당해 오딘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는데, 그때 케슬러가 라인하르트를 찾아와 마지막 인사를 할 때 "소관은 군 수뇌부에서 그리 선호하는 처지가 아닙니다. 그림멜스하우젠 각하 덕에 오딘에 머물 수 있었으나, 그것도 각하께서 살아계실 때의 이야기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팬픽 등에선 느긋하지만 적절하게 뒷세계를 다스리는 몹시 유능한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못지않게 이런 능력치가 상당한 크리스토프 폰 쾨펜힐러와 같은 시대를 살았더라면? 물론 쾨펜힐러는 적군 정보력을 좌우하며 혼란에 빠뜨리기에 다르다고 볼 수 있지만...
  1. 사령부가 연령도 연령이고 실제 능력도 모호하니 전력에서 자신을 제외하려하자 소설에서는 블래스터를 뽑아들고 자신의 전투 의욕을 과시하고 OVA판에서는 블래스터를 자신의 머리를 겨누는 '시위'를 벌인다. 뮈켄베르거 원수는 그림멜스하우젠의 '자살 시도'가 뻔히 보이는 연극임을 알고 있었으나 황제가 따로 언급까지 할 정도로 총애받는 인물이라 머리를 싸맸다.
  2. 을지서적판에서는 통신담당이 뮈켄베르거에게 "그린멜스 함대가 도착했습니다."라고 이름을 잘못 부르자, 이 말을 들은 뮈켄베르거가 존경하는 상관 성을 멋대로 줄여부른다고 꾸짖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오역이다. 서울문화사판과 이타카판에서는 원래대로라면 부하의 무례함을 꾸짖어야 마땅하지만 뮈켄베르거가 그냥 내버려두었기 때문에 뮈켄베르거가 나이와 경력 면에서 존경해야 마땅할 그림멜스하우젠을 전혀 존경하지 않았다는 본심을 보여준다. 대체 저런 오역이 왜 나오지? 이전부터 뮈켄베르거는 그림멜스하우젠을 존경하기는커녕 '이 노인네를 어찌 대해야 하나? 놔두자면 나중에 폐하에게 가서 뭐라고 하면 나만 난처해질 텐데.' 하고 고민했었는데 갑자기 그림멜스하우젠을 "존경하는 상관"이라고 칭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게다가 은영전 항목에서 은영전 버젼이 일본에서 여럿 나왔기에 을지판 오역에 대하여 어느 버젼 번역여부가 있기때문에 꼭 오역이 아니라고 억지로 옹호하는 이가 있는데 그런 주장이 무색하게 을지판만 해도 뮈켄베르거가 그림멜스하우젠에 대해서 무능하다고 비꼬는 생각을 품는다든지 부정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보이는 부분을 번역하곤 난데없이 여기서 존경하는 상관이라고 하는 것이 생뚱맞다.
  3. 또는 타이탄과는 달리 따로 정해진 이름이 없다. 작중에는 반플리트 4-2(반플리트 성역 제4행성의 2번째 위성)로 나온다.
  4. 백안시되던 뤼네부르크나 라인하르트도 그림멜스하우젠 휘하이던걸 보면 애초에 함대를 편성할때 골칫거리들을 한데 몰아둔듯하다.
  5. 아닌 게 아니라 원작에서도 병사들끼리 모여 대화하는 부분에 이런 게 나온다. 한 병사가 "함대사령관은 76살 난 노인네, 분함대 사령관은 18살 난 햇병아리 도련님이라니 높으신 분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지.."이라며 비아냥거리자, 다른 병사가 "그래도 나이를 평균 내면 47살(76+18=94)이니 한창 일 할 나이잖아?" 또 다른 병사가 "바보같긴, 그러니까 평균 따위는 믿으면 안되는거다" 라는 썰렁한 농담 아닌 농담을 하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6. 헌데 귀족들 말고도 많은 평민 병사들도 라인하르트를 두고 역시나 후비인 누나가 있다보니 폭풍진급이구나 라고 욕하고 똑같이 대했다. 하긴 유년학교를 졸업하면 준위에서 군생활을 시작하는데 라인하르트는 황제의 명으로 소위부터 시작하였다... 라인하르트 자신은 내가 놀구먹으며 승진한지 아느냐? 라고 폭풍승진에 대한 비아냥을 반론하겠지만 시작부터 남보다 훨씬 우위였다는 건 부정할 수 없긴 하다. 저런 비난을 하는건 대부분 문벌귀족이긴 하지만 원작 외전을 봐도 사관학교에서 평민층이라든지 외전 황금의 날개에서 나오듯이 라인하르트가 엘름란트 2호 함장 시절, 평민 부하들도 젠장, 16살에 함장? 거기에 누나가 후비이니 아주 벼락 출세한 애송이잖아?라고 이를 갈며 혐오하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오래 안가 실력을 인정하고 부하들이 진심으로 따르게 되지만 반면, 문벌 귀족들은 플레겔처럼 자기야말로 대충 전선에 나간 건만으로 중장까지 되는 걸 뭐라고 하지 않다가 라인하르트를 이렇게 비난했다. 그리고 라인하르트에게 이걸로 비난당하자 되려 분노하는 것처럼 문벌대귀족들은 자기 집안 빽으로 군직을 높게 출세하는 걸 당연시한다...노르덴 소장을 봐도 알 수 있다.
  7. 라인하르트도 이때만큼은 정말 좋아하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말투는 '그 쓸모없는 노인네가 간만에 밥값 해주네'라는 식이었지만…….
  8. 하지만 애니에선 계속 비실비실거린다. 전투 도중에 꾸벅꾸벅 졸고 위에 얼굴을 봐도 아무래도 어디 아픈 것처럼 보인다.
  9.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은 군 상부에 밉보이고 있던 케슬러의 후견인격인 인물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