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좀비특집 28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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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무한도전 28분 후

무한도전 116회 에피소드로 2008년 8월 2일 방영되었으며, 2006년 여름 납량특집 이후로 2번째 납량특집작이지만... 무한도전 역대 최고의 No.1 흑역사.[1] 드라마 특집[2], 인도 특집, 여성의 날 특집과 함께 최악의 목록에 항상 있는 특집이자 어떤 의미론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가 되어버린 특집.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무한도전 200회 특집무한도전 10주년 특집에서 시청자가 뽑은 최악의 특집 1, 2위에 선정되었다.

113회 때 15초 티저를 내보내면서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급의 블록버스터 특집을 암시했고, 출연자와 제작진들의 코멘트가 기대치를 상당히 높였다. 총 제작비에 무한도전 2~3회분 예산 투입과 MBC 특수분장 전문가가 총동원됐고, 엑스트라가 400여명 투입되는 무한도전 최대 역량을 투입한 역작으로 기획되었다.

2 예고편

방송 시작 후 전반부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전진의 집을 습격하는 에피소드인 '벌떡X2 일어나 주길 바래'로 채워졌다. 추측컨대 아래에서 설명할 일들 때문에 방영분이 급조된 것으로 추정. 이쪽 분량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조된 것이 맞지만, 팬들은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3]. 이후 향후 특집 계획인 코리안 돌+아이 콘테스트 모집 공고가 나간 후 드디어 대망의 좀비특집.

시작 부분은 박경추 아나운서가 영화 소개하듯 예고를 하게 되었다. 제작진이 준비한 시나리오는 이랬다.

서바이벌 특집인 줄 알고 촬영 대기 중이던 무한도전 멤버들과 게스트 서인영 앞에 수백 명의 좀비들이 공격해왔다.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몸을 숨긴 그들 앞에 종로보건소 김보미 박사의 메세지가 수신되고, 그 목소리에 따라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분노 바이러스의 백신을 찾아 유엔 질병관리본부에 건네는 미션에 도전한다. 좀비에 의해 희생되는 사람이 나타나지만 미션에 별 도움이 안 되는 멤버라[4][5], 결국 백신을 찾아 유엔군에 건네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유엔군 장교는 "여러분들도 감염되었을 수 있으니 안전지대에는 동행할 수 없다. 그 대신 좀비들의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무기(CD)를 주겠다." 생존자들은 이 CD를 재생시키러 음악실로 향하고, 그 CD에서 정준하의 노래 'My Way'[6][7]가 흘러나오면서 좀비들이 귀가 썩어가는 걸 못 견디고 전멸한다. 단, 먼저 좀비화가 된 눈치 없는 정준하 좀비는 예외. 혼자서 감동을 먹고 있다. 좀비들과 같은 편이 되니 이번엔 좀비들에게 별 도움이 안된다 그 후에 다행히 구조대가 나타나지만...?[8]

사실 처음부터 약간 불안했다. 이미 도입부에 해당하는 '예고' 부분에서 시작부터 결말까지[9] 모든 내용을 해설까지 덧붙여가며 설명하면서 시간을 끄니 예고 치고는 좀 길었다. 어떤 영화나 방송도 시작과 결말을 미리 다 알려주고 진행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심지어 간단히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직접 출연진들이 등장하는 영상까지 곁들여져서 나오니...

나중에 미디어비평 전문 웹진인 매거진텐에서 김태호 PD와 가진 인터뷰를 보면, 예고편의 내용은 재촬영본이란 사실이 나온다.[10] 다만 멤버들이 희극인이다보니 연기를 하고 있단 사실이 너무 티가 나서 도저히 방송에 쓸 수 없었고, 결국 쓸 만한 부분만 썩둑썩둑 잘라내어 이어붙여서 만든게 바로 이 예고본 아닌 예고본이라고... 아... 무한도전 드라마 로망스의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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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본편, 그리고 의도치 않은 걷잡을 수 없는 NG

드디어 28년 후 본편(재촬영이 아닌 진짜 첫 촬영분)이 공개되었다.

처음에는 멤버들과 게스트들이 모여서 평소처럼 서로를 비난하며 오프닝을 찍다가 출연진들을 진짜로 사전고지 없이 좀비들로 습격하게 하여, 위에 서술한 시나리오에서 "좀비떼의 습격을 받은 후 김보미 박사의 녹음 테이프가 있는 근처 건물로 대피한다" 부분까지는 별반 다를 바 없이 진행되었다. 그러다 미리 준비해 놓은 듯한 사다리와 통풍구를 보게 되고, 그들은 탈출 가능성을 강구하게 된다. 밖에서는 좀비들이 문을 부수려 하고 있으니 위로 올라가는 건 당연지사.

그런데 갑자기 정준하가 못한다고 생떼를 부리더니 다른 곳을 훑고 다녔다. 그것도 모자라서 제작진이 생각하지 못한 문을 찾아냈다. 결국 멤버들은 두 패로 나뉘어 박명수 일행은 사다리 & 통풍구로, 정준하 일행은 비밀문으로 도망.기획한 건 콜 오브 듀티인데 실상은 오픈월드 그런데 박명수 측에서도 이후의 전개를 전부 바꿔버린(?) 변수가 발생하는데...

박명수가 올라간 다음 사다리를 밀어버렸을 때 여기서 나온 자막은 '2달 걸린 세트 준비, 완벽했던 시나리오, 좀비특집 완전 붕괴'. 사다리 다시 세우면 안되나? 사실 이건 박명수의 성격을 몰랐기 때문에 발생한 일로 이 특집 이후 추격전 때마다 협력해야 살아남는 미션이면 박명수는 항상 누군가를 팔아 먹거나 해서 자신의 생존률을 높였으며 이 사다리 밀기도 내가 살기 위해선 누군가를 짓밟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성향이 그대로 발현된 행동이다.

그 사이에 입구의 좀비들이 정문의 유리창을 깨고 난입했고, 유재석/정준하/서인영은 (예정에는 없었던) 다른 루트로 탈출하고 남은 이들은 어찌어찌하여 박명수를 따라 통풍구로 올라가 탈출했다. 통풍구 밖은 좀비가 드문 뒷문 쪽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여기로 가자, 돌아가자 등의 입씨름을 하다가 병풍 전진을 정찰 겸 미끼 & 제물로 바치자고 결정하고 역시 노홍철 전진을 보낸다. 그래서 전진은 내려갔다가 좀비들에게 잡히게 되었지만 힘이 좋아서 끌려가지 않고 아직 버티고 있는데, 박명수가 이끄는 집단이라 그런지 수수방관, 게다가 정형돈은 다시 통풍구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이미 아까 그쪽에서 문을 뚫고 들어와 통풍구 반대쪽에서 대기중이던 좀비들에게 희생당했다.[11]

정준하 일행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챙기지도 않을 거면서(자막으로도 나왔다) 서인영을 계속 부르다가 정준하와 서인영은 어느 순간에 잡혀가고, 유재석 혼자 객차를 타고 종로보건소에 도착. 이때 객차가 건물에 충돌하면서 생긴 충격으로 자가발전 기능이 가동했다는 설정을 통해 조명이 환하게 비치면서 좀비들이 접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유재석은 겁에 질렸지만 용감하게[12] 안으로 들어가서 냉장고의 백신을 찾아냈는데...

들고 나오다가 탁자 밑에 숨어있던 좀비가 발을 붙잡자 놀라는 바람에 약이 떨어져 깨져버렸다.

유재석은 그것도 모르고 보건소 밖까지 나왔다가 그제야 그 사실을 깨닫고 주저앉으며 탄식했으며, 결국 28년 후는 촬영 28분 후가 되어버렸고 유재석은 김태호 PD를 찾으면서 이 말을 남기고 END. "당분간 모른 체 살아요 우리..." 다시는 이들에게 지구를 맡기지 않겠습니다[13]

"태호야! 김태호! 이거 어떡해?"

- 촬영하던 유재석이 최후의 한 방을 터뜨린 뒤 남긴 한 마디.

다만 이것은 제작진의 주장대로 출연진들이 아무것도 몰랐다면, 오히려 제작진의 예상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각종 돌발상황이 생기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자막이나 편집을 보면 박명수 탓으로 돌리려는 연출로 보인다.

또한 사다리는 부서진 게 아니라 단지 쓰러진 것 뿐이라 다시 세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출연진들이 딴 길로 샌 것(실제로 정형돈은 다시 사다리를 세워 통풍구로 올라가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정준하가 발견했던 길 역시 충분히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길을 제대로 막아놓지 못한 것도 잘못이라 할 수 있다. 긴급 상황에서 두 길이 있는데 한쪽 길이 막혀버렸다면 막힌 길을 뚫기보다는 이미 뚫려있는 길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지만, 한 곳으로만 뭉쳐다니면 분량 모자를 것을 우려해 고의로 두 팀으로 나눈 것일 가능성도 있다.

결론은 제작진의 관리 미스 속에서 박명수가 첫번째로 대차게 말아드시고 유재석이 깨트려서 환상의 콤비(?)를 이루었다. 1인자2인자가 사이좋게 나란히 와장창 사다리만 고정했어도....

4 후폭풍

결국 방영 몇 주 전부터 거하게 예고까지 때리더니, 말 그대로 의도치 않았던 초대형 낚시가 되어버렸다. 네티즌들의 추측에 따르면 사정은 다음과 같다.

1차 촬영분에서 유재석이 좀비 백신을 깨뜨림 → 그래서 다시 촬영 → 그러나 출연진이 모든 것을 알아버린 뒤라 리얼리티가 떨어지고 연기도 티 나 재미가 적다 하여 결국 방송되지 못함. → 이것을 그럭저럭 편집하여 박경추 아나운서가 영화 소개하듯 특집 소개하는 파트에 사용.

방송 말미에 김태호 PD가 이 일로 경위서를 작성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또한 이 때문인지 방송 당일, 방송 전에 '전세집'이라는 닉네임으로 김태호 프로듀서가 한탄 글을 디시인사이드 무한도전 갤러리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옹호했으나 결국 방송 자체는 인터넷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어마어마한 비판을 받으며 실패, 스스로도 예능계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라고 자인할 정도로 무한도전 최악의 에피소드이자 무리수 중 하나가 되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 특집의 책임론을 묻느라고 거대한 키배가 일어나기도 했다. 다른 길을 찾은 뒤 그리로 빠진 정준하를 욕하는 이들도 많았으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없고, 제작진이 길을 막지도 않았으니 그 책임을 정준하에게 돌리기에는 사실 무리가 있다.

병을 깨뜨려버린 유재석 역시 욕을 먹긴 했지만 제 아무리 유느님이라고 할 지라도 겁을 잔뜩 먹은 상황이니 제대로 상황판단을 못하고 실수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인데, 그걸 가지고 유재석을 마냥 욕할 수만도 없는 일이다.

박명수의 경우는 분량 뽑겠답시고 사다리를 걷어찼지만 예능에서 분량 생각하는 건 출연자의 당연한 자세이며, 또 단순히 사다리를 일으키기만 하면 되고 실제로 정형돈이 간단히 사다리를 타고 올라왔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박명수의 잘못이라고 하는 건 우기기밖에 안된다. 가장 결정적인 책임은 설정에 기획과 준비가 허술한 제작진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으며 초반에 방송에 대한 논란이 생긴 뒤 결국은 제작진이 허술했던 것으로 대강 여론은 정리됐다.

5 해당 에피소드의 제작에 대한 비평

일단 해당 특집의 제작만 놓고 본다면, 해외에서 만드는 좀비 TV 프로그램에 비하면 애들 장난 수준이라는 평이 많다.

이와 같이 "좀비를 다룬 버라이어티"가 국내에서 전무했다는 사실 때문에 어느 정도 망가질 위험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해당 에피소드는 이런 위험요소를 제압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짰지만, 오히려 이것이 발목을 잡고 말았다.

방송에서 보여준 내용이 짜고치기가 아닌 사실이라고 가정해도 출연자들에게 아무런 내용도 통보하지 않고 '기습 촬영을 했으면서 왜 제작진이 원하는 내용대로 안 움직였냐'고 적반하장하며 탓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였다. 위에서 "처음 시도하는 만큼 완벽하게 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짰다"고 했는데, 출연진들이 이것을 모르는데 시나리오대로 움직일 리가 없는 것이다.

사실 좀비특집의 경우 기존의 무한도전 특집 중에서도 가장 멤버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붙인 특집이라 할 수 있다. 제작진은 멤버들의 '예능감'과 위급상황시 기대되는 '단합' 두 가지로 방송분을 기대했는데, 막상 촬영이 시작되고 좀비들이 나타나자마자 멤버들 모두 집단 패닉에 빠지고 만다. 가장 겁이 없다는 박명수조차 혼비백산하고 혼자 살아남은 유재석은 진짜로 겁에 질려 방송 내내 김태호 PD만 찾았다. 제작진은 세트장만 마련해놓고 멤버들 개개인의 활약상을 기대했지만 극한의 상황이 닥치자 멤버들 고유의 캐릭터가 전부 죽어버린 것이다. 상술했듯 멤버들이 리얼로 무서움에 벌벌 떠는 모습이 등장했는데 말인즉슨 멤버들이 자기 캐릭터에 몰입을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지나치게 무서웠다.

그것 외에도 제작진이 준비를 잘 하지 못했다는 부분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정준하가 문을 찾아내고 "거기 아니야 이 멍충이들아!"라고 할 때 자막으로 '거기 맞다고!'라고 한 부분처럼 멤버들이 피난처의 곳곳을 탐색하여 다른 탈출구를 찾아낼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았다.
게스트에 서인영을 섭외했다는 점. 홍일점을 추가한 것은 좋은데 비중이 공기다. 특히 정준하 일행이 챙기지도 않을 거면서 서인영을 계속 불렀다는 대목이 핵심. 긴박한 상황에서, 그것도 아무것도 모르는데 누가 다른 사람을 챙길 리가 없다.
좀비들의 행동이 제각각이다. 몇몇 장면들에서는 좀비들이 그냥 비틀거리며 다니는데, 전진을 습격할 때나 객차를 따라갈 때 보면 미친듯이 재빠르게 달려든다. 엑스트라들에게 설명을 한 건지 안한 건지 알 수 없다.
백신이 담긴 시험관이 유리로 만들어졌다. 겁이 많은 멤버들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넘어져서 깨트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듯(그래서 가끔 의견들을 보면 "플라스틱으로 만들지 그랬어요?"라는 말이 종종 보인다). 김태호 PD가 임기응변에 뛰어났다면 "아직 남은 백신이 하나 더 있어요!"라며 촬영을 속행했을지도?

사실 생각해보면 예능적 재미는 없겠지만 좀비 아포칼립스에서는 흔하게 나올 수 있는 행동 양식들이기도 하다. 이기주의자의 배신, 여러 이유로 이중삼중으로 찢어지는 생존자 그룹, 알 수 없는 좀비의 패턴 등등. 좀비 아포칼립스를 그린 작품들에서는 매우 흔하게 나오는 패턴들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것을 여러 입체적 장치들을 통해 잘 제어해줬더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겠지만, 통제가 불가능하게 된 탓에 그냥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렸다.

이후 제작진이 제작진이 원하는 내용대로 재촬영했는데도 방송 분량이 제대로 안 나왔지만 억지로 짜깁기를 하고 방송한 것은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와 "욕 먹을 걸 감수하고 당당하게 실패를 인정한 프로 정신"이라는 의견이 맞붙고 있다.

6 멤버들의 행동에 대한 논란

비판론에 대한 반론이 계속 꼬리를 물어 재재반론(...)까지 나왔었기 때문에 MPOV를 부분적으로 적용해 비판론과 옹호론으로 문단을 나눠 놓았다. 그런 만큼 비판론에서 옹호론의 내용을 반박하는 식의 서술은 금하도록 하고, 어디까지나 판단은 보는 사람의 몫이다. 또한 문단의 순서가 뒤에 있다고 뒤쪽 문단의 내용이 앞쪽 문단보다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니 유의할 것.

6.1 비판론

멤버들이 프로그램을 망쳤다는 비판과, 제작진 단계에서 멤버들의 돌발행동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있다. 이미 "28년 후 특집" 한참 전에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에서 정준하는 예외지만 박명수가 배신의 쌍두마차[14]였다는 점이 입증된 바가 있었다. 즉 박명수가 사다리를 밀어버릴 수도 있다는 전개가 당연히 존재했지만, 제작진은 이것을 간과(내지 무시)하고 자신들의 시나리오를 고집했다 이후 200회 특집에서 김태호 PD가 해당 특집을 언급하면서 "저런 상황에 처하면 협동해서 살아나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라고 말했다. 스스로도 '어떻게 돼야 한다'는 생각만 했지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여 스토리라인을 멤버들이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상황에 순응하며 제작진이 준비한 스토리라인 대로 움직여 협동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거라는 것은 단순히 제작진의 근거 없는 희망 사항으로, 여태껏 무한이기주의로 점철되었던 멤버들이 이런 상황을 벌일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다.

6.2 옹호론

돈가방 특집을 위시한 다른 특집은 서로간의 배신이 골자가 되는 내용인 만큼 돈가방 특집에서 보여준 속고 속이는 각종 행동들은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 좀비특집의 경우는 그것과 상관 없다. 물론 위기 상황에서 자신만 살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사다리를 치워버리던 상황은 다들 흥분 상태였을 뿐 실질적으로 좀비들이 처들어온 상황이 아니었다.

그보단 박명수가 평소에 하듯이 본인 방송 분량을 생각한 의도적인 깽판으로 보는 게 더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그 예로 실제로 환기구를 통과한 이후에도 아무 이유 없이 정형돈이 오고 있음에도 그냥 또 입구를 막아버리기도 했다. 즉, 실제로 던져준 상황에 충실하게 행동하기 보다는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깽판치는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까지 상황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하리라고는 솔직히 예상 못하는 게 더 정상이다.

박명수의 행위가 극한의 공포 속애서 혼자만 살아남기 위한 행위를 연기한 것인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 일련의 행위들은 좀비의 습격으로 궁지에 몰려서 한 행동들이 아니라, 이게 다 가짜임을 알기에 장난을 친 것에 술래잡기하다 깽판 친 동네형 불과하다는 점이다.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와의 가장 크고 확연한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량 백신이 1인분이라 다른 이들을 죽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다리도 개연성 있는 연기의 하나이며 제작진이 예상하지 못한 것이 실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연기자라면 최소한 기획의도는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지 않았을까.

또한 박명수가 환기구의 입구를 막기 전에 노홍철이 "막어 막어 막어"라고 부추기는 음성이 들린다. 환기구 자체가 고정된 문이 아니라 안쪽에서도 간단히 열리고 정형돈이 아무런 저항 없이 손쉽게 밀고 나왔다는 점에서, 사다리를 치운 일과 같이 박명수나 노홍철이 기획을 파괴시킬 만한 큰 일을 한 것은 전혀 아니다.

7 이 에피소드 이후

이후 무한도전의 추격전은 되도록 대형 제작비를 쏟아붓는 일 없이 멤버들과 극히 소수의 보조 진행자들이 이끌어나가는 식으로 틀이 잡히게 되었다. 그리고 지나치게 높은 자유도를 낮추고 일정부분 제작진들이 멤버들이 만나거나 힘을 합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개입하고, 멤버들도 이를 의식한 듯 너무 자유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자제하고 제작진의 유도에 어느 정도 따라줬다.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여드름 브레이크.[15]

그리고 이때의 대실패로 납량특집에 학을 떼게 됐는지 약 8년 동안 무한도전 귀곡성으로 재개할 때까지 여름에 하는 납량특집의 명맥이 끊겼다. "인도 여자 좀비" 특집은 공식적인 납량특집이 아니라 무한도전 200회 특집의 하위코너이고 여름을 노리고 만든 납량특집도 아니기 때문에 제외.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다른 예체능 방송들도 납량특집을 잘 안 하는 것을 보면 트렌드가 바뀐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지금 연예인들의 대부분은 이런 공포 특집을 오랫동안 체험해봤거나, 혹은 공포 체험 방송들을 오랫동안 TV로 보며 자란 세대들이고 너무 공포 특집을 많이 방영했던 터라 시청자들이 식상해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무한도전 세븐 특집은 메인 이벤트(저택으로의 초대)가 공포긴 하지만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하는 것이 팀 레이스이기 때문에 어중간하다. 하지만 해당 특집 초반부에 멤버들의 피 묻은 인형과 빨간 7을 보여줬다는 점을 보면 공포특집이 맞는 듯. 다만 이 특집 역시 "메인 이벤트의 분량이 적어서 아쉽다"라는 반응이 많다. 컨셉은 참으로 훌륭했는데...

2012년과 2013, 2015년에 런닝맨에서도 좀비특집을 했다. 2013년 런닝맨의 분노 바이러스편은 백신을 구한다는 설정이 무한도전의 좀비 특집과 비슷한 면이 있으며, 좀비 컨셉이긴 한데 원래 하던 스파이 레이스를 살짝 응용한 수준이라 큰 특징이 없었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적어도 좀비와 생존자측의 밸런스도 그럭저럭 맞추고, 출연진들이 제작진들의 시나리오에 부응하도록 상호간의 다양한 핸디캡을 부여함으로서 돌발상황을 막는 것도 성공했다. 이번에도 한 꼬마가 너무 막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은 이번엔 세상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2013년 1월, 2011년 우천시 취소 특집 대신에 기획될 예정이었던 뱀파이어 헌터 특집을 했다. 어느 정도 공포 분위기를 가미하는 데에 성공했으며, 예능적인 재미도 살렸다.진짜? 이것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특집은 멤버들의 숙달된 역량과 제작진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함께 해야 성공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리고 2015년 1월, 무한도전 나 홀로 집에 특집에서 다시 한 번 공포 컨셉을 이용해 쏠쏠히 재미를 뽑아내었다. 이때는 그 녀석도, 그 전 녀석도 없는 상황에서 촬영했고, 결과물은 둘의 공백을 확실히 채워주었다. 물론 10년 내공이 섞인 멤버들과 상황을 매우 적절히 통제한 제작진의 리액션과 합은 무슨 특집을 해도 평균 이상은 뽑아내 주니까 그럴지도. 또한, 공포 특집이 여름이 아닌 겨울, 그것도 새해 첫 특집으로 뽑아내는 의도는 무엇인지... 실제로 해당 특집에서 정형돈을 포함한 멤버들은 '크리스마스'에 왜 납량특집을 하냐고 울상이었다.

2015년 12월에 방영한 런닝맨의 좀비 특집은 해외 진출로 대폭 늘어난 예산 덕분에 지하 5층짜리 폐건물(?) 하나를 통째로 세트장으로 꾸미고 단순 스파이 레이스가 아닌 분장을 한 다수의 좀비 엑스트라[16]가 대량으로 투입되고, 출연진의 조끼에 달린 액션캠을 통한 1인칭 시점과 중간중간 건물 투시도를 보여주는 연출 등으로 유명 게임 바이오하자드를 연상케 하는 블록버스터 특집으로 마련했다. 여기서도 멤버들끼리 견제하는 모습과, 특히 배신기린의 엄청난 어그로로 인해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에피소드를 말아먹는 수준은 아니었고 어디까지나 개그적 허용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 좀비특집 때의 뼈아픈 경험을 교훈삼아 철저하게 통제된 규칙과 계산된 시나리오 아래, 유재석을 위시한 출연진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력 등으로 수월하게 진행됐으며, 마지막에 가서는 멤버들이 전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세상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 때 시청률은 4.8%로 그렇게 흥행은 하지 못했다.

어쨌든 다른 프로그램에 많은 부분이 다르긴 했지만 28년 후 특집이 좀 더 잘 계획되고 통제되었더라면 이런 모습(혹은 그 이상)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이다.

8 뒷이야기

이날 좀비로 동원된 보조출연자 중 3명이 중도 포기하고 귀가했습니다. 두 명은 못 해 먹겠다고, 한 명은 막차 끊긴다고...

녹화에 참여한 외부업체 일부는 상심한 제작진을 위로하며 철야 제작비를 삭감해 줬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느 납량특집보다도 더욱 간이 콩알만해진 무한도전 제작진은 지금 경위서 작성 중입니다. 한 번만... 봐 주세요...
하지만 무한도전, 무모한 도전은 계속됩니다. 쭈~~~~~~ 욱
-좀비특집이 대실패로 끝난 후 나온 무한도전 제작진의 사과방송문.

  • 방송 후 나오는 에필로그에 따르면 방송이 너무 오래 걸려서 몇몇 엑스트라 연기자들도 이탈했다는 모양이다. 그 중 한 명은 막차 끊길까봐 갔다는 걸 보면 꽤 늦은 시간까지 진행된 듯. 그리고 본 에피소드 제작에 투자해준 몇몇 제작사들은 무도팀이 너무 안쓰러워서 투자한 제작비를 일부만 환불받거나 아예 제작비 환불을 안 받는 식으로 좋게좋게 마무리가 됐다고 한다. 엑스트라도 울고 투자자도 울고 제작진도 울고 시청자도 울고 전미가 울었다
  • '28년 후'라는 타이틀 제목은 영화 '28일 후', '28주 후'에서 따왔으며, 일부에서는 1980년에 일어난 어느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에피소드라는 의견이 있다. 참고로 이 의견은 당시 매거진텐 웹진의 시청자 TV비평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태호 PD 또한 씨네21 인터뷰에서 "정치성이라면 좀비 특집 '28년 후'가 더 선명했죠. 1980년에 퍼진 분노 바이러스에 관한 이야기였으니까요"라고 밝혔다.
  •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결과적으로 자타공인 무한도전 역대 최악의 특집 1위. 그 뒤 200회 특집 기획을 할 때 최악의 특집 2위인 인도 특집, 3위 여성의 날 특집을 합쳐 인도 여자 좀비 특집을 만들었으나 그 특집마저도... 자세한 것은 무한도전 200회 특집 참고.[17] 김캐리버 그래도 200회 특집을 보고 이 특집을 알게 된(그러니까 상당히 어린 측과, 사전정보가 아주 없는) 시청자들 중에선 이건 이것대로 재밌다는 평이 있었으며 출연진이 방송을 잊을 정도로 공포에 질린 점이 상당히 리얼해서 예능이란 점보단 영화다운 박진감이 있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런 이들도 완성시키지 못한 점을 깐다.
  • 이 특집에서 그래도 긍정적인 점을 남겼다면, 이 특집 덕분에 무한도전 제작진의 돌발상황 대처가 능숙해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우천시 취소 특집과 위기일발 플랜 B 정총무가 쏜다 특집을 보면 촬영을 취소하고 미뤄도 될 상황에서 멤버들과 제작진이 급조한 아이디어로 괜찮았던 특집을 뽑아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제작진들과 출연진 양쪽 다 이 일 이후에는 어느 정도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의 재미를 뽑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 이 에피소드로 인해 '리얼 버라이어티 조작 논란'에서 무도는 자유로워 졌다는 것도 성과라면 성과라 할 수 있을지도...? 만약 잘 짜여진 편집본을 본 촬영분인 양 방영했더라면 무한도전은 오늘날까지 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거지만, 결국 솔직하게 편집본과 실제 녹화 장면을 차례로 보여주면서 대중에게 '너무 리얼로 해버렸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인상을 확실히 남길 수 있었다.[18] 유재석이 이때 느낀 바가 있어서인지, 런닝맨 또한[19] 멤버들과 제작진이 적응한 이후에는 최대한 자유도를 보장하되, 제작진이 외부장치 설정에 만전을 기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 약 8년 2개월 뒤인 무한도전 500회 특집인 무도리 GO #s-3.5 5라운드에서 이 좀비특집 컨셉을 가져와 멤버들이 무도리 잡기를 진행했으며 게임 방식은 상이하게 달랐다.그리고 박명수는 8년만에 좀비들의 복수를 받았다
  1. 사실 따지고 보면 본 특집보다 더 평가가 안 좋거나 시청률이 저조한 특집도 여럿 있었지만, 우선 본 특집은 제작진마저 직접적으로 인정한 실패한 특집이라는 점도 있고, 본 특집이 방영될 땐 한창 무한도전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는 중이었던 만큼 본 특집 실패로 인한 여파가 컸고, 무엇보다 자금, 인력, 시간, 장소 등 스케일 면에선 역대 무한도전 특집들 중 가장 거대했기 때문에 그만큼 충격도 커서 레전설이라 할 만하다.
  2. 무한도전 쪽대본 드라마 특집이 아니라 이효리랑 같이 했던 드라마 특집.
  3. 러닝타임을 늘려서 2~3회분으로 내보내기 위해 다른 촬영분을 추가로 넣은 것이겠거니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4. 실제로 본방에서도 자막으로 '미션에 별 도움 안 되는 멤버'라는 자막이 떴다. 다행! 이라는 자막도 함께 물론 그 사람은 우리 모두가 아는 그분
  5. 참고로 거하게 NG가 났던 본 촬영에서 첫 희생자도 정준하인데, 예고편에서의 묘사도 정준하가 첫 희생자다. 이게 맞다면 정준하는 본 촬영, 재촬영 모두 처음으로 좀비화 된 것. 미션에 도움 안되는 거 맞네
  6. 첫번째 가요제에서 정준하가 작곡한 음악이다.
  7. 정확히 사용된 곡은 짝사랑-주나(정준하)이다. MBC드라마 발칙한 여자들 OST로 강변북로 가요제 편에서 언급된 적이 있으며 정준하 특유의 콧소리를 노래의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수 있는 곡이다.
  8. 생존자들 모두 구조되어 구급차에 실려가는데 운전자 얼굴이 좀비화되어 있는 것을 보여주며 예고편이 끝났다.
  9. 다만 '구조대가 나타나지만...'이라는 구성은 영화프로그램에서 흔히 등장하는 '결말 전 고조까지만 알려주기'에 해당하는지라, 이때까진 '아, 구조대 이후 이야기를 다루는 내용이겠구나' 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고, 그냥 좀 특이한 편집이겠거니, '출발 비디오 여행' 패러디쯤 되겠거니 했던 이들도 많다.
  10. 네이버의 한 블로거가 당시에 엑스트라로 촬영에 참가했는데 4~5시간 넘게 촬영했다고 하였다.
  11. 확실히 당하는 묘사는 안 나온다. 그냥 반대쪽에서 좀비들이 다가온다는 묘사 정도. 물론 통풍구 길이가 길지 않으니 그대로 당했을 거다. 실제로 본방송에서는 정형돈이 통풍구로 들어가는 장면 이후로 박명수 집단의 등장 없이 줄곧 유재석만 나온다. 아마도 백신 가진 사람이어서 그런 것 같은데 결국 깨먹었다
  12. 김태호 PD는 하필이면 지구의 운명이 최고 겁쟁이에게 달렸다고 깠다.
  13. 맨 마지막에 나왔던 자막이다.
  14. 물론 다른 한 머리는 노홍철.
  15. 만약 좀비특집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도망자 멤버들은 뭘 할지 몰라서 그냥 형사 멤버들을 피해 눈에 보이는 건물 속을 오가며 내내 도망만 다니다가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선 길성준이란 NPC를 통해 제작진들이 도망자들이 했으면 하는 행동들을 매우 직선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여 도망자들이 시나리오대로 제대로 움직이도록 유도했다. 다만 여기서도 체포한 범인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세세한 규범이 없어서 어설픈 곳도 좀 많았지만...
  16. 무도 특집 수준으로 동원한 것은 아니고, 100명 이내의 인원에 분장도 하얀 분과 가짜 피를 얼굴에 그럴싸하게 칠한 정도. 런닝맨답게 '좀비' 라고 써진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용도는 생존자 구분과 움직임을 잠시 정지시키는 정도이다.
  17. 훗날 10주년 특집때엔 최악의 특집 2위로 하락하게 된다. 1위는 여성의 날 특집.
  18. 그 이전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가 미리 짜고 치며 편집한 촬영 분량인 걸 알아내 실망한 반응도 있었고, 일본 버라이어티에서 중요 아이템이 담긴 가방을 가지고 추격극을 찍는 아이템을 가져다 썼다는 반응도 있었다.
  19. 런닝맨은 초기 아이디어부터 유재석이 제공한 프로그램이다. 참고로 그 이전에 패밀리가 떴다가 2009년 10월에 참돔 조작 사건으로 리얼 버라이어티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면서 쇠락한 사례가 있었다. 런닝맨에서 유재석의 포지션은 단순한 출연진이 아니라 제작진과 출연진 사이에 있다고 보는 게 맞을 듯. 사실 무한도전에서도 유재석은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제작진 사전 회의 등에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