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

1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음

未忘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배우자를 잃었거나 졸지에 사별하게 된 기혼여성을 가리키는 말인 '미망인'은 이 항목의 미망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남편을 따라 죽지 못하고 살아 있다는 뜻의 미망(未亡)을 쓴다. 단어의 뜻이 꽤 충격적인지라 미망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 항목의 미망(未忘)인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많다. 먼저 죽은 배우자를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해 재혼하지 않고 혼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단어 뜻도 꽤 맞아떨어진다.

2 소설가 박완서의 대하소설

소설가 박완서가 집필하였던 대하소설. 문학사상사에서 1995년 출간했으며 전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망이 원제인데 2000년대 들어서 새로 출판하면서 제목을 [꿈엔들 잊힐리야]로 변경했다. 제목만 바뀐건지 내용도 일부 수정했는지는 확인 바람.

소설의 내용은 조선 말 개성 지방 거상의 손녀로 태어난 태임이 할아버지의 사업과 정신을 이어받아 일제강점기 민족자본가로 성장하려 애쓰지만 일제의 식민정책과 해방 후 6.25를 겪고 개성이 북한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서서히 몰락하는 과정, 태임을 중심으로 하는 몇 대에 걸친 가족들이 겪는 가족사를 그린 이야기다.

박완서가 자신의 고향 개성(정확히 말하자면 박원서의 고향은 현재 개성으로 흡수된 개풍)에 대한 진한 애정을 담아 집필한 작품이라 개성의 풍습이나 개성 사람들의 성향이 잘 드러나 있다. 1990년대 후반에 MBC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한 적이 있다. (아래 3 참조.)

3MBC 드라마 미망(未忘)

MBC 수목 드라마
강가에 앉아서 울다미망내가 사는 이유

2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드라마로 리메이크한 작품. 1996년 MBC에서 방영되어 채시라, 최불암, 홍리나, 김수미, 전광렬, 김상중, 최주봉 등이 출연하였고 극본은 작가 임충(각색 겸임), 연출감독은 드라마PD 이재갑이 맡았다. 방영 기간은 1996년 10월 23일 ~ 1997년 5월 1일.

큰 줄거리는 소설과 거의 같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꽤 많이 다르다.
우선 개성의 자수성가형 거상(巨商) 전처만(최불암)이 일본인 하야시(최주봉)에게 피살되는 장면이 원작보다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그 과정에서 전처만의 손녀이며 주인공인 태임(채시라)이 하야시에게 복수하는 내용, 하야시가 살아남아 다시 태임에게 음모를 꾸미는 내용이 들어가는 등 각색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소설에서는 박승재(전광렬)가 그저 태임과 태임의 남편 이종상(김상중)에게 열등감과 질투심을 잔뜩 갖고 있는 비열한 어그로꾼으로 나오지만 드라마에서는 보다 입체적이고 멋진 캐릭터로 각색됐다. 박승재는 젊은 시절에 태임을 보고 첫눈에 반했는데 글솜씨가 없어서 친구 이종상에게 대신 러브레터 써달라고해서 보내는 꼼수로 사랑을 얻으려다 태임에게 들켜서 차인다.(...) 태임이 자기 친구 종상과 결혼하자 충격을 받지만 남자답게 깨끗이 물러서고 종상과도 친구로서의 관계를 유지한다. 세월이 흘러 태임과 종상 부부의 딸 여란이 자기가 사는 서울로 유학을 오자 보호자 역할을 해주다가 그만 여란과 사랑에 빠진다.헉! 대를 이어 사랑? [1] 하지만 여란은 박승재 눈앞에서 일본경찰에게 죽고, 그 뒤로 박승재는 겉으로는 친일 고위관료로 일하면서 실제로는 독립운동가들에게 몰래 조선총독부의 기밀을 알려준다. 훗날 노인이 된 후에 첫사랑 태임과 재회하는데 비슷한 시기에 방영한 사극 왕과 비에서 인수왕후의 노년 시절을 연기할 때도 그렇고 채시라는 20대 시절에 의외로 노인 분장이 잘 어울렸음.(...) 두 사람이 그동안 각자의 방법으로 몰래 독립운동을 지원한걸 경찰이 눈치채서 위험해진다. 그러자 박승재는 태임을 먼저 기차에 태워 피신시키고 자신은 태임을 위해 시간을 끌다가 이미 출발한 기차에 뒤늦게 따라 타려고 뛰어가지만 일본경찰이 쏜 총을 등에 맞고 죽는다. [2] 원작에 비해 가장 좋은쪽으로 버프를 받은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방영당시 화제가 되면서 논란을 일으킨 부분이 있다. 전처만의 큰며느리이며 태임의 어머니인 머릿방아씨(홍리나)가 오랜 청상과부 생활을 하다가 머슴과 간통을 저질러 임신하고 출산했다. [3] 그런데 머슴이 나 몰라라하고 떠나버리자 멘탈에 문제가 발생하여 낮에는 시어머니에게 온갖 구박 다 받으며 살고 밤에는 보자기 하나 머리에 뒤집어쓰고 돌아다니며 아무 외간남자들과 난교를 벌이는 장면이 충격적이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 묘사이다.
이 장면은 시청률만 의식한 개연성 없는 전개라며 시청자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머릿방아씨가 며느리의 출산을 눈치챈 시어머니(일용엄니로 유명한 김수미 분)의 음모에 걸려서 밑이 빠졌는데(즉 자궁 일부가 질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가 됐는데) 그런 몸으로 성관계를 갖으려면 여러가지로 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작진이 밑이 빠졌다는 말의 뜻을 알긴 아는거냐, 그저 시청률 올리려고 앞뒤 안 맞는 자극적인 정면을 넣었다 등등의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드라마 제작진은 절대로 시청률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꼼수이 아니라고 했다. 여자에게만 정조를 강요하고 재혼을 금지했던 그 시대 사회질서에 대해 머릿방아씨가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저항한거라고 해명했다. 퍽이나... 미망이 무슨 페미니즘 드라먀냐??
원작자 박완서도 원작소설에서는 머슴의 아들을 출산하고 자살하는 머릿방아씨가 뜬금없이 이 남자 저 남자 전전하며 사는걸로 나오는것에 당혹했다는 인터뷰를 한적이 있다.

여담으로 극중에서 최불암김수미부부로 등장하였는데 공교롭게도 이 드라마에서 이웃지간으로 출연한 터였고 극중에서도 아내가 따로 있었는데도 김회장이 아예 본처를 버리고 일용엄니와 외도해서 결혼했다(...)라는 우스개소리까지 나돌았다. 이 드라마에 비해서 전원일기가 꽤 오랫동안 방영하였고 배우들도 고정적으로 배역에 출연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 모양.
그리고 여명의 눈동자에서 비련의 연인으로 나왔던 채시라 최재성이 미망에서는 아버지가 다른 남매로 나온 것도 화제거리였음. 채시라는 주인공 태임으로, 최재성은 태임의 어머니 머릿방아씨가 머슴과의 사이에 낳은 사생아로 훗날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걸로 나왔음.
그리고 극중 모녀지간으로 나오는 홍리나와 채시라는 실제로는 동갑내기 친구사이다.(...) 그리고 채시라보다 몇살 많은 최재성이 채시라 동생으로 나왔다.족보가 꼬였다
한편, 김주승이 캐스팅 물망에 올랐으나 출연료 문제 때문에 파기하고 SBS 형제의 강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울러, MBC는 <미망> 후속으로 24부작 미니시리즈 신데렐라를 편성할 예정이었지만 당초 내 안의 천사 후속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로 기획된 <4월의 키스>가 KBS 측에서 "기획의 참신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데 이어 작가 개인사정으로 편성이 취소되자 KBS는 첫사랑 후속으로 예정됐던 폭풍 속으로를 <내 안의 천사> 후속으로 변경시키는 한편 <폭풍 속으로> 자리에 서민 드라마인 파랑새는 있다를 집어넣었으며 이 때문에 MBC는 <신데렐라>를 <파랑새는 있다>와 비슷한 형식의 드라마이자 당초 사랑한다면 후속으로 기획된 내가 사는 이유와 편성을 맞바꿨다.

4 헛된 희망을 가리키는 단어

보상받을 수 없는 헛된 희망을 가리킨다.

흔히 알려진 바와는 달리, 실제로 판도라의 상자 밑바닥에 남아 있었던 것도 바로 이것이었다.(판도라에 대한 서양화들을 참고해 볼 것)

5 전한 때의 강족의 호족

靡忘

생몰년도 미상

강족의 인물.

기원전 61년에 조충국이 선령강족을 토벌해 선령강족 사람들이 물이 있는 곳으로 갔다가 익사한 사람이 수백이고 항복하거나 죽은 사람이 500여 명이 되는 피해를 입었으며, 조충국이 한(罕) 땅에 이르러 취락, 목초 등을 태우지 못하게 하면서 한강에서 이를 기뻐해 미망이 사람을 시켜 옛 땅에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충국이 이 소식을 조정에 보고했고 미망은 직접 가서 귀부했으며, 조충국으로부터 음식를 대접받은 후에 돌아갔는데, 조충국을 따라 종군한 관리들은 그 족속들을 죽이자고 했지만 이에 대해 조충국이 스스로를 위한 것일 뿐 국가에 충성하는 계책이 아니라면서 죽이는 것을 거절했다.

조정에서 조충국으로부터 새서가 오자 미망은 속죄하는 것으로 판결되었다.
  1. 원작 소설에서는 여란이 일본 유학 갔다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같은 개성 출신인 유부남 청년과 동거하고 임신하여 아이를 낳는다. 다행히(?) 청년의 아내가 순순히 이혼을 해줘서 정식 결혼을 하지만...그 때까지 나라의 독립과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큰 열할을 하기를 꿈꾸었던 신여성으로서의 삶을 잃고 지극히 평범한 주부가 된다. 당시 신여성들의 실제 상황과 한계를 잘 보여주는 설정이라 할 수 있다.
  2. 이 때 태임 역의 채시라가 떠나가는 기차에 탄 상태라 박승재를 돕지도 못 하고 어서 오라며 팔을 뻗고 애타게 박승재를 부르다가 결국 박승재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광경을 보며 박선생님 하고 울부짖는 연기가 인상적임.
  3. 머릿방아씨는 그 시대의 희생자다. 가난한 집 딸이라 돈에 팔리다시피해서 중병에 걸려 곧 죽을게 확실한 전처만의 큰아들과 결혼했다. 남편은 머릿방아씨를 임신시키고 얼마 안 되어 죽었고 그래서 태어난 아이가 유복녀인 태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