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주의

Stalinism / Сталинизм

이오시프 스탈린은 그 특유의 독재정치로 인해 스탈린주의라는 독자적인 사상을 낳았고, 이는 오랫동안 전 세계 공산주의자들에게 현실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보급되었다. '일국사회주의론'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담이지만 스탈린 자신은 자신의 사상을 스탈린주의라고 하지 않고, 마르크스-레닌주의라고 했다. 스탈린주의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건 스탈린 사후에도 한참이 지난 1956년에 열린 제 20차 소련 공산당 전당 대회부터이다. 흐루쇼프가 스탈린의 죄과를 공공연히 비난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그 이유이다. 스탈린주의 사상은 혁명 후 사회주의 체제가 성립된 후에도 폭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마르크스-레닌 사상과는 다르다.

1 개요

스탈린의 사상은 그의 정치적 경력의 본격적 출발점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러시아 혁명의 뿌리인 마르크스주의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 마르크스는 민주적인 사회주의 국가가 성립하기 위한 전략을 상당히 세밀하게 짜 놓았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일단 국가 권력은 혁명이 닥쳐왔을때 혁명적인 주체(전위당)들이 총력을 다해 찬탈하고 프롤레타리아 무산계급 대중을 그 전위당이 계도한다는 형식이다.

문제는 이것이 사실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을 이루는 전략이자 사회변혁 방식이긴 하나, 마르크스는 살아생전 전략가로서의 사회주의/공산주의 사상가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가 이러쿵 저러쿵 해서 망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주의/공산주의 사회로 이행하게 된 다는 말만 수차례 했고, 노동자들의 세력화를 위해 정당건설과 조직화에 대해 이야기하긴 했지만, 그는 제대로 된 사회주의 혁명을 목격한 적이 없었고, 다시말해 사회주의 혁명을 경험한 적이 없다.[1][2]

이러한 그의 사상을 이어받아 보다 구체화하고 현실화 시킨것이 레닌주의다.[3]레닌의 사상 중에는 현실적으로 써먹고자 만들어놓은 사상이 굉장히 많은데, 정치적인 면에서는 일단 민주집중제가 있고, 경제적인 면에서는 생산수단의 국유화를 통한 재화의 배분이 있다.

레닌의 민주집중제는 간략히 말하면, 각 지역에 소비에트(평의회)를 건설하고, 그 평의회의 의견을 받아 상부에 건의하는 한 단계 더 높은 평의회를 건설하고, 국가 수도에는 그 의견을 종합하고 조율하며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는 최고 평의회를 건설한다는 방식이다.

이런 제도는 현대의 민주주의와는 달리 시민의 의견이 중앙에 직접 전해질 수 없기에 상부의 권력을 강화하게 된다. 일부의 의견과는 달리 현대 지방자치제에서 지방 자치단체의 주된 역할은 중앙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레닌은 토론을 장려하는 듯 하면서 한번 상부에서 의견이 결정되면 하부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으므로 민주집중제는 이름과는 달리 필연적으로 상부의 권력을 강화하는 독재의 경향을 띌 수 있었기에 레닌은 이를 항상 경계하며 두려워 했다.

종래의 서술 내용은 레닌주의가 스탈린주의와 별 다를바 없으며 독재의 기초를 이미 레닌시절에 다지고 있었다고 서술하나 전혀 그렇지 않다.[4] 레닌시절엔 지방자치제와 하부구조가 상부구조에 대한 비판적 의견개진이 이루어 지고 있었다. 민주집중제에서 민주가 사라지고 집중만 남게 변질시킨 스탈린주의와는 상이한 내용이다. 자세한 내용은 민주집중제 참조.

2 특징

스탈린주의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국가 총력태세의 유지[5].(다시말해 총력전을 위한 철권통치)
2. 국가주도하의 산업개발 및 재화 분배.[6]
3. 국민은 국가의 영도를 받고, 국가는 국가를 장악한 당의 영도를 받고, 당은 당 중앙의 영도를 받는다.[7]
4. 일국사회주의론[8][9]

사실상 스탈린주의는 볼셰비즘 급진파의 연장선 아래에 있었고, 볼셰비즘 급진파는 이전의 레닌이 주창한 신경제정책을 살릴 생각이 없던, 철통같은 국가주도형 사회주의를 해법으로 간주했다. 결국 민주주의이긴 한데 문제는 당의 영도를 받는 사람은 완전히 쌩까는 구조의 국가체제를 구상하는 집단의 중핵이 권력을 찬탈한 것이 바로 스탈린주의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이전의 절대군주제에 맞먹는 강권독재 시스템이 되어버린다.

이에 대해서 이런 독재 시스템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기존의 사회주의 이념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는 관점도 있다. '프롤리타리아 독재'에서의 '독재'라는 단어는 현대에 생각되는 무단정치 시스템이 아니라, "현재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부정하고 부패한 불의의 집단(부르주아 등)을 배제하고 의식화된 노동자/농민이 권력을 장악함"의 의미를 뜻한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의식화된 노동자와 농민은 억압받는 집단이자 다수 집단으로서 항상 옳은 집단으로 평가되었고, 이들이 잘못을 저지를 리가 없다고 믿었을 뿐이라는 것. 그러나 특정 개인/집단이 권력을 독점하고 다른 집단을 배제하는 것이 바로 독재이며, 마르크스건 레닌이건 이런 '독재'를 성립시키고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폭력이었다는 점을 보면 현대의 무단정치보다 낫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노동자와 농민이 항상 옳은 집단이라고 믿었을 뿐이라는 것은 "황제 폐하께서 항상 민심에 따른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실 것이다" 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노동자가 항상 옳은 집단이라고 믿었을 뿐이라는 것은 '황제가 민심을 살펴 줄 테니까' 전제군주제가 민주주의지 독재가 아니라고 믿었다는 것과 동급의 궤변에 불과하다. 권력의 제한과 견제를 부정하는 이념은 어떤 이유를 붙이건 독재를 정당화하는 사상에 지나지 않는다.

3 마르크스/레닌주의?

일반적으로, 스탈린주의 시대의 러시아 공산당과 2차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수많은 현실사회주의 국가들의 공산당(북한의 경우에는 조선로동당)[10] 들이 당 강령에 "우리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따르는 사회주의정당이당!"이라는 부분을 삽입했다.[11] 하지만 사실 이 강령들에 나온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사실상 스탈린주의를 말하는 것이었고, 소비에트 집중식 국가 시스템이나, 당 중앙 시스템, 국가개발 5개년 계획, 독재 및 감시 시스템 확립이라는 것은 사실상 소련의 방식을 빼다 박았다.

결국 현실사회주의의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사실상 스탈린주의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물론 현실사회주의라 이야기하는 사회주의가 완벽히 스탈린주의와 싱크로율이 맞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각각의 사회주의 국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변화했다. 소련은 일단 흐루시쇼프 시기를 지나면서 소련식 사회주의가 한번 바뀌었고, 브레즈네프 시대부터 소련 특유의 스타일의 사회주의가 확립되었기 때문이고, 유고슬라비아티토 특유의 티토주의라는 이름이 생겼고, 중국마오이즘이라는 것이 생겼다. 하지만 이들 모두 저마다 뿌리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따르고 있기때문에 당 규약과 강령에 마르크스/레닌주의라고 명시했던 것(그래서 동유럽과 비동맹노선의 사회주의를 뭉뚱그려 "현실 사회주의"로 말하기엔 좀 어패가 있긴 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1950년대 이전까지는 사실상 모두 스탈린주의식 사회주의를 따르고 있었고, 그렇다고 이제와서 1940년대처럼 위대한 대원수 스탈린 운운하기는 좀 뭣하고, 그러다 보니 원조의 원조를 찾는 식으로 각자 나름의 현실 사회주의를 마르크스/레닌주의라고 써 놓은것이다. 각자 원조따지는 종교전쟁도 아니고 이거 뭐[12]

현실사회주의에서의 자세한 마르크스/레닌주의에 관해서는 해당항목 참조.

4 스탈린주의로 통치했던 공산주의 지도자들

추가 바람

5 이야기들

1920년대 전 세계의 공산주의 정당 협의기구인 코민테른이 형성된 이후, 스탈린주의는 전 세계 공산당의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실제로 조선공산당도 당시 포스터에는 전 조선의 볼셰비키등의 스탈린주의적 색채가 진한 구호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러시아 공산당의 노선을 따르지 않는 사회주의자, 사회민주주의자, 아나키스트들은 스탈린주의의 독단적 일 처리 방식이나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영도에 많은 비판을 쏟아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실제로 대립각을 이루며 무력충돌로 번진 예도 굉장히 많다. 대표적인 예가 스페인 내전, 우크라이나 적흑내전.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들이나, 레닌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 중에는 지나친 철권통치로 사회주의를 말아먹은 사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사실 북한의 주체사상도 이러한 극단적인 스탈린주의가 김씨 가문 일족 숭배, 차라리 민속 종교에 더 가까운 종말론적 세계관, 한반도 특유의 혈통주의, 일제시기를 거쳐 내제화 된 파시즘 등과 결합하며 변태를 일으킨 일종의 괴상한 체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스탈린의 불구대천의 원수인 레온 트로츠키를 지지하는[14] 트로츠키주의(국제사회주의)자들은 아주 이를 갈면서 싫어한다. 심지어 트로츠키가 쓴 책중에는 배반당한 혁명이라고 스탈린주의를 대놓고 디스하는 책이 있을 정도(...).

앨릭스 캘리니코스[15]을 비롯한 일부 학자들은 스탈린주의를 일종의 국가자본주의라고 한다. 무슨 소리냐 하면, 단지 사적기업에서 국영기업으로 바뀌었을 뿐인 착취체제의 변종이라고 하는 것.[16] 캘리니코스가 속한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트로츠키주의의 일파인 국제사회주의경향(IST)[17]을 주도하는 정당이다. 그러니 이들이 스탈린주의를 증오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여튼, 여러모로 일반인들에게 사회주의하면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강제수용소 끌려가고 전 국민이 강제로 사상학습하며 살게 되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 사상임에는 변함이 없다. 실제로 냉전 시절, 반공(反共) 자본주의 진영에서 공산주의를 디스할 때 가장 잘 써먹은게 바로 이 스탈린주의의 폐해였다. 당시 칠레나 남한과 같은 대다수 반공 국가들이 자신들을 '자유 진영'으로 부르면서 반공주의가 자유와 인권을 수호하는 사상인 것처럼 호도하고, 반공을 명분으로 스탈린주의와 똑같은, 어쩌면 그보다 더한 독재정치를 자행할 수 있던 건 이러한 점 때문. 이러한 현상은 현재까지도 지속되어서 자본주의반공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의 차이를 인식하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사회주의 지상락원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여러부운![18]
  1. 물론 1848년 혁명을 보긴 했으나 이는 사실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의 연장선상이었다. 파리 코뮌망했어요.(...)
  2. 다만 그의 동료인 엥겔스는 독일 사회민주당이 합법화 된후 나름대로의 세를 갖춘 정당이 되고, 유럽 각국에서도 사회주의 정당이 창당되는걸 지켜보았다.
  3. 굳이 따지면 마르크스가 교주 격이라면 주된 포교자가 레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거꾸로 그래서 마르크스를 레닌이 곡해했다는 이야기도 충분히 가능했고, 당대에도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당장 사민주의로자 룩셈부르크라든가), 처음부터 레닌주의가 없는 마르크시즘이 발달했던 서방 강대국들을 제외하고는 레닌과 소련의 영향력이 너무 ㅎㄷㄷ 한지라 필수요소격이 되었고, 심지어 후에는 서구국가들 조차도 영향을 받는 지경에 이른다. 이때문에 이른바 공산주의를 마르크스-레닌 주의라 하는 것이다.
  4. 민주집중제가 레닌 시절부터 독재의 도구로 변질 될 초석을 갖추어 시작부터 잘못되었다는 주장은 현대 민주주의는 언제든지 독재나 우민정으로 변질 될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현대 민주주의는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5. 이는 적백내전 당시의 전시공산주의 제도에 착안한 것이다.
  6. 이러한 정책은 훗날 국가주도형 경제개발을 시행하는 많은 나라들에 영향을 준다.
  7. 여기서 당 중앙은 무 오류라는 해괴한 이야기를 진리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민주집중제도 개개인의 뜻을 모은 것이고, 당도 개개인의 뜻을 모아서 의견이 전달되니까 여간해선 틀릴 일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시기에는 중우정치나 집단 히스테리 따위는 당 중앙의 철통같은 이론과 사회주의의 이상에 대한 무한한 믿음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 이었다. 흠좀무
  8. 스탈린주의 여부를 가리는 가장 중요한 이론이다. 본래 일국사회주의론은 부하린이 먼저 제시했지만 스탈린이 트로츠키와 대립하던 일국사회주의론을 취하여 트로츠키를 공격한다. 그리고 부하린이 제시한 개념과 동떨어진 내용으로 적용했다.
  9. 트로츠키주의의 연속혁명론과 대립한다. 국제혁명론에 대한 상반된 이론. 트로츠키는 러시아 내의 혁명에서 그치지 않고 국제적으로 자본주의 국가들 내의 혁명세력을 도와 자본주의 국가를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어야 봉건주의 단계인 러시아가 도움을 받음으로써 변증법적 유물론에 따라 자본주의 단계를 건널 수 있다 주장했고, 스탈린은 국제혁명 이전에 소련의 안정화가 중요하고 소련의 공업화를 통해과정은 묻지말자. 자본주의 단계를 건너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 할 수 있다 보았다.
  10. 의외로 동유럽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이 공산당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쓴 경우는 별로 없다. 동독도 통일사회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폴란드통일노동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이는 사회주의 발전단계 이론에 따라 아직 생산 자본력이 발달되지 못한 나라는 사회주의 혁명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단 공산당이 아닌 그 전단계의 당이 혁명을 완수하기 위함이다. 혹은 지역적인 배경에서 기존 정당을 빌리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 이름만 다르지 뭐
  11. 조선로동당의 경우, 1970년대에 이를 주체사상이라고 바꾸더니, 아예 이제는 사회주의라는 항목까지 삭제함으로서 스스로 부자세습 특권층 독재국가라는 것을 자인하고 말았다.
  12. 물론 중국은 그 당시에도 마오이즘을 공공연하게 명시하고 마오쩌둥에 대한 개인숭배를 장려했다. 역시 대륙은 사회주의를 해도 그 기상이 다르다
  13. 1972년의 주체사상 선포까진 스탈린주의로 다스렸다. 선포 이후엔 왕이 되버렸지만
  14. 트로츠키의 직계 후계자는 아니고, 트로츠키를 스탈린의 '위로부터의 사회주의'에 저항하다가 희생된 일종의 상징적 아나그램으로 여기는 것이다.
  15. Alex Callinicos. 정치학 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의 중앙위원. 2012년 기준으로 아직 살아 있다.
  16. 참고로, 60~70년대 독재 시절 한국이 국가자본주의였다. 국가자본주의는 신흥공업국에서 자주 보인다. 물론 스탈린주의는 '일종의' 국가자본주의일 뿐 대부분의 국가자본주의는 스탈린주의와는 큰 차이가 있다.
  17. 노동자연대도 여기에 속해 있다. 사실 노동자연대의 사상적 뿌리가 영국 사노당이다
  18. 하지만 간단 정리법이 있으니 북한공산주의가 아닌 김씨일가의 근대식 부족사회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