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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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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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atanic Verses
러시아어Сатанинские стихи
터키어Şeytan Ayetleri
아랍어آيات شيطانية
페르시아어آیات شیطانی
벵골어দ্য স্যাটানিক ভার্সেস
일어悪魔の詩
이탈리아어I versi satanici
노르웨이어Sataniske vers
필리핀어Ang mga Talatang Makasatanas
독일어Die satanischen Verse

인도 작가 '살만 루시디'의 소설. 1988년에 처음 출판됐다.

이는 작가 루시디의 네번째 소설이다. 루시디의 소설이 대부분 그렇듯이 산문 형식으로 쓰여져 있으며 '마술적 사실주의'가 깊게 스며들어 있다.

제목은 무함마드가 쿠란에 넣었다가 뺀 이교의 교리를 이른다고 한다.

2 간단한 줄거리 요약

소설은 두명의 인도인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걸로 시작한다.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납치당한 비행기는 사고 때문에 공중에서 폭발했고, 그 사고에서 살아남은 단 두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생존자 중 한명인 지브릴 파리쉬타는 힌두교의 각종 신들을 연기하는 입냄새가 심한(...) 무신론자 배우이며, 다른 한명인 살라딘 참차는 자신의 근본을 멸시하고 거부하며 완벽한 영국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성우다.

떨어지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후에 지브릴은 이름 그대로 이슬람교의 대천사 지브릴의 성격과 후광을 지니게 되었고, 살라딘은 그 반대인 악마[1]의 모습으로 변한다.[2] 이 대목에서 지브릴의 입냄새가 살라딘에게 옮겨가게 되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해변에 살던 어느 노파에게 구출된 후에 살라딘은 이민국 직원들에게 잡혀 끌려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살라딘은 지브릴에게 도와달라고 소리치지만, 지브릴은 천사가 되면서 보기 시작한 환상에 홀려있던 터라 친구의 도움요청을 못 듣고, 살라딘은 결국 끌려가면서 이민국 직원들에게 모진 수난을 당하다가[3] 결국엔 집으로 돌아오지만 그의 친구가 그의 아내함께 살고 있는걸 보게 된다.

그 뒤 지브릴은 꿈속에서 대천사 지브릴의 입장에서 많은 환영을 보며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묘사가 나온다. 자신이 사랑하던 산악인 알리 콘과 동거하다가 환상 속에서 해매던 그를 살짝 차로 친 영화업계인에 의해 다시 영화계로 돌아오게 된다. 살라딘으로 말할것 같으면 문제의 친구가 소개해준 하숙집에서 짱박혀 있다가 결국은 인간으로 돌아오게 된다. 살라딘은 자신을 쌩깐 지브릴에게 복수하려 들지만, 지브릴은 오히려 자신을 해하려한 살라딘을 용서해주고 목숨을 구해주기까지 한다.

결말에는 지브릴에게서 무언가를 깨달은 살라딘이 자신이 그토록 거부하던 자신의 근본과 화합하고 인도에 돌아가서 산다. 지브릴은 환영과 질투 속에 살다가 알리를 총으로 쏴죽이고 자신도 뒤따라 자살하고 만다.

3 왜 문제가 되었는가?

이 책 때문에 살만 루시디는 이 책이 처음 출판된지 일년 후에 이란종교 지도자이자 혁명가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에게 악마의 시의 출판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과 함께 사형 선고를 받았다.[4]

위의 줄거리 요약만 보면 왜 이 소설을 가지고 이슬람계가 그렇게 흥분했는지 감이 안 잡히지만, 강조해 놓은 부분이 문제였다. 지브릴은 소설 속에서 총 세가지의 환영을 겪는데, 그 중 처음 두 환영이 문제가 되었다. 특히 첫번째.

두번째 환영은 어찌어찌 대인배스럽게 넘어간다고 해도 첫번째 환영이 묘사된 바로는 자신들의 종교인 이슬람을 모욕한다고 여겨져서 결국 분노한 호메이니가 사형 선고를 내린 것이다.

결국 루시디는 몇년 동안 영국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그야말로 은둔 생활을 해야했으며, 출판에 관여한 사람들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악마의 시의 번역에 관여한 사람들도 최소한 네명은 좋은 꼴을 보지 못했다. 악마의 시 번역자 피살사건 참조. 노르웨이와 터키의 번역자들도 목숨이 위험했다고 한다. 하지만 2000년대 와서 한국이나 여러 나라에서 정식으로 번역되어 나왔을 땐 번역자 누구도 별다른 일이 없었다.

결국 쿨타임이 다 찼는지 이란 정부는 사형 선고를 내린지 10년 째인 1998년에 이제는 괜찮다는 듯한 요지의 외교적 발언을 했고, 지친 루시디도 "나는 더 이상 숨어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루시디의 사형 선고는 아직까지 안 풀렸다. 여기에는 웃지 못할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이슬람의 법에 의하면 파트와는 오로지 해당 파트와를 내린 사람만이 풀수 있다. 호메이니는 그 파트와를 철회하기 전에 죽어서 이란 정부가 풀고 싶어도 풀지 못한다고. 즉 루시디는 엄밀히 말하면 아직까지 사형 선고를 받은 몸이다.참조

4 아무래도 좋은 뒷이야기

이와 비슷한 일이 2006년에 일어났다. 덴마크 한 신문사에서 2005년 9월에 무함마드를 그린 12가지의 만평을 신문에 인쇄했는데 2006년에 그걸 안 이슬람계가 말 그대로 뒤집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대다수는 원리주의신자들이었다.[7] 원래 이슬람교의 교리는 무함마드의 그림을 그리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교리를 깨버렸다고 화낸것. 그 만화를 그린 사람이 이슬람교도라면 문제가 되었겠지만 이슬람교도가 아니라면 문제가 아니다. 애초에 종교의 교리는 그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들이 덴마크에게 집단으로 항의[8]했고, 심지어 인도의 어느 높으신 분은 12명의 만화가 중 한명이라도 살해해서 데려오는 자에겐 천만 달러의 보상금과 함께 죽인 사람의 무게만큼의 금을 주겠다고 현상금까지 걸었다! 원리주의 이슬람 교인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데모를 했으며 덴마크의 국기를 불태우는등 난리도 아니었다. 당연히 이번에도 해당 만화가들을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숨어 살아야 했다고.

각국의 정부와 유럽연합은 이슬람교의 편을 들었으나 사람들, 특히 미국 사람들은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지 말라는 목소리를 냈다.[9] 빡친 만화가들은 해당 사건을 풍자하는 만평들을 쏟아냈고.[10] 프랑스 어느 시사만화가는 무함마드.부처.야훼,예수를 그려놓고 "우리는 신을 그릴 자유가 있다!" 라고 큰 글씨를 쓴 만화를 기재했는데 며칠 뒤 신문사에서 계약해제, 즉 잘렸다. 그는 당연히 자유 훼손이라고 반발했지만 신문사 측은 "남의 문화를 훼손하는 게 결국은 자유가 아니라 오만이다." 라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11] 더불어 이 신문에 이 만화 기재를 허용한 편집부도 감봉 및 징계 조치를 당했다.

여담이지만 위에 설명한 데모중에서 심심치 않게 "거짓된 황제아메리카에게 죽음을!"이라는 코른 버저커스러운외침을 심심치 않게 들을수 있었다고(...). 정작 미국은 아무것도 안했는데... 미국의 만평가들이 그린 만평 때문이라면 또 모르지만.

또 다른 해프닝이 2010년에 벌어졌다. 사우스 파크에 나온 무함마드에 대해 이슬람계가 항의한 적이 있다. 그러자 아예 "이럴꺼면 우리 모두 무함마드를 그리는게 어떨까요? 모든 사람들이 무함마드를 그리면 저들도 우리 모두를 죽이진 못할것 아닙니까ㅋ"라는 취지에서 나온 "무함마드 그리는 날"(...)이라는 이벤트도 개최했다! 자세한건 여길 참조. 단 영어가 좀 돼야한다.

결국 이런 문제들은 서구문화의 중심이 되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와 (특히 표현의 자유) 이슬람교의 교리가 충돌하며 생기는 일이라고 볼수 있다. 물론 다른 종교, 이를테면 가톨릭 같은 경우도 세속화와 자유주의의 물결에 적당히 타협하고 변화를 시도해서 지금처럼 된거지, 근대 이전까지만 해도 종교적 교리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보다 우선한다는 것이 당연한 사실이었다. 지금 우리가 최고의 가치로 놓는 것들의 위치에 종교적 교리가 들어가 있으니 그 논리대로라면 당연한 일. 종교집단이 세속권력을 잃지 않았으면 아직도 바뀌지 않았겠지만... 단순히 특정 종교나 혹은 종교 전반 vs 세속적 인본주의의 대립적 구도로 보는 것만에도 한계가 있고, 결국 '표현의 자유'와 인권 자체를 둘러싼 해석론으로 귀결된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취존의 범위에 대한 문제다. 그리고 취존을 하지 않으면서(폭력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남들보고 우리 취존 안한다고 주장하는 극단주의자들이 있는 것이 문제이고... 사실 종교가 광적인 모습을 자주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이성적인하면서 더 무시무시한 결과를 가져오는 극단주의는 한둘이 아니다. 제노포비아를 비롯한 각종 포비아, 이념적 극단성, 그 이면에 숨겨진 탐욕스러운 착취와 억압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는 자들 등등...

상대의 종교에 어느정도의 존중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근거로 작용해서는 안된다는걸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그간 이슬람권의 악행을 다룬 기사...따지고 보면 이슬람의 잘못이다가 아니고제목을 뭘로 읽은거지? 이슬람과 종교비하,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논쟁과 테러에 대한 기사이다. 참조
  1. 염소다리에 온몸에 털이 수북하게 나고 대물이 되었다고. 아, 물론 뿔도 있다. 묘사를 보면 사탄 그 자체지만 일단 악마라고 해두자.
  2. 나중에 가면 악마의 권능까지 일부 사용할 수 있게된다. 흠좀무.
  3. 심지어는 자신이 싼 을 먹게 하는 것도 있다. 지못미.
  4. 이 사형 선고는 파트와라고 불린다. 파트와 = 사형 선고가 아니다! 파트와는 이슬람의 학자가 내놓는 이슬람적 법적 판결으로서 코란샤리아에 입각한다. 호메이니는 종교 지도자였기 때문에 사형 선고인 파트와를 내리는게 가능했던 것이다.
  5. 이 해프닝은 무슬림의 역사가들이 기록해 놓은 일이기 때문에 진위성은 넘어간다고 치더라도 개종 후의 메카에 살던 사람들이 예전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기방에 출입하거나 돼지고기를 먹고, 마하운드에게 반항하던 음유시인이 기방의 12명의 창녀들에게 마하운드의 아내들의 이름을 붙여주고 자신은 마하운드의 역할을 수행하는등, 무슬림들이 보면 분노할만한 내용들이 많다.
  6. 이건 어딜봐도 당시 억압을 피해서 파리로 도망쳐 있던 상태인 루홀라 호메이니 본인의 묘사다. 거기다 이 이맘이 작중에 정의로운 모습으로 그려졌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7. 실제로 자유주의적인 이슬람교도들은 원리주의신자의 눈을 피해서 돌려보기도 했다고한다.
  8. 와 더불어 덴마크산 유제품 불매를 벌였다. 이게 제법 타격이 커서(아랍권에선 유제품을 많이 먹기에 덴마크산을 많이 수출했다) 덴마크 농림부장관이 아랍 티브이에서 나와 사과방송을 하며 불매운동을 줄여달라고 하소연했다. 그 밖에 레고나 여러 덴마크 유명제품 불매도 벌이려 했는데 꽤 인구 시장성이 큰(아랍권 및 이슬람권은 인구증가률이 엄청나며 부유층에서 레고같은 제품을 많이 사주기 때문)터라 해당업체들은 덴마크 그 신문사에게 손해배상을 하겠다고 반발했을 정도이다.
  9. 그리고 일부 철학자들은 유럽연합의 이러한 행동은 원리주의신자들의 기세를 올려주게 될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하였으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10. 출처: The Best Political Cartoons of the Year 2007 Edition by Daryl Cagle.
  11. 근데 단순히 그림을 그린것을 가지고 훼손이라고 하는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원리주의신자들(주로 원리주의 신자들이 항의를 했다.)에게 겁을 먹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무함마드가 신이냐는 비아냥도 받아야 했기에 무함마드와 알라를 구별못한 그 만화가 병크도 한몫은 했다.그런데 부처님도 따지고 보면 신이 아니는게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