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한 위키러는 마침 시험범위에 운수 좋은 날이 있길래 들어와 봤다 카더라

1 현진건의 단편 소설

1.1 개요

1924년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 소설.[1] 일제강점기 하층민의 절박한 삶을 반전을 이용해 충격적으로 그려냈다. 물론 한국에서는 스타워즈식스 센스, 유주얼 서스펙트급으로 반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대표적인 반어법 운수 퍽이나 좋은 날

7차 중학교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고등학교 문학(상)에 실려있었다. 새 교육 과정에서는 중학교 2학년 1학기 비상 국어 교과서에는 내용만, 3학년 2학기 창비 국어 교과서에는 비평문과 함께 실려 있다. 또한 3학년 1학기 미래엔 국어 교과서와 3학년 2학기 천재 국어 교과서(대표저자 노미숙)에도 내용이 실려 있다.

1.2 줄거리

인력거꾼 김첨지는 가지 말라고 말리는 병든 아내를 두고 돈을 벌러 나오는데, 그날 유독 손님이 많아서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집에 갈 수록 어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져 불안해 하다가 마침 만난 친구 치삼이[2]와 술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아내가 그리도 먹고 싶다던 설렁탕을 사서 집에 돌아갔는데...

주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이 틀 아래의 내용은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직, 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내용 누설을 원치 않으시면 이하 내용을 읽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문서를 닫아주세요.

설렁탕을 먹고싶어한 아내가 세상을 떠나 있더라는 내용.

사실 김첨지의 아내는 병에 걸린지 한 달 가량이 지나있었다. 아내는 단 한번도 약을 먹어 본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김첨지의 '병이란 놈에게 약을 주어 보내면 재미를 붙여서 자꾸 온다'는 신조 때문.

게다가 병이 더 악화된 일도 있었는데, 그것은 며칠을 굶은 아내가 '김첨지가 오래간만에 돈을 벌어서 산 조밥을 급하게 먹다가 체한 일'이었다.

명대사로는

"에이, 오라질 년, 조랑복[3]은 할 수가 없어, 못 먹어 병, 먹어서 병, 어쩌란 말이야! 왜 눈을 바루 뜨지 못해!"

"이런 오라질 년! 조밥[4]도 못 먹는 년이 설렁탕은, 또 처먹고 지랄병을 하게"
"야 이 오라질년아, 주야장천 집안에 누워만 있으면 제일이야!"
"설렁탕을 사왔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지금이야 결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소설에 아내의 죽음을 암시하는 복선이 너무 자주 깊게 깔려 있어서 반전물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결말이 너무 뻔히 예상된다. 하지만 이것은 작가의 의도적인 연출이기도 하고, 교과서에도 복선의 정석으로 많이 설명된다. 또한 초반에 돈이 잘들어오나 후에 알고보니 아내가 죽는 어찌보면 운이 안좋은 날인데 제목을 운수좋은날이라 붙임으로써 반어적 표현을 강조하고 있다.

1.3 김첨지에 대한 해석

뭐긴 뭐야 전통 츤데레

뺨을 때린 후 "김 첨지의 눈시울이 뜨끈뜨끈한 듯하였다"란 대목과 결국 아내가 먹고 싶다던 설렁탕을 사 오는 것으로 아내에 대한 애정만큼은 깊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술집에서 아내가 죽었다는 농담을 한 것이나 난동을 피운 것은 아내가 죽었을 것이라는 예감에서 나온 불안감이라고 중등 교과서는 해석하고 있다.

80전을 번 후 '모주 한 잔을 걸칠 수 있고, 아픈 아내에게 설렁탕을 사 줄수도 있다.'라고 생각한 것을 보아 김첨지는 술을 자주 먹었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집과 멀어지면 돈을 벌 생각에 좋아했지만, 집과 가까워지면 아내를 걱정하는 내적갈등이 일어난다.

아내에게 애정이 깊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 시대의 부부관계나 여성의 위상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남존여비의 사상을 가진 시대에는 남편이 아내를 구박하는 일은 어느 정도 있었으며 이를 비난하는 여론도 없었다. 따라서 이 시대 사람들은 그것이 범죄라는 인식 자체가 적었다. 다만 이것이 폭력이고 도덕적으로 하면 안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 구박이나 언어폭력을 개인의 애정이 없다고 볼 수는 없던 시대였다.

한국은 1990년대까지도 남편이 때리지는 않더라도 아내 구박하고 욕하는 일이 남이 개입해서는 안 되는 가정사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남아있었던 나라다.[5] 2000년이 넘어서야 가정폭력이 큰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이 조금씩 생긴 나라가 한국이다.[6]

그런데 대한민국 시대도 아니고 구한말에 가난뱅이 노동자에게 그런 의식을 안 가져서 애정이 없다고 하는 건 무리수다. 오히려 돈 많이 벌었다고 술값이나 투전, 계집질로 탕진하지 않고 설렁탕을 사다 먹이는 걸 보면 애정이 각별한 건 맞다. 그냥 남자가 돈 좀 더 벌었다고 집안식구들 먹으라고 간식거리 사오는 행위 자체가 무척이나 드물었던 시기다. 게다가 하류층이 집에 있는 가족에게 뭔가 별식을 사다 먹이는 행위는 그 가족 구성원의 건강이 극히 위중하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일종의 사망 플래그이기도 하다.

일본애니 오타쿠들 사이에선 반농반진으로 비극적 인물인 김 첨지는 시대를 앞선 대한민국남자 츤데레욕데레로 평가 받는다. 김츤지 김유정동백꽃에 나오는 점순이와 함께 한국 현대소설 대표 츤데레로 꼽힌다. 흠좀무. 동백꽃과 운수 좋은 날의 크로스오버

1.4 오마주

이문열이 똑같은 이름의 단편소설을 낸 적이 있다. 대신 결말이 다르다.

주인공이 택시기사로 설정되어 있고, 운수 없게 끝나는 결말도 아내가 죽는게 아니라 주인공 본인이 죽는다. 원작처럼 주인공이 택시운전하다가 그날 계속 운 좋은 일이 벌어져 지인에게 고급 술집에서 말도 안되게 비싼 술 얻어마시고 술집 여자와 성관계도 하다가, 한밤중에 취한 상태에 야외로 나왔을 때 어두운 곳에서 사회에 불만있는 사회부적응자 청년이 주인공을 돈 많아서 사치하고 다니는 부잣집 오렌지족 자식쯤으로 오해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주인공 혼자 있을때 기습해서 칼로 찔러 죽인다.

1.5 드라마화

MBC 베스트극장에서 번안돼서 방영한 바 있으며, 원작과는 다르게 배경이 80년대이며 서울의 택시기사 이야기로 바꾸었기 때문에 시대적 공감은 더 되는 편. 이는 상술된 이문열의 작품에서 소스를 더 많이 따왔을 가능성이 있다.

1.6 뮤지컬

극단 팀영이 연극 '운수 좋은 날'을 각색해 '아내의 선물'이라는 부제를 붙여서 만든 뮤지컬이다.
뮤지컬의 시작은 소설 마지막 부분인 아내(극중 설정으로 이름이 '연희'다.)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7년 뒤로 아내의 제삿상을 차리면서 김첨지와 아들 개똥이, 김첨지의 친구 치삼이 서로에게 숨겼던 비밀을 공유하게 되고, 7년전 ‘운수 좋은 날’에 있었던 일들의 베일이 벗겨진다는 내용이다.

1.7 애니화

2014년 제18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개막작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으로 애니화되었다.제목에서는 가운데에 위치했지만 실제 상영에서는 마지막으로 상영되었다.

성우진은 다음과 같다.

1.8 패러디

2 래퍼 아웃사이더(가수)의 노래

아웃사이더가 레퍼로 데뷔후 발매한 첫번째 엘범 'Come Outside' 의 타이틀곡. 씹하이톤 언더시절 노래라서 유명한 노래는 아니다.묘하게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제목과 가사내용은 당연히 1번 항목. Sio가 피쳐링했다.

가사:

Verse - Outsider)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었어
그날은 왠지 손님이 많아
첫 번에 삼십 전 둘째번 오십 전
오랜만에 받아보는 십 전짜리 백통화 서푼에
손바닥 위엔 기쁨의 눈물이 흘러
컬컬한 목에 모주 한잔을 적셔
몇 달 포 전부터 콜록거리는 아내
생각에 그토록 먹고 싶다던
설렁탕 한 그릇을 이제는 살 수 있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난 문득 떠올라
아내의 목소리가 거칠어만 가는 희박한 숨소리가
오늘은 왠지 나가지 말라던 내 옆에 있어 달라던
그리도 나가고 싶으면 일찍이라도 들어와 달라던
아내의 간절한 목소리가 들려와
나를 원망하듯 비는 점점 거세져
싸늘히 식어가는 아내가 떠올라 걱정은 더해져
난 몰라 오늘은 운수 좋은 날
난 맨날 이렇게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은 정말 운수 좋은 날

Sabi) x2
헤이허 이건 또 무슨 일이야
하늘에선 비가 내리고 내 눈엔 눈물이 흐르고
부르고 불러도 대답없는 너 너
부르고 불러도 대답없는 너 너

Verse - 425)
서방이 왔는데 왜 넌 나와 보질 않냐
일부러 더욱 크게 소리질러 보았지만
허공에 찬 메아린 내 가슴을 짓눌러와
문을 열어 재껴보았더니 쾌쾌한 추기가
여기저기 널려 있는 수많은 옷가지와
병인의 땀 섞인 냄새가
오라질 년 주야장천 누워만 있으면 제일이야
어서 일어나지 못해 서방이 납셨는데
크나큰 호통 이어진 발길질
하지만, 묵묵 부답의 아내
내 안에 걱정은 커져만가네
젖을 빨지 못한 아들 녀석의 울음 소린 커져만가고
가슴에 맺힌 응어린 더욱 굵어져 가고
초점 없는 눈빛은 천장만 바라보네
두 뺨의 눈물과 걱정은 바로 현실이 되고
그리곤 오늘은 어쩐지 운수가 좋더니만

Sabi) x2

Hook)
헤이하 떠나갔네 너는 어디로 갔니
이 모든 것들이 내게는 부질없는 것들 내게는 너뿐
마지막 한마디만 인생은 짧디 짧은 단편소설
그 소설에서 얼마나 값진 깨달음을 얻는가가 관건

Sabi) x4

3 이문열의 단편 소설

1번을 모티브로 한 이문열의 단편 소설이다.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분에 넘치는 호강을 한 남자가 단 하루 만에 파멸로 끝을 보고 만다는 음울한 이야기이다. 이문열 특유의 "비틀린 학도"가 등장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론 특색이 없는 편이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항목 참조. 어째 다 망하는 이야기 뿐이다.
  1. 위키문헌에서 전문을 읽을 수 있다.
  2. 다음 만화속세상병맛 웹툰 치삼만화의 작가 '치삼'의 필명은 이 인물에게서 따온 것이다.
  3. 조랑(또는 조랭)은 경기 방언으로 작거나 보잘것 없는이라는 의미의 접두어다. 조랑+말, 조랭이+떡 같은 경우가 좋은 예. 즉 조랑복이란 보잘 것 없는 복을 의미한다. 복을 받아도 오래 누리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4. 올바른 표기는 조팝.
  5. 이 때는 아직 인권과 관련된 생각들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6. 이전에는 국민성이 미개해서 그렇다는 서술이 존재했으나, 데이트 폭력은 서구권에서도 여전히 문제가 되는 흔한 사건이며 가정 폭력 역시 마찬가지 문제다(미드에서도 수시로 등장하는 소재). 한국은 그것이 사회적으로 공론화가 뒤늦게 되었는데, 이는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물질적인 풍요에 비해 사회적인 의식 개혁을 이룰 타이밍을 많이 놓쳤기 때문이지 이걸 국민성의 미개함으로 매도할 수는 없다. 단적인 예로 서구권에서도 동성애가 공론화 된지 30여년이 넘었으나 여전히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쏴죽이거나 린치하는 일은 벌어지고 있는데 그런 것을 모두 국민성이 미개해서 그렇다고 할 수는 없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