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트

(융단에서 넘어옴)

1 개요

터키어Halı(할르)
아제르바이잔어Xalça (할차)
페르시아어قالی (걸리)
아랍어سجاد (삿자다)
영어Carpet
독일어Teppich
그리스어χαλί (할리), κιλίμι (킬리미)
에스페란토tapiŝo
한자융단(絨緞)
한국어융단, 양탄자(洋--)
중국어地毯(dìtǎn)
일본어力一ぺツト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의 털, 목화 혹은 비단이나 스컹크 똥꼬털 등으로 만든 직물로 그중에서도 특히 바닥에 깔거나 벽에 거는 용도로 사용하는 비싼 천쪼가리(...)를 말한다.

카페트는 온돌 문화가 발달한 한국이나, 실내에서 맨발로 다니는 아시아권에서는 많이 쓰이질 않아서 그렇지 서양 실내건축 쪽에서 의외로 전통적인 의미가 있는 실내건축 재료이며 그 종류와 가치들도 일반인의 생각보다 꽤 다양화 · 정형화 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실내 건축가들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전통 카페트에서 지금의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사용하기도 쉬운 현대적인 카펫에 이르게 되었다.

2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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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릭 카페트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장)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카페트 가운데 가장 오래된 물건은 기원적 5~4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Pazyryk Carpet이다. 이것은 1949년에 알타이 산맥의 한 무덤에서 발굴되었는데 영구동토 속에 얼어붙어 있어서 조직이 무사히 남을 수 있었다고. 가로200cm X 세로183cm에 그리핀스키타이 양식의 추상적인 도형들이 묘사된 것으로 당대에 이미 카페트의 모습이 완성되어 있기 때문에 학자들은 훨씬 더 이른 시기에 카페트가 쓰이기 시작됐다고 추측하고 있다. 특히 튀르크, 몽골 등의 유목민들은 그들의 거주공간인 천막 자체를 카페트와 같은 방식으로 실을 짜서 만들고[1], 또한 천막 안에 보온재 혹은 장식 목적으로 카페트를 바닥에 깔고 벽에 거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해 왔기 때문에 적어도 양털로 실을 뽑는 방법을 발견하게 된 이후부터 쭉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카페트 생산으로 유명한 지역들도 과거 이들 유목민들이 거주하던 지역들로 특히 터키, 이란[2],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모로코등이 카페트 생산으로 유명한 지역들이다.

이러한 카페트가 유럽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십자군 전쟁 이후 이슬람권과 교역이 늘기 시작하면서 비롯되었는데 특히 북유럽지방에서는 보온을 위한 용도 뿐만 아니라 사치품으로써도 인기가 높았다. 18세기 이후 터키문화가 유럽 귀족층에서 인기를 끌면서 특히 터키 카페트와 페르시아 카페트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3 종류

한국에서는 어떤 종류의 카페트든 다 카페트 혹은 러그라고 부르지만 사실 카페트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대개는 직물의 두께나 평직이냐 능직이냐에 따라 카페트와 킬림(kilim) 두 종류로 구분하며, 사용 목적에 따라 카페트(킬림)과 테피스트리로 구분한다. 또한 카페트에서도 털이 복실복실한 섀기 카펫(Shaggy carpet)과 러그로 구분하며, 킬림 내에서도 짜는 기법에 따라 킬림(kilim), 제짐(cecim), 수막(sumak)으로 구분된다. 기본적으로 모두 양털로 짜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역에 따라 목화실을 쓰기도 하고, 비단을 쓰기도 하는 등 차이가 있으며 또한 20세기 들어서는 기계로 짠 카페트나 화학 섬유로 만든 저렴한 카페트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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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킬림(kilim)의 모습, 터키 카이세리(Kayseri)산으로 짤 때 첫단부터 서로 다른 색깔의 실을 사용해서 부분부분 짜 내려가는 기법으로 만든다. 때문에 카페트를 뒤집어도 앞면과 똑같은 무늬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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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터키, 서부 이란 양식의 제짐(cecim)의 모습. 제짐은 처음에 바탕색 한 색깔로 카페트를 짠 다음에 그 위에 한올 한올 털실로 수를 놓아서 무늬를 만드는 기법으로 만든다. 때문에 수를 놓은 부분이 도드라져보이며 도안들이 좀 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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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양식의 비단재질 수막(sumak)의 모습. 수막은 제짐과 마찬가지로 단색 킬림을 바탕으로 하지만 제짐과 달리 킬림의 세로줄과 세로줄 사이를 색깔있는 실을 파고 들어가서 무늬를 만드는 동시에 킬림도 짜 나가는 복잡한 공법이 들어간다. 때문에 제짐과는 달리 킬림과 마찬가지로 뒤집어도 무늬가 똑같이 나온다. 수막기법은 특히 화려한데 그만큼 비싸다.


기본적으로 카페트는 옛날의 옷감을 짜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세로실을 걸고 거기에 가로실을 매듭지어가면서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일정한 크기의 카페트에 올이 얼마나 많이, 촘촘하게 짜이는가가 그 카페트의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올이 촘촘하면 촘촘할수록 더 튼튼하기 때문. 예를 들면 신제품이 한 장에 9,000달러씩 하는 실크 카페트에는 1제곱 센티미터에 1,600~2,500개의 매듭이 꾸역꾸역 들어갈 수가 있다. 이런 카페트를 짜려면 아주 어린시절부터 카페트 짜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비단실이 너무 가늘어서 어른 손으로는 잡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 카페트의 매듭을 짓는 방법도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가령 터키에서는 매듭을 이중으로 짓는 기법이 일반적이고 이란에서는 매듭을 한 번만 짓는다. 이러한 과정으로 잘 만들어진 카페트는 잘만 관리한다면 수십 수백년이 지나도 색만 바랠 뿐 모양이 흩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최소 70년이상 묵은 상태 멀쩡한 카페트는 앤틱이라고 부르며 새 카페트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터키 남부지방, 특히 목화가 많이 나는 아다나와 가지안텝 일대에서는 베틀과 같은 기계로 카페트 (정확하게 말하면 '킬림')을 짜기도 한다. 씨실과 날실 모두 면인 경우도 있고, 날실을 양털로 쓰기도 하는데 양산형이기 때문에 값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비교적 단순하지만 특유의 멋이 묻어난다. 값도 매우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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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림을 짜는 터키 아낙의 모습. 전통 카페트는 오늘날에도 손으로 짜며 손으로 짠 카페트가 기계로 짠 것보다 훨씬 더 튼튼하다고 한다.



전통적인 직조기로 킬림을 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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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에서 만든 실크 카페트의 모습. 이 카페트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된 것으로 겉보기만 해도 매끄럽게 보일 정도로 촘촘한 매듭으로 이루어져 있다. 더군다나 앞서 소개한 수막 기법을 카페트에 적용하고 있다. 어느 부분이 수막기법으로 짜여졌는지 알아본다면 이미 카페트에 어느정도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카페트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어 자막이다.


카페트는 대부분이 바닥에 까는 용도로 사용되지만 바닥에 까는 카페트에도 종류가 몇 가지 있다. 가령 두꺼운 종류의 카페트는 겨울철 보온을 위해 바닥에 깔며, 바닥이 거친 제짐 같은 종류의 카페트는 집의 복도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깐다. 또한 무슬림들은 기도를 위해 무릎을 꿇고 절을 할 수 있을만한 크기의 얇은 카페트를 사용하는데 이 예배용 카페트에는 보통 메카의 방향을 가리키는 끝이 뾰족한 구도를 갖거나 메카 카바성원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도 전통적인 카페트가 있다. 명칭은 '조선철'이라고. 신라시대에도 해외에 수출한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많이 쓰였지만 국가에서 사치를 금하라는 명령에 씨가 말라버렸다. 동양화적인 정교한 문양이 일품이다.
[1]

4 디자인

카페트에 사용되는 모티브들은 대개 추상적인 형태를 띈다. 중세 이후 이 지역에 널리 퍼진 이슬람교의 영향으로 생겨난, 형상에 대한 금기의 영향도 분명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추상적인 모티브가 더 짜기 쉽기 때문(...) 카페트의 전체적인 구성은 각 나라마다, 지역마다 전부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키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트 내에 사용되는 도형과 모티브에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들어 있다. 가령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지방에서 자주 사용되는 카페트 모티브들을 알아보자. [3]

부적용 목걸이 - 불운과 저주로부터 카페트의 사용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는다.

새 - 새는 다양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로 좋은 소식을 가져다주길 기원하는 목적이나 새로 태어난 아이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날 것을 염원하는 의미도 담는다. 보통은 꾀꼬리, 비둘기는 전자의 의미로, 까마귀나 매는 후자의 의미로 사용된다. 과거 샤머니즘의 모티프이기도 한데, 샤머니즘에서는 새를 천신(tengri)과 인간세계를 이어주는 전령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신성시했다.

도꼬마리 - 도꼬마리는 아나톨리아에 흔한 가시 달린 풀로 왕성한 생명력과 번식력을 가진 잡초로 여겨진다. 때문에 곡식 자루나 안장 등에 풍요를 기원하는 의도로 사용된다.

상자 - 상자는 결혼식을 앞둔 딸이 있는 집에서 혼수품으로 주기 위한 카페트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로 시집간 딸이 부유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는 상징이다.

십자가 혹은 갈고리 모양 -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지키기 위한 행운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지역에 따라 (특히 이란지역) 스와스티카 모양의 모티브가 사용되기도 한다(!) 스와스티카를 사용한다고 다 나치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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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고리 십자가 무늬의 쿠르드족 카페트의 모습.

용 - 고대 터키, 페르시아에서 용은 물과 공기를 다스리는 신으로 여겨졌다. 때문에 용 문양은 농부들의 카페트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대개는 좋은 날씨와 풍요로운 수확을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하며 혹은 자식이 용처럼 거대하고 힘센 남성이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로도 사용한다.

독수리 - 독수리는 고대부터 여러 문명권에서 강력함과 강인함, 용맹함의 상징의 여겨진 토템으로 자신의 부족을 상징하거나, 혹은 남자아이를 갖길 원하는 어머니의 소망이 담겨 있는 상징이다.

귀걸이 - 귀걸이는 터키인의 결혼에 있어 항상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결혼선물로 카페트 짜는 법을 배우는 처녀가 결혼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넣는 모티브이다.

눈(특히 푸른눈) - 불운과 악운을 가져다주는 의 시샘으로부터 사용자를 지켜주는 목적의 부적이다.

풍요의 상징 - 대체로 카페트의 가운데 부분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로 양손 가득 무언가를 들고 있는 모습이 추상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보리이삭 - 풍요와 행복을 상징하는 모티브이다.

말멍애 - 가족관계, 혹은 결혼생활이나 사랑이 꾸준히 계속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모티브이다.

손바닥과 빗 - 손바닥은 악운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이슬람교의 다섯 가지 계율을 상징하는 동시에 예언자 무함마드의 딸의 손을 상징하며 신성한 의미 또한 갖는다. 빗은 일반적으로 결혼생활과 태어날 아이의 행운을 위한 부적으로 사용된다.

허리에 올라가 있는 손 - 일반적으로 모성애를 상징하며 카페트 중앙의 커다란 문양으로 사용되는 모티브이다.

묶은 머리 - 결혼을 원하는 처녀가 이상적인 남성을 만나기를 바라는 뜻이 담긴 모티브이다.

숫양의 뿔 - 남자아이가 자라서 장차 훌륭한 전사가 되길 바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물길 - 흐르는 물처럼 삶이 수월하게 흐르길 바라는 상징이다. 특히나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카페트에 많이 쓰이는데, 터키의 경우 시와스(sivas)지방과 튀르크멘 유목민들의 카페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전갈 - 전갈은 스탭 지역에 서식하는 위험한 곤충으로 전갈로부터 카페트의 사용자를 보호하길 기원하는 상징으로 사용된다. 혹은 전갈의 집게처럼 수많은 보물들을 가져올 수 있기를 바라는 상징으로도 사용된다.

별 - 다산을 기원하는 상징이다.

생명의 나무 - 영원함을 상징하는 모티브로 샤머니즘에서 하늘과 인간의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를 상징하기도 한다. 또한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새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전령으로써, 고대 한국의 '솟대'도 이와같은 맥락의 상징이다. 죽고난 이후에도 영생을 누리며 천국에 가기를 기원하는 상징으로 사용된다.

늑대 발자국 - 늑대와 같은 맹수로부터 보호하기를 기원하는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과거에 터키인들은 위협적인 짐승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그 짐승의 발자국이 찍힌 자리나 그것과 비슷한 자국이 있는 곳을 신성시하며 기도를 올리던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늑대는 고대 튀르크인의 토템으로 신성시되었다.

이외에도 현대에 만들어지는 카페트에는 알파벳 모양 같은 모티브도 등장하는데, 이는 카페트를 사용할 사람의 이름 이니셜이나 카페트를 만드는 여성이 사랑하는 남성의 이름의 첫 글자라든가 고대의 모티브와 마찬가지로 나름대로 상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한 일이라 할 수 있다.

5 카페트의 색

카페트의 색깔들도 디자인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들을 갖는다. 전통적으로 카페트에 쓰이는 실들은 천연재료로 염색되었는데, 이를테면 초록색은 올리브나무의 잎사귀와 가지로, 약간 붉은 빛이 도는 노란색은 호두나무로, 푸른색은 쪽 혹은 인디고로, 붉은색은 산수유열매나 양의 피로, 검은색은 철의 녹을 이용해서 염색했다. 지방에 따라 염색재료도 조금씩 다른데, 담배의 명산지로 유명한 터키 밀라스(Milas)지방의 카페트의 경우 노란색을 염색하기 위해 담배잎을 사용한다. 천연재료로 염색된 카페트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 색이 바라면 더욱 고풍스럽고 은은한 색으로 변하는데 이것이 고급 카페트의 상징이기때문에, 설사 오래된 카페트를 수리할 일이 있더라도 수리에 쓰이는 실도 일부러 오래 묵혀서 색이 바란것을 사용한다. 하지만 터키의 경우 19세기 말엽부터 화학염료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1950년대에 천연염색 기법이 복원될때까지 천연염색 카페트의 맥이 완전히 끊겨버린 적이 있었다. 때문에 1890년대부터 1950년대 사이에 만들어진 터키 카페트는 천연염색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다.

6 카페트의 장점


전통적인 터키 가옥에 깔려있는 카페트의 모습


튀르크멘의 천막 내부에 깔려있는 카페트의 모습


- 카페트는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좌식생활에 오히려 적합하다. 원래 카페트를 만들고 사용해왔던 유목민들도 좌식생활을 했으며, 카페트의 본래목적은 천막이나 흙벽돌으로 지은 집 바닥에 깔아 흙먼지가 직접적으로 집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바닥의 냉기를 차단하는데에 있었다. 때문에 카페트는 장식적 효과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기능도 갖는다. 양털로 짠 카페트 종류는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냉기를 확실하게 차단해주며, 여름철 뜨거워진 바닥을 식혀주는 기능도 갖는다. 특히 킬림(kilim)은 겨울철에도 쓸 수 있지만 특히 여름철에 더위와 습기로 인한 끈쩍거리는 느낌을 막는데 탁월하다.

- 양털 카페트는 습한 날씨에서는 방안의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을 갖는데, 반대로 방안이 건조해지면 카페트가 머금고 있던 습기를 바깥으로 빼내는 성질도 갖는다. 즉 방안의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하지만 화학섬유로 짠 카페트나 실크카페트의 경우 이러한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 청소하기도 의외로 간편한 편인데 진공청소기로 2-3일마다 한번씩 돌려주면서 날씨가 좋은 날 2주에 한번 정도 이불 일광소독하듯 햇볕에 널어놓으면 집먼지진드기도 차단할 수 있고 카페트를 오랫동안 쓰는데 도움을 준다. 집에 청소기가 없다면 카페트를 일광소독할때 빗자루같은것으로 잘 털어주기만 해도 되며, 심하게 오염되었을 때에는 (양털 카페트의 경우) 아주 찬 물을 카페트 위에 뿌린다음에 빗자루같은 것으로 문질러주고 햇볕에 널어서 잘 건조시키면 된다. 이때 울샴푸를 써도 된다. 먼지를 흡입하는 굵은 소금을 이용한 방법도 있다. 뿌려준 후 결대로 쓸어준 후 청소기로 밀면 된다고.

- 카페트가 깔려있는 방의 먼지는 정전기 작용으로 인해 카페트에 주로 달라붙는다. 즉 방안에 날리는 먼지의 양이 줄어든다. 때문에 카페트 청소만 제때 제때 해 준다면, 천식환자에게는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제때 청소를 안해서 문제지

7 카페트의 단점

- 앞서 말한 카페트의 장점들은 카페트를 제때 제때 청소해주었을때에만 발휘된다. 카페트를 1주일정도만 청소하지 않아도 방 전체가 먼지투성이가 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베란다가 없는 집에 살 경우 카페트에 있어 필수적인 일광소독이 어렵다. 때문에 각종 벌레와 균들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나 천연염료로 염색한 양털 카페트의 경우 양털을 먹으면서 서식하는 옷좀나방이나 각종 좀벌레들이 꼬이기도 하는데 이것도 골칫거리다. 청소하기가 귀찮다면 절대로 양털이나 실크 카페트를 사선 안된다, 화학섬유로 짠 카페트의 경우 이러한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 집에 개나 고양이등을 키울 경우 카페트사용은 적합하지 않다. 애완동물의 털이 카페트에 엉겨붙기도 하고, 애완동물이 카페트위에 실례라도 한다면(...)

8 창작물에서

아무래도 창작물에서 등장하는 카페트중 가장 유명한 카페트로는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들 수 있다. 중동의 옛 이야기속에서 어느날 집을 찾아온 골동품 상인이 싸게 판다면서 나는 양탄자를 팔거나, 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하거나 하는 식으로 매우 싸구려로 등장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맹활약을 한다. 가령 나는 양탄자와 이 세상 끝까지 모두 볼 수 있는 망원경과 무슨 병이든 고칠 수 있는 요술사과를 가진 페르시아 왕자 셋이서 죽을병에 걸린 공주를 구한다는 이야기라든가...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인 한스 홀바인(Hans Holbein)은 작품 속에 터키산 카페트를 자주 등장시켰는데 때문에 그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문양을 가진 카페트를 홀바인 콜랙션이라고 부르며 유럽 귀족들 사이에 유행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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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바인의 작품 '대사들'에 나타난 터키 카페트와, 이 카페트의 원형

심지어 그리스도교 성화에도 카페트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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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멤링(Hans Memling)이 그린 성당 제단화(1490년 완성)

대항해시대 시리즈에서는 이스탄불항의 특산품이 언제나 카페트(융단)으로 나온다. 헌데 이스탄불은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도 카페트 물량이 모이는 시장이지 생산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유럽 상인들이 카펫을 어디서 살지를 생각해보면 그리 틀린 고증은 아닐지도.

다만 터키에서 카페트를 저렴하게 사고 싶다면 이스탄불이 아니라 카페트가 생산되는 지방도시로 가서 카페트 공장이나 농가 아줌마들이랑 직접 흥정하면서 구입하는 게 싸게 먹힌다. 사기당할 일도 적고

9 좋은 카페트 고르는 법

- 카페트를 사기 전에 우선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 식탁 밑이나 거실에 깔 정도면 좀 굵고 거친 카페트도 상관없지만, 방에 깔 용도의 카페트라면 좀 더 화려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 기계로 짜지 않은 이상 세상에 비슷한 카페트는 있어도 똑같은 카페트는 없다. 지방마다 카페트의 모티브도 다 다르고, 카페트는 짜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색깔도 다 가지각색이다. 결국 카페트의 디자인이 카페트를 사는 당신의 취향에 맞느냐를 판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 과거에는 식물성, 동물성 천연재료로 카페트에 사용되는 실을 염색하는 것이 대세였지만 현대에는 저렴한 카페트의 경우 화학 염료로 염색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게 항상 나쁘다고만 말할 수는 없지만 개중 싸구려 염료로 염색한 것의 경우 카페트를 청소할 때 물이 배어나는 경우가 있다. 화학 염료로 염색한 카페트를 고를 때에는 물티슈나 휴지에 물을 뭍혀서 빨간색이나 검정색같은 진한색 부분에 꾹 눌러 보자. 색이 묻어 나온다면 사지 않거나 가격을 좀 더 깎는 편이 바람직하다. 또한 재산 가치를 위해 카페트를 사는 부르주아 위키러가 있다면 화학 염료 카페트는 절대로 사지 말것. 오래 묵어도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 양털로 짠 카페트는 실의 굵기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이다. 실을 만져봐서 뻣뻣하다는 느낌이 들거나 바스락거리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썩 고급품은 아니라고 보면 된다. 고급 양털 카페트는 부드러운 데다가 아주 오랫동안 사용하면 실크 카페트처럼 특유의 반질반질한 윤기가 나며 색깔도 자연스럽게 바래게 된다.

- 양털 카페트라고 해 놓고는 화학 섬유를 사용하는 경우도 은근히 많다. 주로 카페트를 모르는 초짜나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기 치는 업소들이 그런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주인에게 카페트 가장자리의 실을 약간 태워 보게 하거나, 아예 화학 섬유를 사용한 카페트를 보여 달라고 해서 두 카페트를 서로 비교해 보는 식으로 확인해야한다. 혹은 가격 절감을 위해서 양털과 화학 섬유를 섞어서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카페트의 경우 세월이 지나면 양털 부분은 색이 바래는데 화학 섬유 쪽은 멀쩡한 식으로 티가 나게 된다.

- 카페트를 살 때는 카페트 한두 개만 보고 비교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한 장을 사더라도 적어도 10장 이상은 살펴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디자인도 모양도, 재질도 다르기 때문. 터키의 경우 카페트를 사러 가면 아예 주인이 느긋하게 고르라며 홍차를 타 준다. 또한 상점마다 주력으로 취급하는 카페트 품목도 다른데, 보통은 가게입구와 가장 가까운 부분에 그 상점의 주력 품목을 진열한다.

- 카페트의 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구매자의 흥정 스킬이 가격을 좌우한다. 똑같은 크기에 똑같은 재질의 카페트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은 100달러에 사고, 어떤 사람은 260달러에 사는 경우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전통적인 카페트는 정찰제가 아니며 일일이 손으로 짜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예술 작품과 비슷하다. 즉 어디까지나 자신이 만족할 정도의 가격이 가장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터키어로는 저렴한 가격으로 그 돈보다 더 비싼 가치를 갖는 카페트를 구입한 것을 "나는 카페트(Uçan halı)를 샀다."라고 하는데, 부디 여러분도 나는 카페트를 구입할 날이 오기를.
  1. 마찬가지로 유목민들은 오늘날까지도 곡식자루, 가방, 안장 등도 모두 카페트와 동일한 방식으로 짜낸다.
  2. 이란은 과거엔 페르시아였다. 앤틱(유물) 카페트들은 주로 페르시아 카페트가 제일 많다.
  3. 본 파트의 근원은 이 사이트이다. (터키어) http://www.odekkoyu.org.tr/halimotifleri.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