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1 개요

마르셀 프루스트(1871-1922)의 장편소설. 1913년부터 1927년까지 총 일곱 권으로 나뉘어 출판되었다. 엄밀히 말해,《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이 책들의 총제인 셈이다. 1권인《스완네 집 쪽으로》의 초판은 그라세(Glasse)에서 출간하고, 1차 세계대전 때문에 출판사가 쉬면서 연재가 일시중단되었다. 종전 후 1919년에 나머지 6권과 1권의 재판을 N.R.F 사(오늘날 갈리마르의 전신)에서 출간하게 된다. 연재를 재개하고 나서 4부를 출판한 1922년에 작가가 사망했다. 생전에 작가가 완결해둔 것을 가지고[1] 1927년까지 출판하여 7부까지 연중을 면하고 완간하였다.

2 작품 구성

원래 이 소설은 《스완네 쪽으로》, 《게르망트 쪽》 , 《되찾은 시간》의 3부작 구성이었다. 전쟁으로 인해 중단된 동안 이 작품은 작가 스스로의 원고를 고치는 과정 속에서 오늘날과 같은 분량으로 늘어났다. (작가 스스로도 이 작품은 퇴고와 함께 다시 태어났다고 말할 정도)

1부 「스완네 집 쪽으로 (Du côté chez Swann)」 - 1913년 출간.

1권 스완네 집 쪽으로
2권 스완의 사랑
3권 고장의 이름 : 이름

2부 「꽃 핀 아가씨들의 그늘에서(À l'ombre des jeunes filles en fleurs」 - 1919년 출간. 콩쿠르상 수상작.

1권 스완 부인을 둘러싸고
2권 고장의 이름 : 고장

3부 「게르망트 쪽으로(Le côté de Guermantes)」 - 1920년 출간.
4부 「소돔과 고모라(Sodome et Gomorrhe)」 - 1922년 출간.
5부 「갇힌 여인(La Prisonniére)」 - 1923년 출간. (작가 사후 출간)
6부 「사라진 알베르틴(Albertine disparue)」 - 1925년 출간.(작가 사후 출간)
7부 「되찾은 시간(Le Temps retrouvé)」 - 1927년 출간.(작가 사후 출간)

3 특징

이야기는 1차 세계대전 이전에 프랑스 신흥 부르주아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 화자[2]이 수많은 일을 겪고 중년이 된 시점에서 시작된다. 어느날 우연히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한입 베어물면서 그 맛과 향기와 분위기(일종의 데자뷰)를 통하여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린다[3]. 그러면서 시점은 과거로 넘어가 자신이 아직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이후 점점 작중의 화자이야기속에서 성장해가게 된다. 한마디로 작품 내용이 거의 다 회상신이다. 작가로서 살고 싶었던 주인공은 몇 년이 지나도록 자신이 무엇을 써야할지 몰라 괴로워한다. 그러다 7부 최후에 이르러 비로소 무엇을 써야하는지 알게 되며 을 붙잡는데 그 때 집필에 들어가는 작품이 바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 자체라고.

대세로 떠오른 신흥 부르주아 집단, 그리고 그런 부르주아들과 시대상황에 밀려 점점 몰락해가는 귀족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한 남자의 사랑이별을 통한 고뇌와 슬픔. 사랑 그 자체의 덧없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 작품이 읽기 힘든 이유는 크게 두가지인데 첫번째는 문장이 미친듯이 길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분량이 많다는 점, 세번째이자 특히 가장 괴로운 점은 수많은 미술품과 특정 지역에 대한 모습을 빗대어 묘사한 부분이 너무 많은 나머지 예술, 특히 미술사를 따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알아듣기 힘든 묘사법으로 문장을 꾸몄다는 점이다.[4] 예를 들자면,

  • 일반적인 문장 : 노을석양이 진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식 문장 : 지금 이토록 슬픈 빛으로 빛나는, 마치 보닝턴이 그린 아드리아 해 처럼 한 쪽에서 다른 한 쪽으로 차차 어둠태양을 쫓아가는 형국의 하늘은 그 그윽한 풍광 속에서 아스라이 사라져갔다.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식의 문장으로 채웠다고 보면 된다[5]. 따로 본작에 나온 예술품들과 관련된 정보들만 모아놓은 해설본이 나올 정도. 다만 그만큼 자신의 감정과 눈으로 본 것들에 대해서 치밀하게 묘사가 되어있기에 현대에 들어와서는 '눈으로 쓰는 시'라며 극찬을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6]

4 이것저것

  • 이 책에 영감을 받아 프랑스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 만들어졌다. 책에서 그대로 발췌한 대목이 영화에 나온다. "약국, 화학실험실..." 이 대목은 알베르틴을 묘사하며 나오는 대목이다. "우리는 기억 속에서 무엇이건 다 찾아내게 마련이다. 기억은 일종의 약국, 화학 실험실 같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어떤 때는 위험한 독약이 잡힌다." 출처
  • 무라카미 하루키1Q84에서는 아오마메가 세이프하우스에서 읽는 책으로 등장. 이 책을 선물한 다마루에 따르면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한다(...)
  • 2016년 10월 26일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나온 완역본인 국일미디어(김창석 역)판과 동서문화사(민희식 역)의 가장 큰 문제는 판본인데, 가장 최신 판본이자, 가장 충실하게 반영복원된 판본인 1984년도 플레이야드 전집판이 아니라, 1954년 판본을 저본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 현재 번역중인 민음사(김희영 역)와 펭귄 클래식 코리아(이형식 역)의 저본은 바로 이 1984년 플레이야드 전집판이다. 펭귄 클래식 코리아에서는 이 시리즈의 총제를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라고 옮겨 놓았다. 역자에 따르면 '시절'이라는 단어가 지니는 정서적인 면모를 살리기 위해 선택한 제목이라고 한다. 출판사별 번역차이
  1. 저자가 오래 살았더라면 이 작품은 원고의 추가로 인해, 지금의 배로 늘어났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카더라.
  2. 작가의 분신이면서 주인공.
  3. 그래서 이 소설이 마들렌 과자로 유명하다. 또한 여기에서 비롯된 프루스트 효과는 이미 검증된 효과로 알려져 있다.
  4. 프루스트는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만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글들을 칭찬했고 자신 또한 그런 글을 쓰고자 하였다. 배경지식이 없어도 읽는 보람이 있는 부분 또한 적지 않다. 물론 알아들을 수 없는 부분을 다 넘겨야 하므로 작품을 온전히 즐기기는 힘들지만 말이다.
  5. 당시 프랑스의 한 독자가 출판사로 보내면서 적은 감상에선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6.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권인 <스완네 집 쪽으로>의 원고를 읽어본 한 편집자는 원고출판을 거절하는 편지에서, '제가 아둔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잠들기 전에 침대에서 뒤척이는 장면을 묘사하는데 서른 페이지나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