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슈마허

미국의 영화 감독. 1939년 8월 29일 생.
자기 작품 중 잘만든 작품과 못만든 작품의 차이가 너무나도 극명한 감독. 다르게보면 윗사람들의 갑질로 인해 감독생명이 끊어진 최악의 피해자.

1 경력

어려서부터 영화광이었던 슈마허는 뉴욕 파슨스디자인 스쿨에서 디자인과 디스플레이를 전공하고 CF 촬영에서 미술감독으로 일하다, 우디 앨런의 도움으로 1973년 'Sleeper'의 미술감독으로 할리우드에 입문했다. 그 뒤 각본가로 활동하다 TV영화 '버지니아 힐 이야기'로 감독 데뷔. 이후 '유혹의 선','의뢰인','타임 투 킬', '로스트 보이', '밀애', '폴링 다운' 등의 영화로 연이은 호평을 받으며 유명 감독으로 떠오른다.

2 제작특징

연출의 특징을 살펴보자면, 헐리우드에서 손꼽힐 정도의 비주얼리스트. 굉장히 힘있고 강렬한 비주얼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독특한 색의 사용이 특징. 비슷하게 비주얼리스트형 감독으로 분류되는 팀 버튼의 배트맨과 그의 배트맨을 비교하면 큰 차이를 느낄수 있다. 스타일리스트형 감독. 그렇다고 개성 강한 작가형 감독은 아니고 메이저 감독들 중에선 가장 제작자의 의견에 고분고분 따르는 스폰서 친화형 감독이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명성에 비해 작품 간의 기복이 매우,매우 심한 것으로 악명높다. 잘 만든 작품은 잘 만들지만, 못 만든 작품은..... 그래서 긴 경력과 독특한 개성을 지닌 명작을 많이 감독했음에도 만만찮게 말아먹은 작품도 많아서(...) 거장으로 인정받지는 못한다. 또한 어둡고 충격적인 내용을 만드는 것도 일가견이 있다. 참고로 그가 가장 많이 기용한 배우는 키퍼 서덜랜드.

3 배트맨을 망친 빌런?

배트맨 시리즈의 최종보스급 빌런...이지만 실은 페이크 최종보스.
그래도 배트맨 시리즈 만든 꼴 보면 빌런이 맞긴 맞다. 최근에는 적수가 생겼다.

그러다가 워너브라더스가 배트맨 2의 나쁜 흥행실적으로 인해 팀 버튼을 내팽개치고 그를 후속편의 감독으로 올려놓으면서 그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가 감독한 배트맨 포에버는 발 킬머의 열연으로 그나마 봐줄 만하다.'라는 호평도 있었고 상업 영화로서 흥행성적도 좋은 편이었으나 뒤이어 만든 배트맨과 로빈은 배트맨 영화사상 최악의 망작이라 불리며 물밀듯이 혹평을 맞은데 이어 흥행마저도 미역국을 먹고 말았다.

원래 조엘 슈마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처럼 진지한 작품인 프랭크 밀러 원작의 배트맨 이어 원을 기반으로 어둡고 진지한 정극 스타일의 배트맨 영화를 만들려고 했으나 워너측에서 "어린애들부터 어른들까지 온가족이 좋아하는 액션물로 만들라"고 압력을 넣었다. 물론 감독도 워너측에게 잘 보이려 한건지 자신의 취향이나 아스트랄함 때문이었는지 캐릭터 특성을 전부 기묘하게 꼬아놓은 것도 문제였지만 제일 큰 최종 보스는 워너브라더스측이었던 셈. 여하튼 그렇게 촬영하게 된 배트맨 포에버는 감독이 배우들에게 독단적으로 이러한 설정대로 연기를 하라고 밀어붙이기도 했지만, 제작 도중 배우들도 열불을 냈고 서로간의 불화로 감독이 진땀을 빼야 했다. 특히 발 킬머는 자기 기분대로 촬영을 중간중간 빼먹고 감독에게 나가라고 욕을 하는 등 아주 제멋대로였으며, 투 페이스 역을 맡은 대배우 토미 리 존스도 처음에는 간만에 악역을 맡으니 얼씨구나 하고 감독의 지시에 따라 연기했건만 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진지한 악역이 아닌 노망난 것 같은 모습이어서 감독에게는 성질을 부리고 촬영스텝들을 모질게 갈구는 등 현실에서까지 악역이 되어버리는 사태를 초래했다. 그나마 제일 후배격인 짐 캐리가 열심히 연기해주긴 했지만 그래도 원작의 리들러와는 달리 꽤 엇나간 캐릭터였다. 하여간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제작된 포에버는 흥행만 보면 그럭저럭 성공했으나 평론가들의 평가도 꽤 박하게 받고 DC 코믹스 팬들에게는 원작을 파괴했다는 소리만 듣는 등 수모를 치러야 했다.

여하튼 배트맨 포에버가 자신이 애초에 원하던 게 아니었고 제작때부터 삐걱였지만 의외의 성공을 했으니까 이제는 워너브라더스도 설득시키고 본격적으로 배트맨 이어 원을 영화화하고 싶어했기에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에게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제작사에서는 포에버의 성공 이후 더더욱 어린이 취향에 맞춘 "가족용 배트맨"을 원했고, 그에 맞춰 장난감으로 만들수 있는 캐릭터와 발명품들을 더욱 많이 등장시켜라라며 더더욱 압력을 불어넣었다고 한다. 제작사의 갑질이 영화를 말아먹은 케이스. 여하튼 워너브라더스 입맛 대로 배트맨과 로빈을 만들고 나서 조엘 슈마허는 이제 진짜로 《배트맨 이어 원》 영화화를 만들게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설득했지만 이미 시리즈를 말아먹은 감독의 아이디어를 워너브라더스에서 들어줄리가 없었다.

이로 인해 배트맨과 로빈은 결국 흥행에 참패하고 2차 수익 시장을 통한 본전치기로 만족해야 했다. 결국 지옥의 맛을 본 워너는 당연히 슈마허를 잘라 버렸다. 지들이 그렇게 시켜 놓고서는... 이 뿐만 아니라 다른 3부작들과 달리 배트맨과 로빈은 배트맨 실사 영화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 한 부문에서도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이후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마찬가지로 한 부문도 지명을 받지 못하기 전까지 15년 동안이나 배트맨 시리즈 중 아카데미 시상식에 지명되지 못한 유일한 배트맨 영화였다.

결국 슈마허로서는 굉장히 억울하게 배트맨 영화를 망친 인간이라는 누명을 쓴 셈. 어찌보면 슈마허는 중간보스격이지만 최종보스인 워너브라더스에게 꼼짝못하는 불쌍한 빌런인 것이다. 감독 본인도 캐릭터 하나하나를 아스트랄하게 설정하고 배우들에게 자신이 설정한 대로 연기하라고 독단적으로 밀어붙인게 문제이긴 했지만 그래도 워너브라더스 간섭이 없었으면 이정도까진 아니었다. 그가 만든 배트맨 시리즈는 그의 엉터리 설정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배트맨 시리즈를 그냥 블록버스터 가족액션물로 하라고 지시한 워너브라더스측의 문제도 컸다.

4 현재

'배트맨과 로빈'의 참패 이후에도 감독 활동은 계속 하는 중이지만, 어째 '예전 같지 않다'는 평이 많다. 콜린 패럴 주연의 폰부스를 통해 간만에 체면치레를 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전성기는 지나간 듯. 근작으로는 2011년에 감독한 니콜라스 케이지, 니콜 키드먼 주연의 스릴러 '트레스패스'가 있다. 평은 그다지. 또한 하우스 오브 카드의 시즌 1 5,6화를 맡아 감독하기도 했다. 최근 작품에 갈수록 플롯이 진부해지고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평을 듣는다. 또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무리수적인 설정이나 반전을 넣는 걸로도 까인다(대표적으로 '넘버 23'). 전반적으로 1993년 '폴링 다운'으로 정점을 찍은 점점 하락세라는 평가. 그래도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전성기 시절의 능력이 어디 가지는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좋은 영화들도 많이 만들었지만 그놈의 배트맨과 로빈의 그림자가 생각보다 너무 컸는지, 현재는 마이클 베이, 얀 드봉, 폴 W.S. 앤더슨 등과 함께 구린 영화 전문 감독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본인 역시 기자회견 등 공적인 자리에 설 때마다 계속 배트맨과 로빈 질문을 받는다. 안습. 아마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