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4세기까지 대중적으로 사용된 아랍-이슬람세계의 도검.
사진은 4인의 정통 칼리파의 도검들이며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손잡이가 좀 언밸런스한데 나중에 오스만 제국시기에 다시 만든것.
1 배경
이슬람세계에서 일반적으로 곡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이슬람 성립 시기인 7세기경에는 양날 장검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상업 거점인 아라비아 반도의 메카가 사산조 페르시아와 동로마 제국의 물자들이 몰려드는 상업 도시로써 자연스럽게 무기와 갑옷에서도 양국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당시 두 국가 모두 양날 장검을 주력 무기로 사용했기 때문에 아라비아 반도 부족들도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이슬람 성립 시기부터 아랍인들이 중심이 된 정통 칼리파 시대, 우마이야 왕조시대에는 전 이슬람 지역에 이러한 양날 장검들이 쓰였으며, 아랍인 제일주의를 내세운 우마이야 왕조 시대에는 아랍식의 무장이 많이 쓰였기 때문에 이슬람세계의 주도권이 아랍인에게서 튀르크인으로 넘어갈 때까지 양날 장검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건이었다.
아랍어로는 사이프( سيف)라고 부르지만 이 단어는 도검을 일반적으로 일컫는 단어이므로 어떠한 형태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는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양날 장검만을 따로 일컫는 단어는 달리 존재하지 않으며, 영어권에서는 Early Islamic Sword 등으로 지칭한다. 따라서 당 문서에서도 그러한 호칭을 받아들여 초기 이슬람 도검으로 호칭한다.
2 특징
8세기 | 12세기 | 13세기 |
당시 아라비아 반도 주변국들이 모두 직선의 양날 장검을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이슬람에서 사용하는 도검도 당연히 양날의 장검이었다. 당시의 서양도검과는 대체적으로 같으나 슴베가 폼멜을 직접 관통하여 슴베를 두드려 뭉개서 고정하는 서양도검의 방식과는 달리 슴베에 나무 손잡이를 접착하고, 구멍을 내어 봉이나 파이프를 끼워 고정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서양도검처럼 금속제 폼멜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있지만, 단순히 나무 손잡이를 보강하는 금속 뚜껑 형식의 버트캡으로만 마무리하는 종류도 있다. 손잡이가 굽은 것은 9세기 이후에나 등장하는 것으로, 초창기에는 손잡이도 완전한 직선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맨 위의 4대 칼리프 아부 바크르, 오마르, 오스만, 알리의 도검들은 굽은 손잡이를 가지고 있는데, 손잡이가 너무 낡아 훗날에 새로 만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징은 날 길이가 80cm를 넘게 길고, 손잡이는 전체 15~18cm정도로 한손으로 잡고 사용하게 만들어져 있다. 또 베기성능이 좋도록 날폭이 40mm를 기본적으로 넘기며, 심하게는 60mm정도의 매우 넓은 것도 존재한다. 또 무게중심이 가드에서 5~9인치 지점에 있어 타격력은 굉장하지만 컨트롤은 매우 어려운데, 당시의 무용담 기록으로 추정해 볼 때 방어는 전적으로 방패에 일임하고, 도검은 강력한 베기에 의존하는 힘과 속도를 추구하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슬람 발흥기의 메디나 군대는 물론, 우마이야 왕조에 이르기까지 아랍 군대의 전법은 중무장한 보병집단을 중심으로 하는 군사 제도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마상에서의 사용에 적합하지 않은 양날의 크고 넓고 긴 장검이라도 충분한 효용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양날 장검의 비율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아바스 왕조시대에 이르러 기마 민족인 튀르크인들이 군사적인 업무에서 중핵을 차지하기 시작했으며, 자연스럽게 이들이 사용하던 외날 직도, 혹은 약간 굽은 곡도와 같은 도검들이 이슬람세계에 전파되어 유용하게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맘루크와 같은 전투노예는 물론 몽골의 침략으로 인해 이슬람세계 전체에 몽골식 전법과 장비를 모방하고자 하는 경향이 커졌으며, 아랍인들이 점차 권력의 중핵에서 밀려나고 페르시아인, 튀르크인들이 이슬람 세계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15세기에 이르면 튀르크인들의 오스만 제국과 맘루크 왕조, 이란인들의 페르시아가 중동 이슬람세계를 완전히 양분하여 군사문화에서도 아랍인들의 영향은 거의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이슬람세계의 주력 도검도 킬리지와 샴쉬르와 같은 곡도로 완전히 정착하여 양날 장검은 찾아보기 힘들게 된다.
수단의 카스카라는 유일하게 초기 이슬람 도검의 특징을 간직한 도검으로, 20세기까지 양날 장검을 실전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3 관련 문서
- 무기 관련 정보
- 글라디우스(Gladius)
- 롱소드(Longsword, Langenschwert)
- 레이피어(Rapier)
- 백소드(Backsword)
- 브로드소드(Broadsword)
- 세이버(saber, sabre)
- 스위스 세이버(Swiss saber, Schweizersäbel)
- M1840 중기병 세이버(M1840 Heavy cavalry saber)
- M1902 세이버(M1902 U.S.army saber)
- 쇼텔
- 시미터(Scimitar)
- 아밍 소드/숏소드(ArmingSword / Shortsword)
- 에스터크
- 트레이닝 웨폰(Training Weap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