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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은하영웅전설의 사건. 빌헬름 폰 클롭슈톡 후작이 일으킨 테러와 그로 인해 발생한 부차적인 사건들로 소설판에서는 외전 2권 <별을 부수는 자>에서 서술된 사건이다. 코믹스판도 소설판에서 묘사된 사건과 차이가 없으나 OVA판에서는 테러까지는 같은데 이후의 사건 전개가 다르다.
본 항목은 소설판 & 코믹스판 설명으로 애니판은 빌헬름 폰 클롭슈톡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
2 사건의 배경
클롭슈톡 후작가는 은하제국의 개국과 함께 그 역사가 시작된 명문귀족이었다. 개조인 알브레히트는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 은하연방의 국회의원 시절부터 루돌프를 도와 국가 혁신 동맹 서기장으로 은하제국 건국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새로운 제국이 들어서자 그동안의 공을 인정받은 알브레히트는 내각 서기관장, 재무상서를 역임하다 공화주의자들에게 암살당한 내무상서 팔스트롱의 후임으로 임명되어 훗날 피의 롤러라 불리는 대규모 공화파 숙청을 주도했다.
클롭슈톡 가문은 루돌프 대제 이후 약 스무세대에 걸쳐 무려 여섯 명의 국무상서와 한 명의 황후를 배출하고, 일곱 명이 황실과 혼인을 맺는 등 가문을 순탄하게 유지해 왔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현 은하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4세가 아직 대공이던 시절 선제 오토프리트 황제때 벌어진 대규모 제위계승 다툼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가세가 기울어버렸다.
선제 오토프리트 황제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다. 훗날 프리드리히 4세로 즉위하는 차남 프리드리히는 술, 여자, 도박 등 주색잡기에 빠져 황위 계승경쟁에서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었다. 클롭슈톡 후작을 포함한 제국의 유력 귀족들은 당연히 프리드리히를 비웃고 이를 숨기려하지 않았다. 그런데 장남 리하르트와 삼남 클레멘츠가 서로 반목하며 황위를 노리다 모두 몰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 누구도 생각치도, 예상치도 못하게 차남 프리드리히가 제국의 새로운 황제, 프리드리히 4세로 즉위하게 되자 프리드리히를 비웃던 귀족들은 너나 할 것없이 살 길을 찾아 새로운 황제 폐하에게 충성을 다짐했으나 클롭슈톡 후작은 워낙 프리드리히를 괄시한 탓에 황제 본인보다 황제 주변에 붙은 측근들의 표적이 되어 귀족계에서 매우 깔끔하게 제거되었다. 클롭슈톡 후작과 친분이 있던 귀족들은 즉각 태도를 바꿔 후작을 모른 척 했고 이미 맺어진 약혼이나 진행중이던 혼담도 어떤 이유도 없이 파혼, 취소 통보를 받아야만 했다. 물론 목숨이랑 재산이 남은게 어디겠냐만은
갖은 수모를 받은 후작은 이후 수십 년간 영지에 틀어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귀족들도 차츰 후작을 기억 밖의 인물로 인식하며 그렇게 귀족들 사이에서도 잊혀진 인물이 되었던 후작은 30년이나 시간이 흐른 시점에 기나긴 침묵을 깨고 밖으로 나와 황실에는 영지를 바치고, 정부에는 막대한 헌금을 지불하며, 유력 대귀족들에게는 귀중한 예술품 등을 선물하며 매우 살갑게 나서기 시작했다. 이는 당연히 사교계로 복귀하기 위한 후작의 피나는 노력으로 인식되었으며 특히 황실조차 가지고 있지 못한 귀중한 예술품을 선물받은 제국 필두의 대귀족,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흡족한 반응과 함께 기꺼이 후작을 자신의 저택에서 열릴 저녁 파티에 초대했다. 그렇게 후작은 30년만에 다시 은하제국의 명문귀족들과 군인들이 모이는 사교파티에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후작은 무려 30년이란 시간 동안 자숙이 아닌 자신이 당한 수모와 굴욕, 설움을 곱씹으면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었다. 그리고 보복에 나서기로 결심한 시점부터 그동안 모아온 재산을 과감하게 쏟아붓기 시작했다. 게다가 다른 귀족들은 후작이 보여준 성의에 이미 입이 찢어질 정도로 넘어가 있었기 때문에 그 어떠한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사실 여기에는 30년간 버로우했던 인물이 설마 무슨 일을 저지르겠냐는 식으로 생각했던 것도 큰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
3 폭탄테러
3월 21일, 지금까지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사교계로의 대대적인 복귀를 꾀한 클롭슈톡 후작은 30년만에 은하제국 예비역 대장의 예복을 갖추고 브라운슈바이크 저택에 모습을 드러냈다. 겉으로는 파티에 참여한 노귀족처럼 위장했지만 가방에 강력한 폭탄을 위장시키고 있었다. 차가운 정치적 투쟁이 벌어지던 시절도 아니고 '귀하신 몸'들이 대거 참석하는 자리에서 몸수색이란 존재하지도 않았고 그 누구도 클롭슈톡 후작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1]
클롭슈톡 후작은 파티에 제대로 참여하지도 않고 안내받은 자리에 폭탄가방만을 남겨둔 뒤 빠르게 파티장을 빠져나갔다. 후작의 목표는 황제와 주변 측근 귀족들. 자리가 비워져 있자 주최자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아주 잠깐 후작을 찾았으나 일단 후작의 가방이 있어 크게 의심치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한 귀족부인이 갑자기 쓰러졌고, 일단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과정에서 비어있는 클롭슈톡 후작의 자리에 잠시 앉혀두기로 결정했다. 이에 급히 가방을 치우는 순간, 매우 뜨거운 열과, 강렬한 섬광을 동반한 채 폭탄이 터졌다.
현장에서 10여 명이 즉사,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부상자의 3할 정도는 곧 죽은 사람들을 뒤따라갈 중상을 입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가벼운 상처를 입고[2] 목숨을 건졌으며 파티에 참석했던 라인하르트 폰 뮈젤 역시 폭탄이 터진 장소와 좀 동떨어진 곳에 있었던 덕분에 먼지를 뒤집어 쓴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상해를 입지 않았다. 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4세는 파티 참석을 위해 황궁에서 공작 저택으로 오던 중 '갑작스런 복통'으로 인해 급히 환궁하여 파티에 참석하지 못해 변을 피할 수 있었다.
저택 경비를 명령받아 임무에 충실하던 에르네스트 메크링거가 즉시 사태 수습 및 범인 색출에 나서 유력 용의자들을 추려냈고 얼마 안 가 파티 중 자리를 비운 18명의 용의자 중 폭발물 소지가 의심되고 가장 먼저 파티장을 빠져나간 클롭슈톡 후작이 범인으로 지명되었다.
은하제국 역사에서 대귀족, 황족까지 엮인 암살 시도는 딱히 새로운 것도 놀라운 것도 아니었다. 보통 '불손한 공화주의자'들의 음모로 포장되어 진범을 밝히지 않고 은폐하곤 했으나 이번에는 워낙 범인이 명백하다보니 치안당국이 즉각 출동해 클롭슈톡 후작가로 향했으나 저택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고용인들만이 당황한 채 남아있었을 뿐 후작은 이미 폭탄이 폭발하는 시간에 맞춰 대귀족답게 누구보다 우선적으로[3] 자가용 우주선을 탄채 영지로 도망간 뒤였다.
4 토벌
가장 의심스러운 인물이 도주해버렸다. 제국 정부는 당연히 클롭슈톡의 작위를 박탈하고 반역자로 선언했다. 클롭슈톡 후작도 이제 자신에게 남은건 '완전한 파멸'뿐이란 것을 잘 알고 있는 터라 영지의 사병, 용병 등을 긁어모아 철저항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에 라인하르트가 황제를 알현하고 진압군 사령관을 자청했으나, 브라운슈바이크가 먼저 나서서 이미 윤허를 받은 뒤였다. 사실 브라운슈바이크는 현역이 아닌 예비역 상급대장이었으므로 진압군을 이끌 자격이 없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내 집에서 일어난 사건"인데다 "피해자인 우리 귀족들의 손으로 복수를!"이라는 명분을 내세웠기에 이를 인정하여 일시적 현역복귀 명령과 함께 진압군을 이끌게 됐다. 더불어 여기에는 황제의 배려도 있었다. 토벌군에 플레겔 남작을 비롯한 문벌대귀족들이 다수 참가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이들이 라인하르트의 지휘를 선뜻 받아들일 리가 없었던 것이다. 라인하르트도 황제의 뜻을 알자 납득한다.
이에 따라 토벌군은 3월 30일에 오딘을 출발하여 클롭슈톡 후작령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이 귀족나리들이 워낙 무능해서 고작해야 용병으로 구성된 경비대밖에 없는 후작령 하나를 진압하는 데 한 달 이상이 걸려 5월 2일에야 오딘에 귀환하였다. 토벌군이 원체 오합지졸이었던데다가 지상전에서는 방어군이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전 경험이 없는 귀족 사병들을 위해서 전투기술 고문으로 참전한 볼프강 미터마이어와 오스카 폰 로이엔탈은 짜증이 치솟은 나머지 1주일 동안 손수건을 여러 차례 집어던졌다고. 미터마이어는 아예 "나에게 지휘권을 주면 3일 안에 끝장을 보겠다!"고 분노할 정도였다.
함대전으로 달라진 코믹스판에서도 이들의 무능은 어김없이 나오는데, 한 귀족 사령관은 기함에 애인을 데리고 와서 전투를 보며 좋아라 웃어댔다. 참모들은 황당해했으며 불만이 가득하면서도 로이엔탈은 그 사령관에게 최선을 다하여 작전안을 제시하지만 죄다 무시당한다. 다만 그 애인이 로이엔탈을 보고 추파를 던지고 로이엔탈도 미소지으며 응수했다. 아무래도 나중에 사령관이 피눈물 흘릴 듯? 미터마이어는 그냥 다짜고짜 레일건을 쏴대라는 다른 사령관 곁에서 레일건을 쏴대는 건 무익한 에너지 낭비일 뿐이라고 충고하며 작전안을 제시했지만 그 사령관이란 작자는 "난 레일건이 좋단 말이다! 방해마라!" 라는 소리만 지껄일 뿐이었다. 제국의 흔한 레일건 덕후. 미터마이어는 속으로 "이 작자들은 이기고 싶긴 한건가?" 라고 중얼거리며 물러서야 했다.
이들의 무능함은 끝이 없는 듯했지만 방어군에 비해 토벌군이 전력에서 우세했던 만큼 그럭저럭 진압도 끝났고 역모의 주동자였던 후작이 독약으로 자살하면서 사태는 완전히 종결된다. 다만 코믹스에서는 원작과 달리 우주에서 함대전을 벌이며, 클롭슈톡 후작 역시 전함에 탄 채 전사, 아니 스스로 자살한다.[4]
일단 전투가 끝나자 귀족군들은 후작령의 민간인들을 상대로 강도, 강간, 폭행 등 온갖 못할 짓을 다 하고 다녔다. 실전이 벌어지는 전투 중에는 벌벌 떨던 패거리일수록 여기에는 더 열을 올렸다.[5] 이들을 말리고 민심수습과 전후뒷정리를 해야 할 제국의 귀족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한 팔 거들고 나서는 등 막장짓에 참여하자 여기에 정나미가 떨어진 로이엔탈은 아예 막으려고 하지도 않았고, 미터마이어는 미친 듯이 돌아다니며 귀족들의 만행을 저지하려 했으나 아무 소용도 없었다.
이때 참다 못한 미터마이어가 군율에 의거하여 브라운슈바이크의 오촌 조카인 코르프트 가문의 대위 한 사람을 처형[6]했고, 이 소식을 들은 브라운슈바이크는 노발대발하면서 미터마이어를 죽이려했다. 하지만 아무리 황명을 받은 사령관이라 해도 은하제국의 장군을 황제의 재가없이 멋대로 처벌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단 수감조치가 내려졌고, 오스카 폰 로이엔탈이 라인하르트를 끌어들여 맞서면서 훗날 신제국을 개국하는 공신들의 인맥이 형성될 수 있었다.
한편, 미터마이어 외에도 이 사건의 와중에 귀족군의 폭주를 막으려 한 개념 공무원들도 있었으나, 귀족군들의 불평으로 군복무를 마쳤는데도 강제징집당하여 전방으로 끌려갔다.
...고 하는데 이는 을지판의 오역에서 비롯된 잘못된 인식이다. 서울문화사판에 의하면 해당 사건은 이 사건보다 60여 년 전에 있었던 빌렌슈타인 공작의 반란사건 때 있었던 일로, 당시 파견되었던 재무성 공무원은 공작 저택 내에 존재하는 인력으로 운반할 수 있는 모든 물품에 재무성 딱지를 붙여 제국 정부 소유의 자산임을 분명히 했다. 불행히도 딱지를 붙이지 않은혹은 붙일 수 없었던 세 자리수에 달하는 빌렌슈타인 공작의 애첩들은 미쳐 날뛰는 약탈 미수범들의 분풀이 대상이 되고 말았다.
직무에 충실했던 상으로 재무부 차관에게 표창과 금일봉을 받은 이 공무원은 실제 토벌군 간부들의 압력으로 징병 연령을 넘겼음에도[7] 사병으로 징집되어 최전선으로 보내졌는데, 군부의 기대에 어긋나게도 6년의 군복무[8]를 마치고 살아서 돌아왔다고 한다. 오오!
그리고 이번 클롭슈톡 사건에서는 이런 "모범적인 공무원"이 없었기 때문에 제국 재무부가 회수한 반역자의 재산은 부동산과 명의가 확실한 금융자산뿐이었다고 한다.
더불어 대역죄인 클롭슈톡 후작과 그 무리를 성공적으로 토벌한 브라운슈바이크는 공을 인정받아 제국원수에 서임됐다(…).- ↑ 라인하르트의 참석 때문에 밖에서 대기하던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정도가 평소 기억에 없던 인물이 보여 누구인지 정도의 관심을 보였다.
- ↑ 하지만 심복인 안스바흐가 달려와 공작님! 어디 계십니까! 라고 외칠때 그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여기있다! 안스바흐..날 도와다오..."라고 외쳤다.부상은 가벼웠지만 정신적 충격이 컸을 듯. 더불어 자기가 주최한 파티에 테러를 가한 것에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
- ↑ 아무리 몰락해도 귀족은 귀족이라 클롭슈톡 후작의 도주는 우주공항의 허가를 기다리는 수많은 일반 서민들을 무시하고 우선적으로 처리되었다.
- ↑ 이젠 틀렸다고 피신을 독촉하는 부하들의 진언을 거부하고 전함에 남았기 때문이다.
- ↑ 실제 전쟁에서도 비슷하다. 대개 통제가 부족하고 군기가 해이한 경우 대민범죄가 잘 일어난다.
- ↑ 그 대위는 어느 노부인을 블래스터로 살해하고 시간하려 했다.
- ↑ 이미 군복무를 마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면제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 ↑ 그런데 제국군의 일반 병역은 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