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오직 대한민국 음반 시장에서 쓰이는 용어. 미국 등 팝 시장에서는 타이틀 트랙이라는 비슷한 단어가 쓰이긴 하는데 음반의 이름과 같은 이름의 트랙을 이르는 말이다. 영미권에서 한국의 '타이틀 곡'과 그나마 유사한 단어는 리드 싱글(lead single)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이런 단어가 생긴 경위
한국 음반 시장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싱글이 없고 오직 정규 앨범만을 발매하는 기형적인 행태를 보여왔다. 과거 몇 곡 안 들어가는 SP나 EP보다 재생 시간이 긴 LP가 더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LP만을 생산했기 때문에 싱글이란 것이 나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싱글을 안 낸다고 해도 앨범에서 주로 밀어야 할 곡이나 방송 활동에 나설 때 쓸 곡은 만들게 마련, 이런 곡을 타이틀곡이라고 불렀다.
전자 음원 시장이 확대된 최근에는 아이돌 가수들을 중심으로 주 활동 곡을 디지털 싱글로 발매하는 추세이다. 아이돌 가수들이 한다고 해서 디지털 싱글을 나쁘게 보는 이들도 있는데 원래 구미권에서는 음반에서, 혹은 발매 전 미리 싱글을 공개하는 '싱글컷'이 활성화 되어있다. 다만 요즘에는 디지털 음원 시장의 강세로 CD가 잘 팔리지 않자 디지털 다운로드 형태로 싱글컷을 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아이돌의 싱글 발매 행태에는 상술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싱글의 곡을 앨범에 안 넣는다든지).
3 특징
2010년대 현재처럼 디지털 싱글이나 미니 앨범이 없었던 2000년대까지는 보통 한 앨범에서 두 곡 정도를 정해서 한 곡을 활동 전기로 타이틀곡, 한 곡을 활동 후기로 후속곡으로 활동했다. 당연히 라이브 활동도 타이틀곡 위주로 활동한다. 현 음반시장은 뮤직비디오의 영상효과가 줄긴했지만, 그래도 뮤비 제작과 홍보도 활발히 돌아가고 있다.
타이틀곡의 음악 스타일이나 편곡은 듣는 이로 하여금 노래의 대한 시선과 관심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기에 앨범의 다른 수록곡보다 튀는 편이 많다. 이는 타이틀곡 외의 다른 수록곡들이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음에도, 청취자들에게 '타이틀곡만 좋네'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여러모로 타이틀곡의 존재 자체는 사실 양날의 검으로 관심의 방향을 잡아둘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곡수가 많은 정규 앨범의 경우 다른 좋은 곡들을 묻혀버리게 만들 수도 있는 역효과도 존재한다.
4 외국과의 비교
당연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방식이며 원래 싱글과 앨범으로 나누는 게 정석. 하지만 Title song이라는 용어가 쓰이는 경우도 있는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처럼 밀어야 할 곡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앨범의 제목과 동명인 트랙을 의미한다.
이 타이틀곡 방식은 외국 가수의 앨범을 들여올 때 문제가 생기는데, 외국에는 타이틀곡이란 게 없고 보통 앨범을 발매하기 전후에 몇 개의 싱글로 따로 발매해서[1] 활동 및 판매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멜론같은 우리나라의 음원 사이트에선 무조건 수록곡 중 한 곡 이상에 타이틀곡 표시를 해야 한다. 그 때문에 앨범의 첫 싱글이나 가장 히트한 싱글에 타이틀곡 표시를 해놓는 나름 현지 상황에 입각한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2] 가끔 쌩뚱맞은 곡을 타이틀곡이라며 체크해놓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비욘세의 'I Am... Sasha Fierce (Platinum Edition)' 앨범과 '4 (Deluxe Edition)'의 경우가 있는데, 싱글컷은 커녕 주목받지도 않은 'Honesty'와 'Lay Up Under Me'를 타이틀곡이라며 표시해놨다. 덕분에 그 두 곡은 전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히트친 곡이 되어버렸다(...).
간혹 한국 가수가 피쳐링에 참여했던 곡을 앨범 홍보용으로 타이틀곡에 올려놓는 경우도 있다. 이를 한국 팬들은 진짜 대표곡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스크릴렉스가 낸 앨범 Recess에서는 CL과 지드래곤이 참여한 Dirty Vibe라는 노래가 수록되었는데 정작 진짜 대표곡은 Try It Out이었지만 타이틀곡에는 Dirty Vibe가 올라갔다(...)
5 전략
두 곡 이상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하는 '더블 타이틀' 전략도 존재하는데, 이는 잘 사용하면 차트 상위권에 자신의 곡을 여럿 넣을 수 있지만 잘못 시도할 경우 되려 대중의 관심도가 흩어져 이도저도 아닌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것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2NE1 정규 1집. Can't Nobody/박수쳐/Go Away 트리플 타이틀을 내걸고 주간 1, 2, 3위를 독식했다. 전곡 타이틀도 있다
음반 시장의 변동과 함께 가수들의 앨범 활동 자체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2곡을 미리 공개[3]한 뒤 활동하는 것도 사실 흔한 패턴.
거의 모든 가수들이 타이틀곡의 인기 여부와 반응 등에 따라서 후속곡 활동 시기를 조율하거나, 혹은 아예 후속곡 활동을 하지 않고 빠르게 새 앨범으로 재기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
타이틀곡을 도중에 급히 수정하는 경우 역시 소속사의 빠른 판단에 의해서 성공하는 경우와 실패하는 경우로 나뉠 수 있다. 멀쩡한 타이틀곡을 다른 곡으로 바꿔서 이도저도 안 되는 사례가 생기기도 하고, 타이틀곡감이 아니었던 곡을 '신의 한 수'급으로 빠르게 바꾸어서 인기를 찾는 사례도 많다. 버즈의 'My Darling (End)' → '남자를 몰라', '카라의 'Wanna' → '미스터' 가 후자의 대표적인 경우이다. 둘 다 바꾼 타이틀 곡이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로 남았고 원래 타이틀곡은 다소 묻혔다.
홍보는 보통 앨범 발매와 동시에 시작하게 되는데, 타이틀곡의 경우는 인터넷 포털 등 앨범 정보에 바로 기재되는 반면 후속곡의 경우 앨범 발매 후 반응과 수록곡 등의 인기도 등을 보고 결정하는 경우도 있기에, 항상 앨범 발매와 동시에 등록되는 것은 아니다.
6 문제점
싱글이 안 나오다보니 타이틀곡만 듣고 싶은데 억지로 정규 앨범을 사야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4], 심지어는 타이틀곡만 좀 좋게 만들고 나머지 곡은 대강 때우는 가수들도 많았다. 음원 불법 다운로드가 기승을 부릴 때, 그들은 이를 이유로 들어 음반을 구입하지 않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하기도 했다.
타이틀곡은 주로 앨범 내에서 가장 귀에 잘 들어오고 후렴구의 중독성이 있거나, 따라 부르기 쉬운 곡들 등 대중의 귀와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곡들 위주로 선정한다. 다만 모든 사람의 만족을 충족시킬 수 없듯이, 앨범 설정이나 무대 컨셉에 맞춰서 타이틀곡을 선정하다가 앞서 언급했듯 타이틀곡 외에 다른 좋은 곡들이 묻혀지고 잊혀지는 데에 일조할 수 있고 이는 후속곡 활동에 타격이 가능 경우도 있다. 가장 최악의 음반 활동은 타이틀곡의 인기가 떨어져서 성공할 수도 있는 앨범 자체의 인기도 함께 묻혀버리는 것. 이래저래 노래 한 곡이 그 앨범과, 나아가 그 가수를 대표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을 만큼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앨범의 다른 수록곡, 특히 후속곡이 타이틀보다 더 반응이 좋은 경우[5]는 흔하게 있다. 아무리 앨범 컨셉과 설정을 철저히 맞춘다 해도, 대중의 반응과 취향을 100%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리드 싱글이 망해도 다른 곡을 후속 싱글로 투입할 수 있고, 실제로 영미권이나 일본의 앨범은 보통 싱글이 3~4곡 정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활동곡이 타이틀곡-후속곡 두 곡으로 굳어지다 보니 앨범의 프로모션을 유연하게 할 수가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 ↑ 서양 음악 시장의 경우, 앨범 발매하기 전에 싱글을 한두 곡 발매(물론 두 싱글 사이엔 짧으면 몇 주, 길면 몇 달 정도 텀이 있다. 이건 모든 싱글이 마찬가지)하고, 앨범 발매 후 1~5개 정도를 싱글컷 한다. 일본의 경우 싱글을 하나하나 공개하다가 마지막에 발매했던 싱글들과 그 외 수록곡들이 포함된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 사실 싱글싱글 하지만 요새는 디지털 시장의 활성화 덕분에 정규 앨범을 통채로 사지 않아도 됨으로써 싱글=활동곡 이렇게 인식하는 게 간편하다. 물론 일본은 아직도 디지털 싱글보다 피지컬 싱글 음반 시장이 주류다.
- ↑ 사실 싱글로 발매한 모든 곡에 타이틀곡 표시를 하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긴 하다.
- ↑ '더블 타이틀'과는 다르게, 두 곡이 동시에 타이틀곡인 것이 아니라, 타이틀곡용 한 곡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후에 같이 공개한 곡은 후속곡 포지션인것처럼 해놓고, 활동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이후 신곡 등을 추가해 리패키지 앨범 등을 내거나 싱글을 빠르게 내는 경우
- ↑ 사실 이건 미국에서도 사용한 전략이다. 정규 앨범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 인기가 많은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싱글로 발매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듣고 싶으면 비싼 앨범 사라고대표적인 예가 브리트니 스피어스. 브리트니는 명성에 비해 싱글차트에서의 성적은 저조한 편이었는데, 이는 브리트니의 초창기 시절 그녀의 레이블에서 정규 음반에 몰빵(...)하기 위해 싱글컷을 잘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 타이틀 곡보다 후속곡이 훨씬 유명해진 사례로는 대표적으로 김현정 3집의 멍, 윤하 2집의 빗소리, 김경호 2집의 금지된 사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