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스티븐 킹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
플롯(Plot)은 허구의 소설에서 연결되는 일련의 사건의 논리적인 패턴과 효과를 위한 배치를 일컫는 말로, 인물, 주제, 배경, 문체 등과 함께 허구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이다. '구성'이라고도 한다.
플롯의 핵심은 인과관계이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지금 일어난 사건의' 원인이며, '미래에 일어날 사건'은 '지금 일어난 사건'의 결과이다. 즉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떼어놓고 늘어놓으면 줄거리(스토리)지만, 사건들을 원인과 결과라는 사슬로 엮으면 플롯이다. 이 사슬이 뚝뚝 끊겨 있는 작품은 '개연성이 떨어진다' '감정 이입이 안 된다'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왜 사건들을 굳이 원인과 결과로 엮는가. 답은 간단하다. 독자를 납득시킬 수 있다. 그리고 사건을 극적으로 만들어주며 의미를 부여해준다. 어쩌다가, 별 이유 없이, 도중에 우연히 일어난 사건은 '현실적'일 수 있어도 '드라마틱'하진 않다. '현실적'인 작품을 보는 독자는 언젠간 헛웃음을 친다. 뜬금없이 뭐지? 왜 저렇게 되지? 하고 말이다. 강력한 주인공이 적대자에게 맞고만 있다면 독자는 황당해 한다. 그러나 주인공이 맞을 수밖에 없는 원인[2]을 사건 이전에 보여줬다면 독자는 맞는 주인공을 보며 납득한다. 심지어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하기까지 한다. 이것이 스토리와 플롯의 차이다.
모든 작품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독자는 작품이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거짓말이길 바란다. 논리적으로 설득이 안 되면 감정은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남자가 '난 그녀를 사랑해' 라고 한다면 듣는 사람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러나 남자의 마음을 이해하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그녀를 보기만 해도 두근거려. 다른 여자를 보면 안 이래. 난 그녀를 사랑해' 라고 한다면 듣는 사람은 그의 감정까지 느낄 수 있다. 사랑하는 '이유'를 설명해줬기 때문이다. 내 어디가 예뻐? 라는 질문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합당한 이유를 찾아서 납득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 독자는 납득하는 순간 그제서야 작품에 감정을 이입하기 시작한다. 억지감동, 감성팔이라는 비난은 관객이 작품을 논리적으로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결과다.어디가 예쁘냐는 질문에 감성팔이 억지감동 효과 노리다간 차인다는 얘기인가 그러므로 플롯이 중요하며, 작품 세계에서 논리가 없이 '그냥' 일어나는 사건은 없는 것이 좋다.
기본적인 전제가 있다. 사건은 인물의, 인물에 의한, 인물을 위한 것이다. 인물과 무관한 사건들은 아무리 잘 엮어도 플롯이 못 된다. 그 전에 인물과 전혀 관계 없는 사건은 작품에서 보여줄 가치가 없다. 플롯은 인물과 늘 함께한다.
미타카 진은 "어떤 주인공이 어떤 세계와 장소에서 어떤 사람과 사건을 만나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것을 느끼고 최종적으로 어떻게 되었는가"가 플롯의 뼈대라고 한다.
2 오해
인터넷에서 스토리와 플롯을 구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로 플롯이 단순하면 스토리가 없는 줄 안다. 플롯과 스토리는 애초에 개념부터 다르다. 스토리는 사건의 모방을 말하는 개념이다. 반면 플롯은 그것을 개연성 있게 하기 위한 논리적 배치 그 자체를 말한다.
예를 들어서, "왕비가 죽었다, 왕도 죽었다"는 스토리지만, "왕비가 죽었다, 왕은 너무 슬펐다, 그래서 왕은 죽었다"는 플롯이다.
3 좋은 플롯의 필요조건
- 긴장이 있어야 한다. 긴장이 없다면 스토리일뿐 플롯은 아니다[3]
- 대립하는 세력으로 갈등을 만들어라
- 대립하는 세력을 키워 긴장을 고조시켜라
- 등장인물의 성격은 변해야 한다. 선과 악으로 구성된 이분법적 구성은 곤란하다
- 모든 사건은 중요한 사건이어야 한다. 중요하지 않은 사건은 생략하라
- 결정적인 것을 사소하게 보이도록 해라. 이는 추리플롯에서 중요하다
- 무슨 일이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작가가 신이라고 뜬금없이 스토리를 전개하면 안된다
- 절정에서는 주인공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4 유형
추구 | 돈키호테는 사랑을 얻을것인가? | 돈키호테, 오즈의 마법사 |
모험 | 초점을 여행에 맞춰라 | 해저 2만리, 로빈슨 크루소, 걸리버 여행기 |
추적 | 도망자의 길은 좁은게 좋다 | 죠스,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
구출 | 흑백논리도 설득력이 있다 | 스타워즈 |
탈출 | 실패한 이후에 성공하게 하라 | 빠삐용 |
복수 | 범죄를 목격하게 만들어라 | 햄릿, 스팅 |
수수께끼 | 가장 중요한 단서는 감추지마라 | 도둑맞은 편지 |
라이벌 | 경쟁자는 상대방을 이용한다 | 벤허 |
희생자 | 주인공의 정서적 수준을 낮춰라 | 신데렐라 |
유혹 | 복잡한 인물이 유혹에 빠진다 | 파우스트 |
변신 | 변하는 인물에는 미스터리가 있다 | 늑대인간, 드라큘라 |
변모 | 변화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 피그말리온, 입맞춤 |
성숙 | 서리를 맞아야 맛이 깊어진다 | 허클베리 핀의 모험 |
사랑 | 시련이 클수록 꽃은 화려하다 | 오만과 편견 |
금지된 사랑 | 빗나간 사랑은 죽음으로 끝이난다 | 로미오와 줄리엣, 안나 카레니나 |
희생 | 운명의 열쇠가 도덕적 난관을 만든다 | 카사블랑카 |
발견 | 사소한 일에도 인생의 의미가 담겨있다 | 여인의 초상 |
지독한 행위 | 작은 성격결함이 몰락을 초래한다 | 지옥의 묵시록, 오델로 |
상승&몰락 | 늦게 시작해서 일찍 끝마친다 | 대부, 이반일리치의 죽음 |
이상 유형의 출처는 풀빛 출판사에서 출간한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이다. 이외에도 플롯 구분 방법은 많다. 프라이는 사계절에 창안해 희극,로망스,비극,아이러니로 구분한다.[4]
위의 플롯들은 플롯의 '정의'가 아니다. 다만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플롯들을 정리해놓은 것이다. 플롯을 저 위의 것들로 한정하는 실수는 하지 말자.
5 기타 용례
구어에서는 '스토리'와 철저히 구별하지 않고 섞어 쓴다.
레딧 등의 영어권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밈인데, "스토리가 좋아서 본다"("I Watch It For The Plot")라고 제목을 달아놓고서 절대 스토리 때문에 보는 것일 리가 없는 므흣한 컷들을 잘라 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노출 등 다른 요소가 아닌) 스토리, 줄거리'라는 의미로 plot이란 표현이 쓰임.
6 관련항목
- ↑ 의외로 자주 틀리는 표기법이다. 정상적으로 이 문서의 의미로 플롯이라고 썼는데도 악기 이름이라고 생각해서 이해 못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
- ↑ 주인공의 눈앞에서, 적대자에게 가족이 위협받고 있다든지... 물론 '적대자가 가족을 납치했다' 는 사건 역시 어떤 사건의 결과여야 좋다. 가족과 행복하게 웃고 떠들던 주인공의 모습을 과거에 보여줬으면 효과는 배가된다. 사건 하나 하나를 원인과 결과로 엮는 건 무척 골치 아픈 일이다. 하지만 할 수밖에 없다.
- ↑ 물론 장르에 따라서 의도적으로 넣지 않을 수는 있다. 치유계 항목 참조.
이래서 치유계가 욕먹는다. - ↑ Frye,'Anatomy of criticism:four essays',New Jeresey:prinston univercity,1957
- ↑ 문학 연구와 비평을 위해 플롯의 개념을 가르친다.
- ↑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가르치는데 주력하는 학과인 만큼 플롯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