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헤이세이 라이더 1호인 <가면라이더 쿠우가>의 소설판. 원제는 '소설 가면라이더 쿠우가(小説 仮面ライダークウガ)'이며, 저자는 아라카와 나루히사(荒川稔久). (물론 원작은 말할 것도 없이 이시노모리 쇼타로(石ノ森章太郎)다.) 출판사는 코단샤(講談社)이다.
2 줄거리
원작 <가면라이더 쿠우가>의 배경인 2000년으로부터 13년 후인 미래(즉 소설 집필 당시 현재), 이치죠 카오루 형사와 일본 경시청 동료들은 새로운 미확인생명체(그론기)의 짓으로 의심되는 사건을 추적한다. 이치죠의 후배 경찰관 나츠메 미카(夏目実加 / なつめ みか)의 아버지인 나츠메 교수가 남긴 노트를 바탕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쿠로가타케 유적 근처에서 더 무서운 그론기들을 봉인한 제2의 유적이 발굴되고, 쿠우가의 프로토타입에 해당하는 또 다른 전사의 벨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3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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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TV드라마 <가면라이더 쿠우가>의 후일담을 그린 장편소설로 원작 드라마의 메인 각본가를 맡았던 아라카와 나루히사가 집필했다. 코단샤가 토에이 히어로의 미디어믹스 전개를 목표로 기획한 캐릭터 문고 시리즈의 일환으로 만들어졌으나 제반 사정으로 인해 집필이 늦어져 다른 헤이세이 라이더 소설판들보다 훨씬 늦게 발매되었다. 전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챕터의 제목으로는 TV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각각의 내용에 대응하는 2글자짜리 한자어가 사용되었다.
- 원작의 배경인 2000년으로부터 13년 후의 미래인 2013년을 배경으로 이치죠 카오루 형사와 경시청 동료들이 새로운 미확인생명체(그론기)의 짓으로 의심되는 사건을 추적하는 모습을 묘사한다. 쿠우가로 변신하는 원작의 주인공 고다이 유스케는 TV 시리즈 파이널 에피소드에서 최후의 싸움을 끝내고 행방을 감춘 것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건은 이치죠의 시점에서 그려지고 있으며, 고다이는 이제나저제나 하다가 소설이 끝나기 몇 페이지 전에야 가까스로 등장하여 이치죠와의 감동의 재회를 보여준다. 또한 파이널 에피소드 에필로그에서 묘사된 '외국의 해변을 배경으로 아이들에게 저글링을 보여주는 고다이의 모습'은 사실 이치죠가 꾼 꿈이며, 실제로는 미확인생명체 제0호인 운 다그바 제바와의 싸움이 끝난 후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고 설명된다.
- 이 소설에서 고다이 본인은 사실상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가까운 역할이며 캐릭터로서의 비중은 한없이 낮다. 이치죠나 다른 친구들이 끊임없이 자기들끼리 대화와 회상을 통해 고다이와의 추억을 되새기고 그의 행방을 궁금해하기 때문에 작품 전체에서 느껴지는 고다이의 무게는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실제로 나와서 하는 일은 별로 없으며, 그나마 회상으로 제시되는 장면들도 대부분 TV 시리즈 당시에 나왔던 장면들이라서 '이거 혹시나 영상화할 때 오다기리 조를 최대한 안 내보내기 위해서 일부러 이렇게 쓴 거 아닌가' 싶을 정도다. 중간에 이치죠가 사고에 말려들어 입원했을 때 혼수상태에 빠져 고다이와 만나는 개꿈을 꾸긴 하는데 왠지 이 때 간략하게 묘사된 고다이의 몰골이 요즘 오다기리 느낌에 더 가까워서 흥미롭다.
-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진 주인공은 이치죠 형사 쪽이고 TV 시리즈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동료들이나 고다이의 지인들이 적재적소에서 튀어나와 충고를 하거나 도움을 주거나 같이 싸우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팀플레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 만큼 실제 사회와 최대한 비슷한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 과학, 법률, 비즈니스, 맛집, 일상풍경 등등의 다양한 디테일이 총동원되어 중반까지는 그냥 일반범죄를 다룬 추리 스릴러 소설 느낌이 농후하다. 익숙한 캐릭터들이 13년 동안 어떤 식으로 바뀌었는지 돌아보는 동창회로서의 재미도 놓칠 수 없다.
솔직히 그 바람둥이 츠바키가 다른 여자를 다 내치고 사쿠라코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알짱거리고 있다는 건 믿기 어렵지만.
- TV 시리즈 당시에는 어린 소녀였던 게스트 캐릭터 나츠메 미카가 성장한 모습으로 재등장하여 이치죠의 후배 경찰관으로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데, 처음에는 그냥 조연으로 보였으나 뒤로 갈수록 의외로 중요한 역할임이 드러난다.[1] 원작에서부터 존재했던 캐릭터이긴 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가장 크게 변화한 케이스라서 사실상 신캐릭터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 또한 그녀의 아버지 나츠메 교수가 남긴 노트를 바탕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쿠로가타케 유적 근처에서 더 무서운 그론기들을 봉인한 제2의 유적이 발굴되고 쿠우가의 프로토타입에 해당하는 또 다른 전사의 벨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새로운 싸움의 불씨를 제공한다.
- 이 소설에서 적으로 등장하는 신종 그론기들은 바로 그 제2의 유적에서 튀어나온 놈들로,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장미문신 여인 그론기인 라 바르바 데의 사주를 받아 새로운 게겔을 시작한다. 기존의 그론기들이 히피처럼 확 눈에 띄는 차림새로 인간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암약했던 데 비해 이들은 적극적으로 인간의 문화를 학습하고 그들의 사회에 섞여들어가 회사 사장, 아이돌 가수, 유력 정치인 등의 직업을 얻은 뒤 신중하고 치밀하게 계획을 진행시켜 나간다는 점이 다르다. 그론기보다는 <초광전사 샹제리온>의 다크자이드나 <가면라이더 키바>의 팡가이아에 더 가까운 느낌의 설정인데, 괴인으로서의 무력뿐만 아니라 인간사회에서의 현실적 영향력까지 갖춘 이들을 상대로 이치죠 일행은 훨씬 어려운 싸움을 강요받게 된다.
- 전체적인 인상으로 보면 TV 시리즈 에피소드 43 '현실'의 확장판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이치죠를 비롯한 일반인 캐릭터들이 발에 땀나도록 뛰어다니며 사건을 추적하는 모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고다이의 귀환이나 쿠우가의 전투는 마지막에 살짝 맛을 더하는 양념으로밖에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4장까지는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찬찬히 진행하던 스토리가 갑자기 제5장에서 숨쉴 틈 없는 급전개로 바뀌어 '최강의 적을 너무 쉽게 처리했다'는 인상을 주고, 중요 캐릭터인 라 바르바 데의 행방이 모호하게 처리되는 등 진정한 완결편이라 보기에는 좀 미묘한 구석도 있다.
- 사실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점점 인간이 아닌 존재로 변해가면서 고통받으면서도 타인의 미소를 지키기 위해 결코 물러서지 않았던' 고다이의 마음을 이해한 이치죠가 '이번에는 고다이의 미소를 되찾아주기 위해 우리가 살아갈 차례다'라면서 그의 귀환을 끈질기게 기다린다는 설정에 있다. '히어로란 무엇인가? 히어로가 휘두를 수밖에 없는 폭력은 과연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졌던 TV 시리즈에 이어서 '과연 싸움이 끝난 후에도 히어로는 계속 필요한가? 전투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인 상처를 입은 히어로는 과연 누가 구원해줄 것인가?'라는 화두까지 끌고 나와서 하나의 결론을 제시했다고 할 만한데, 문제는 이런 부분이 너무 지나치게 강조되다보니 시각에 따라서는 '고다이를 일편단심으로 기다리는 이치죠의 장대한 수절과부 동인지'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물론 작가는 그렇다고 해서 이치죠가 게이라는 건 아니고 어릴 때 경찰관인 아버지가 사고사한 뒤 어머니가 슬퍼하는 게 가슴에 맺혀서 혹시나 똑같은 비극이 벌어질까봐 여자를 안 사귄다는, TV판에서도 언급되었던 비화를 줄줄이 늘어놓고 있지만, 미카가 대놓고 어택을 하고 주위에서도 '눈치 좀 채라'고 해도 '그 아이는 그럴 아이가 아니야'라면서 무슨 하렘물의 주인공 수준의 둔감함을 과시하면서도, 고다이는 꿈에서 볼 정도로 그리워하고 마지막 대목에선 주위의 상황이나 사람들을 다 배제하고 고다이와의 대화장면에만 포커스가 맞춰진 게 '장대한 수절과부 동인지' 그 자체다.(.....)
아라카와 "그론기 네놈들은 그저 주인공들을 만나게 해주는 기계일 뿐이지! 핫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