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다시 가기
하나 둘 셋....엇?! 탄피 하나가 모자랍니다!
알 포인트
군 부대는 보통 인적이 드문 곳에 있기 마련인데 그런 곳에서 혼자나 둘이서 야간근무를 섰다가 귀신을 보고 깜놀하는 이야기다. 군 부대라는 위치적인 특징 때문에 그냥 괴담보다 더 무서울 때도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케이스가 많다.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같은 경우 군대 괴담만 따로 모아놓은 카테고리가 있을 정도. 또한 대대로 계속 보인다는 특성도 있다. 이 경우는 선임이 후임에게 구전하는 식으로 이어가다 보니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주로 전방부대에 많이 나타나지만 후방이라고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일반적인 괴담의 패턴답게, 알고 보니 사연있는 자리더라... 하는 것이 대다수. 그런데 가끔 그런 거 없는 요괴출몰형 괴담도 있어서 주목된다. GOP에서 밤에 짬돼지를 보면 요괴가 뭔지 알 수 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단순한 납량특집쯤으로 들리겠지만,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도 많다. 약한 경험으로는 기상 시간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고 가위에 눌리지 않았지만, 스피커가 아닌 천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 한 번도 가위에 눌리지 않았지만 군대에서 처음으로 가위에 눌리는 등. 과학적으로 해석하자면 갑자기 바뀐 환경과 생활패턴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거기에 이전에 들었던 괴담의 기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유추할 수 있다. 특히 군대라는 묘한 환경하고 합쳐지니까 10배는 더 무서운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야기의 주체가 병사가 아닌 간부, 그것도 짬 높은 고참 부사관이라면 무서움은 배가 된다. 그 나이 먹은 사람이 괜히 실없는 소리를 하리라 생각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왠지 카더라가 아닌 실제로 겪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
사실 군 부대가 주둔하는 곳에는 저마다 사연이 있다. 우선 시가지에 들어서기 힘들고 사람이 적은 산속이나 과거 격전지, 전략적 요충지 등에 주로 들어선다는 점도 한몫하며, 무엇보다 땅값이 싸다보니 아래 나오듯이 공동묘지도 언급되는 것이다. 때문에 반대로 시가지에 있고 근무환경이 비교적 편한 부대들은 괴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학교괴담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이쪽은 이런저런 이유로 죽은 사람들이 한을 풀지 못하고 떠돌아다닌다는 전제가 있다.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 게 군 생활에 편할 것이다. 실제로 옛날에 자살한 신병이~ 따위의 얘기는 어디 아무 군대를 가도 다 있으니까. 뭐 겪으면 그렇게 못 하겠지만.
물론! 귀신보다 고참이 더 무섭다.
(귀신과 마주 보고 있는 상황에서 고참이 부른다면?) 고맙지 뭘
다음은 군대 괴담의 주된 패턴
- 오래 전 부대에서 자살 사고가 있었다. 혹은 장비 사고가 있었다. 예시
- 특정한 지점[1], 혹은 특정 시각에 뭘 봤다는 이야기[2]가 들린다. 도깨비불 경험담도 있다.
- 구형 군복을 입고 있거나, 못 보던 부대마크를 단 병사 또는 간부가 야간에(또는 드물게 주간에) 영내에 초소, 사무실 등에 나타난다. 기록을 찾아 보니 과거 부대에 근무했던 사람, 이미 죽은 지 오래 된 사람.
- 사람이 지나다닐 수 없는 장소 (물 위, 절벽 등)에서 걸어다니거나, 철조망이나 장벽을 통과해 지나간다. 순찰 또는 경계 근무 중 낯모르는 군인이 갑자가 시야에 나타나거나 사라진다.
- 일병~상병이나 부임한지 얼마 안 되는 간부들은 무시하지만, 병장이나 행보관 같은 간부들은 눈치를 챈 듯한 분위기
- 영감이 좋은 신병이 전입 와서는 "저기에 누가 있습니다."
- 논산훈련소의 수류탄 투척훈련 코스에서 "교관님, 몇 개월 전에 XXX라는 훈련병이 여기서 수류탄 오발로 죽지 않았습니까?"라는 질문에 소스라치게 놀란 조교와 교관이 네가 그걸 어찌 아냐? 라고 묻자 "저기서 절 손짓해 부르고 있어서 말입니다"라고 대답했다는 식. 군대 내의 사건사고는 외부로는 퍼지지 않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부대 내에서 들으면 정말 섬짓한 경우가 많다.
- 나중에 알고 보니 슬픈 사연이 숨어있었다. 대개 한국전쟁 시기의 격전지에서 이런 말이 자주 나온다.
- 군용 무전기를 통해 6.25 당시 통화 내용과 전장 소음이 그대로 들려온 이야기가 있었다. BJ쌈디의 라디오 방송 중 언급된 이야기.
- 실제로 만화가 레스트바티칸의 군대동기가 사회에 있을 때 박수무당이었는데 어느 날 레바의 침대에 처녀귀신이 있다고 잠자리 옮기라고 했으나 레바는 그 동기 말 안 듣고 그 처녀귀신에게 작업 걸다가 그날 밤 가위에 눌렸다고 한다(...).
- 부대위치가 원래 공동묘지나 무덤이 있었는데 그냥 밀어버리고 지어서 그 유령이 나타난다~ 하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비슷한 계열로 군대 담장 안이 온도가 낮은(철조망 사이에 두고 건너편은 눈이 녹고 부대 안은 눈이 안 녹는 경우도 있으니....)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라는 것도 있다
- 육군 모 후반기교육 부대에서 2014년 4월에 실제로 야간 불침번 근무자들이 영내에서 흰 옷을 입은 괴 노인을 일주일 내내 목격한 사건이 발생하여, 교육단장에게까지 보고되어 헌병대가 출동한 소동이 있었다. 물론 귀신 잡으러가 아니라 진짜로 무단침입한 거수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끝내 잡히지 않았고, 당시 해당 부대가 막사 신축공사중이었는데 터파기 공사 중 그 자리에 있던 오래된 무덤을 건드리는 바람에 노인 귀신이
빡쳐서나온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사실 해당 부대는 이전부터 유달리 심령스폿이 많기로 유명한 부대였다.
-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패턴도 있다. 겪고 나서 아무도 안 믿을까봐 가만히 있다가 다른 경험자가 말하면 나도 겪었다는 식으로 다수의 경험자가 나오기도 한다.
- 모 공군 비행단의 경우 서문 바로 옆 언덕의 초소가 유명한 자리였다. 심지어는 검열(ORI)기간동안 헌병 1명과 투입된 수송대대 병사도 겪어서 식겁했다고(부족한 초병 인원을 타 대대에서 받은 경우). 젊은 여자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참고로 인근 500m 이내에 민가는 없었다. 들리는 말로는 과거부터 병사들이 야간에 해당 초소로 근무 투입되기를 망설이고 심지어 거부하는 사례까지 나오자, 중대장과 주임원사가 무슨 일인가 싶어 야간 근무로 들어갔다가 다음 날부터 조용히 공초소가 되었다 카더라. 검열 기간 동안에는 모든 초소에 인원이 배정되기 때문에 공초소가 없고, 들어가는 병사들마다 말이 많았다.
- 탈영했다던 어떤 병사가 사실은 탈영한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살해돼서 부대 안 어느 장소에 암매장되어 있다는 이야기.
- 밤에 보초 서던 병사에게 웬 할머니가 갑툭튀하더니 음료수 캔을 내밀며 "이것 좀 따주게"라고 부탁한다. 순간적으로 당황한 그 병사는 아무 생각없이 뚜껑을 따주려고 하는데, 옆에서 이를 발견한 동료가 정신 차리라고 병사를 한 대 때린다. 병사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할머니는 없고, 뚜껑을 따드리려고 손에 들고 있던 음료수 캔은 어느 새 수류탄으로 바뀌어 있다.
아니 근데 애초에 수류탄은 가로로 빼는거고 캔은 세로로 따는거잖아? - 고참과 신병이 함께 근무를 서는데, 고참이 신병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신병은 파랗게 질린 얼굴로 "아닙니다!"만 외친다. 이놈이 미쳤나 싶어서 근무 끝난 이후에 물어보니 귀신이 고참 뒤에서 웃으며 "이 XX 죽여줄까?"라고 계속 물어봤다는 것.
- 그래도 자대는 대체로 병력도 많고 서서히 적응도 되겠지만, 일정 기간 일정 단위(예로 중대)로 파견 나가서 경계 근무만 서는 군단 탄약고 따위는 정말 무섭다. 그런 멋진(!) 곳이 있다. 일단 자기 부대도 아니니 익숙지도 않은 데다, 중대 병력 대다수는 한참 떨어진 막사에 남고, 근무조만 탄약고에 배치된다. 산마루에 있는 각 초소로 2명씩 올라가는데, 그 중 한 초소로 가는 길목에 무덤들이 있다. 그 무덤 중 하나는 대학생 때 죽었다는 여자! 그것도 하필 여대 출신이다. 비문에는 "XX여고를 졸업하고 oo여대에 다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가 버리다." 이런 식으로 적혀 있다. 처녀귀신 당첨 확실! 그래서 그쪽 초소 근무가 걸리면 공포에 질려 버리지만, 이미 그 탄약고에 퍼진 귀신 소문 때문에 다른 초소 근무자도 처음 얼마 동안은 긴장 상태다. 문제의 제死(4)초소는 몇 주가 지나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햇빛 화창한 낮에는 비문까지 읽었지만 야간 근무 때는...(여기까지 적었으면 그쪽 군단 소속이었던 이들은 다 눈치챘을 듯?)
- 유난히 동떨어진 초소 근처 나무에 단검자국이 엄청나게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밤중에 초소에서 근무서면서 졸다가 근처 나무를 귀신으로 오인해서 놀란 나머지 단검을 그렇게도 던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