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피

Groupie

1 개요

서구권에서 연예인, 특히 락 밴드들을 쫓아다니는 열성적인 여성팬을 이르는 말이다. 'groupie'라는 용어 자체도 락 그룹(group)을 쫓아다니는 여자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1] 빠순이사생팬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의 사생팬들과 다르게 이들의 주목적은 스타와 직접적인 성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2 역사

이 그루피들의 역사는 꽤 오랜 시절부터 거슬러올라간다. 1950년대엔 그루피란 용어는 아직 없었지만 엘비스 프레슬리 등 1세대 로큰롤 스타들에게도 성적으로 대쉬하는 여자팬들이 늘 있어왔다.

1960년대에 비틀즈의 공연 후의 백스테이지에서 대기하고 있던 열성 소녀팬들도 쉽게 말해 그루피라고 볼 수 있는데, 사실 인기 록 밴드들 중에서 그루피들의 관계에서 자유로웠던 뮤지션들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 물론 극소수의 예외는 있다. 핼포드 옹[2]이나 모리세이[3], 에어로스미스의 기타리스트인 조 페리, 드림 씨어터, 로니 제임스 디오, Matchbox Twenty의 롭 토마스 정도.

롤링 스톤즈, 도어즈, 레드 제플린, 데이빗 보위, 로드 스튜어트, 에어로스미스, 스키드로우세바스찬 바흐, 건즈 앤 로지스액슬 로즈 등이 그루피족과의 스캔들이 특히 많았던 대표적인 이름들이다. 특히 에어로스미스스티븐 타일러, 롤링 스톤스믹 재거, 키스의 진 시몬스는 차마 일일이 다 언급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여성편력으로 인해서 이쪽 계열에서는 가장 레전드급으로 취급받고 있기도 하다.

메탈 열풍이 거셌던 미국의 80년대에서도 그루피 열풍은 이어졌고, 1990년대 얼터너티브의 시대에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을 뿐이지, 그루피들은 언제나 계속 존재했다.

3 유명한 그루피

먼저 그루피계의 대모격인 존재로 데븐 윌슨(Devon Wilson)이 있다. 믹 재거, 에릭 클랩튼 등과 염문을 퍼뜨렸던 그녀가 결정적으로 유명해진 건 지미 헨드릭스와의 관계 때문이었다. 1965년 지미를 만난 데븐은 1970년 지미가 마약 과다복용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사생활뿐만 아니라 앨범까지 다양하게 영향을 미쳤다. 양성애자였던 그녀는 지미를 사귀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4]과도 관계를 가지면서 지미 헨드릭스에게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람들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1971년 한 호텔에서 추락사했는데, 그 죽음의 원인은 아직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반면 대중적으로 가장 이름을 날린 사람으로 파멜라 데 바레스(Pamela Des Barres)가 있다. B급 영화에 얼굴을 들이밀기도 했던 그녀는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LA에서 가장 유명한 그루피였다. 프랭크 자파를 스승으로 모시는 'G.T.O'의 멤버이기도 했던 그녀는 지미 페이지, 믹 재거, 키스 문, 짐 모리슨 등과 관계가 있었다. 그러나 1989년 'I'm With The Band : Confession Of A Groupie'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자서전 형식으로 되어있는 이 책에서 그녀는 그루피 시절 자신의 이야기뿐 아니라 당시 음악계의 이야기까지 다루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책으로 유명해진 사람은 그녀 이전에 이미 존재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1969년 'Groupie'라는 소설로 이름을 날린 제니 파비안(Jenny Fabian)이다. 이 소설은 런던에서 그루피 생활을 하던 제니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고 하여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책 덕분에 그녀는 영국에서 제일 유명한 그루피 대우를 받았으나 후속타 불발에 그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유명한 사람이 있다. 바로 코니 햄지(Connie Hamzy)이다. 아칸소 출신인 그녀는 10대이던 1970년대부터 그곳으로 순회공연을 오는 유명한 락 스타들과는 모조리 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심지어는 로드 크루들과도 관계를 가졌다니 그 수가 몇에 이를지는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그녀의 별명인 'Sweet Connie'는 너무도 유명해서 그랜드 펑크 레일로드는 'We’re An American Band'라는 곡에서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녀만큼이나 유명한 사람은 세이블 스타(Sable Starr)이다. 1960년대 G.T.O의 시대가 간 후 1970년대를 주름잡던 악명 높은 그녀는 LA 그루피계의 리더격이었다고 한다. 14살이 되던 해에 세이블 군단은 이미 레드 제플린, 티렉스, 데이비드 보위 등을 점령(?)했으며, 15살이 되던 해에 뉴욕 달스의 자니 샌더스와 동거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와 헤어진 후에는 평범한 생활을 한다고.

그루피들 중에는 성공한 그루피도 있는데 바로 시드 비셔스의 연인이었던 낸시 스펑겐. 섹스 피스톨즈의 투어를 따라다니다가 시드의 눈에 꽂혀 시드와 죽을 때까지 지냈다. 그리고 미국의 여배우 리브 타일러의 어머니이자 모델베베 뷰엘 역시 그루피의 여왕으로 유명하다.[5] 머틀리 크루의 드러머 토미 리와 염문을 뿌렸던 파멜라 앤더슨 역시도 복잡한 남자관계로 유명했으며, 여배우 위노나 라이더도 수많은 록스타들과 스캔들을 냈고, 세바스찬 바흐는 아예 자기의 그루피 중 한 명과 속도위반으로 결혼했다. 그루피는 아니지만 여배우 커스틴 던스트도 꽤나 많은 록스타와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기 커리어가 있는 이러한 여배우들을 보통 그루피라고 하진 않는다. 그냥 락스타가 취향인것이지.

코트니 러브같은 경우는 특이하게도 본인이 유명 가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루피짓을 했다. 그냥 동료를 따먹은거다

4 문제점

현재에도 다 그렇지는 않지만 락 가수들이나 연예인들이 이를 마다하지 않고 있으며 난잡한 밤문화를 즐기는 이들이 있다. 당연히 마약 같은 것도 이 과정에서 유통되고 소비되어 사회문제로 번지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잘 안 알려진 인디 뮤지션은 크게 심하지 않지만, 메이저급 밴드들의 경우에는 상당히 심하다. 당장 유명 밴드의 공연 후 그들의 차 근처를 잘 살펴보도록 하자. 이해가 갈 것이다.

다만, 요즘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사생팬들도 워낙 많은데다 성추문 사건이라도 일어나면 스타들의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니저의 선에서 엄격하게 통제하는 경우도 많은 추세다. 특히, 여성 아이돌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1. 현재는 락그룹이란 용어보다 락'밴드'라는 용어로 굳어진지 오래지만, 예전 초창기인 60년대만 해도 락밴드, 락그룹 이 두가지 표현을 혼용해서 썼었다.
  2. 그루피와 놀기나 한다는 근거 없는 기레기들의 비난에 커밍아웃으로 대답했다. 오오... "난 공연이 끝나면 호텔에서 검열삭제나 하는게 전부다"라고 했다(...)
  3. 항상 스스로를 금욕주의자라고 정의했으며, 실제로 다큐를 보면 더 스미스 기타리스트 조니 마가 모리세이에게 환호하는 소녀팬들에게 "얜 금욕주의자야"라고 한다(!) 조니 마 또한 추문 하나 없는 보기 드문 금욕밴드(...)
  4. 대표적으로 믹 재거.
  5. 리브 타일러의 아버지는 에어로스미스의 보컬 스티브 타일러다. 정작 뷰엘 본인은 그루피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조 페리와 그룹인데 사생활은 극과 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