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파육

東坡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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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돼지고기를 이용한 중국 요리. 파란 채소는 청경채다. 표준중국어로는 '둥포러우'라고 하고 소주, 향주 사투리로는 '뚱파유'라고 한다.
동파된 고기가 아니다!

비슷한 요리로 비슷하게 조리하되 고추기름 소스를 넣어 고기가 붉은 빛을 띄게 만든 "홍소육" 이라는 요리도 있다.

2 유래

음식명은 소동파에서 따왔다는 게 정설이지만, 조리법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가설들이 있다.

  • 1.소동파에서 이름만 따왔다.
1-1. 지방이름 없는 요리였는데 소동파가 즐겨 먹어서 동파육이 됐다.
1-2. 소동파가 지방관으로 있을때 제방공사하는 인부들 수고한다고 대접한 요리가 유명해졌다.
  • 2.소동파가 직접 고안해냈다.
2-1.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소동파가 연구해서 만들었다.
2-2. 지방관 부임중 지방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먹을 줄 몰랐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 새로운 요리를 고안해 냈다.
2-3. 돼지볶음과 청주를 주문했는데, 사투리를 잘못 알아듣고 돼지랑 청주를 볶아서 내왔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2-4. 소동파를 칭송하는 백성들이 소동파가 좋아하는 돼지고기를 진상했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썩는 것을 막기 위해
술에 재워놨다가 먹었던게 맛있어서 그것을 요리법으로 발전시켰다.
2-5. 친구랑 바둑을 두다가 냄비에 돼지고기를 올려놓은 것을 깜빡해서 확 쫄아붙었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만들어졌다.

이 중 2-2의 설은 신 중화일미에도 소개되는 등 유명하다. 하지만 중국인이 돼지를 먹을 줄 몰라서 안 먹었다는 건 말이 안되며,[1] 돼지는 애초에 소처럼 농사를 짓거나, 개처럼 집을 지키지도 못하는데 먹지도 않는 돼지를 굳이 키우고, 시장에서 팔기까지 하고 있을리가 없다.

게다가 동파육은 만드는 과정에 많은 손이 가는 요리이며, 정말 저런 이유로 만들었다면 좀더 간편한 요리법이 많다. 돼지고기는 다른 고기처럼 냄새가 심하다거나, 실수하면 너무 질겨 못먹게 되는 경우도 거의 없으며, 막말로 그냥 잘라서 굽기만 해도 맛있기 때문에 먹는법을 가르쳐 주겠다며 어려운 요리법을 만드는건 어불성설이다. 덤으로, 동파육의 본고장 항저우의 지리적 위치를 생각해 본다면 더더욱 말이 안되는 소리. 동파육 이전에 비슷한 조리법으로 신나게 돼지고기를 먹던 지역이다.

참고로 한국어 위키백과에는 2-5의 가설이, 중국어 위키에는 2-1과 1-2의 가설이 실려있다. 그리고 일본어 위키에는 1-1, 1-2, 2-1, 2-2, 2-4를 섞은 가설 백성들이 진상한 돼지고기가 썩는 걸 막기 위해서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하여 인부들에게 대접했다 이 실려있다.

3 조리법

초기에는 돼지를 통째로 잡아 털을 깎고, 껍질과 함께 가로세로 8센치 크기로 깍둑으로 썰어 계란소스를 배합한 것을 올려 쪄내는 방식의 간단한 요리였다고 한다.[2]

현재에 와서 다듬어진 요리법은 오향장육의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서 삶은 돼지고기를 양념에 졸여서 살짝 데친 청경채와 함께 내놓는 형태이다. 단순히 졸이는 형태보다는 쪄내는 방식이 더 좋다. 그리고 껍질과 비계살코기가 황금 비율을 이루도록 고기를 적당히 두툼하게 자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튀기기로, 튀겨져서 표면의 단백질이 변성된 돼지고기 덩어리에 술을 가미해 찌고 삶음으로써 고기를 속까지 부들부들하게 익히는 것이 핵심 포인트이다. 어지간한 변형 레시피에서도 반드시 돼지고기 덩어리를 튀기거나, 여의치 않으면 각 면을 프라이팬에서 지져 겉면을 그을리는 과정이 들어간다. 소홍주가 아니더라도 다른 술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지사.

중국과 화교가 운영하는 중화 요리집, 중국 가정집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레시피의 큰 틀은 다음과 같다.
이는 집마다, 가게마다 세부적인 조리법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1.껍질이 붙은 돼지고기 삼겹살(오겹살)을 정사각형 형태의 덩어리로 준비한다.[3]

2.돼지 껍질의 털을 깨끗하게 면도하고 불에 그슬려서 마무리한다.

3.큰 팬에 기름을 넣어 달구고, 고온이 되면 돼지고기 덩어리를 그대로 넣어 30초~1분간 튀긴다.

4. 튀겨낸 돼지고기 덩어리를 건져 위에서 봤을 때 정육면체로 모서리가 5~7cm정도 되게끔 썬다.

5.큰 솥을 준비한다.(일반적으로는 중국식 솥인 웍을 준비한다) 여기에 오향, 쪽파 1묶음(한국기준)을 넣고 파 위에 고기를 올린 다음 사오싱주[4] 반통(약 350ml), 노두유 5큰술,소금 3작은술, 얼음설탕 2큰술을 넣고 3~4시간 정도 조린다. 중간중간 확인하여 찌꺼기를 주기적으로 건져낸다.

6.고기만 건져 뚜껑이 달린 그릇(접시 말고)에 담고 찜기에 넣어 30분 정도 찐다. 찔 때 아래에 실파를 같이 깔기도 한다.

7.접시에 청경채와 같이 담아내면 완성.

한국에서는 정석적인 레시피를 보여주는 곳은 거의 없다.
이는 한국 가정 주방의 특성상 하기 힘든 과정을 대체하고 간략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요리 블로그의 대부분은 독자가 한국의 가정 주부인 것이 크다. 한국에서 동파육이라 부르는 요리는 보쌈에서 레시피를 가져와 변형한 형태로, 동파육의 가장 큰 특징인 녹는 듯한 부드러운 맛 대신에 수육 특유의 쫄깃한 맛을 살려낸 요리에 오향 소스를 조림으로 입히는 형태의 요리가 주로 보인다. 중국의 직장면과 여기서 근본적인 재료가 변형된 한국의 자장면이 보여주는 차이점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사실 그냥 튀기는 과정 생략한 게 대부분이다

해당하는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통삼겹을 준비한다. 곳에 따라서는 이미 썰어낸 삼겹살을 쓰는 레시피도 확인.
2.통상겹의 경우 털을 면도하고 불에 그슬려 모두 제거한다.
3.찌기와 삶기, 두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3-1.찔 때는 대파를 깔고 청주, 후추, 마늘, 생강 등의 향신료를 넣은 뒤 실로 단단하게 묶어서 껍질이 아래로 가게 해서 찐다. 찔 때 껍질이 위로 가면 껍질의 살에 지방에 배어서 기름기 제거가 안된다.
3-2.삶을 때는 충분한 물 위에 향신료를 넣고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게 소금을 넣어 농도를 맞춘다. 물이 끓을 때 돼지고기를 실로 단단하게 묶어서 삶는다. 찬물부터 삶으면 육수가 만들어진다.

4.찔러보아서 핏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익힌 뒤에 비계와 살코기가 적당힌 비율을 이루도록 각지게 썬다.

5.프라이팬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썬 돼지고기의 4면을 노릇하게 지진다. 이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기름이 나는데 동파육은 기름기 많은 부위를 담백하게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제거한다.

6.돼지고기를 찌거나 삶은 물에 팔각, 정향, 생강, 마늘, 간장, 청주, 설탕, 대파를 넣고 조린다.

7.자작하게 조려지면 고기를 꺼내고 국물 위에 뜬 기름을 제거하고 물녹말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다.

8.접시 위에 고기를 보기 좋게 담고 걸쭉하게 만든 소스를 뿌리고 데친 청경채를 곁들인다.

중국에선 어딜 가도 튀기기 → 장시간 삶기 → 찌기의 3가지 과정을 반드시 지키지만, 한국의 대부분의 요리 블로그에서는 장시간 찌기-조리기로 변형되어 있다. 이는 상술했듯이, 요리의 근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동파육의 조리 시간은 못해도 4-5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 중국집에서는 통조림 동파육을 사용한다고 한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만드는 곳이 있다면 조리시간 때문에 예약 주문밖에 받지 않을것이니 주의하기 바란다.

생활의 달인, 해피투게더 등의 미디어에서 이연복 쉐프가 동파육을 조리하는 모습이 공개되었다. 이연복 쉐프의 시그니처 디시이므로 목란을 방문할 때는 꼭 맛보도록 하자.[5] 물론 예약해야 먹을 수 있다.

사실 잉어찜, 메기찜, 붕어찜과 같이 과도하게 기름지지 않은[6] 흰살 민물고기 찜요리와 조리법이 상당히 유사하다. 이들 요리도 기름에 튀기는것에 가까울 정도로 통째로 지진 후에 잡내를 잡을 각종 향신료를 첨가하여 푹 쪄내는 요리이기 때문. 물론 이러한 민물고기 생선찜류 요리 역시[7] 일반 가정에서는 대체로 조리가 불가능하다. 이유는 동파육과 마찬가지로 튀기기 힘드니까.[8]

4 관련항목

  1. 애초에 요리 명에도 고기 육(肉)자만 쓰면 돼지고기를 의미할 정도다. 또한 한자 집 가(家)는 집안에 우리를 짓고 돼지를 치고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한자이다. 따라서 소동파가 활동하던 시기에 돼지를 못먹었다는 말은 어불성설.
  2. 지금도 소주나 항주의 노상에서 이런 식으로 조리해 파는 곳이 있다. 고우영의 만화 십팔사략 10권 북송/남송 시대 소동파 부분에 작가가 취재차 중국에 갔다가 소주와 항주에서 이런식으로 조리한 저렴한 서민 음식을 팔고 있다고 소개한다.
  3. 맛의 달인에서는 껍질이 없다면 동파육이 아니라고 한다.
  4. 청주로 어느 정도 대신가능
  5. 22살때 주한 대만대사관 조리장으로 채택시켜준 실기면접 음식이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그의 인생요리.
  6. 블루길이나 베스 같이 식용으로 수입된 외래종 민물고기는 굉장히 기름지다. 수입어종이 다 기름진 게 아니라, 휠렛을 많이 먹는 영미권에서 휠렛용 어종을 수입한 것이기 때문. 뭐 요즘은 수입된 지 시간도 꽤나 지나서 매운탕으로도 잘 끓이는 곳은 잘만 끓인다고 하지만.
  7. 찜요리를 하면 바다생선이라 해도 비린내 잡기가 쉬운 편은 아니다. 아구찜이 괜히 빨간색이 아니다.
  8. 잘라도 형태 자체는 유지되는 돼지고기에 비해 이러한 민물생선은 아무리 먼저 튀겼다 하더라도 잘라서 삶으면 살이 녹아버리듯 풀어지기 때문에 삶는 것 자체는 동파육보다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