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껍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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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말 그대로 돼지고기 중 껍데기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원래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나오듯이 껍데기는 겉을 싸고있는 물질 중에서도 딱딱한 것만을 한정하기 때문에 돼지껍질이 올바른 표현이겠지만 돼지껍데기라는 명칭이 완전히 고착화되어버렸다.[1]

원래 돼지가죽은 얇고 약해서 가공하기가 어렵고[2] 돼지고기 중에서도 아직은 잘 먹지 않는 부위다보니 주로 오겹살처럼 일부분이 붙어나오거나 전량 젤라틴을 만드는 용도로 사용된다. 하지만 몇몇 경우 이것만 따로 벗겨서 숯불에 구워먹는 요리가 바로 이것이다. 물론 볶아 먹기도 한다.

2 특징

부들부들하고 쫀득거리면서 착착 달라붙는 식감과 고소하게 배어나오는 맛이 일품이며, 값이 저렴하고 맛도 좋아 소주 안주로는 제격이다. 기름기가 많아서 다소 느끼하나 단백질콜라겐이 많아서 피부에는 좋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줌마들은 돼지껍데기로 피부마사지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콜라겐은 단백질이라 피부를 뚫고 들어가지 못한다(…). 거기다 돼지껍데기를 피부에 붙이고 있는 모습은 룩이 거의 고어급이다. JTBC의 '미각스캔들' 9월 16일자 방송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껍데기의 가격 폭리와 위생상태를 폭로하면서 "돼지껍데기의 콜라겐은 인체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함께 내놓았다. 그런데, 피부 팩으로 쓰던것 말고 먹어서 섭취하는 콜라겐도 흡수된다는 것 역시 무리수이다. 소화과정에 대해 배웠다면 섭취한 콜라겐이 그대로 인체의 콜라겐으로 전환된다고 생각하는것 자체가 무리수다. 자세한것은 콜라겐항목 참조.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하면 냄새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냄새처리가 중요하다. 보통 갈비 양념과 비슷한 양념에 재워 냄새를 제거하는데, 냄새 제거에 실패할 경우 인간이 먹을 음식이 못 된다. 그래서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기피하기도 한다. 또한 털 손질이 중요한데 이를 잘 못하는 집에서는 면도(…)를 완벽하게 못한 껍데기를 내놓는 경우도 있다. 이런 걸 구워먹으면 까실까실한 돼지털이 입 안을 긁는 느낌이 들어 심히 좋지 않다. 게다가 돼지의 젖꼭지가 보이기라도 하면(…).[3] 처음 먹었을때 하필 이런걸 먹는 바람에 트라우마가 생겨서 안 먹는 사람도 종종 있다. 그리고 나온 돼지 껍데기에 분홍색(혹은 보라색)으로 크게 도장자국이 박혀있는 경우도 있어서 사람 기분을 복잡하게 할 때도 있다.[4] 껍질이 붙은 채로 덩어리 고기를 살 경우 수육을 할 때는 그대로 쓰지만 오븐에 굽거나 간접 구이로 그릴에서 구울 때는 껍질이 고무처럼 딱딱해지니 제거하고 구워야 하는데, 조리 준비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온다. 정육점에서 덩이고기를 사면서 껍질 벗겨서, 벗겨낸 것도 달라고 하면 수고를 덜수 있다.

된장에 찍어먹는 것도 맛있지만 콩가루에 찍어먹어도 맛있고, 마요네즈와도 의외로 궁합이 좋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국내 돼지껍데기 구이의 원조는 마포구 공덕시장굴다리 밑 최대포집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직접 돼지껍데기를 사먹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젊은 단골은 다른 가게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이다.

워낙 매입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3000원 어치를 산다고 했는데, 6000원 어치로 착각하고 준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이 주는 곳도 많다. 거기다 단골이면 더 주기도 한다. (2012년 기준 1근에 2500~3000원 정도 한다)

돼지껍데기는 구워먹기도 하지만 경남 한정으로 양념과 양파, 고추, 마늘 등을 넣은 볶음에 가깝게 먹는다. 양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정말 맛있다. 그러나 양념에 익숙하지 않다면 약간 마이너한 간식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서울에도 있기는 하다. 를 들어 서울 탑골공원에서는 맛도 있고 제법 많이 주는 편이다[5]. 그러나 간만에 먹을 땐 맛있지만 쉽게 질리는 맛이라 가끔 간식이나 안주로 즐길 뿐이지 싸고 양이 많다해서 자주 먹긴 힘들다. 금천구의 시장 중에 이걸 파는 점포도 있다. 그리고 대구광역시에서도 비슷하게 먹는데 달성공원 부근 북성로에 돼지껍데기 볶음을 파는 노점이나 가게가 매우 많다.

겨울철 야외에서 드럼깡에 불을 지피고, 밑을 뚫어 숯을 꺼내 철판을 깔아 구워 먹는 돼지껍데기는 천하 일품이다. 물론 굵은 소금이 곁들여져야 한다.

돼지껍데기 무침이라는 것도 있다. 굽는 것만이 왕도가 아니다! 음식디미방 같은 책에는 저피 수정회라 하여 푹 고은 다음에 그 국물이 우러난걸 젤리처럼 굳히고 얇게 썰어 초장에 찍어먹었다고 한다. 부위는 좀 다르지만 족편하고 비슷한 방식이다.

3 요리법

혹 직접 만들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돼지껍데기 손질법과 3가지 조리법을 기재한다.
앞서서 주의할 점은 돼지껍데기는 가격이 싼 대신, 요리가 될 때까지 상당한 노력을 대가로 치른다.

3.1 돼지껍데기 손질법

재료 : 돼지껍데기, 간장,다진마늘,소금

  1. 시장에서 돼지껍데기를 산다. 대형마트에선 정말 구하기 어렵고, 정육점에서 돼지 잡는 날이 언제인지 알아낸 다음 사는 것이 좋다. 껍데기 중 좋은 부위는 부드러운 배 부분이다. 다른 부위는 경우에 따라 딱딱할 수도 있지만, 배 쪽의 껍데기는 부드럽고 손질하기도 낫다. 다만 상술한 유두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싫어한다면 좀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겠다. 만일 얼어있는 껍데기를 샀다면 찬물에 담가 2시간정도 두어 해동시킨다.
  2. 돼지껍데기의 냄새를 제거하기 전에, 잔털을 제거한다. 돼지껍데기를 펴놓고 면도기를 사용해 밀거나[6], 토치를 사용해 전체적으로 그슬리듯 태운다.
  3. 본격적으로 돼지껍데기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비닐 팩 등을 준비해 두고, 주먹만한 덩어리 하나당 간장 2큰술과 물1컵, 소금 1큰술,다진 마늘, 월계수잎(옵션)을 넣고 냉장고에서 3~4시간 정도 재워 둔다. 일반적인 돼지껍데기 손질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4. (옵션 : 다이어트를 위해 돼지껍데기를 먹는 경우)

다이어트를 위해 돼지껍데기를 먹는 경우 돼지의 지방을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끓는 물에 향신료를 넣고 15분 정도 삶아서 건지면 지방부분이 뜨게 되는데 뜨거울 때 칼을 넣어 지방과 껍데기를 분리시킨다. 이 경우 지방이 빠져 다이어트 음식으로는 좋지만, 식감이 상당히 단단해지니 일장일단이 있다

이 작업을 모두 마친 돼지 껍데기는 요리될 준비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예상 작업시간은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3.2 돼지껍데기 구이

가장 간단한 형태의 조리법이다. 가공한 돼지 껍데기와 약간의 양념만 있으면 오케이
재료: 손질한 돼지껍데기
양념: 간장 2, 마늘 1 ,소금 0.5, 설탕 0.5, 후추, 물엿 0.5, 청주 2, 굴소스 1
찍어먹을 양념: 콩가루, 쌈장, 초간장(간장2+식초1+깨와 마늘 약간)

돼지껍데기는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기본 크기가 음식점에서 주어지는 크기의 약 2~3배정도 된다. 프라이팬에 들어가지도 않으니 잘라라)양념을 한데 섞어서 위에 그릇 같은 걸로 눌러 약 1시간 정도 재우고, 불판에 구워 뻐짓뻐짓 소리가 나고 윤기가 돌면 뒤집어 마무리한다.

껍데기가 다 구워질때쯤 되면 껍데기내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채 끓어올라 팍팍 터지면서 높게 튀어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재수없이 안면부를 강타하거나 하면 가벼운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 적당히 구워지면 긴장타고 있자.

3.3 돼지껍데기 양념무침

조금 정성이 필요하지만, 용납할만 하다.
재료 : 손질한 돼지껍데기, 양파, 부추(선택사항),기타 같이 볶고싶은 야채
양념 : 고추장 1, 간장 2, 물엿1, 청주 1, 다진마늘 1, 고춧가루1, 깨 약간

  1. 돼지껍데기를 한입 거리로 자르고, 양념장을 만든다.
  2. 돼지껍데기를 양념에 주물주물 주물러 준 다음 40분정도 양념이 배게 숙성시킨다.
  3. 프라이팬에 야채와 함께 껍데기가 약간 투명해진다 싶을 정도로 볶아 낸다.
  4. 맛있게 냠냠~! 소주나 아까 요리에 쓴 청주 가져다 반주로 삼으면 기가 막히다.

3.4 저피수정회

돼지껍데기를 손질하는 것 이상의 고도의 중노동을 필요로 하지만, 추가로 양이 2배이상 불어나고, 유효한 콜라겐 성분이 몸에 흡수되기 좋은 형태로 고착되어 영양 효과가 늘어난다. 이것을 대접받는 사람은 친구/연인관계가 최상임을 자랑해도 좋다.

재료 : 손질한 돼지껍데기, 청주
선택재료: 마늘, 생강, 각종 한약재, 베보자기

  1. 돼지껍데기는 한 입 크기의 1/3정도로 잘게 자른다.
  2. 끓는 물에 청주 등으로 향을 낸 다음 돼지껍데기를 넣는다. 이때 선택재료가 있다면 베보자기에 넣어서 같이 끓인다. 물의 양은 돼지껍데기의 5배(껍데기 형태보존하고 싶을 경우)/10배(진 완성품) 이상이 되어야 한다.
  3. 하얀 거품과 찌꺼기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것을 모두 건져버려야 한다.
  4. 30분~1시간 정도 끓다보면 국물이 뽀얗게 변하기 시작한다. 이 때, 선택재료를 넣은 베보자기를 제거한다.
  5. 불을 약불로 줄이고, 10분에 1번씩 바닥을 긁어 저어주며 고아낸다. 바닥을 수시로 안 긁어주면 남은 돼지껍데기가 눌어붙어 타버리기 때문에,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6. 돼지껍데기의 형태가 남아있는 걸 원한다면 1~2시간정도에 마무리하고, 완벽한 물건을 원할 경우엔 5~6시간정도 고아야 한다. 당연히 영양 흡수 효과는 후자가 좋다.
  7. 완벽한 물건일 경우, 껍데기의 형태는 완전히 사라지고, 국물만 남아 있을 것이다. 소금간을 한 뒤 불에서 내린다. 매콤한 맛을 원하면, 마지막에 마늘과 청양고추를 채썰어 넣어 5분정도 익혀주면 좋다.
  8. 플라스틱이나 유리통에 담아 형태를 굳힌다. 냉장고에서 6시간 정도 상태를 보아가며 굳혀 낸다.
  9. 적당히 굳으면 미리 썰어두어야 한다. 너무 두면 통짜로 굳어버리기 때문이다. 나이스 타이밍에 꺼낸 다음, 식칼을 불에 달구어 한 입 크기로 썰어 보관한다.

4 다른 나라에서의 모습

  • 미국에선 꾸덕하게 말린 돼지껍데기를 튀겨서 포크 라인드(Pork Rind)라는 스낵으로 판다. 명칭부터 그냥 돼지껍데기라는 뜻이다. 레드넥 문화의 상징 아이템 중 하나다. 오리지널, 바비큐 맛, 핫스파이시 등의 플레이버가 있다. 보통 작은 봉지 하나에 1달러정도 한다.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에 비해 돼지냄새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시중에 파는 포크 라인드는 대부분 강한 향신료나 양념, 소금을 진하게 뿌려 판매한다.
  • 러시아의 국민음식인 살라(Сало)[7]라는 것이 있는데, 돼지비계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켜 먹는 것이다. 이때, 돼지껍데기를 함께 절였다가 먹을 때 함께 먹기도 하고, 아니면 따로 떼어낸 다음에 스프 등의 맛내기 용으로 쓰기도 한다.
  • 스페인에서는 돼지껍데기를 잘 튀긴 후(마치 팝콘처럼 부푼 상태) 밀봉해서 질소와 함께 동봉해서 판매한다. 스페인에서 잘 나가는 안주로 가격은 50g에 약 2유로 정도 한다. 이를 치차론(Chicharrón)이라 부른다.
  •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멕시코필리핀에서도 스페인 식문화가 유입되어서 인기가 좋다고 한다. 멕시코에서는 시장에서 기름에 직접 튀겨준다고도 한다.
  • 국내에서도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명목으로 판매한다. 물론 양념맛이다. 스낵으로도 나왔는데 맛은 추가바람. 스펀지에도 나온 적이 있다.
  • 중국에서는 새끼돼지를 통으로 구워서 먹을때 가장 맛있게 치는 부위다. 껍질에 땅콩기름을 발라서 구운 다음 양념장에 찍어 먹는데, 바삭바삭하면서 살살 녹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전통적인 방법(?)을 보려면 철냄비짱 12권을 참조. 마오쩌둥도 돼지껍데기 볶음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동파육도 조리상 돼지껍질이 포함되어 있다.
  • 영국에서도 스페인 버전 돼지껍데기 튀김을 맥주 안주로 판다.
  • 태국에서는 부풀게 튀겨서 스낵처럼 먹기도 하고, 샐러드나 죽에 넣거나 전채요리로 나오기도 한다.
  • 오키나와 요리인 안다카시(アンダカシー)는 돼지 껍데기를 튀긴 것. 또 연골이 붙은 돼지 귀 껍데기를 채썰어 땅콩 소스와 함께 새콤하게 무친 요리인 미미가(ミミガー)도 있다.
  • 일본에서는 아부라카스(あぶらかす)라 하여 돼지 껍데기와 내장, 곱창등을 튀긴 요리가 있는데, 본래는 부라쿠민들이 먹던 요리라고 한다.(출처)
사실 돼지껍데기를 구워서 먹을 때의 쫄깃쫄깃을 넘어서 쫀득쫀득한 식감을 외국에서는 선호하지 않다 보니,[8] 튀겨서 먹는게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다.

5 기타 이모저모

에도 비슷한 부위가 있다. 바로 수구레. 이쪽은 껍질이 아니라 껍질 밑의 피하 부위. 먹는 사람만 먹는다고 한다.

만화가 옥이의 만화인 돼지털에서는 돼지껍데기를 먹고 돼지로 변신한 한 직장인의 고통을 다루고 있다.
  1.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이란 뜻도 있으므로 딱히 틀린 표현이 아닐 수 있다. 껍데기를 떼어내기 전 돼지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은 돼지 껍질이 맞지만 사람이 먹는 것은 껍데기라 할 수 있다.
  2. 그렇다고 가죽제품으로 사용하지 않는건 아니니 오해 말자. 부드럽기 때문에 제품 안감으로 많이 사용된다. 모카신 형식의 가죽 캐주얼화 중에도 돈피로 만드는 것이 많다.
  3. 알다시피 돼지는 유방이 매우 많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다.
  4. 물론 이 도장은 식용색소로 된 잉크로 찍혀 있어서 먹어도 무탈하기는 하지만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건 부정하기 힘들다.
  5. 사실 이런 경남식 돼지껍질 볶음을 파는 가게는 서울에서도 제법 찾을 수 있다. 돼지껍질 구이는 자리마다 불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시설이 없는 가게에서는 주방에서 볶아 내주는 경남식 볶으을 파는 경우도 많다.
  6. 이때 일회용 면도기중에 윤활 스트립이 없는 싸구려를 추천한다.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윤활 스트립에 있는 미세한 비누 향 같은 것 때문에 입맛 버릴 수 있다.
  7. '살로', 또는 '쌀로' 라고 부르기도 한다.
  8. 외국에서는 과 같은 쫄깃한 식감을 덜익은 고기와 비유할 정도로 어색해하고 낯설어한다. 애초에 쫄깃쫄깃하다는 의미를 가진 영어단어가 없을 정도. 굳이 비슷한 의미라면 chewy(꼭꼭 씹어야 하는)나 glutinous(점성이 있는)가 있겠지만 그 쫀득한 식감을 정확하게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 그런 한국 요리를 소개할때는 그냥 한국어로 "쫄깃쫄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