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술)


1 개요

대한민국전통주.

탁주를 담근 후, 자연적으로 침전시키거나 용수[1]를 박아 찌꺼기가 섞이지 않은 맑은 술이 청주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주세법 상으로는 만 가지고 빚은 맑은 양조주는 모두 청주에 속하게 된다. 물론 누룩 포함이며 주정도 첨가할 수 있다.

덕분에 밀가루나 통가루를 디딘 누룩을 쓰는 경우가 많은 한국 전통 청주는 쌀가루 누룩으로 빚는 이화주 같은 막걸리를 맑게 거르지 않는 이상, 주세법 상에서 청주로 분류되지 않고 약주로 분류된다.

주로 상류층이 마셨다고 전해진다.

2 양조

멥쌀이나 찹쌀을 도정한 후 깨끗이 씻어 고두밥을 짓고,[2] 여기에 법제한 누룩을 잘 버무려서 항아리에 담아 깨끗한 을 부어 발효시킨다. 발효가 끝난 후 용수를 박거나 고운 천으로 걸러서 맑은 술만 뽑아내면 청주가 된다. 이 때 물을 섞으면서[3] 거친 천으로 막 걸러 짜내면 막걸리가 된다. 도식화하자면, 탁주⊃막걸리≠동동주⊂청주 정도.

2.1

멥쌀과 찹쌀이 양조에 모두 사용되는데 당연히 찹쌀로 빚은 술이 더 고급이다. 찹쌀은 멥쌀과는 달리 알갱이의 대부분이 심백이며, 아밀로오스가 없고 아밀로펙틴만 전분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케는 도정률이 높을수록 고급으로 여겨지지만, 일제강점기6.25 전쟁을 거치는 바람에 20세기에 이루어진 도정기술의 발전과는 별 상관이 없던[4] 전통 청주는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아 여러번 씻을 수록 고급으로 여겨졌다. 심지어 원료미를 백번이나 씻는 사람도 있다. 다만 백번 씻는 행위(白洗)와 국순당의 백세주(百歲酒)는 한자가 다르므로 연관성은 없다. 백세주의 제법은 고려시대 백하주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백세까지 장수하라고 백세주라 지었기 때문이다.

2.2 누룩

한국식 청주와 일본식 사케의 차이가 결정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으로, 이는 청주에서 파생된 막걸리와 증류식 소주의 경우 또한 같다. 따라서 일본식 입국을 사용한다면 절대로 전통 청주가 아니다.

전분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데만 종국된 누룩을 사용하고, 에탄올 발효에는 효모를 따로 사용하는 사케와 달리 청주는 누룩만으로 전분을 포도당으로 분해하고 포도당을 에탄올로 발효시킨다. 그리고 여러 가지 곰팡이누룩곰팡이 하나만 인위적으로 종국하여 배양시킨 입국을 사용하는 사케와 달리 자연적으로 분포하는 미생물을 사용하는 것 또한 중요한 차이점이다. 따라서 전통누룩에는 누룩곰팡이 뿐만 아니라 백국균이나 흑국균, 거미줄곰팡이, 털곰팡이, 효모 등이 혼재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술을 성공적으로 양조하기는 어려우나 양조에 성공했을 때 맛과 향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풍성해지는 장점이 있다. 이런 특성은 대기 중의 균체를 이용하는 람빅 맥주나 포도 껍질에 서식하고 있는 천연효모를 이용하기도 하는 일부 고급 포도주와 유사하다.

누룩의 형태와 원료도 차이가 나는데 청주에 사용되는 전통누룩은 곡식을 가루내 뭉쳐서 미생물을 키우지만 사케에는 쌀을 흩어서 곰팡이를 배양한다. 전통 누룩에는 주로 밀이 사용되며 그 외에 멥쌀이나 보리, 녹두, , 수수, 등의 다양한 곡식이 누룩을 디디는데 사용된다. 그리고 벽돌모양을 하고 있는 된장 메주와 구멍이 뚫린 도넛과 비슷한 모양의 고추장 메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똑같이 가루를 뭉친 누룩이라도 원료의 형태와 누룩의 크기나 모양에 따라서 미생물의 분포가 달라지며, 심지어 누룩을 매달거나 덮어두는데 사용하는 이나 짚조차도 누룩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분포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 성질을 활용할 수 있다.

2.3

청주의 양조에는 연수가 사용된다. 한반도는 지질학적으로 오래된 땅이기 때문에 물의 여과가 잘 되는 화강암 지대의 비율이 높아 전체적으로 수질이 매우 좋으며 연수의 비중이 높다. 경수라도 칼슘이나 마그네슘 이온 함유량이 해외의 석회암 지대의 물에 비해서 적은 편이다.[5] 따라서 전통적으로 양조에 연수가 사용되어 왔으며, 수질이 특별히 좋은 경우가 아니면 대개 물을 끓여 사용한다. 이 중에서도 칼륨 이온의 함량이 높고, 이온의 함량이 적은 물이 청주의 양조에 적합하다고 한다.

2.4 덧술

청주는 사케와 달리 처음 발효된 밑술에 고두밥과 물을 더 넣어 덧술을 치기도 한다. 덧술을 많이 쳐서 빚은 술일수록 누룩향이 적고 청향이 강조되며 장기발효로 인해 에탄올 농도가 높다. 따라서 덧술을 많이 칠 수록 고급으로 여겨진다. 덧술을 두번 쳐, 밑술까지 세번 발효시킨 삼해주(三亥酒)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11번 덧술을 친 12양주까지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덧술을 치는 경우에는 처음 밑술을 칠 때 고두밥을 짓지 않고 백설기나 구멍을 찌거나 교동법주나 삼해주처럼 이나 을 쒀서 밑술을 빚기도 한다.

3 기타

제사를 지낼 때 쓰는 제주로는 청주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으로, 축문의 맨 마지막 구절인 謹以酌庶羞恭伸奠獻尙饗(삼가 맑은 술과 음식으로 공손히 잔을 올리니 흠향 하소서)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산 청주가 워낙 유명한 관계로 해외에선 보통 사케라고 부르지만, 대한민국에선 한국산 막걸리와 한국산 청주를 Rice Wine란 이름으로 광고하고 있다. 이런 유명세와 더불어서 맛의 달인이나 나츠코의 술 등 일본 매체에서 사케를 빚는 것을 예술의 경지라 극찬하여 가끔 국산 청주에 대한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전통 청주가 20세기에 들어서면서[6] 사케에 비해 발전이 거의 없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전통주의 명맥이 많이 끊어져 일본식 입국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다, 사케 향만 조금 날 뿐 희석식 소주와 별반 다를게 없는 대형주류회사의 저품질 증양청주가 활개를 치는 바람에 평균적인 품질에서 일본의 사케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저품질의 대형주류회사의 제품 이외에 아직까지 맥이 끊기지 않고 내려오는 명주들을 기준으로 삼아 살펴보면 다르다. 고두밥에 입국 넣어서 한번에 발효시키는 사케에 반해, 누룩의 형태나 재료와 제조법 등 그 종류만도 수백 수천가지에, 덧술을 치고, 풀이나 죽을 쑤거나 백설기로 빚고 생쌀로 발효시키는 등 그 빚는 방법이 자괴감을 느낄 정도로 허접한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전술된 몇몇 방법들을[7] 보면 이 역시 예술의 경지에 가까움을 알 수 있다.

더 좋은것은 상당수의 전통 옛술들의 제조 방법이 아주 친절하고 자세하게 심지어 술을 몇월 몇칠 몇시에 담그어야 한다는것까지 써놓은 제조법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전통술을 복원해본 연구가에 따르면 방법이야 그대로 따르겠지만 날자와 시간을 지정하는것은 미신이다..라고 생각해서 무시하고 술을 만들었더니 술맛이 이상해서 1년후 다시 지정한 날자와 시간에 술을 담그자 책에서 설명하는 맛이 났다는 경우도 있다.

사케에 심취한 사람들 중 일부는 주세법상 약주로 분류되는 청주를 약주 맛이 난다고, 특히 맛이 달고 생선와 맞지 않는다고 까기도 한다. 물론 술은 기호식품이니 취향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쌀로 빚은 술이라고 사케처럼 전부 생선회와 조합시키는 무식함은 까여야 마땅하다. 제대로 된 제사/차례상이라고 가정했을 때, 제사음식과 함께 음복만 했어도 술이 달다고 무작정 까대는 저 따위 헛소리는 나올 수가 없다.

오히려 사케야 말로 하나의 술에 각각 한 종류의 재료와 누룩곰팡이, 효모 만을 사용하기에 하나의 술에서 느껴지는 맛과 향이 단순하다. 청주는 누룩에 사용되는 여러 종류의 곡식과 다양한 미생물로 인해서 부가물을 넣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맛과 향이 다양하고 복합적이게 되고, 포도주는 이를 위해서 술을 양조하고 숙성시키는 데 여러가지 오크통을 사용하며 여러가지 포도를 사용한 원주를 블렌딩하기도 한다. 크래프트 맥주나 정통 유럽식 맥주에는 여러가지 특수몰트나 밀, 호밀 등의 곡식이 사용되며, 결정적으로 향신료인 호프가 맛과 향의 다양성과 복합성을 부여하므로 사케의 단순함은 술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분명한 단점이 된다. 따라서 개인의 취향에 따른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청주가 사케보다 못하다는 발언은 그야 말로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보낸 헛소리일 뿐이다.

전통누룩으로 빚은 청주가 누룩향이 강하고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는 주장도 있으나, 고급 청주는 전술된 것 처럼 덧술을 여러 번 쳐서 양조하므로 누룩향이 거의 없다. 따라서 누룩향이 많이 나는 청주는 덧술을 치지 않은 단양주로 청주의 기준으로 저가품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다. 청주에서 파생된 저가품인 막걸리에 대해서도 동일한 주장이 있는데, 이 경우는 저가품인 막걸리에 덧술을 치면서 가격을 유지하기 힘드므로 앞선 주장에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청주를 정종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정종은 일본의 사케 상표를 말하는 것이므로 이것은 본래 잘못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어학적으로 봤을 때, 정종이란 단어가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청주란 의미로 이미 굳어진 터라, 이젠 이것을 아예 틀렸다고 부정할 수도 없게 됐다. 국어사전에서도 정종을 청주라고 인정하고 있는 상태. 더불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일본에서도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정종이 일반명사로 취급 받고 있다. 상세한 건 정종 문서를 참조.

현재 국내 주점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국산 청주는 청하, 백화수복 정도이다. 차게 마시는 술은 냉장고에, 데워 마시는 술은 카운터나 선반 등에 따로 보관한다. 찬 것과 데운 것을 따로 시켰을 경우엔 찬 것은 멀쩡한데 반해, 데운 술은 상해서 나오는 경우가 가끔 있다. 청주는 도수가 낮은 편이라 다른 술에 비해 쉽게 상하는 편이니 주의가 필요하다.[8] 더욱이 데운 술을 주문할 경우엔 팔팔 끓여서 내는 곳이 많기 때문에 알콜과 특유의 향이 대부분 사라지는 일이 다반사. 반드시 '너무 뜨겁지 않게' 살짝만 데워 달라고 하자.

대형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국산 청주는 국순당예담주담, 백세주, 금복주천수, 경주법주화랑, 대경T&G의 천년약속, 롯데주류BG의 청하, 백화수복, 국향설화 등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한민국 전통 청주는 본래 뭉쳐서 덩이로 만든 전통누룩으로 발효시키는데 반해, 현재 유통되는 대부분의 청주는 일본식 흩음 쌀누룩, 즉 입국으로 발효시키거나 둘을 섞어서 발효시키고 그걸 전통주라고 선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9] 덕분에 음주자가 청주나 약주를 마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케를 마시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입국이 술을 빚기 편하고 양산 공정을 제어하기 쉬운 장점이 있기 때문에 입국으로 술을 빚는 것 자체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 어려우나, 그걸 전통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전통 청주의 정체성을 흐리는 심각한 문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청주 중에 전통누룩으로만 발효시킨 청주는 대표적으로 국순당의 백세주가 있으며 같은 회사의 예담 차례주와 주담, 금복주의 화랑 정도가 있다. 그러나 차례주는 포도당이 첨가되어 있어 달달한 편이다.

볶은 소금을 혀끝에 조금씩 묻혀 가며 마시면 술의 풍미가 한층 올라간다.

4 데워서 마시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을 위해서이다. 데워 마시면 술의 대표적인 독성 성분인 푸젤 오일[10]의 함유량이 줄어들어 숙취가 훨씬 덜해지며, 상쾌한 아침을 맞이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데울 때는 술병이나 주전자에 담아 데우는 게 좋고, 데우면 술이 팽창하니 꽉 채워 데우기 보다는 70% 정도 채운 상태에서 데우는 것이 좋다.`[11]

데우는 방법은 보통 3가지 정도가 있는데, 만약 팔팔 끓여서 주는 집이 있다면 항의하도록 하자.(...)

  • 45℃ 전후. 청주 데울 때의 마지노선.
  • 체온과 비슷한 37℃ 가량.
  • 32~35℃ 정도로 미지근하게 데움.

5 시판되는 청주 목록

5.1 주세법상 약주

5.2 주세법상 청주[12]

6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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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촘촘한 죽부인을 가로로 반 자른 것과 비슷하게 생겼다. 술지게미가 떠오르게 않게 하기 위한 용도.
  2. 생쌀 그대로 발효시키는 경우도 있다.
  3. 물을 안섞고 짜내면 그냥 탁주가 된다. 배혜정 누룩도가의 부자가 물을 섞지 않고 짜낸 탁주이다.
  4. 밥 지어 먹을 쌀도 없어 굶어 죽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좋은 술을 빚는다고 쌀을 수 할이나 깎아내 버릴 여유가 있겠는가?
  5. 이 점에서 석회 함유량이 높은 유럽의 생수를 비싸게 사 먹는 것은 경수의 쓴맛을 좋아하고, 높은 양이온 함량으로 인한 담석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특이한 사람이나 물병이 예뻐서가 아니라면 대부분 허세에 찌든 된장들의 돈지랄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삼다수 같은 국산 생수의 평가는 매우 높다.
  6. 이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가 쌀 부족을 핑계로 가정에서 술 빚는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는 장 문화와 함께 발전하여 매우 다채로운 술을 빚어내고 있었다. 더구나 이는 쌀이 부족했던 박정희 정권기까지 지속되어 결과적으로 전통주의 명맥이 많이 끊겨버렸다.
  7. 이 방법들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8. 상하면 식초가 된다. 아무데나 식초 뿌려먹는 사람이 아니거나 그 사람 나라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데워먹을 술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9. 막걸리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누룩의 재료만 가지고 전통 여부를 가릴 수가 없는 것이 이화주 같은 일부 전통주에는 쌀가루를 뭉친 누룩을 사용하기 때문다. 보통 막걸리나 증류식 소주를 빚을 때는 통밀을 대충 갈거나 찧어서, 청주를 빚을 때는 고운 통밀가루로 누룩을 디딘다.
  10. 푸젤오일은 Fusel oil의 표기이며 성분은 1-propanol, 2-propanol, amyl alcohol 등인 것으로 보인다. Fusel oil
  11. 중탕을 추천. 끓어 버리면 맛이 나빠진다.
  12. 대한민국 산(産) 사케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정확하게는 전술된 전통누룩과 입국의 차이지만 쌀가루를 사용한 전통누룩으로 양조한 청주가 2013년 11월 현재 판매되지 않는 것을 고려하고, 쌀가루를 사용한 전통누룩으로 양조한 이화주 같은 탁주는 제외하면서 청주에 한정지어 생각하면, 상황버섯 발효주인 천년약속 같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그냥 사케랑 똑같다고 보면 된다. 이는 국세청도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인정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 바람.
  13. 맥아 대신 누룩을 사용했을 뿐, 홉과 탄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맛은 영락없는 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