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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신의 영화 감독. 선이 굵고 사실적인 범죄 영화를 위주로 사회 체제와 인간 사이의 균열과 갈등을 조명하며 동년배의 유명한 대다수의 감독들보다 선명한 정체성을 확립했다.
1981년 비정의 거리를 시작으로 비슷한 연배인 마틴 스콜세지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같은 이들과 달리 좀 늦게 영화감독으로서의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 미국 인기 드라마 마이애미 바이스의 제작자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필모그래피는 이보다 좀 더 늦게 시작한다. 그러나 70~80년대의 범죄 영화를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95년작 히트부터 시작해 탄탄한 작품 세계를 구성해오고 있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 상당한 비평적 위치를 확보한 감독이기도 하다.
(그 전부터 끼가 보이기는 했지만) 마이애미 바이스 극장판 이래로 갑자기 바뀐 스타일에 대한 찬반이 많이 나뉘는 편이지만, 동시에 그런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위치에 서 있는 감독.
2 프로의, 프로에 의한, 프로를 위한 영화 감독
범죄 영화를 통해 명성을 쌓았다는 점 때문에 마틴 스콜세지에 비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마이클 만이 중시하는 요소들은 마틴 스콜세지와는 굉장히 다르며 하고싶어하는 이야기의 방향도 두 사람 사이에 차이가 있다. 마틴 스콜세지는 커리어 초반부터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에서 사회와 어울리지 못하는 인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가지는 위험성과 폭발력에 집중하며 블랙 코미디적인 성향을 강하게 보여 왔다. 스코세지의 이러한 블랙 코미디적인 특징은 80년대 중반의 '특근', '코미디의 왕'과 같은 순도 높은 블랙 코미디들과 90년대 그의 대표적인 범죄 영화인 '좋은 친구들', '카지노(영화)'로도 이어진다.
범죄 세계를 그리면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스콜세지와는 달리 마이클 만은 세계의 구조와 질서를 공고히 세우고 그 사이에 다른 어떠한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
혹자는 이를 두고 '다른 사람들 영화와는 달리 마이클 만 영화는 꼭 각 잡고 봐야할 것만 같다'고 말한다. 이러한 점에서 드러나는 마이클 만 영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대단히 남성적인 전문가주의다. 마이클 만의 주인공들은 많은 경우 그들이 하는 일로 정의되며, 그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은 주인공들이 하는 일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주인공들은 가장 전형적이고 극단적인 남자들이다. 마이클 만의 영화에는 자신의 일이나 의무 때문에 가족에게, 애인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끝없이 갈등을 빚거나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인사이더'와 같은 영화에서 이 부분이 가장 뼈아프게 그려진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담배 회사 전 부회장인 제프리 와이건이 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고백하는 인터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단체와 개인 간의 충돌을 그린다. 인터뷰 방영을 막기 위해 방송국과 담배 회사에서 수많은 압박과 위협이 가해지며, 와이건과 60 Minutes의 PD인 로웰 버그먼은 인터뷰를 방영하고 프로로서의 자신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사생활의 엄청나게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만 한다. 마지막에 결국 인터뷰가 방영될 때 몰려오는 씁쓸함과 묘한 감동이야말로 마이클 만의 진정한 장기다.
커리어 초반의 마이클 만은 이런 인간들을 무작정 우러러 본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불편해지는 순간들도 많고 유치하거나 촌스러운 순간들도 있다. 데뷔작 '비정의 거리'(Thief)가 특히 그런데, 프로 보석 강도인 주인공이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는 부분들은 멋지게 느껴지지만,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프로포즈랍시고 하는 말들을 보면 할 말이 안 나온다(...) 2011년 개봉했던 니콜라스 빈딩 레픈 감독의 영화 드라이브를 보면 '비정의 거리'를 연상시키는 부분들이 많다. 한 여자에게 별 이유없이(...) 꽂힌 프로정신 가득한 남자라든지, 그 남자가 비정상적인 복수에 나선다든지. 다만 '드라이브'는 그러한 행동을 하는 주인공이 뭔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진행하는 영화라는 점이 다르다.
이후 마이클 만의 대표작 히트 역시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남자들의 내면을 묘사하는 데에는 최선을 다했으나 여자들이 끼는 순간 대사들이 느끼해지고 상황이 공감이 가지 않는 등의 문제들이 자주 일어난 바 있다. 그래도 많은 범죄 영화가 여자들을 다루는 방식을 생각해 보면 히트 정도면 애교라고 봐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여성 캐릭터들도 남자들과 똑같이 그려내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게 가장 잘 드러나는 건 콜래트럴과 '마이애미 바이스'. 마이클 만이 자주 그려내는 것 중에 하나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 일에 모든 것을 바치는 프로이기 때문에 생기는 묘한 유대감이다. 최근의 작품들로 올 수록 남성 캐릭터들 뿐만이 아니라 여성 캐릭터들에게도 이러한 측면들을 부여함으로써 히트까지 상기의 이유로 마이클 만의 영화에 대해 비판할 부분들이 있었던 사람들이 최근의 영화들을 비교적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줄 알았는데 '마이애미 바이스'부터 영화가 전보다 불친절해지고 있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최소화되고 끝없이 행동만을 그려내는데, 기존의 팬들은 원래부터 그와 가장 비슷하던 감독 장 피에르 멜빌의 스타일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열광하는 사람들과, '히트'와 '인사이더'를 만들던 마이클 만이 더 좋다고 하는 사람들로 좀 갈렸다. 그래도 '그 영화 다시 보니까 괜찮더라'는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보면 나이가 들면서 감을 잃은 것은 아니라는 건 거의 분명해 보인다.
3 사실성에 대한 집착
리얼리티와 남성다움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 점에서는 스콜세지와 상당히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스콜세지는 주인공들의 드라마에서 철저하게 리얼리티를 추구하고 인간 군상들의 가장 날것의 모습을 보여주는 감독이다. 반면 영화 속 소재에 대해서는 과장을 더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분노의 주먹 권투신을 보면 리얼한 권투 시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제이크 라모타의 심리를 보여주기 위한 과장된 장치로 사용된다.
반면 마이클 만은 드라마에선 낭만성을 추구하는 반면 소재에선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리얼리즘을 추구한다. 알리가 최고의 권투 영화라고 한다면 그건 반박의 여지가 있겠지만 최고로 리얼한 권투 영화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정도로 알리의 권투 장면들은 실제 시합을 보는 듯한 생동감을 자랑한다. 이를 위해 배역에 전직 프로권투 선수들을 뽑은 다음 윌 스미스를 KO시키지 않는한 실제로 때려도 된다고 하였다. 복서들이 보고 놀랄 정도.
또 마이클 만의 총기류에 대한 집착은 히트, 마이애미 바이스, 콜래트럴의 놀랍도록 리얼하고 생동감 있는 총격전을 만들어 낸다. 실제로 경찰에게 사격을 가르치는 교관을 불러와서, 최신의 실제 사격술을 영화에서 선보였다. 리얼리티를 위해 갱단 역에 전직경찰을 배역하기도 했다. 단적으로 히트 이후 모든 만 영화의 총소리는 실제 총기를 발사하여 얻은 총격음이다. 리얼함에 집착하는 마이클 만의 영화 속 액션에서는 여느 블록버스터에서 느낄 수 없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에는 영화 속 배우들의 고생이 동반 된다. 윌 스미스는 근육을 불리고 엄청난 강도의 복싱 트레이닝을 받았고 톰 크루즈는 3개월동안 SAS출신 전술교관 "믹 굴드"에게 고난이도의 전술적 총기 훈련을 받았다. 미군 훈련 조교가 히트의 발 킬머를 보고 병사들에게 "니네도 저만큼만 해봐라" 라고 말한 건 너무도 유명한 일화. 참고로 히트의 전술 자문은 영국 육군 특수부대 소속으로 걸프전에 참전했고, 이후 자신의 경험담을 브라보 투 제로로 출판해서 유명해진 앤디 맥넵이다.
최근작에서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촬영도 사실성을 높이기 위한 것. 콜레트럴에서 LA의 밤거리, 특히 코요테 장면과 같은 빛의 양이 적은 풍경을 사실적으로 잡아내기 위해 바이퍼 HD 카메라를 메이저영화로는 처음으로 도입하였으며 마이애미 바이스 극장판과 퍼블릭 에너미(영화)도 계속 디지털로 찍고 있다. 이러한 촬영은 자연조명이나 최소한의 조명으로도 대상을 선명하게 잡아낼 수 있지만, 사실적이다 못해 너무 선명하거나 '드라이하다'는 불평도 많다. 후기 만 영화가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 중 하나.
아무튼 대부분의 영화가 남성 영화로서 손색이 없다. 대부분의 영화가 남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고초, 인생풍파, 후회를 현실적으로 설득력있게 그리면서도 화끈한 총격전을 집어넣어 관객을 '생각하는 사람'으로만 만들지 않으려고 균형을 맞춘다.
4 주요작품
4.1 TV
- 1984~1990 Miami Vice
- 1986~1988 Crime Story
- 2002~2003 Robbery Homicide Division
- 2011~2012 Luck : 더스틴 호프만을 주연으로 한 경마장을 둘러싼 이야기. HBO의 야심작이었으나 촬영중 사고로 말이 세마리나 죽으면서 1시즌도 다 못채우고 캔슬.
4.2 영화
- 1981 비정의 거리(Thief)
- 1983 악마의 성(The Keep)
- 1986 맨헌터(Manhunter) : 한니발 렉터 시리즈 중 '레드 드래곤'이 원작. 교양서적 '클라시커 50'의 영화편에서는 에드워드 노튼이 출연한 영화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 1992 라스트 모히칸(The Last of the Mohicans)
- 1995 히트(Heat)
- 1999 인사이더(The Insider)
- 2001 알리(Ali)
- 2004 콜래트럴(Collateral)
- 2006 마이애미 바이스(Miami Vice)
- 2008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ies)
- 2015 블랙코드 (Blackhat)[1]
4.3 제작
- 2004 에비에이터(The Aviator)
- 2007 킹덤(Kingdom)
- 2008 핸콕(Hancock)
- 2011 텍사스 킬링 필드(Texas Killing Fields) : 딸 Ami Canaan Mann의 감독작.
5 그 밖에
히트가 한국에서 개봉될 때, 수입사인 제일기획은 성인관람가였던 이 영화에서 일부를 가위질하여 15세 관람가로 내놓았다가, 이를 알게된 마이클 만 감독이 매우 분노했다고 한다. 하지만 2002년에 영화 알리가 개봉하였는데 수입사인 아름다운 영화사가 30분을 가위질을 하는 만행을 저질렸다. 이후 사람들은 마이클 만 감독이 이런 한국에 대한 분노로 혐한내용을 담은 영화를 만들까 걱정했고, 위의 콜레트럴에서 한국인 갱단이 등장하자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다. 다행히 마이애미 바이스, 퍼블릭 에너미 등등 이후 작품들에선 영화 배경이 그래서인지 특별히 한국에 관련된 소재는 나오지 않고있다.
히트, 콜래트럴 등의 영화에서 한국계 미국인, 한글 등 한국과 관련된 소재가 자주 등장한다. 이는 감독 자신이 코리아 타운을 LA의 중요한 풍경 중 하나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극도로 사실주의를 추구하고, LA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마이클 만의 성향으로 보았을 때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물론 굳이 한국을 골랐다는 건 변명이 안되지만.
참고로 극장에서 히트는 15세 관람가로 개봉되고 대폭 가위질됐지만 정작 완전판은 MBC에서 3시간의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의 명화에서 상영되었다. 한국에 발매된 DVD를 포함해서도 가장 완벽한 상영.
69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김기덕감독이 피에타로 상을 받는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또한 happisu라는 트위터 유저의 증언에 따르면, 어떤 기자가 원래 황금사자상은 딴 영화가 받을거였는데 피에타가 대신 받았다는, 당시에 국내에서 꽤 널리 퍼졌던 소문[2]에 대해 묻자 버럭 화를 내며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