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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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리투아니아, 라트비아프러시아 지방에 살던 발트족이 믿던 신화. 발트족들은 고대부터 기독교 세력이 침투하기 전까지 다신교를 믿었고, 내세를 믿었으며 유럽참나무를 신성시했다.[1]

13세기가 되면서 리보니아 검의 형제기사단이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를 침략하여 눌러앉으면서 기독교 세력의 침투가 시작되었다. 1233년에는 독일 기사단폴란드의 지방 영주인 콘라트 1세 마조비에츠키(Konrad I Mazowiecki)로부터 프루스인(발트족의 일파)을 정벌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훗날 프로이센으로 불리게 될 땅으로 원정을 왔고, 라트비아인에 이어 프루스인까지 정복당하면서 발트 신화를 믿는 종족은 리투아니아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2]

그렇게 유일한 발트 신화 국가가 된 리투아니아는 민다우가스(Mindaugas, 1200~1263)에 의해 통합되어 독일 기사단과 대립하며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영토를 넓히며 세력을 키우다가, 민다우가스의 후손인 리투아니아 대공국 대공 요가일라가 폴란드의 야드비가 여왕과 부부 동군연합을 맺으면서 1386년에 가톨릭으로 개종[3]하게 되어 발트 신화는 주류 종교에서 밀려나 민간신앙 및 구전의 형태로 명맥을 잇게 된다.

특이하게 라트비아의 경우 리투아니아를 포함한 주변국가들과 달리 각각의 신들을 사람이나 동물 형상이 아닌 자수문양의 형태로 표현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보이는 겨울 스웨터나 목도리에 그려져 있는 무늬를 떠올리면 되는데 예를 들어 태양신 사울레(Saule)는 꽃모양으로, 지모신이자 운명의 여신인 마라(백만송이 장미의 원곡도 사실은 이 여신을 주제로 한 노래였다.[4])는 역삼각형이나 끝부분에 줄이 쳐진 십자가의 형태로 표현하는 식이다. 그래서 같은 발트족 국가임에도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의 고대종교 재현 운동은 그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여기서 각각의 신들이 어떠한 문양으로 나타내지는지 대강 알 수 있다.

2 발트 신화의 신들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고대 프러시아인은 기독교화되기 전에는 모두 발트 신화를 믿었으나 신을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달랐다.

  • 디에바스(Dievas, 라트비아어 Dievs): 하늘의 신이자 발트 신화의 최고신.
  • 페르쿠나스(Perkunas, 라트비아어 Pērkons): 디에바스의 아들이며 번개의 신.
  • 라이마(Laima): 운명과 결혼, 임신, 출산의 여신.
  • 달리아(Dalia): 운명의 여신.
  • 제미나(Zemyna): 대지의 여신.
  • 마라(Māra): 라트비아인들이 섬기던 대지의 여신.
  • 샤울레(Saule): 태양의 여신. 리투아니아에 샤울랴이(Šiauliai)라는 도시가 있다.
  • 메누오(Mėnuo): 달의 신.
  • 가비야(Gabija): 불의 여신.
  • 바카리네(Vakarine): 새벽별의 여신.

발트 신화의 신들은 다른 인도유럽계 신화와 속성을 공유하는 신들이 많다. 인도 신화와 힌두교에서 신족을 부르는 이름인 데바(Deva)와 발트 신화의 최고신인 디에바스의 이름이 비슷하며, 번개의 신인 페르쿠나스는 번개를 다루는 최고위 신이라는 점에서 북유럽 신화토르, 슬라브 신화의 페룬, 인도 신화인드라. 그리스·로마 신화제우스와 비슷하다. 태양의 여신인 샤울레는 여신이라는 점을 빼면 태양을 관장하는 신격이며 태양 전차를 몰고 다니는 속성이 인도의 수리야, 그리스의 헬리오스와 겹치고 운명의 여신 라이마는 라크슈미와 속성이 비슷하다는 말이 있다. 언어학적으로도 리투아니아어와 라트비아어는 산스크리트어와 함께 인도유럽어족으로 분류된다.

3 현대

현존하는 발트계 종족인 리투아니아인과 라트비아인은 각각 가톨릭과 개신교를 믿으며, 신이교주의자들이 발트 신화 종교를 재구성하려 하고 있다.

발트 신화를 다시 종교화하려는 신이교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운동을 로무바(Romuva)라고 하는데, 리투아니아어로 성소(聖所)란 뜻이다. 라트비아에서는 디에우투리바(Dievturība)라고 부른다. 종교적인 면도 당연히 강하지만, 또한 국민들에게 자국이 그리스도교화되기 이전 조상들의 문화를 가르치려는 문화운동적인 면도 없잖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종교적인 면에 집중하는 다른 신이교주의와 비교되는 부분.

4 창작물에서

온라인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가 게임 세계관을 발트 신화를 참고했다.

미디블2: 토탈 워 - 킹덤즈의 Teutonic 캠페인에서 리투아니아로 플레이하면 게임 도중에 이벤트를 통해 가톨릭으로 개종하거나 발트 신화 종교를 유지할지 선택할 수 있다.

크루세이더 킹즈 2에서는 로무바(Romuva)라는 이름의 토속신앙(Pagan)계열 종교로 구현되었고 The Old Gods DLC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토속신앙 계열 종교는 성지+성지의 사원 홀딩을 최소 3개 이상 확보하고 종교 권위가 50 이상이면 개혁을 통해 다른 계열 종교들처럼 상속법과 기사단, 최고 사제단을 가질 수 있는데 발트 신화는 성지가 리투아니아, 폴란드 주변에 몰려 있어서 상대적으로 성지를 확보하는 데 이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발트 신화를 믿는 지역이 발트 3국 주변으로 제한되어 있는데다가 중후반 시나리오로 시작할 경우 가톨릭+정교회 세력으로 둘러쌓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

  1. 게임 크루세이더 킹즈 2에서 발트 종교의 상징도 나무를 형상화한 것이다. 훗날 독일 기사단과 기독교화된 발트인들은 우상숭배를 뿌리뽑는다며 참나무를 모조리 베어 버렸다(..)
  2. 그나마 기독교화된 이후에도 명맥을 잇고 있는 라트비아인과 리투아니아인과 달리 프루스인은 완전히 멸망해 버렸다.
  3. 사실 리투아니아는 민다우가스가 교황에게 리투아니아의 왕위를 받으면서 잠시 가톨릭으로 개종한 적이 있었으나 얼마 가지 않아 민다우가스와 그의 자손들은 다시 발트 신화로 개종했다.
  4. 정확히는 왜 딸을 낳아놓고는 행복을 주지 않은 채로 그냥 매정하게 떠나버렸느냐(=라트비아를 고래싸움에 등터진 새우꼴로 되게 만들었느냐)라며 마라에게 탄원하는 내용의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