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야구 연표 | ||
데드볼 시대 (1900년대 전후~1919) | 라이브볼 시대 (1920~현재) | (미상)[1] |
1 개요
The Steroids Era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중에서도 블랙삭스 스캔들 다음으로 꼽힐만한 흑역사.
불과 몇십년전만 해도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규제가 딱히 강하지 않은 편이라 금지약물로 지정되지 않은 암페타민, 스테로이드등을 복용하는 선수들이 있었으며, 이중엔 MLB 명예의 전당 입성자인 미키 맨틀, 윌리 메이스, 행크 애런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1991년에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비롯한 경기력 향상 약물(Performance Enhancing Drugs. 줄여서 PED)들이 전면금지되었으나 복용자들은 암암리에 꾸준히 약물을 사용하였으며, 이렇게 약물을 통한 경기력 향상이 두드러진 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후반까지의 20여년간을 스테로이드 시대라 칭한다.
2 영향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정직하게 플레이한 선수들은 평가절하당하고, 금지약물을 사용해 한껏 기량을 끌어올린 복용자들은 높은 평가를 받으며 리그를 주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스테로이드 복용을 통해 근육량 증가를 촉진시킬수 있었으며, 암페타민은 경기도중 누적되는 피로를 잊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러다 보니 투수는 너도나도 파이어볼러, 야수는 너도나도 슬러거가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90년대 후반 메이저리그 흥행을 이끌었던 새미 소사와 마크 맥과이어의 홈런 레이스도 그 이면엔 약물이 버티고 있었다. 이 시기에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승부했던 프랭크 토마스, 짐 토미와 같은 강타자들은 평범한 선수정도로 취급받는 등, 소위 말하는 청정타자들의 피해가 이래저래 막심했던 것.
이 시기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경기에 임했던 선수들, 다시 말해 정직했던 선수들이 받은 피해는 프랭크 토마스 항목에도 적혀 있는 그의 약물 시대에 대한 회고가 단적으로 설명해 준다.
내가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 30홈런 100타점을 때려내면 대단한 선수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40홈런과 120타점을 목표로 했고 그것을 이뤄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선수들이 60개씩 홈런을 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나에게 평범한 선수라고 했다.
2.1 2003년. 발코(BALCO) 스캔들
미국의 제약회사인 베이 에어리어 연구소(BALCO)에서 선수들의 60%는 약물 복용을 하고 있다며, 자사로부터 스테로이드를 공급받은 선수들의 명단을 밝혔는데, 그 중엔 역대 최강의 야구선수였던 배리 본즈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어, 새삼스럽게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큰 징계없이 유야무야되었다.
2.2 2007년. 미첼 리포트
여전히 금지약물 복용이 횡행했으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선 딱히 강력한 규제를 가하지는 않았으며, 흥행을 위해 묵인했다는 음모론이 꽤 신빙성있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러다 2007시즌이 종료된 후. 야구팬들을 충격에 몰아넣은 사건이 벌어진다.
조지 J. 미첼 상원의원이 금지약물을 구입했거나, 복용한 선수들의 명단을 기재한 보고서를 당시 커미셔너였던 버드 셀릭에게 제출한 것인데, 놀랍게도 그 중에는 2003년 발코 스캔들의 제이슨 지암비, 배리 본즈는 물론 로저 클레멘스, 앤디 페티트와 같은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의 이름이 버젓이 올라가 있던 것. 140년 올타임 투타 넘버원의 위상을 지니고 있었던 본즈와 클레멘스는 이렇게 메이저리그에서 버로우를 타게 되었다.
3 PED를 사용하지 않은 선수들
금지약물 복용이 횡행하던 시대였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정직하게 플레이 했던 선수들도 있었다. 이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그렉 매덕스, 랜디 존슨, 프랭크 토마스, 크레익 비지오, 페드로 마르티네즈, 켄 그리피 주니어 같은 선수들이 있고,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거인 박찬호 역시 약물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특히 토마스는 1990년대에 이미 약물 검사를 도입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했으며, 미첼 리포트에도 성실하게 인터뷰에 응할 정도로 약물을 혐오한 사람이다. 또한 명전이 예약된 데릭 지터도 호세 칸세코도 하지 않았을거라 언급할 정도로 약물의 힘 없이 3000안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놀랍게도 알버트 벨 역시 약물을 하지 않았다. 본인 말로는 만일 자기가 그랬다면 사무국, 구단, 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물어뜯었을 거라고... [2]
4 기타
일단 시대상으로는 2000년대 후반부터 MLB는 미칠듯한 타고투저의 시대가 끝나고 투고타저의 흐름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알렉스 로드리게스, 새미 소사, 데이비드 오티즈 같은 최고의 선수들이 계속해서 약물 복용자로 밝혀지는등 스캔들은 가라앉을 줄을 몰랐으며, 2010년대에도 라이언 브론이라는 신세대 스타가 약물 파동과 그에 따른 졸렬한 추태로 빛을 잃었으니 스테로이드 시대가 끝날 날은 아직도 멀었다. 또한 브론과 더불어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바이오제너시스 스캔들에 연루, 스테로이드를 비롯한 약물의 유혹은 슈퍼스타에게도 끊임없음이 나타났다. 2016년에는 헨리 메히아라는 선수가 지속적인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되면서 피트 로즈 이후 처음으로 MLB에서 영구제명되는 일이 벌어지는 등 약물 복용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오죽하면 메이저리그 역사의 거의 대부분이 약물에 힘입어 세워졌다는 비아냥까지 등장하면서, MLB 명예의 전당을 비꼬는 약물의 전당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