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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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ish

1 개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중부에는 아미시(Amish)라고 불리는 종교적/문화적 공동체가 들어서 있는 걸로 유명한데, 1693년 스위스와 알자스에서 야코프 아만(Jakob Ammann)이 전근대 유럽의 종교 박해를 피해 신세계로 이끌고 온 재세례파 계열 신도들의 후손들이다. 창시자의 이름을 따서 "아만파(派)"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캐나다에도 소수가 존재한다. 규모와 성격이 다르지만 한국의 청학동마을과 유사하다.

2 생활상

이들은 21세기인 지금도 "펜실베이니아 독일어"[1]라는 특유의 근세 독일어 방언을 쓰고, 현대 문명을 거부하며 이동할 때는 마차(馬車)로, 음식은 전통 화로로 때우는 등 하며 산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 독일어는 유대인히브리어 관계처럼 집안이나 예배드릴 때 사용하고 평상시에는 그냥 영어 쓴다.

펜실베이니아 중부에서 차를 몰고 다니다 보면 마차 전용 도로 표지판이 있고 길가에는 엄숙한 정장을 입고 수염 길게 기른 아저씨들이 마차를 몰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이 아미시 교도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기와 내연기관을 안 쓰고, 결혼하면 콧수염면도하고 턱수염을 기르며, 버클달린 벨트를 차지 않는다. 이들이 콧수염과 버클 달린 벨트를 거부하는 이유는 유럽에서 이들을 탄압하던 병사들의 상징이 큰 버클 달린 벨트와 콧수염이었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결혼하기 전에는 깔끔하게 면도를 하다가 결혼을 하고 난 뒤부터는 턱수염을 기른다. 물론 미혼이더라도 35~40살쯤 되면 그냥 기르기 시작하기도 한다.

이들의 인구 증가율은 실로 엄청나서, 매년 5%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관련기사[2] 1920년에 불과 5천 명이던 것이 1960년에는 2만 8천 명, 2000년에는 16만 6천 명. 2010년 현재는 무려 25만에 이른다고 한다. 90년 동안 인구가 50배로 늘었다는 이야기. 게다가 이 통계에는 18세 미만 어린이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지금은 숫자가 작아서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단순히 계산해 봐도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38만명, 2050년에는 175만명이다. 오죽하면 펜실베니아의 아미시 공동체와 유타 주의 모르몬교 공동체 한번 갔다오면 미국에 아직도 백인들이 무지하게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당연히 공동체 안에서만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는게 반복되다 보니 동유럽계 유태인 만큼이나 유전병에 취약한 편이라고 한다. 물론 이들도 이를 막기 위해 타주의 아미시 공동체와 혼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자기 공동체 아니면 이웃 공동체와의 혼인을 더 선호한다. 어디서 많이 본 현상인데[3]

아이들을 워낙 많이 낳아서 그런지 요즘은 한 가족이 마차에 타기가 버거워서 택시를 타기도 한다. 그리고 종교를 딱히 강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라서...[4]

워낙 전도활동이 없고 자기들끼리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미국 안에서 이미지는 좋은 편이다. 힘들다는 농사를 기계없이 동물이나 사람 힘으로만 짓기 때문에 훌륭하고 정직한 농부로서의 이미지가 있다. 게다가 이 사람들은 폐쇄적인 구석진 곳에서만 사는 것을 고집하지도 않는다. 전기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어서 시골에서 사는 것일 뿐이다. 타동네 사람들과 교류도 잘 하는 편이다. 아미시 공동체에 가면 간혹 가다 전선이 이어진 집이 한두 개 정도 있는데, 보통 이런 집은 그 지역에 사는 암만파 기독교인이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이 사는 집이다. 애초에 아미시만 사는 공동체라는 것도 딱히 없다. 그냥 평범한 동네에 암만파 기독교인들이 많이 사는 것일 뿐.

아미시 인구가 늘다 보니 원래 아미시가 없던 지역에 아미시들이 이주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출산율이 높고 열심히 일해 돈벌어서 허투루 낭비하지도 않고 하다 보니 일단 들어오면 그 동네를 점점 정ㅋ벅ㅋ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체 이미지가 좋은 사람들이다 보니 기존 거주민들이 싫어하지도 않고, 도리어 아미시가 동네를 깔끔하게 만든다고 집값이 오른다고 한다(...)

3 분파

종교라면 다 그렇듯이 이 집단들도 여러 분파로 나눠져 있어서 전기 등 모든 현대 문명을 거부하는 원리주의자도 있고, 적어도 프로페인 가스 등으로 냉장고나 전등을 쓰는 것을 허락하는 보수 집단도 있다. 이들 중에 원리주의자들은 사회보장 기금, 한마디로 연금 수령이나 여러 복지 등도 거부하고 있지만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의 암몬파 원리주의자들을 빼면[5] 미국의 원리주의 암몬파들은 나름 시민 정신에 입각해 내지 않아도 될 여러 복지 관련 세금을 스스로 납부하고 있다. 이들도 원리주의자와 개혁파가 갈려서 강제 면도 사건단발령 같은 반 종교적 강력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분파에 따라서는 자전거도 안 탄다.

보수 암몬파들은 원리주의에서 지켜야 하는 것들 중에 몇개를 간편하게 바꾼 사람들이다. 이들은 프로페인 가스로 냉장고나 전등을 키고 살며, 예배도 영어로 드린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집에서 교육시키지 않고 공동체 학교에 보낸다. 그리고 병원도 필요할때 가며, 시민의 권리인 여러 복지 혜택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현대 문명에 대해 각 분파마다 행동이 갈리는 이유는 좀 웃긴데, 교리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다. 이들은 더 멀리 이동하거나 통신할 수 있으면 자신들의 공동체가 순식간에 공중분해 될 것이라 믿는다. 가끔씩 내부적으로 어떤 현대문명을 받아들일지 말지에 대해서 격렬한 논쟁을 벌여 입장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자동자를 금지했던 어느 공동체에서 격렬하고도 지루한 논쟁 끝에 자동차 사용을 허가하자, 일주일 내로 거의 모든 가정에서 차를 한 대씩 갖추었다는 일화도 있다.

많진 않지만 아미쉬 공동체에서 완전히 나와 신앙적으로 개종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아미쉬와 공통점이 많은 다른 재세례파 교단으로 간다고 한다.

4 문제점

아미시 공동체의 어두운 면으로는, 이들 안에서는 근친 강간을 비롯한 성범죄가 엄청나게 자주 일어난다. 위의 설명한 것만 보면 현대 문명과 거리를 두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종교인들이라는 생각만 들고, 실질적으로 외부의 인식도 그렇지만, 문제는 아미시 공동체는 사회적 의식 자체가 자기들이 이주해 온 17세기 수준에 딱 멈추어 있다는 것. 워낙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거부하고, 폐쇄적으로 살아 가는 전통적 신앙 공동체를 공권력으로 뒤집어 놓고 언론의 뭇매로 파괴할 수가 없으니 대대적인 이슈화가 안 되어 있을 뿐이지만, 수많은 아미시 공동체에서 도망 나온 여성들의 증언을 듣다 보면 경악스러울 지경이다.[6] 위 각주의 기사를 읽어 보면 한 남성은 자기 여동생을 강간한 죄로 받은 벌이 고작 교회에서 6주간 제적 당한 것 뿐이다. (...) 실제로 2007년 경에도 인근의 비-아미시 남성이 아미시 여성을 강간한 뒤 형사 처벌을 받게 되자 아미시 공동체에서 "그를 용서한다"라고 하자 세간에서는 "오오 대인배 아미시들"이라 칭송했는데, 전직 아미시 여성들의 설명에 따르자면 아미시 측에서 용서를 한 건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겨우 강간한 거 정도로 이리 호들갑이지?" 라는 논리에서 그리 대뜸 용서를 한 것이라 한다.

일단은 자기들끼리 조용히 살고 있으니 외부에서 건드려서 역사적으로 오래 된 공동체를 뒤집어 놓는 건 보기에도 안 좋고 좀 뭐 하니 구체적인 통계화 같은 건 거의 불가능하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전직 아미시 여성들의 회고를 보면 가족 내 강간의 빈번도와 그에 대한 실질적 대응의 부재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7] 2011년경에 볼리비아에서도 메노파 공동체 청년들이 소에 쓰는 마취제로 부녀자들을 마취시킨 후 100명 이상 집단 강간해서 큰 물의를 빚었다. 이들은 결국 징역 25년형을 선고 받고 감옥으로 가게 되었다.영문 기사 이후 전체적인 볼리비아 메노파 공동체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젔는데 아미시 커뮤니티에서 있었던 것처럼 강간이나 근친상간 문제가 있어서 사회 문제화 되었다.슈테른 기사

다만 위의 몇몇 병크들을 보고 의외로 성문화가 개방되어 있다거나 사이비인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는데 모든 아미시들이 다 저런것은 당연히 아니고 오히려 성문화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그리고 외간 시골이나 극단주의 이슬람을 생각해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겠지만, 저런 식의 강간해 놓고 쉬쉬 덮어 가는 문화는 오히려 성 문화에 대하여 개방적인 곳이 아니라 저렇게 폐쇄적이고, 외부와의 소통이 없으며, 피해자가 도망갈 곳도 없는 성적으로 수구에 가까운 사회에서 생기는 형태이다.

한편 아미시가 알려지면서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관광객들이 몰려들었고 이것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했는데 돈과 이권을 둘러싼 갈등이 그것이다. 특히 비슷한 입장의 다른 메노파 교인들도 관광사업에 뛰어들면서 분파 간의 갈등과 분쟁이 커지며 메노파 내부에서도 신앙이 훼손되어간다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

5 패러디

아주 여담이지만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해킹롬중 이들을 풍자(?)한 슈퍼 아미시 브라더스라는 해킹롬도 존재한다(...) 마리오가 신사모자를 쓰며 수염을 기른 아미시교도 마리오가 되었고, 버섯이 아닌 오트밀로 커진다든가, 적들도 바뀌어서 굼바는 자동차(...)로 바뀌어있다.

그레이 아나토미에는 이 아미쉬 마을에 염증을 느껴 속세로 나와 살던 두 여성 중 한 명이 난치병에 걸려 병원으로 오는 에피소드가 있다.

6 아미시 학교 인질 총기 사고

2006년 10월 2일, 펜실베니아 주에 위치한 작은 농촌마을 니켈 마인즈의 아미시 공동체 원룸 스쿨[8]에서 오전 수업시간에 픽업트럭을 몰고온 남자가 총을 들고 침입해 5명의 학생을 죽인 사건이다.

범인은 교실에 있던 학생중 남학생과 4명의 학부모[9]를 총으로 위협해 나가게 한뒤 여학생들만 남도록 했다. 이때 범인 몰래 여교사와 여학생 한 명이 사람들 속에 섞여 빠져나왔고 탈출한 이들은 곧바로 마을로 달려가 경찰에 신고를 했다. 범인은 6세에서 13세 사이의 여학생 10명을 칠판 앞 교단에 일렬로 세우고 학생들의 발을 서로 묶은뒤, 자기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20년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복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사이 경찰들이 도착해 총을 버리고 자수하라고 교섭하기 시작했으나 범인은 가까이오면 인질들을 죽이겠다고 말한뒤 곧바로 여학생들에게 총을 쏘았다. 경찰들은 범인 저격을 위해 여학생들에게 몸을 숙이라고 외치며 범인에게 총격을 시작했고 그 찰나에 범인은 총으로 자살해 버렸다.

여학생 3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2명은 후송중 숨을 거두었으며 5명은 병원에 도착해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중태에 빠졌다. 불과 며칠 전 콜로라도 주의 교등학교 인질 살해 사건, 위스콘신 주에서 고등학생이 교장 선생님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케 한 사건에 이어 미국 내에서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세 번째로 일어난 총격 사건이라 파장이 굉장히 컸다.

범인 찰리스 칼 로버츠 4세는 사건 당시 32세로 부인과 세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아미시 주민은 아니며, 아미시 근처 낙농가에서 짠 우유를 수거하는 우유탱크차의 운전수였다. 평소 수줍음을 타긴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으며 아미시 주민들과 불화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한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범인은 현장에 아내에게 전하는 유서를 남겼는데, 1997년 태어나자마자 숨을 거둔 첫 딸에 대한 일이 9년 동안 그를 괴롭혀 왔으며 신에게 저주를 받고 있다며 생각해왔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12살 때 친척 여동생들을 성추행했던 것에 대한 악몽에 시달렸다고 한다. [10] 유서나 범행 동기를 미루어 볼 때, 기본적으로 범인이 거주하는 곳에서 아미시가 가깝고, 아미시 마을의 특성상 보안이 취약한 데다, 첫 딸이 살아 있었다면 아미쉬 학교의 여학생들 또래였을 것이란 점 때문에 아미쉬 학교를 습격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인질극 당시 여학생들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지키기 위해 자기를 쏘라고 말하는등 용감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7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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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에서는 그리 잘 나오지 않는데 가장 유명한 경우라면 트루먼 쇼,갈리폴리,죽은 시인의 사회로 유명한 피터 위어가 할리우드로 진출해 미국에서 처음으로 감독한 1985년작 위트니스(Witness)가 있다. 해리슨 포드가 극중 도주하여 숨은 마을이 아미시 마을이다. 여주인공부터도 아미시인 미망인.

리셀웨폰,프레데터 2로 알려진 대니 글로버가 악역으로 나오던 것도 이채롭다. 1200만 달러로 만들어져 68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편집상,각본상을 받았다.
  1. 영어로는 Pennsylvania Dutch라서 사람들이 펜실베이니아 네덜란드어라고 착각하지만 독일어다. 미국 사람들도 어지간히 착각을 많이 하는지 요즘엔 Pennsylvania German이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2. 아미시뿐만 아니라 독실한 개신교 신도, 특히 청교도들은 아이를 낳는 것이 신의 축복이라 여기기 때문에 자식들을 많이 낳는 편이다. 그래서 독신 항목에도 나와 있지만 독실한 개신교 신도들 중에서는 독신주의에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3. 물론 여기는 하레디 무리들처럼 꼴통짓을 하진 않는다... 애초에 하레디와 같은 극단적 근본주의는 전투적 포교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아미시의 경우는 본인들의 공동체를 더 중시하며 포교나 전도활동에 매우 소극적이다.
  4. 다만 1972년에 몇몇 아미시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고등 교육을 시키지 않겠다고 해서 연방 대법원까지 소송이 진행된 적이 있다. 이 당시 종교의 자유와 교육 받을 권리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를 두고 상당히 치열한 법정 공방이 진행되었다. 대법원에서는 종교의 자유와 문화적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리처드 도킨스는 이를 깠다. (...)
  5. 이들은 주 정부에게 어느 복지 혜택 등도 받지 않기로 합의한 결과 복지에 들어가는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
  6. http://abcnews.go.com/2020/story?id=316371&page=1
  7. 위의 기사를 읽어 보면 공동체 내에서는 오히려 구토할 만큼 술을 마시는 걸 강간보다 더 죄악시한다고 한다!
  8. 교실 하나에 교사 한 명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아미시 학교다.
  9. 학부모 참관차 들렀다고 한다.
  10. 하지만 범인의 친척들은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