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정발된 미아키 스가루 소설 | |||
스타팅 오버 | 3일간의 행복 |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 | 네가 전화를 걸었던 장소 |
いたいのいたいの、とんでゆけ[1] / Pain, Pain, Go Away[2]
목차
자신이 죽인 여자아이를 사랑하다니, 정신이 나간 모양이다.[3]
이 작가의 소설은 캐치프레이즈(?)로 맨 앞부분에 꼭 한 문장이 크게 쓰여 있다. 그 문장이 작품을 함축적으로 요약한 거라 봐도 무방하다.
1 개요
미아키 스가루가 지은 일본의 소설로, 일러스트레이터는 이번에도 전작과 같은 E9L이다. 국내에서는 영상출판미디어의 노블엔진 팝 레이블에서 2015년 12월 21일 출간했다. 역자는 현정수. 성인 취향 레이블을 표방하는 미디어 워크스 문고의 발매작답게 라이트 노벨치고는 내용이 상당히 헤비하다.[4]
2 소개
서양 쪽 사이트에서 분류된 장르는 드라마.
2.1 시놉시스
“자신이 죽인 여자아이를 사랑하다니, 정신이 나간 모양이다.” ― “전 죽어버렸어요. 이걸 어떡할 건가요?” 모든 것에 버림받고 혼자가 된 스물두 살의 가을, 나는 살인범이 되고 말았다―고 생각했다. 내 손에 죽은 소녀는, 죽음의 순간을 뒤로 미룸으로써 열흘간의 유예를 얻었다. 그녀는 그 귀중한 열흘간을, 자신의 인생을 망쳐놓은 녀석들에 대한 복수에 바치기로 결의한다. ― “당연히 당신도 거들어주셔야겠어요, 살인자 씨.” 복수를 거듭해나가는 가운데, 우리는 어느샌가 우리 두 사람의 만남 뒤에 감춰진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그것은 슬프고도 따스한 나날의 기억. 그리고 그날의 ‘작별’. |
미즈호는 운전 중, 엄청난 속도로 달리다 소녀를 치고 만다. 게다가 술에 취한 상태로. 놀랍게도 그 소녀는 멀쩡하게 살아있고,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나는 일어난 일을 뒤로 미룰 수 있어요.” 소녀는 작은 일이라면 수년 이상 미룰 수 있지만, 자신의 죽음은 길어도 열흘밖에 미룰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남겨진 열흘간, 미즈호는 지금까지 너무나 잔혹한 인생을 걸어온 소녀의 복수를 돕기로 하는데……. 소녀의 의붓아버지, 소녀의 친구들, 소녀의 의붓언니……. “어느 쪽이나 제 몸에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만든 사람이에요. 그리고 마지막은 당신이에요.” 〈3일간의 행복〉 〈스타팅 오버〉와 같이 ‘시간’이라는 보편적인 것을 다루며 비현실과 현실을 리얼하게 그려낸 ‘미아키 스가루’의 신작! ― 교보문고 |
어째 시놉시스가 2개나 있다. 위에 게 공식인데 서점에서 하나 더 만들어서 그래.
2.2 평가
전반적인 평은 전작보다 더욱 뛰어나진 필력과 구성으로 돌아왔다는 평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 하나 더. 꿈도 희망도 이승엔 없다.
표지의 온화한 일러스트로 상상하기는 힘들지만, 피와 살이 사정없이 튀는 잔인한 장면들이 상당히 많이 나오며, 보는 사람이 화병 날 것 같은 인물들도 여럿 나온다. 사실 온화한 일러스트도 겉표지 뿐이고, 속표지는... 여러모로 꿈도 희망도 구원도 거의 보이지 않는 정말 암울하고 슬퍼지는 내용의 글이므로, 읽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작가의 후기에 따르면, 두 번 다시 기어올라올 수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사람의 이야기라고 한다…. 표지는 더할 나위 없는 치유물이라는 게 함정이다.
다음은 알라딘 주간편집회의 소개이다.
"사랑과 슬픔으로 가득한 판타지"20대 초반의 남자 미즈호는 어느날 술을 마시고 과속운전을 하다 한 소녀를 치고 만다. 모든 게 끝장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죽은 줄 알았던 소녀가 그에게 말을 한다. "전 죽어버렸어요. 이걸 어떡할 건가요?" 이런 이야기다. 소녀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미래로 미루는 초능력이다. 그러나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죽음만큼은 영원히 미룰 수 없어서 그 기한은 딱 열흘에 불과하다. 소녀는 자신을 죽인 미즈호에게 남은 열흘 동안 자신이 완수하려던 복수를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그 정도의 책임은 져야지 않겠냐면서. 그리고 복수가 시작되고, 이 기묘한 콤비는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다. 어둠 뿐이던 마음에 선한 것들이 깃든다. 그러나 어떤 기적이 일어나더라도 남은 기한은 열흘 뿐. 소녀의 삶은 너무 짧다.
미아키 스가루는 데뷔작에서부터 줄곧 시간의 왜곡을 이용한 이야기들을 만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언제나 사랑이 깔려 있다. 특별할 것 없고 행복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대단한 불행도 없이 그저 삶을 이어가는 남자들이 이상한 시공간 왜곡과 그에 뒤따르는 신비한 여성의 구원 속에서 뒤늦게 생의 따뜻함을 깨닫는다. 이처럼 미아키 스가루의 작품들은 노골적으로 명백한 판타지이지만 그 안의 정서는 어쩐지 자꾸 시선을 끄는 데가 있다. 아무래도 판타지의 모습을 빌어서만 서로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는 이들의 작고 연약한 마음이 아무래도 이 시대의 어떤 경향과 자꾸 겹쳐져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 MD 최원호 (2015.12.24)
2.3 미루기에 대해
소녀의 능력인 사건 미루기는 얼핏 보면 개사기 능력 같지만 발동 조건이 까다로워 규칙이 의외로 난해하다.
일단 소녀가 설명한 규칙(?)은 다음과 같다.
- 능력 발동 조건은 영혼의 외침(…). 즉 ‘죽기 싫다’ 혹은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어야 한다.
- 따라서 ‘안 돼!’ 하는 생각이 들기 전에 죽어버리면 능력을 쓰지 못하고 그냥 죽는다.
- 이 때문에 이미 익숙해져서 침식된 고통은 미룰 수 없다. 소녀의 생활을 생각해보면 치명적인 약점.
- 위에서 설명한 공포심이 커질수록, 위험한 사건을 더 오래 미룰 수 있다. 사소한 일은 거의 무제한으로 미룰 수 있는 것 같다.
- 물론 사소함의 기준은 본인이기에, 생명을 되살리는 일일지라도 죽은 고양이 정도면 지속 시간에 큰 문제가 없다(…).
윤리 문제가 아니었나?
- 자신에게 큰 피해를 끼친 사건을 오래 미루려 하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작중에선 발동 조건이나 능력을 늘리는 방법을 빼면 본인도 몰라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사건이 미뤄지거나 혹은 미뤄진 사건이 돌아올 때 기억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전자인 소녀 본인은 스스로 기억을 닫아버리거나 하지 않는 이상 기억에 타격을 입지 않는다. 오히려 미루기를 풀면, 그 사건이 미뤄졌을 경우와 미뤄지지 않았을 경우, 2가지의 기억이 공존하게 된다.
그리고 시전자가 죽으면 모든 미루기가 풀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루기를 한꺼번에 풀면 사건끼리 충돌해 모순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어찌 되는지는 불명.[5]
그리고 정말 상관없지만 이 능력을 쓸 때에는 오르골 소리가 소녀의 뇌내에서 자동 재생된다. 이는 초반과 극후반에만 언급되는 내용.
3 등장인물
이번엔 중요 등장인물들의 풀네임이 전부 나온다. 다만 조연 중 한 명은 극후반부까지 이름을 안 알려주며, 주연 중 한 명은 사실 본명이 아니다.
- 유가미 미즈호
- 본 이야기의 주인공. 히즈미 키리코라는 전 동급생과 12살 때부터 편지를 주고받고 있었으나, 5년째 되는 날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라는 편지를 받고, 편지를 그만 쓰게 된다. 왜냐하면 암울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위하여, 그동안 편지로 거짓말을 했었는데,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하면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지를 끊어도 키리코는 편지를 계속 보내왔는데, 답장을 계속 보내지 않자 결국 편지가 끊겼고,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는 일은 없게 되었다.[6] 그러다가, 친구 신도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이 의지할 곳[7]을 잃게 되자, 다시 키리코에게 공원에 나와달라고 편지를 보낸다. 그 공원에서 계속 기다렸지만, 결국 밤 12시가 될 때까지 키리코는 오지 않았고, 절망한 미즈호는
믹스 너츠와술을 마신 뒤 음주운전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한 소녀를 치여 죽게 하게 되는데…. - 상당히 공허한 과거를 보내왔다. 신도 말로는 욕심을 잃어버린 인간이라고.
- 여담으로 작품들 중 최초로 표지에 얼굴이 제대로 나온 주인공이다. 단순히 나온 걸로는 쿠스노키가 최초.
- 신도 하루히코
- 유가미 미즈호의 절친. 대학 생활을 내내 함께했다고 한다. 생전에는 유즈호와 게임 센터에서 자주 만났던 것 같다. 작중 시점으로부터 2달 전, 오토바이를 타고 자살했다. 단순한 미즈호의 환각인지, 아니면 진짜로 본인이 저승에서 말을 거는 건지 몰라도, 가끔 미즈호의 꿈이나 생각 속에서 나타나 이런저런 말을 하고는 한다.
- 옛날부터 뭐든지 하면 다 잘했지만, 아무 것에도 흥미가 없었다고 한다. 어떤 분야에 몰두하면 얼마 못 가 식어버렸다고. 게임 센터에 자주 갔다고 한다.
- 여담으로 미대생의 말에 의하면 마약 중독자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고….
- 소녀
- 미즈호가 음주운전을 하다 본의 아니게 치어 죽인 소녀. …하지만 사건을 뒤로 미루는 능력을 사용해 10일의 유예 기간을 얻었다. 처음에는 자신을 죽인 미즈호에게 피해자로서 엄청난 적대감을 뿜어대며[8] 원망하였지만, 한참 뒤 마음이 바뀌고 자신의 복수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게 되는데….
- 복수를 위한 여행 도중 호텔에 묵었을 때, 미즈호가 써 준 가짜 이름은 유가미 치즈루.
모 촉수 일상물에서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는 그분과 같은 이름이다.
- 미대생
- 미즈호처럼 텅 빈 인생을 살고 있는 이웃집 사람. 골초다. 첫 만남은, 미즈호가 시끄러운 노래를 틀고 있었을 때 문 앞에서 노크를 하다가, 반응이 없자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서는 재생되는 CD를 자기가 들고 온 걸로 바꾼 뒤 쿨하게 사라진 것(…). 직접 자신의 머리를 다듬다 보니 머리카락을 예쁘게 자르는 재주가 있다. (미용사가 싫어서 자기가 직접 자르는 것 같다.)
- 신도와도 친했던 것으로 보이고 미즈호와의 대화 내용으로 볼 때, 두 사람 사이가 단순한 친구는 아니었을지도 모르는 암시가 있다. CD, 그림이라는 키워드가 왠지 전작인 3일간의 행복의 주인공 생각이 난다. 다만 그쪽과 달리 이쪽은 미대생이라는 호칭을 빼면 그림과 별 관계가 없다.
- 히즈미 키리코
- 미즈호의 초등학교 동창. 눈썹 위로 반듯이 정리한 앞머리가 인상적이라고 한다. 본인의 부탁[9]으로, 미즈호가 전학을 간 다음부터 그와 편지 교환을 시작했는데, 5년 전부터 미즈호가 키리코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게 되어 연락이 끊겼다.
- 사족으로, 성씨(歪み[10])가 유가미랑 똑같다. 읽는 방법만 다를 뿐.
신도는 이를 증거로 키리코가 미즈호의 천생연분이라고 주장했다.그런데 성씨의 뜻이 ‘비뚤어짐’, ‘일그러짐’, ‘바르지 못함’이다. DQN 네임인가.
4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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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제1장: 시작하는 이별
시작은 미즈호가 다짜고짜 히즈미 키리코라는 사람과의 편지 교환이 시작된 이유를 말하기 시작한다. 현재 시점으로부터 10년 전, 부모님의 일 때문에 가는 이사로 다른 초등학교로 전학을 갈 예정이었던 미즈호는 전학 전 마지막 날 자신이 이제 반의 일원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하며 학교에서 하루를 보낸다. “어? 너 전학 간다며? 아직 있었어?” 그런데 하교 때, 그동안 서로 말이 없어서 어색한 사이였을 키리코가 미즈호의 하굣길을 따라간다. 키리코의 목적은 멀리 있는 친구와 편지 교환이란 걸 해보고 싶어서 부탁하려고. 그렇게 두 사람은 편지 교환을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소통을 위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걸로 시작하는데, 서로의 가치관이 이상할 정도로 잘 맞아 미즈호는 키리코와 편지를 쓰는 것을 점점 즐기게 된다. 하지만 서로의 생활에 대해 적을 때 키리코와 달리 별 볼일 없는 학교 생활을 보내던 미즈호는 키리코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거짓말을 쓰게 되는데, 이 때문에 나중에 키리코가 직접 만나자는 제안을 했을 때 그간의 거짓말이 탄로나 키리코가 자신에게 실망할까봐 두려워서 편지 교환을 끊어버리게 된다. 관계가 끊긴 후 친구가 하나 생기자, 그녀와만 소통했던 것이 친구가 없는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다고 한다. (그 친구는 정황상 신도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점, 편지 교환도 중단되고 텅 빈 껍데기로 의욕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대학생 미즈호는, 문득 신도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 키리코를 만나보기로 결심한다. 사실 미즈호는 맥주 축제 때 취해서 신도에게 키리코 이야기를 털어놓았기 때문에(…), 키리코와 그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유일한 친구였다. 모든 것의 시작, 맥주 축제. 신도는 웬만하면 남에게 조언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점 때문에 그 말이 거슬렸던 것.
신도를 따라 죽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도, 일단 그의 말을 따르기 위해 키리코에게 편지를 보냈다. 5년 전에는 미안했고, 숨겼던 게 있다며 자기가 살던 고향의 공원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겠다는 내용이었다.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4.2 제2장: 흔해 빠진 비극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요컨대…… 너는 그 비극적 상황을 무의식중에 스스로 불러들인 게 아니냐는 얘기야.
하루 종일 비를 맞아가면서 키리코를 기다리던 미즈호였지만, 결국 키리코는 오지 않았고, 미즈호는 실의감에 빠져 술을 마신 뒤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간다. 본인이 무의식적으로 키리코를 매우 바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하지만 그는 한참 길을 가던 중 그만 정신줄을 놓아버렸고, 앞에 사람이 있는 것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직후, 원래는 차체에 강한 충격이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차체에 충격은 없었고, 미즈호는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며 내가 제때 피했나…? 하며 의아해한다. 그때 뒤에서 제때 못 피했어요는 친절한 대답(…)과 함께 한 여학생이 나타나서, 일단 미즈호를 열심히 두들겨 팬다. 한참 맞다가 소녀가 지쳐서 가방 공격이 잦아들자, 미즈호는 물어볼 게 있다며 자신이 소녀를 차로 들이받은 게 맞다면 어째서 멀쩡하게 자기 앞에 서 있는 거냐며 질문하는데, 직후 다시 두둘겨맞는다. 마지막 한 방으로 체중을 실은 발차기를 옆구리에 맞고 괴로워하는 미즈호에게, 소녀는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냐며 손을 내밀고 우선 자길 집에 데려가달라고 요청한다.
4.3 제3장: 점수벌이
저기, 저 애를 도와주는 게 네가 사람을 치어 죽인 거랑 관련 있는 일이야?
미즈호는 소녀에게 10일이라는 유예 기간 동안 자신이 무언가 도와줄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연락하라고 자신의 연락처를 건네준다. 소녀는 받자마자 북북 찢어버리지만, 미즈호가 끈질기게 계속 종이를 주자 결국 받아든다.
4.4 제4장: 겁쟁이 살인귀
미즈호에게 연락을 한 소녀는 자신의 복수를 도와달라고 하며, 우선은 아버지를 처리했고 다음 목표물은 언니라고 말하며 행선지를 안내한다. 이때 어떻게 처리했냐는 말에 묶어놓고 망치로 계속 가격했다고 대답해 미즈호가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어머니는 어쨌냐는 말에 그 사람만은 봐주기로 했다고.
그런데 그녀가 말하는 복수는 배에 가위를 꽂아 죽이는 것. 죽일 생각이었냐고 묻자, 그럼 어떻게 할 줄 알았냐는 답변이 돌아온다. 양아버지에게처럼 묶어놓고 망치로 두들겨 팰 줄 알았겠지. 그게 칼빵이랑 뭐가 달라? 미즈호는 그녀의 언니 시체를 보며 구역질을 느낀다.
인형이 없으면 잠을 못 잔다는 사실을 힘들게 실토하는(?) 소녀에게, 미즈호는 자기 친구[11]는 인형에게 말을 거는 이상한 녀석이라며, 그거에 비하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위로한다.
여담으로 그 와중에 라이너스의 담요를 언급하며, 3일간의 행복의 쿠스노키에 이어 피너츠 마니아임을 인증했다. 인생을 공허하게 살았다는 녀석이 유치하게 이런 건 열심히 봤구나.
미안하게 됐네요, 기분 나쁜 사람이라서.
그런데 공교롭게도 소녀도 신도와 똑같은 버릇이 있었고(…), 졸지에 이상한 사람 취급받은 것에 속이 상해서 삐친다. 긁어 부스럼인 셈.
그 후 미대생이 통화를 건다.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지만,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괴랄한 이유. 목소리는 좋아하냐는 물음에 목소리가 좋다는 대답은 덤. 이때 여자애랑 재미 봤냐는 섹드립을 날리지만, 주인공 성격이 성격인지라 간단히 부정된다. 그 뒤 진짜 하고 싶었던 ‘그 애랑 같이 다니면서 네 눈빛이 변했다’는 말을 한 뒤 통화를 끊는다. 이때, 어떻게 바뀌었냐는 미즈호의 질문에 미대생은 대답을 회피했다.
베란다에 있던 미즈호는, 소녀의 모습을 보고 그녀의 복수는 다른 것과 달리 단지 그거밖에 할 게 없기 때문에 하는 복수란 걸 깨닫는다.
4.5 제5장: 소녀와 양재 가위
4.6 제6장: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
미즈호가 차 키로 온 힘을 다해 찌른 뒤, 소녀의 가위 막타로 살인은 겨우겨우 성공한다.
간신히 4번째 살인을 끝냈지만, 옷이 피투성이가 된 데다가 차 열쇠까지 망가져 밖을 나갈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마침 이 마을에 할로윈 퍼레이드가 열리는 것을 보고, 둘은 그냥 그 옷에다가 칼질을 더 한 다음 그대로 돌아다닌다(…). 예상대로 사람들은 그냥 분장인 줄 알고 지나갔다. 책 속의 목차 일러스트가 이 부분에 해당한다. 치명적 유해물답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이곳에 올 때 만났던 사람을 보면서 하는 태연한 반응이 압권.
4.7 제7장: 현명한 선택
시작하자마자 미즈호의 꿈 이야기가 나오는데, 진짜 진짜 중요한 복선이다.
유원지에 있었는데, 이번에도 자기는 누군가와 손을 잡고 같이 있었고,[12] 사람들이 자신과 옆의 사람을 놀라거나 이상하게 여기는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꿈 속에서 본인은 '뭐라도 묻었나?' 라는 반응을 보이며 의아해한다.
남은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는데도 소녀는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미즈호는 이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4.8 제8장: 그녀의 복수
이후 둘은 처음 3명을 포함해 모두 17명을 죽였다.
네 번째 살해 대상으로 전 담임이었던 암 투병 중이던 60대 남자를 죽인 뒤, 소녀가 갈 데까지 가보잔 말을 꺼내서 13명이 새로이 복수 대상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미즈호 말로는 점점 실력이 생겨서, 소녀의 옷에 피가 튀기는 일은 없게 되었다고. 그걸 아쉬워하는 주인공은 아무래도 정상이 아니다. 그런데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도 소녀의 미루기는 풀리지 않았다. 미즈호는 단순히 (아직 다 안 죽였는데) 여기서 죽기 싫다는 의지가 강해져서 효력이 강해진 거라고 생각했다.[13]
참고로 중간에 경찰한테 잡히거나 희생자가 도망치거나 하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소녀의 미루기로 다 해결했다고 한다. 진정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
멍청하게 숲으로 도망친 17번째 대상을 살해한 뒤, 신나서 빙글빙글 도는 소녀를 보며 미즈호는 자신이 저지른 일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일은 소녀를 도와 연쇄 살인을 한 게 아니라 자기가 실수로 교통사고를 낸 일이다(…). 미즈호 앞에서 정줄 놓고 기뻐하던 소녀는 곧 정신 차리고 부끄러워한다. 이거 뭔가 무서운데.
이제 마지막으로 미즈호가 살해당할 차례. 마지막 날을 기념해 간 식당에서, 소녀는 노안을 이용해 대놓고 술을 마시면서 날이 바뀌면 그 때가 끝이라고 설명해준다.
비가 오는 밤중, 잠이 깬 미즈호 위에는 가위를 쥔 소녀가 있었다. 날이 바뀌었을 때가 말 그대로 자정이 지났을 때였나 생각하며 미즈호는 이제 끝이냐고 묻는다. 그리고 소녀는 마지막 확인을 시작한다.
이런 상처투성이 몸인 저를, 당신은 '아름답다'고 말해주었어요. 어디까지가 본심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아주 기뻤어요.미안해요.
소녀가 자기를 죽이지 않고 어딘가로 가버리자, 미즈호는 소녀가 자기를 죽이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본인이 직접 자살하기로 결심하고 그녀가 두고 간 가위를 줍는다. 바로 목을 찌르려다, 마음에 드는 BGM을 깔기로 하고(…) CD를 튼다.
그런데 음악에 심취해버려서 그대로 몇 곡이 지나가고, 이러다간 다음 앨범 때 죽자고 자연스럽게 미루게 될 걸 걱정한 미즈호는 가위를 잡고 바로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 때 미대생이 기습적으로 방에 들어오고, 자살을 방해받을까봐 가위를 멀리 던져버리고 재빨리 태연한 척을 힌다. 미대생은 담배를 끈 뒤 할 말을 시작한다.
내가 너의 좋은 친구였다면 지금 당장 그 애를 쫓아가라고 말하겠지. 그러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라면서 말이야. 하지만 나는 교활한 여자니까 그런 소린 하지 않아.
평소처럼 CD를 바꾸러 온 거라 생각한 미즈호였지만, 웬일로 미대생은 갑자기 남쪽 자기 고향의 눈 얘기를 시작한다. 자기 고향에선 눈이 내리면 다음날 녹았는데, 여기로 이사온 후에 눈이 쌓여서 녹지 않는 걸 보고 신기해했고, 쌓인 눈에 대해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14] 그래도 좋았다는 얘기를 하다가, 미즈호에게 그래도 죽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단 뉘앙스의 말을 한다.
사에구사. 사에구사 시오리. 제대로 이름을 말하는 건 처음이지, 유가미 미즈호 군? 나는 그런 무책임한 관계를 좋아했어.네가 없어지면 쓸쓸해지겠지.
그리고 미즈호는 감사 인사 후 소녀를 찾아나선다.
미즈호가 모아본 그동안의 단서, 그러니까 복선을 나열하자면 이렇다.
- 소녀를 찾기 위해 열차에 타려고 차표를 살 때, 지갑 속 카드들의 순서가 바뀌어 있었다. 소녀가 건드린 것은 확실한데, 현금은 물론이고 카드들도 그대로였다. 미즈호의 생각이 맞다면, 소녀는 그의 소지품에 포함된 무언가를 찾기 위해, 그게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지갑을 조사한 것이다.[15]
- 떠나갈 때 “미안해요.”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는데, 다른 것은 다 설명해줘 놓고 무엇이 미안한지는 설명해 주지 않았다. 무엇에 대한 사죄였을까?
- 나흘 전, 소녀가 샤워하는 동안 키리코에게 쓸 ‘보낼 수 없는 편지’를 마저 쓰려고 서랍을 열었는데, 그동안의 편지지들이 전부 사라졌다. 그때는 그냥 신경 쓰지 않았지만, (미즈호의 말을 따르자면) 소녀가 읽어보고 가져간 건 틀림없다. 그리고 그 후로 미즈호는 그 편지지를 보지 못했는데, 그의 방은 물건이 거의 없어서 뭘 잃어버릴 수가 없다. 따라서 소녀가 그걸 어디다 감추거나 버리거나 하지 않았다면, 그 편지지들을 계속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녀는 왜 편지를 그대로 가져갔을까?
- 답은 하나. 그녀가 그 편지의 수신인이기 때문이다. 즉, 소녀의 정체는…
- 그리고 그녀에겐 뭔가 이상한 점들이 있었다.
- 자기 성씨인 아키즈키를 싫어하고 있다.
- 소녀의 복수 대상인 동급생 중에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혼재되어 있다. 복학을 몇 년씩이나 한 게 아닌 이상에야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같이 동급생으로 두고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 미즈호가 음주 운전을 하다 소녀를 친 그날, 비가 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인적도 없는 곳을 우산도 쓰지 않고 혼자 걸어가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것은 간단한 퍼즐이었다. 내 기억은, 왜곡되어 있었다.
미즈호는 자신이 자살하려는 타이밍에 들어온 사에구사에게 감사하며, 소녀가 있을 그 장소로 찾아간다. 우산살이 부러질 정도로 거센 빗속을 걸아가며 도착한 그곳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소녀는 침수된 공원 일대의 나무 벤치에 앉아 있었다. 뒤로 가서 눈을 가리는 분위기에 안 어올리는 장난을 친 뒤, 태클을 먹은 미즈호가 그때 생각이 난다며 그때의 일을 말하기 시작한다.
사고가 일어났던 그날 벤치에서 비를 맞으며 누군가를 기다렸던 일, 과거 초등학교 때 전학을 갔던 일, 히즈미 키리코라는 여자애와 펜팔을 한 일, 편지 교환이 점차 인생의 낙이 된 일, 5년 후 직접 만나잔 내용의 편지를 받은 일.
……하지만 당신은 그 애를 만나러 가지 않았죠. 그렇죠?
그리고 비참한 인생을 감추기 위해 편지에 거짓말을 쓴 일, 거짓말이 들킬까봐 그녀를 만나지 않을 일, 편지가 끊긴 뒤 혼자 보내지 않을 편지를 계속 써간 일을.'그때 소녀가 가방에서 그가 적은 편지를 꺼내서 내민다. 역시 편지를 가져간 자는 그녀.
말을 끝마친 뒤, 미즈호는 자기 이야기는 여기까지라며 소녀에게 다음은 네 차례라고 말한다. 소녀는 잠시 미끄럼틀을 바라보더니, 자기 생각이라며 그날 키리코가 공원에 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녀와 나는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형태로 재회를 했다. 게다가 서로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로.
마지막으로 미즈호는 한 가지 알 수 없는 게 있다며, 그녀가 말한 ‘마주할 낯이 없었다’의 의미를 묻는다. 키리코[16]는 그걸 설명하기엔 장소가 적절하지 않다며 일어선다. 그리고 뒤따라오는 미즈호와 함께, 그의 제안대로 자취방으로 돌아간다.
다음날 둘이 찾아간 곳은 유원지. 관람차를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키리코의 미루기가 점점 풀리기 시작하면서 유원지 주변이 어두워지고, 사람들도 사라진다.
둘이 탄 관람차가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미즈호의 기억이 돌아온다.
4.9 제9장: 그곳에 사랑이 있기를
제9장 한정으로, 화자는 하즈미 키리코.
나는 점점 마멸되어 간다.
앞서 말했듯이, 소녀의 정체가 키리코이기 때문에 그녀의 과거도 많이 암울한 편이다. 처음에는 맞고 맞고 맞는 연속. 양언니가 키리코에게 독한 술을 억지로 먹이고, 토하면 전기 충격기로 목을 지진다. 이때 언급을 보면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할 만큼 들이부은 듯.
중반부터, 이 이야기의 모든 것이 밝혀진다. 키리코가 그동안 편지에 쓴 과거와 소녀의 과거가 다른 이유는 미즈호가 그랬던 것처럼 키리코도 편지에 거짓말을 적어서 보냈기 때문이며, 소녀의 성씨와 미즈호가 알던 키리코의 성씨가 서로 다른 것은 그 사이에 키리코의 어머니가 재혼을 했기 때문. 이 때문에 앞서 말했듯이 인생이 시궁창만도 못하게 되었으며, 본인은 아예 자신의 인생을 호기심 때문에 계속 잡고 있는 게임 취급한다. 언제든 컨트롤러를 놓고 전원을 끌 수 있다고. 그러다가 양아버지가 미즈호의 편지를 중간에 가로채서 버리기 시작하자, 5년 전의 그 약속을 잡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되던 이야기와는 다르게 약속 장소에 미즈호가 간다. 이 와중에도 서로 엇갈릴 뻔하다가 정말 아슬아슬하게 만난 건 덤.
그리고 그 둘은 재회하여 서로 데이트[17]나 작은 여행, 그리고 묘지 앞에서 키스까지 한다. 그 와중에도 키리코는 맞거나 이지메를 당하지만, 굳이 표현해보자면 모두가 그녀를 불행하게 만드나 미즈호 덕분에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나날을 보낸다. 중간중간 폭력 장면에 지금까지의 자상이나 화상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때 미즈호를 만날 때를 위해서 얼굴만은 상처가 별로 생기지 않게 하려고 했다고.
그러던 어느 날, 키리코의 아버지가 키리코의 어머니를 죽인다.[18] 그녀는 4시간 동안 폭행을 당하다가 겨우 탈출하지만, 그 뒤에 미즈호와 합류한다. 그 후, 사정을 모두 들은 미즈호가 그녀의 아버지를 죽인다.[19]
몇 시간 동안 도망친 후[20] 겨우 도착한 곳은 유원지. 그곳에서 미즈호와 키리코는 제트 코스터를 탄다. 그러나 그 직후, 미즈호는 사고로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지만, 정황상 머리가 으깨진 듯하다(!!!).[21]
그러자 키리코는 자신을 책망하며, 처음부터 그와 만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자신 때문에 그가 불행해졌다고 생각하며[22] 몇개월 전 재회하는 부분까지의 대규모의 미루기[23]를 시작한다. 미즈호 군이 와주었다는 부분만 지워서 재회를 못하게 해버린 것. 그리고 그 동안의 자기 기억을 미루기로 봉인해버린다. 하지만 그 사실만은 알고 있는 걸 보면 차마 그것까진 못 지운 듯. (미즈호와의 추억은 기억에 없지만, 자신이 지운 기억이 어떤 기억인지는 알고 있다. 그 경험만을 직접 떠올리지 못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분명 괜찮을 것이다. 미즈호 군이라면 내가 없어도 평범하게 친구를 만들고, 평범하게 연인을 만들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자. 그가 해주었던 말을. 그가 해주었던 일을. 그의 손에서 느낀 온기를. 그가 주었던 추억을.
내가 마음에 그리는 것만으로도 불행이 전염될 수 있으니까.
그 뒤로, 나이를 먹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내년이 되어도 그 때의 고등학교 2학년으로 있었다고. 소원을 빌지도 않았는데 왜 나이를 먹는 일이 미뤄지고 있는가에 대해, 무의식중에 있던 "그가 사랑해주던 모습으로나마 남아있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하고, 기억이 돌아온 키리코는 추측했다.
그 다음부터는, 원래 이야기의 진행대로 아무 이상 없이 살아가다가 5년 후 그의 편지[24]를 받고, 자신을 기억해주었다는 것에 기뻐하며 약속 장소로 향했으나, 그날 따라 늦게 도착했고, 약속 장소에 도달했을 때에는 이미 한밤중이였다. 아무 것도 제대로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며 쓸쓸하게 돌아가던 도중, 그녀는 자신은 용서받지 못했거나 잊혔다고 생각해 우울해진 미즈호가 운전하고 있던 자동차에 치어버린다.
즉, 미즈호가 차로 친 것은, 5년 전 고등학교 2학년의 모습을 하고 있던 키리코였던 것.
4.10 제10장: 편히 쉬세요
미즈호: 어째서 키리코는 자신의 죽음은 한 달도 미루기 할 수 없는데, 그 이외의 죽음은 5년이 미루기 할 수 있었던 거야? 키리코: 반대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저는 자신의 죽음만큼은 5년간이나 미루기할 수 없었던 거예요.[25] |
키리코가의 미루기가 전부 풀려버리면서 기억이 돌아온 미즈호는, 자신의 죽음을 미루고 있는 키리코의 마법이 풀릴 때까지 놀이공원에서 미루기가 풀려 스물두 살이 된 키리코와 함께 있다가, 미루기가 완전히 풀리는 순간을 기다려면서 서서히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키리코가 자신의 죽음을 더 이상 미루지 못해서 죽으면, 마법이 전부 풀려서 우선 미즈호와 만나지 않았다라고 한 것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모순이 발생한다. 따라서 미즈호는 과거에 죽은 사람이 되고 키리코만 살아남게 된다. 하지만, 키리코는 자기는 미즈호가 죽으면 따라 죽을 거라 선언했고, 미즈호도 그걸 반대하지 않았다. 참고로 이때 미즈호는 본심을 숨기고 자기가 죽은 뒤에는 자기만의 인생을 살라고 말하다가 키리코한테 바로 들키고 거짓말 치지 말라는 태클을 먹는다.
점점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 미즈호는 키리코의 머리에 손을 얹고, 마지막 말을 남기며 잠에 든다.
痛いの痛いの、飛んでけー。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
5 기타
5.1 여담
직후, 차체에 강한 충격이 있었다.그런데 차체에 충격은 없었다.
2장에 취소선을 이용한 서술 번복이 있다. 키리코의 미루기 발동을 묘사한 듯.
5장에서 미즈호가 키리코에게 양재 가위를 받아들고 사악한 살인마의 미소를 짓다가 키리코에게 재떨이로 미간을 맞는데,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다시 읽어보면 9장에서 그가 말한 “나에게 뭔가 이상한 일을 당할 것 같으면 미간에 한 방, 아주 힘껏 한 방 먹이면 돼. 나 같은 겁쟁이는 그것으로 바로 제정신으로 돌아올 테니까.”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의외의 아이러니.
참고로 이 장면에서 키리코가 해주는 내레이션이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미간만은 때리지 말자고 생각했다’라서 묘한 느낌을 준다. 자신과의 약속을 못 지켰네요.
키리코는 학대를 버티려고 평소 도서관에서 긴 수면을 취하는데, 잠드는 방법은 사이다 하우스를 읽는 것이다. 얼마나 재미없어하길래….
사족으로 키리코는 미즈호가 전학 가기 전날엔 반말을 했지만[26], 그 후 재회했을 때부터 쭉 존댓말을 쓴다. 5년의 미루기로 운명이 바뀐 세계에서 만났을 땐 처음에 서로가 서로인 걸 눈치채지 못했으니 그렇다 쳐도, 나중에 미즈호인 걸 알았을 때에도 말투를 바꾸지 않았다. 아마 내성적인 성격이라 오래 못 만나자 어색해졌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다. 9장에서 ‘내가 그토록 숭배하던’이란 묘사가 있는데, 그 심리의 영향일 수도 있다. 편지 교환이 지속되면서, 미즈호와의 편지 교환을 빼면 살 이유가 없을 정도로 시궁창 인생을 살고 있었기에 그에 대한 감정이 절대적인 사랑이 된 것의 영향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와는 별개로, 자신의 정체가 들키지 않았을 땐 미즈호를 자기 맘대로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봤자 이어폰 나눠 끼기 같은 훈훈한 거밖에 없긴 하지만. 그 점이 귀여운 거다. 그러면서 속으로 죄책감을 느낀다…. 어떻게 보면 평소 친구한테 시켜보고 싶었던 게 고작 저런 거라는 점에서 이 처자의 불쌍함을 알 수 있다.
여담으로 키리코가 양재 가위를 아끼며 그걸 흉기로 휘두르게 된 경위는 나오지 않았다. 단간론파를 너무 감명깊게 플레이한 게 아닐까 제목도 그렇고 근데 그거랑 얘처럼 가위로 사람 족치는 거랑 무슨 상관이야 진실은 저 너머에….
결국 마지막에 미즈호가 죽고 미루기가 풀리면서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키리코는 엄마는 죽어있고, 쓰레기 양아빠도 죽은 상태에서 학교 생활은 그다지 나아지지 못한 채로 쓰레기 언니와 살게 될 텐데 이건 뭐 꿈도 희망도 없다. 라이트 노벨에서 이렇게까지 취급이 좋지 못한, 차라리 사는 것보다 죽는 게 행복할 거라고 느껴지는 여자 주인공은 거의 없을 것 같다.
5.2 트리비아
현정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 책의 원서 사진을 올려놓고 제목을 어떻게 번역해야 하냐고 올렸는데, 다들 엄마 손은 약손이라고 대답했다(…).
6 관련 문서
- ↑ 한자를 쓰지 않고 히라가나로만 적혀 있다. 그리고 저 말은 아이들이 아파할 때 엄마가 아이에게 아프지 말라고 해주는 말. 우리말로는 엄마 손은 약손과 비슷한 용례다.
- ↑ 통용 번역. 음차 표기는 Itai no Itai no Tonde Yuke이다.
- ↑ 여기서 여자아이를 남자아이로 바꾸면, 이 말은 여주인공에게도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 ↑ 미디어 워크스 문고는 "전격문고를 읽고 자란 성인들을 위한 소설"을 표방하며 등장한 레이블인데, 라이트 노벨 독자들과 일반 독자들을 모두 노리고 있기 때문에 라노벨 레이블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처럼 국내에 일반 장르 문학으로 발매된 작품도 있다. 다만 창간 당시 "성인 취향이지만 그렇다고 일반 문예는 아니다"라고 발언한 걸 보면 어쨌든 일반 소설은 아닌 모양.
- ↑ 사실 최후반부에 이 상황이 발생한다. 패러독스의 결과는 앞의 미루기가 사라짐으로 인한 뒤에 일어난 모든 사건의 무효화.
- ↑ 사실 그동안 버릇이 생겨서 편지를 우표까지 붙여가며 계속 쓰긴 했다. 키리코에게 보내질 않았을 뿐.
- ↑ 반면교사(…)임과 동시에, 버팀목이었다고 한다.
- ↑ 첫 만남이, 상황 확인을 위해 차에서 내린 미즈호를 열심히 두들겨 팬 것. 정말 열심히 팬다.
- ↑ 이때 미즈호가
연하장 쓴 거 말고는그런 거 안 해봤다고 하니까, 자기도 안 써봤으니 노력해보자고 답변했다.선택지는 하나뿐이었던 거다. - ↑ 한자는 기울 왜. 왜곡 할 때 그 왜다. 단독으로는 외라고도 읽는데, 왼손의 어원이다.
- ↑ 정황상 신도로 추정된다. 왜냐면 미즈호가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키리코, 신도, 그리고 이웃집 미대생뿐이기 때문.
의외로 이런 쪽에서는 동심이 살아있었다. - ↑ 이 손을 잡고 있었다는 게 나름 의미심장한 복선인데, 미즈호에게 있어 손을 잡은 상대는 키리코 정도였기 때문.
- ↑ 할로윈 때 이후로 주인공이 유가미 미즈호인 걸 뒤늦게 알아차리고, 자신이 죽을 때가 되면 패러독스로 미즈호가 죽고 자기가 살게 된다는 걸 알게 되서 의지가 강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살해 목표를 늘린 것도, 자기 만족도 있지만 마지막 대상인 미즈호가 최대한 늦게 살해되기 위한 방법으로 추정. 키리코는 자기를 그리 소중히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유예기간을 미룰 동기는 미즈호밖에 없다.
- ↑ 가벼워 보이지만 쌓이면 매우 무겁다는 것과, 배기 가스를 뒤집어쓰면 거무튀튀한 돌 색갈이 되는 걸 보고 충격 먹었다고. 의외로 이런 면에서 순수하다?
- ↑ 여담으로 이는 그녀가 자신의 정체에 대해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일부러 흔적을 그대로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 ↑ 이때부터 작중에서 소녀가 아니라 키리코라고 서술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후로도 계속 존댓말을 바꾸지 않는다.
- ↑ 처음에는 미즈호가 그동안 거짓말한 걸 고백하고, 다음번 마주쳤을 때 키리코는 자신이 이지메를 당하고 있단 걸 들킨다. 이지메를 당한 뒤 울고 있다가 들켰을 때 충격받는 키리코의 심리가 인상적.
- ↑ 날짜상으로는 12월 중순의 어느 날로부터 4일 뒤라고 되어 있다.
- ↑ 미즈호는 키리코에게 더 이상 살기가 싫으면 내가 너를 죽여주겠다고 했는데, 키리코가 미즈호에게 죽일 대상이 틀렸다(...)고 말한 뒤 그의 대답을 보면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던 걸로 보인다. 미즈호는 키리코를 죽여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
- ↑ 딱히 쫓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그냥 들킬까 봐 도망간 것. 애초에 키리코의 양부가 누굴 만나는 것도 아니고...
- ↑ 아마 부유감을 느꼈다는 것을 봤을 때 제트코스터가 이탈했을 가능성이 높다. 상상 금물.
- ↑ 이 때 자신을 역신이라고 표현하며 굉장히 혐오하는 모습을 보인다.
- ↑ 본편 시점에서는 5년 전. 5년 몇 개월 전의 일을 5년 넘게 미루기를 시전하고 있는 거다.
- ↑ 미즈호가 만나자고 희망한 것.
- ↑ 키리코에게는 자기 목숨보다 미즈호가 더 소중했기 때문에 자기 죽음보다 훨씬 더 오래 미룰 수 있었다는 얘기로 추정된다. 또한 그녀에게 자신의 목숨은 10일의 가치밖에 없었다는 얘기기도 하다….
- ↑ 이때도 존칭을 생략하진 않았다. 반면 미즈호는 키리코를 계속 이름으로만 불렀는데, 일본의 문화상 이는 엄청 가까운 사람이나 어릴 때부터 친했던 사이한테만 하는 거라 키리코는 미즈호에게 이름을 불릴 때마다 긴장하는 듯하다. (만약 일본어 원서에서 호칭이 다르면 수정 바람.) 뭐 미즈호에게 있어서는, 초등학교 때 그냥 이름으로 부르던 게 굳어진 거겠지만.
소꿉친구 플래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