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성 전투

安市城戰鬪


개주(蓋州)

- 이숭인

서생이 먼 길 내내 말을 몰아 왔으니 / 書生驅馬儘悠悠
우정에서 하루쯤 머물러도 좋으렷다 / 好向郵亭一日留
산세를 멀리 공평히 나누는 푸른 이내요 / 嵐翠平分山勢遠
버들가지에 막 올라와 떠도는 봄빛이라 / 春光初上柳梢浮
긴 하천 방초에는 날 개었다 비 내리고 / 長川芳草晴還雨
기름진 들판의 곡식은 풍년을 예고하네 / 沃野嘉禾歲有秋
그야말로 주민들이 성덕을 그리워하는데 / 正是居民懷盛德
문황은 무슨 일로 이 구석까지 행차했나[1] / 文皇何事到荒陬

도은집 제2권 시 개주(蓋州)

파일:Attachment/ansi castle war.jpg
(안시성 전투 기록화)

645년(보장왕 4년), 고구려안시성에서 벌어진 전투로 제1차 여당전쟁의 대표적인 전투이다.

당나라고구려의 여러 성을 함락하는 등 많은 피해를 주었지만 안시성의 실패로 고구려에서 철수하게 된다.

안시성 전투
날짜
645년 음력 8월 10일 ~ 9월 18일
장소
안시성(정확한 위치 불명)
교전국1교전국2
교전국고구려당나라
지휘관안시성주[2]당태종
장손무기
이세적
이도종
부복애
병력불명[3]약 10만 이상?
피해 규모불명불명
결과
고구려군의 승리
기타
당나라군이 고구려에서 철수.

1 배경

643년 9월에 당나라에서 고구려에게 상리현장을 사신으로 보냈고 연개소문이 신라의 두 성을 함락했는데, 상리현장은 신라를 공격하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연개소문이 이를 거절하면서 당태종은 이와 더불어 연개소문의 반역을 명분으로 삼아 고구려 정벌을 일으켰다. 이후 당태종의 원정군은 요수를 건너 건안성을 압박하고 이세적, 이도종 등이 개모성을 함락했다.

한편으로 장량이 이끄는 수군이 비사성을 함락하고 당태종이 요동성, 백암성 등을 함락했으며, 고구려에서는 고연수, 고혜진 등이 이끄는 15만을 원군으로 보내서 싸웠다. 아사나사이가 이끄는 당군이 거짓으로 싸우다가 지는 척 도망가거나 사신을 보내 연개소문을 문죄하러 온 것으로 교전은 바라지 않고 신하의 예만 취한다면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고구려군을 방심하게 했다.

결국 고구려군은 제대로 방비하지 않다가 주필산 전투에서 패해 고연수, 고혜진 등은 항복했으며, 8월 10일에 군영을 안시성 남쪽으로 옮겼다가 당태종은 건안성, 오골성 두 성과 안시성 중에서 어느 곳을 공격할지 물었다. 이세적이 보급 문제, 배후 기습 문제로 안시성을 공격할 것을 주장해 안시성을 공격하기로 한다.

2 진행

당나라의 군사들이 안시성 공격을 시작하자 안시성 내부에서 당태종의 깃발, 수레의 덮개 등을 머리서 보기만 하면 번번이 성에 올라가 북을 두드리면서 당태종이 화를 내자 이세적이 성을 공격하는 날 이들을 모두 묻게 해달라고 하면서 이 소식을 듣고 안시성에서는 더욱 굳게 지키기를 각오하면서 당나라의 군사들이 여러 차례 공격해도 함락되지 않았다.

고연수, 고혜진 등이 군사를 옮기면서 장량의 군사와 합해 오골성을 함락하고 압록강을 건너 평양을 함락하는 의견을 냈지만 장손무기가 건안성, 신성 등의 군사들에게 공격받을 것을 이야기하자 중지했으며, 당태종이 안시성의 닭, 돼지 소리를 듣고 성을 포위한지 오래 되면서 성 안의 연기가 미미해졌지만 지금은 닭과 돼지가 시끄러운 것은 군사들에게 잡아먹이고 밤 중에 나와서 기습할 것이라 여기면서 이세적에게 대비하게 했다.

밤에 고구려군의 수백 명이 성에 줄을 매달아 내려왔고 이 소식을 듣고 당태종이 직접 성 아래로 와 군사를 불러 공격해 수십 명을 죽이고 물러나게 했다.

이도종이 무리를 감독해 성의 동남쪽 귀퉁이에 토산을 쌓고 안시성을 압박했는데, 안시성에도 이에 대응해 성을 더 높이 쌓았고 여러 차례 군사들이 교대로 싸워 하루에 여섯 번에서 7번 교전할 정도였다. 당나라군은 충차, 포석으로 성루를 부쉈고 안시성은 목책으로 부서진 부분을 막았으며, 이도종이 싸우다가 발을 다쳤고 토산을 쌓는 일은 60일이나 되었다. 이때 당군은 토산을 쌓는데 50만명을 동원했다 한다.

토산 꼭대기에서 성곽까지는 몇 장 정도 떨어져 있어 내려가서 성 안으로 들어가게 했는데, 이도종은 부복애를 시켜 토산 꼭대기에서 대비하게 했지만 부복애가 사사로이 부대를 거느리고 떠나고 있던 중에 고구려의 군사 수백 명이 성이 부서진 곳으로 나와 싸우면서 토산을 빼앗아 점거하면서 참호를 파서 지켰다. 결국 당태종은 화가 나서 부복애를 죽였고 이도종이 죄를 청하자 개모성, 요동성을 함락한 공로가 있어 용서했다.

요동성이 일찍 추워지고 풀은 마르면서 물이 얼어 병사와 말들이 오래 머물지 못하고 양식이 떨어지려고 하자 어쩔 수 없이 철수했다.

3 결과

안시성의 실패로 인해 고구려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시켰으며, 당의 주력군이 고구려 원정을 한 틈을 타서 설연타의 힐리구리실설사다미가한이 하주를 노략질했다. 이로 인해 당태종은 장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영주를 직접 정벌하려다가 병에 걸리게 된다.

이 전투 자체의 결과도 컸지만 이후에 남긴 상징성은 더욱 컸다. 1차 고구려-당 전쟁이 이 전투 하나로 인해 사실상 당나라의 패퇴로 끝났고, 이후 당태종은 계속해서 고구려를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구려를 멸망시키지 못해서 유언으로 후계자인 당고종에게 '다시는 고구려를 치지 말라'[4]라고 말하기까지 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후 당태종이 희대의 명군으로 칭송받고 그의 업적이 크게 부각되면서, 역으로 그 당태종조차 함락하지 못한 안시성과 고구려의 위상은 엄청나게 커지게 되었다. 여몽전쟁 말기에 고려가 결국 항복하려 하자 쿠빌라이 칸이 매우 기뻐하면서 '당 태종조차 굴복시키지 못한 나라의 태자가 스스로 왔으니 이는 하늘의 뜻이다'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4 등장 작품

안시성 전투는 KBS 대하드라마 삼국기(1992-1993), 대조영(2006~2007)과 SBS 대하사극 연개소문(2006~2007)에서 자세하게 묘사된 적이 있다.

삼국기의 경우는 작품 중반부의 절정으로 꽤 많이 신경써서 제작했고 훌륭한 퀄러티를 보여준다. 특히 당군은 안시성 전투 전까지 승승장구했고, 다양한 작전을 쓰며 다양한 공성병기[5]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절대 숫자만 많은 오합지졸이 아님을 묘사했다. 안시성은 이것을 죽을 힘을 다해가며 처절히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뒤의 두 작품은 그보다 훨씬 뒤에 나온 작품인데, 둘이 비슷한 시기에 방영했고, 두 작품 모두가 나온 시기가 시기다 보니, 둘다 당나라군은 쓸어버리게 묘사했고, 두 작품모드 서로 비교가 되는 편이다.

연개소문의 경우애는 산성의 세트장이 대조영보다 더 고구려식 산성에 가까우며, 무장들이 무쌍을 찍다보니 액션 부분이 많지만, 연개소문 특유의 병맛스러움[6] 때문에 대조영보다 낮게 평가되는 감이 있다.

대조영에서는 수십만의 당나라 대군이 안시성으로 돌격하는 모습, 공성전, 토산의 붕괴와 타격감 등을 실사촬영, CG로 리얼하게 처리함으로써 거의 반지의 제왕 급의 전투신을 구현해냈다. 특히 토산이 무너질 때의 장면과 OST가 맞물리는 폭풍간지의 장면은 대조영 최고의 명장면으로 지금까지 두고두고 회자된다. 거기에다가 병졸들의 갑옷도 대조영이 좀 더 투박해서 더 병졸스럽다는 평이 있다. 그리고 이거 찍느라 제작비를 다 써서 그 이후에는, 특히 최후의 전투인 천문령전투는 참 안습하다.

다만, 대조영의 경우 당나라 장수들에 대한 묘사가 1차원적인 수준인데 반해, 연개소문의 당나라 장수들에 대한 묘사가 좀 더 입체적이라 인물 캐릭터 중심에서는 연개소문이 낫다는 의견이 있다.

  1. 문황은 당태종 이세민의 시호 문무대성황제를 지칭하는 것으로 당 태종이 요동까지 원정하러 갔다가 안시성 전투에서 대패한 것을 풍자하는 것이다.
  2. 기록으로 이름은 남아 있지 않고 후대의 기록에서 양만춘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3. 신당서에서 장손무기가 주장한 바에 의하면 10만인데 삼국사기자치통감 기록에 따르면 장손무기가 주장한 10만의 병력은 안시성이 아니라 신성과 건안성의 병력을 합친 것이다.
  4. 혹은 다시는 요하를 건너지 말라.
  5. 대표적으로 공성 사다리인 운제. 이거 나온 작품, 몇 없다. 절대다수는 사다리 세워 올라가기만 할 뿐.
  6. 예시를 나열하자면 연개소문 특유의 발CG와 환단고기 드립들과 척준경을 아득히 능가하는 인간흉기로 묘사되는 장수들과 슝슝 추풍낙엽처럼 갈려나가는 일반 병졸들 등 너무나도 넘쳐나는 병맛스러움을 여백이 부족해서 적지를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