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Man : A zoology of the Future.[1]
1 개요
영국의 저명한 고생물학자이자 지질학자 두걸 딕슨이 1981년에 펴낸, 미래 동물의 진화를 예측한 서적. 사실상 가상생물학(Speculative biology) 관련 컨텐츠의 개척자로 평가받고 이후 가상생물학 컨텐츠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81년까지 밝혀진 생물학적 사실을 조합해서 현 인류가 갑자기 멸종했다고 가정하고, "과연 5천만년뒤의 생명체가 어떻게 진화해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책.
책의 내용을 옮긴 사이트
2 내용
- 현재 포식동물들은 멸종하고[2] 그 자리를 쥐에서 진화한 포식쥐들이 차지했다. 포식쥐가 차지한 생태적 지위에는 늑대, 고양이, 족제비, 물개, 바다코끼리, 북극여우, 북극곰, 검치호[3]가 있다. 심지어 포식쥐 이외의 설치류 중에는 타조나 말, 하마에 상응되는 종이 존재할 정도.
- 사바나에서는 사자나 다른 고양이류가 멸종하고 대신 개코원숭이의 후손인 라분과 다른 종류의 육식원숭이 호레인이 포식자의 위를 차지했다.
- 영양류는 거대화해서 대왕영양류가 되어서 코뿔소종의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또한 대왕영양류에서 분화한 뿔머리영양류도 있는데 이녀석들은 뿔이 거대화하고 복잡해져서 머리 위를 덮음과 동시에 앞이빨 역할을 하게 되었다.
- 코끼리는 발굽이 생기고 엄니가 4개를 지녔고 특이한 모습을 가진 자란더로 진화했다.
- 아프리카가 분열해서 만들어진 아대륙인 레무리아에서는 다른 곳에서 쇠퇴한 영양류가 번성하고 있다.
- 화산섬들로 이루어진 바타비아 제도에서는 박쥐류가 생태계의 지위를 차지해서 물개같이 생긴 종, 나무늘보같이 생긴 종, 꽃같이 생긴 종, 거기에 앞다리로 걸어다니는 포식박쥐가 있다.
- 호주 대륙이 아시아에 붙어버리긴 했지만 사실상 고립된 것이나 다름없어서 태반류의 위협을 받지 않은 기이한 유대류들이 탄생했다. 기존의 유대류들도 다른 대륙의 동물들과 수렴진화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아예 낯선 모습은 아니다. 새로운 유대류들이 차지한 기존 종들의 생태적 지위는 각각 나무늘보, 표범, 원숭이, 땅늘보, 돼지가있다.[4]
- 조류, 파충류, 양서류는 전체적으로 위세가 지금보다는 줄었다. 죄다 기괴하게 진화했지만.
롱런하는 공룡들
3 국내 정발
한국에서는 80년대 중반에 새소년 같은 만화월간지나 학생과학같은 잡지를 통해서 일부 소개된 적이 있기는 하나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하고 묻혔으며, 2007년에 「미래 동물 이야기 (인류시대 이후의)」라는 제목으로 정식 발간되었으나 큰 관심은 받지 못했다.
4 실사 다큐멘터리
일본에서는 가상생물학에 대한 수요가 국내에 비하면 많은 편이다 보니 컬트적인 인기를 끌어[5]이걸 기반으로 한 스톱모션 다큐멘터리도 만들어졌다. 내레이터는 두걸 딕슨.[6] 길이가 짧아 모든 종이 등장하지는 못했지만, 원서에 등장하지 않은 인류와 같은 지능을 가진 새가 등장했다! [7]
4.1 동요
위 다큐멘터리가 방영될 당시 일본에서 나름대로 컬트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던 나머지 NHK에서 '모두의 노래'라는 동요 프로그램 라인업으로 동요가 나온 바 있다. 1994년 10월-11월 방영된 듯. 여기서는 다큐멘터리에 나오지 못한 동물인 트루틸, 지느러미 도마뱀, 와카, 디스타르테롭스, 보어텍스, 뛰는악마쥐, 날족제비, 미칭이 등장한다.
5 비판
위에서 보듯 일부에서는 애프터 맨에 대하여 호평을 내리지만 상당히 오래된 책이다 보니 지금 학설로 보면 어색한 부분도 많고 굉장히 억지스럽거나 개연성 없는 내용도 많다.
- 대형 맹수들이 전멸했다는 설정이 무리수라고 평가받는다. 특히 갯과와 고양잇과[8]나 하이에나과는 뛰어난 지능과 환경 적응 능력을 바탕으로 분화해 오랫동안 존속할 가능성이 높다. 애당초 땅늑대 같은 종은 멸종 위기 등급 중 가장 낮은 '관심 필요' 등급을 먹고도 미확인 개체 수가 넘쳐날 것으로 예상 중. 인간에 의해 고양이과나 개과같은 식육목 대부분이 쇠퇴하거나 멸종할지 모른다 해도, 개체수가 많은 소형 식육목 동물인 족제비나 사향고양이, 몽구스, 오소리가 존재한다. 이 소형 포식자들이 또 다른 포식자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쥐가 포식자가 될 확률은 낮다[9]. 이는 아프리카에서 대형 고양이과의 니치를 대체한 영장류[10]들도 마찬가지.
- 사슴이 멸종되었고 토끼가 사슴의 니치를 대체한다는 설정도 마찬가지다. 사슴과 우제류 동물들이 인간의 영향으로 개체수가 줄어들었다지만, 어디까지나 일부 종의 이야기다 보니 사슴같은 유제류가 맥이 끊기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어쩌면 5000만 년 후보다 훨씬 더 먼 미래에 유제류들이 쇠퇴한 후라면 토끼가 사슴의 지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도. 또한 토끼의 후손인 래벅들이 아프리카에 오면서 아프리카의 유제류들을 거의 밀어냈다는 설정도 무리수가 큰 게, 새로 도착한 동물들과 고유종들이 경쟁하는 것은 진화의 흔한 클리셰지만, 래벅이 유제류들을 거의 밀어내어 멸종시키고 주요 초식동물의 니치를 차지한다는 것은 재미를 감안해도 큰 무리수.
- 동물들의 해부학적 특징을 완전히 개무시하고 있다. 스트리거라는 생물이 대표적인 예인데, 고양잇과로는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신체구조를 지니고 있다. 와카, 래벅, 라분, 쥐들의 후손도 마찬가지이다.
- 본편 줄거리와 큰 상관은 없는 부분이지만 '파충류의 시대'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악어는 "적응력이 떨어지는데 살아남았다"는 식의 설명을 적어놓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애초에 악어가 속한 악어형류(Crocodylomorpha)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에 사는 기어다니는 이미지의 파충류만 속하지 않았다. 포유류마냥 육지에서 뛰어다니는 카프로수쿠스같은 종도 있었으며, 데스마토수쿠스의 경우처럼 초식성인 경우도 있었기에 딱 잘라서 악어와 악어형류를 '적응력 떨어짐'이라고 단정짓기는 힘들다.
- 태즈메이니아데블이 표범같이 생긴 모습으로 진화한 생물이 등장하는데, 사실 이 녀석은 가만 놔두면 알아서 멸종될 동물들이다. 그 이유는 전염병성 암. 이 때문에 태즈메이니안 데블의 개체수가 대폭 줄어들어 멸종 위기를 겪고 있다(...). 심지어 지금도 전염병이 돌고 있는 상황.
5.1 위 비판에 대한 일부 변론
가상생물학이라는 장르 자체가 해당 창작물이 나올 당시 고생물학에 근간하여 제작되다보니 현 학설을 기준으로 보면 어색한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가령 가장 큰 라분 종의 경우는 알로사우루스가 모티브인데 본책 개괄부에 적혀있듯이 당시 알로사우루스를 비롯한 대형 수각류의 이미지는 지금같은 날렵한 프레데터 이미지가 박히기 전인지라 '굼뜬 스케빈저' 취급을 받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즉 당시 고생물학은 당연히 지금에 비하면 한계를 띠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태즈메이니아데블의 경우도 제작 당시 상황을 감안해야한다. 지금이야 전염성 암으로 인해 개체수가 줄고있다는 사실이 확실히 알려져 있지만 제작 당시에는 전염성 암이 퍼져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는가 하는 이유로 작가가 후손을 남겨 진화했다는 설정을 넣었을 수도 있기 때문.
6 기타
영국 드라마 프라이미벌에는 이 책의 오마쥬 격인 생명체가 종종 등장한다. 그중 하나가 미래의 퓨쳐 프레데터.
이 책 이후, 딕슨은 88년에 백악기 대멸종이 없었다는 가정하에 쓴 책인 신공룡(원제 The New Dinosaurs)[11]을 썼는데 이것은 해외의 고생물화가들에 의해 Specworld로 재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92년에는 미래 인류의 진화를 다룬 맨 애프터 맨(Man After Man)을 썼다. 해당 항목 참조. DeviantArt의 유명 유저 Nemo ramjet은 이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All Tomorrows라는 소설을 쓰기도 했다.
리처드 도킨스의 조상 이야기에는 각주에 잠깐 언급되는데 아직 이 책이 국내에 들어오기 전이라 '인류 이후'라는 제목으로 나온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 "미래 동물 대탐험"(The Future is Wild)은 이 책을 모티브로 하고있고, 두걸 딕슨이 자문을 맡았다. 한국에선 이게 더 유명하다.
과학쟁이라는 어린이 과학잡지에서는 2010년 9월에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기사거리로 실었었다.
본작에서 등장한 동물들의 피규어가 있다. 정발 피규어는 아니고 능력자들이 스컬피나 퍼티 등으로 만드는 개인출품작이나 레진 키트 등으로 현재는 극소수 골수팬들만 남은 상황이다보니 정보를 찾기 힘들다.
7 작중 등장 동물
- ↑ 참고로 위의 이상한 동물은 5000만년 뒤의 얼룩말이라고 80년대 학생과학에서 잘못된 표기를 한 적이 있다. 이름은 리드스틸드. 실제 원서에서는 식충류의 후손이라고 명시했다.
- ↑ 내용을 다채롭고 재밌게 만들기 위해 넣은 설정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이에나같은 종은 다른 맹수들 다 멸종해도 혼자 살아남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가설도 많다.
정작 하이에나는 안 나온다 - ↑ 정확히는 북극곰과 검치호에 해당하는 종은 각각 같은 종의 수컷, 암컷에 해당되는 녀석들이다.
성차별 - ↑ 근데 사실 돼지를 제외하면 이 동물들에 해당하는 유대류는 모두 이미 있었다.
- ↑ 그렇다고 무슨 고지라나 드래곤볼같은 국민급 인기가 있었다고 착각하면 매우 곤란하다! 수요층을 굳이 비유하자면 열화판 죠죠러 비슷한 느낌이라고 보면 될 듯.
- ↑ 우리나라보다 더빙의 수요가 높은 일본답게, 딕슨의 내레이션이 전부 일본어로 더빙되었다.
- ↑ 한 쪽 뒷다리로 뜀뛰기를 하는 모습으로 이동하며, 다른 한 쪽 뒷다리를 손 대신 쓴다. 날개는 퇴화했다.
- ↑ 특히 갯과를 전멸시키고 고양잇과를 한 종만 남긴 점이 대차게 까였다. 비록 가축화 되면서 야생의 본능을 많이 잃긴 했으나 개의 적응 능력은 인간의 예상을 초월한다. 인간이 멸종하더라도 개도 따라서 멸종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게 동물학자들의 중론이고 고양이들은 더욱 노골적인데, 특정 생태계에 유입되면 그 지역 생태계를 노골적으로 파괴시키고 정ㅋ벅ㅋ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대항해시대나 제국주의 시대 세계 오지의 생태계 상당수가 개발살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는데 정작 본작에서는 몽구스의 전례만 부각되었지 고양이에 대해서는 이와 관련된 설명이 전혀 없다.
- ↑ 그나마 족제비나 몽구스의 후예는 적게나마 등장한다.
- ↑ 실제로 개코원숭이가 육식의 선호도가 높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채식 위주의 잡식성에 가깝기 때문에 다른 식육류를 제치고 라분같은 정신나간 덩치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 ↑ 다만 이 책은 좀 황당한 설정이 좀 있어서 그레고리 폴(Gregory S. Paul)을 비롯한 일부 고생물학자들에게 비판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