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에드거 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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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Edgar Hoover
1895년 1월 1일 ~ 1972년 5월 2일

1 개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초대 국장. 1924년부터 무려 48년간에 걸쳐 국장이던 존 에드거 후버는 미국 내 유명인과 정치인에 대한 약점을 죄다 조사하고 다녔으며, 그 정치적 파워가 극에 달해서 대통령조차도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였다.[1] 사실상 현대 FBI의 위상은 그가 거의 만들었을 정도라고 평가받는다.

2 행적과 영향력

가난한 형편 탓에 학교를 다니면서 미국 국회도서관에서 보조 사서로 일하다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법무부에 들어가 법무부 산하의 수사국[2]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나키스트 엠마 골드만을 국외로 추방시키는데 공헌한 후버는 그 공으로 1924년 20대 후반 나이에 수사국 국장에 임명되었다.[3]

1930년대에 미국은 금주법등을 기회로 삼아 각지에서 일어나는 마피아와 갱들의 범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각 카운티나 시, 주정부의 힘만으로는 마피아와 갱들을 잡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미국 정부는 연방 정부 차원에서 이들에 대항할 만한 조직을 만들게 되는데 이리하여 1935년 수사국을 연방수사국으로 확대개편 했다.[4]

이후 후버가 이끄는 FBI는 새로 인력을 보강하여[5] 신출귀몰한 갱스터 존 딜린저 등의 악당을 당시로서는 최첨단 수사기법을 동원하여 검거, 사살했고[6] 이로 인해 후버는 악당에 맞서 미국을 지키는 영웅의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부분이 있었으니 후버는 FBI의 첩보능력을 이용해 유명인이나 유력 정치인의 뒤를 캐고 다녔다. 그리고 그들을 감시하여 치부를 고스란히 기록한 비밀 파일들을 만들어 두었다. 혹여 정치권에서 "후버 국장 너무 오래 해먹지 않았음? 이제 좀 물러나시는게 어떤지?"라는 말이 나오면 조용히 "너님들 관련 비밀 파일 나한테 엄청 많으니까 깝치지 마셔. 만약 뭔일나면 이걸 확 그냥." 해주면 데꿀멍했다고 한다.(...)[7] 이런 식으로 후버는 죽을 때까지 거의 40여년 동안 FBI 국장직에 있을 수 있었다. 다만 닉슨 연간에는 조금씩 권력을 잃어갔고 그가 죽지 않았으면 닉슨의 손에 제거 당해서 숙청당했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물론 닉슨도 깨끗하지 않은 혐의로 목이 달아났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FBI는 해외 첩보까지도 관장할 정도로 권한과 위상이 강화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후버는 '스파이를 색출한다'면서 광범위한 도청과 감시를 통해 많은 고급정보들을 쌓아나갔다. 그러나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은 FBI가 너무 커졌다라고 판단하여 해외첩보를 담당하는 기관을 창설했으니 그게 바로 CIA다. 이로 인해 해외첩보까지 장악해서 명실상부 모든 정보를 틀어쥐려 했던 후버의 야심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후버는 계속 국내정보 수집을 통해 지위를 유지해나갔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은 후버에게도 케네디 대통령 형제들에게도 갈등과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마피아들을 소탕하겠다고 선언한 로버트 F. 케네디 법무장관 때문에 후버는 마피아들에게 협박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후버의 권력을 줄이려던 케네디 형제에게 후버가 모 글래머 여배우와의 스캔들을 들이대자 케네디 형제도 데꿀멍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뒤,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처음엔 후버를 내쫓으려다가 "It's probably better to have him inside the tent pissing out, than outside the tent pissing in(그 인간이 텐트 밖에서 텐트 안으로 오줌을 싸게 하느니 텐트 안에서 텐트 밖으로 오줌을 싸게 하는 것이 낫겠지.)"란 명언을 남기면서 후버를 종신 FBI 국장으로 임명해줬다.(...) 그리하여 후버는 죽을 때까지 FBI 국장에 앉아있을 수 있게 되었다. 오죽하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저 영감은 100살까지도 국장짓 해먹을 양반임" 이라고 할 정도였을까.(...) 그러나 닉슨의 예언이 빗나가서(...) 결국 닉슨 1기 재임기인 1972년 5월 2일 사망했다. [8]

마피아 등을 때려잡는 영웅의 이미지가 있었지만 아이러니컬 하게도 후버 자신은 마피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범죄조직이라고 말하며 마피아들이 버젓이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는데도 내버려뒀다. 오히려 후버의 구미에 더 맞는 것은 공산당 때려잡기맘에 안 드는 놈들 감시하기. 여기에 죽을때까지 영구집권했다는 점[9] 모든 것이 드러난 지금 시점에서 좋게 말하면 냉전이라는 시기에 딱 맞는 사람, 나쁘게 말하면 반인권의 상징이란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10]

후버가 사찰한 사람들의 면면은 후덜덜한데, 헬렌 켈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존 스타인벡, 마틴 루터 킹, 찰리 채플린 등이었다. FBI가 지겹게 감시하자 존 스타인벡은 법무장관에게 "저 후버의 똘마니들 좀 처리해달라."라고 할 정도였다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경우에는 후버 본인이 흑인을 안 좋아한 데다가 [11] 민권 운동을 한 탓에[12] 킹 목사는 먼지 하나까지도 샅샅히 훑었다고 할 정도로 엄중하게 감시했다고 한다. 후버가 가장 싫어하는 세 가지는 공산주의자, 흑인, 동성애자였는데 이런 사람들은 FBI의 감시를 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후버 본인도 동성애자였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13] 부국장이었던 클라이드 톰슨과는 연인사이였다고 하며, 어떤 증언에 의하면 후버가 호텔에서 중년 여성으로 여장을 하고 방에 앉아서 어린 소년들과 검열삭제를 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후버가 마피아의 존재를 애써 부정하며 무시한 이유도 실은 후버가 동성애자라는 걸 약점으로 잡혀서였다는 말도 있을 정도.[14]

그 외에도 각종 음모론의 뒤에 그가 있는데 케네디 형제와 마틴 루터 킹의 암살 배후에 그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문만 무성할 뿐 진실은 알 수 없다.

소련 KGB가 그를 실각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썼으나 실각은커녕 도리어 KGB가 역관광당한 경우까지 있어 결국 죽기 전까지 국장으로 남았고 결국 대인배 러시아조차 인정한 '베스트 오브 대인배'로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특히 2005년에 신설된 산하 조직인 국가보안부(NSB : National Security Branch)는 "에드거 후버가 무덤에서 다시 '부활'했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이미 이곳저곳에서 악명을 드높이고 있다.

3 대중 매체에서

대부분의 영화에서 나오는 남의 정보를 쥐락펴락하는 암흑세력의 이미지는 후버를 본땄으며, 후버에 대한 전기 영화는 SBS에서 방영된 TV 영화판이 유명하다. 안소니 홉킨스가 닉슨 역으로 열연한 <닉슨>에서는 이너서클의 베리야, 에너미 앳 더 게이트의 흐루쇼프,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에서 에디 발리언트슈퍼마리오 영화에서 마리오...유명한 밥 호스킨스(1942~2014)가 후버로 분했는데 히스패닉 소년이랑 동성애를 하는 장면이 암시된 적이 있었으며, 감독이 감독인지라 로버트 케네디 암살 모의를 한 걸로 나온다.[15]

2011년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J. 에드가 라는 영화가 출시되었다. 흔히 알려진 사찰수사국장의 이미지보다 인간적인 부분을 더 다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동성애 부분도 꽤나 부각되는 수준. 아카데미에도 출품했으나 감독과 배우의 명성에 비해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도 되지 못하는 안습한 사태가 벌어졌다.

영화 퍼블릭 에너미에서도 등장하였으며 HBO드라마 보드워크 엠파이어에서도 시즌4부터 등장하기 시작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에선 직접 등장하진 않지만 협조하지 않으면 우리가 아니라 후버의 똘마니들이 여기에 몰려올 것이란 디카프리오의 협박을 통해 언급은 된다.

영화 더 록에서 영국 SAS 소속 정보장교였지만 33년 동안 미국에서 복역 중이었던 존 패트릭 메이슨(숀 코네리)이 후버가 갖고 있었던 이 필름을 입수해 도망치다가 캐나다 국경에서 미국 측에게 붙잡혀 간첩 혐의로 복역하게 된 것이라고 지나가듯이 언급된다. 메이슨은 이 필름을 자기만 아는 곳에 숨겨두고 있었는데 자신과 함께 알카트라즈 인질 사태를 해결한 화학자 스탠리 굿스피드(니콜라스 케이지)와 헤어지면서 이 필름을 숨겨둔 곳을 가르쳐준다.


잠입 액션 게임 메탈기어 솔리드에서는 주인공 솔리드 스네이크와 그의 동료 마스터 밀러가 과학자 나오미 헌터의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 잠깐 후버의 이름이 언급된다.

대체역사물의 거장 해리 터틀토브가 쓴 소설 <Joe Steel>에서는, Joe Steel로 이름을 바꾼 이오시프 스탈린이 독재자가 되어 철권통치를 할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가 1953년 그가 죽은 뒤 3일 만에 미국의 독재자가 된다. ㅎㄷㄷ.[16]

  1. 할리우드에서도 직접 출연해서 홍보하고 다닌 탓에 할리우드 자체 내에서 두려워 할 정도
  2. FBI의 전신이다.
  3. 당시 미 법무부 산하 수사국이 그다지 크고 중요한 부서가 아니었던 탓도 있지만 갓 들어선 쿨리지 행정부가 전임 대통령 하딩의 (안 좋은)유산을 청산하려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후버의 전임 국장은 온갖 지저분한 비리에 연루될 지경이었다.
  4. 상당히 중앙집권적인 법체계를 가진 한국으로서는 낯설겠지만 당시만 해도 연방정부에서 범죄자를 잡는 것에 대해서 '주정부의 권리 침해'라는 말이 많았다.
  5. 후버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높은 기준으로 사람을 뽑았고 수사관들에게는 되도록 깔끔하게 옷을 입고 다니도록 하였다.
  6. 이 사건에 대해 여려가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존 딜린저가 배우를 써서 자기는 살아 나왔다는 가설과 FBI가 존 딜린져 인줄 알고 좀도둑을 오인사격 했다는 등... 하지만 어디까지나 낭설 일뿐.
  7. 이 경우는 실제 그 인사가 그런 추문에 휘말린 경우도 있고 전혀 무관하지만 그런 의혹이 있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경우도 있다. 카더라 통신이 어떤 식으로 사람을 파멸시키는지 잘 아는 건 한국에서도 비일비재한 일.
  8. 처음으로 직위에 임명된 뒤 죽을때 까지 해먹었단걸 보면 스탈린과 비슷하다.
  9. 물론 이건 당시 주적이던 소련을 농락하던 능력이 있었음을 감안해야 한다.
  10. 그가 죽은 후 FBI 국장의 상한이 10년으로 제한되었으며, 그가 살아있을 때는 활개치던 마피아와 KKK단이 FBI에 의해 대대적으로 소탕당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당연히 인권운동가들의 대다수는 후버를 사탄 취급할 정도로 매우 싫어한다.
  11. 아이러니 하게도 후버의 조상 중 일부는 흑인 혈통이 흐른다. 꽤 오래 전 조상이긴 하지만 크리스천 후버가 흑인 노예 사이에 얻은 자식들이 후버의 조상이다. (이런 흑백혼혈의 후손들을 passing이라고 한다)
  12. 다분히 편견 때문이었겠지만 후버는 실제로 마틴 루터 킹의 흑인 인권 운동이 소련의 사주를 받은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연히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고 냉전 종식 후 공개된 소련의 비밀문서들을 통해서 소련과는 관계가 없었음이 확인되었다.
  13. 사실 이렇게 동성애자에 대해 맹렬한 증오심을 보이는 사람이 알고 보니 동성애자인 경우는 생각보다 꽤 흔한 케이스다. 본인의 동성애 기질을 인정하기 싫어서 호모포비아 성향을 가지게 된다나...
  14. 후버 자신은 이런 소문을 불식하고자 자주 여배우들과 식사 자리를 공개적으로 마련했다고 한다.
  15. 닉슨과 경마장에서 이야기 하면서 '때로는 승부 조작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말이 쓰러지고 후버가 걸었던 말이 우승한다. 그리고 케네디 암살 소식 크리.
  16. 참고로 마지막에서는 후버가 스틸보다도 최악이라는 암시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