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73년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공포영화. 악마에 부마[2]된 소녀와 그 악마를 소녀의 몸에서 내쫓으려는 신부들 간의 긴장과 싸움을 소재로 삼았다. 엑소시즘이라는 개념을 대중에 널리 알린 영화이자 최초의 메이저급 공포영화라 할 만하다. 첫번째 시리즈를 포함, 총 5편이 제작되었다. 하지만 존 부어만 감독이 맡은 엑소시스트 2에 약간의 옹호가 존재하는 것을 제외하면, 1편 외의 작품은 모두 흑역사 취급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1편과 2편의 '예고편'만 보면 다 본 것이나 다름 없는 시리즈.
비록 온갖 스플래터 무비가 난무하는 지금에 와서는 지루하다는 소리를 듣는 영화지만, 공포영화 역사에 남을 불멸의 걸작으로 회자되는 영화들 중 하나라는 것이 이 작품에 대한 평론가와 대다수 관객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공포영화 장르가 평단과 대중의 평가가 가장 엇갈리는 장르라는 점을 볼 때 상당히 고무적인 작품. 실제로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장면의 연속이어서 미국 개봉당시, 관객이 영화를 보던 중 졸도하거나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례가 심심찮게 나타났고, 결국 수출판은 스파이더 워크 등의 충격적인 장면들이 편집되었다. 2000년에 확장판이 전세계에 재개봉되었다.
개봉 당시 미국 사회에서 희대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유명하다. 영화관에서 졸도하는 사람들이 속출한 건 물론이고 텔레비전 채널 3곳이 동시에 이 영화에 대해 토론하는가 하면, 엑소시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자 로마 교황청은 근래 10년 사이에 전세계에서 몇 번의 구마 예식이 행해졌는지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종교 집단은 영화 상영을 방해하기 위해 극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리기도 했다. 종교 분파별로 반응이 달랐다고 전해지는데, 정통 가톨릭은 이 영화를 호의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3] 그러나 개신교 복음주의자들은 악마를 묘사했다는 이유로 상영 금지 시위를 벌였고, 극장 앞에서도 개봉 반대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가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흥행으로도 너무나도 엄청난 대박을 거둬들였는데, 1천만 달러로 만들어 미국에서만 1억 9천만 달러가 넘는[4] 살인적인 대박을 거둬들였다. 이는 프리드킨의 최고 흥행기록으로, 1년 전인 1972년에 개봉하여 대박을 거둔 대부보다도 대박이었고, 2년뒤 죠스가 흥행을 깨기전까진 헐리우드 최고 박스오피스 1위 기록까지 2년 동안 간직한 바 있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라서 2억 달러 이상 추가 수익을 거둬들였다. 메린 신부를 연기한 중견배우 막스 폰 시도우[5][6]는 "어린 아이를 괴롭히면서 찍은 이런 영화가 뭐 이리도 대박인지 모르겠다"며 어처구니없게 평했다.
이 영화 때문에 엑소시즘이란 개념이나 단어가 널리 알려졌다. 심지어 엑소시즘 장면에 나왔던 대사 "The Power of Christ compels you!"는 널리 유행되기도 할 정도. 사실 영화 전체에서 엑소시즘이 차지하는 분량은 그리 많지 않다. 전반부는 카라스 신부의 주변 상황이나 심리상태를 묘사하는 데 투자되고, 중반부는 악마가 깃든 리건이 타락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리건의 모습은 이후 수많은 아류작들에서 '악마의 힘을 가진 아이'라는 모티브를 제공해주었다. 또한 점진적으로 긴장을 극대화시키는 극의 흐름도 교과서적인 연출이 되었다.
1편은 삭제된 장면들에서 성적인 함의가 있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아동학대 및 양육에 있어서 부친의 부재를 비판하는 영화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카라스 신부는 권투를 취미로 삼는 부리부리한 인상의 남성적 인물이고, 리건이 겪는 문제는 가정불화 및 부친의 부재에서 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악마의 성적인 욕설과 십자가로 성기를 난자하는 등의 행동도 성적 학대를 받은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행동을 은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부분의 리건 엄마의 생활상이나 대사를 통해 그녀가 진보적 페미니스트임을 알 수 있는데 이 영화 자체가 그러한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비판한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영화 스코어로는 마이크 올드필드의 Tubular Bells가 삽입되었다.
2 줄거리
유명한 배우이자 이혼녀인 크리스 맥닐의 딸인 리건은 평범한 소녀였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리건은 손님이 가득한 방에 들어와 오줌을 싸고 욕설을 내뱉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다락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침대가 마구 흔들리는 일까지 벌어진다. 병원을 찾아가 여러가지 검진을 받아보지만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해결책을 찾지 못한 크리스는 정신과 담당의사의 조언에 따라 교회에 의뢰를 하고, 예수회 소속의[7] 퇴마사인 메린 신부와 카라스 신부가 구마 예식을 펼친다. 하지만 평소에도 심장이 좋지 않은 메린 신부는 악령의 공격으로 구마 예식 거행 중에 사망하고, 카라스 신부는 이를 목격한 뒤 격분하여 리건의 목을 조르며 악령을 자기 몸으로 들어오게 하고 창 밖으로 뛰어내려 자살한다. 리건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리건네 가족이 이사를 가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3 등장인물
- 리건 테레사 맥닐
- 워싱턴 DC의 한 지역인 조지 타운에서 어머니이자 유명 배우인 크리스 맥닐과 둘이서 함께 살고 있는 소녀. 언뜻 보면 화목해 보이는 가정에서 사는 평범한 소녀이지만, 가정 내의 불화로 인해 마음 속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틈을 악마가 파고들게 된다.[8]
- 악마가 부마하면서, 점차 난폭하고 신경질적인 행동을 하는 등의 이상 행동을 보이게 되고, 처음에는 그냥 몸에 이상이 있을거라 생각한 그녀의 어머니 크리스는 리건을 종합병원에 데려가 종합검진을 받게 해보지만, 아무리 검사를 해봐도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결국 정신과 전문의는 크리스에게 엑소시즘을 권유하게 되고, 크리스가 출연한 영화의 감독인 버크 데닝스가 사망한 것을 계기로 카라스 신부에게 엑소시즘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 결국 메린 신부와 카라스 신부의 희생 끝에 악마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되었지만, 정작 본인은 부마된 당시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후 2편에서 멜린 신부의 제자인 라몬 신부와 함께 다시금 악마와 맞서게 된다.
- 크리스 맥닐
- 리건 맥닐의 어머니이자 유명한 여배우. 그러나 최근 남편과의 불화로 인해 심적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는 결국 리건의 마음 속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만들고, 결국 리건은 악령에게 빙의당하고 만다. 이후 리건 주변에서 침대가 심하게 흔들린다거나, 완전히 악령에게 지배당해 십자가로 자해하는 리건의 진기명기(?) 등 온갖 초자연적 현상과 난폭한 행동을 보게 되고,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카라스 신부를 찾아가 엑소시즘의 의뢰를 부탁하게 된다.
- 엑소시즘이 끝난 후, 그동안 살았던 집을 떠나 리건과 함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 버크 데닝스
- 1편에서 크리스 맥닐과 함께 영화를 찍는 영화 감독. 영화 감독으로서의 자질은 둘째치고 평소 행실에 문제가 있는 남자이다. 실제 극중에서도 맥닐의 저택에서 행해지던 파티에서 술에 쩔어서는 스위스 출신의 집사 할아범에게 나치라고 막말을 하며 시비를 걸어 끝내 싸움 일보직전까지 몰고 가기도 했다.
- 악령이 리건에 빙의한 이후, 크리스가 잠시 집을 비우는 동안 그녀를 돌봐주게 되는데, 그것이 그만 사망 플래그로 이어지고 말았다.[9]
- 샤론 스팬서
- 카라스 신부
- 풀 네임은 데미안 카라스. 신부가 되기 전에는 정신과 의학을 전공한 의학도라는 이색 경력을 가지고 있다. 영화 초반에는 늙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지만, 뇌에 생긴 부종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게 되고[10] 결국 어머니는 그 곳에서 사망하고 만다. 그런 혼란스러운 와중에 크리스 맥닐의 의뢰를 받고 엑소시즘에 임하게 된다.
- 처음 리건(에 씌인 악령)과 대면했을 때에는 그에게 도발하다가 구토 세례(?)를 받는 등의 수모를 겪인 했지만, 2번째 대면에서는 수돗물을 성수라며 속이며 잠시나마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 그러나 리건의 몸에 나타난 "Help Me"라는 문구와 가톨릭교회의 지시에 의해 결국 베테랑인 메린 신부와 함께 엑소시즘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메린 신부가 엑소시즘 도중 악령에 의해 사망하자 이에 격분하여 리건을 마구 구타하며 악령을 자신에게 오게끔 한다. 악령이 자신에게 씌이자 잠깐 악마에게 휘둘리는 듯 하나 이내 불굴의 의지로 본인의 이성을 되찾고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바로 아래에 있는 계단에 굴러 악마도 내쫒고 자신도 사망하고 만다. 그리고 이는 당시 악령의 원한을 제대로 사게 되어, 3탄에서 사형당한 살인마 제미니 킬러의 영혼에 빙의당하는 원인이 되고 만다.
- 고스트 스위퍼의 카라스 신부는 이 인물에서 이름을 차용해왔다.
- 참고로 이 역의 배우에 알 파치노가 고려되기도 했다고 한다.
- 메린 신부
- 풀 네임은 렝캐스터 메린. 프리퀄인 엑소시스트 비기닝부터 엑소시스트2까지, 패러렐인 도미니온 프리퀄 투 더 엑소시스트까지 포함해 총 4편에 출연한 사실상 엑소시스트 시리즈의 진 주인공.
4 등장하는 악마
- 파주주 (CV: 칼로타 머시디스 애그니스 매케임브리지, 1편. 케런 냅, 2편. 콜린 듀허스트, 3편. 루퍼트 데가스, 4편 프리퀄. 메리 베스 허트, 도미니언.)
- 리건을 부마한 장본인.
5 루머
개봉 당시 미국 사회에서 희대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작품 답게 엑소시스트의 제작진과 배우 대부분이 안 좋은 결말을 맞았다는 소문이 있다. 그러나 이런 소문은 사탄의 인형이나 폴터가이스트에도 있었던 이야기로 대다수는 부풀려진 허구.
- 마약 때문에 고생한 건 사실이지만 멀쩡히 잘 살고 있다. 다만 린다 블레어는 이 영화 이미지가 너무 커서, 이후에 나오는 영화들이 몽땅 호러물 아니면 저예산 액션물 단골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레슬리 닐슨이 출연한 엑소시스트의 패러디 코믹물인 리포제스트에서도 악마에 홀린 여인으로 나와 말이 엑소시즘이자 고문에 별 황당한 코미디를 전개하는 레슬리 닐슨 신부에게 처맞고 고생한다...[11]
- 스텝과 배우들도 의문사를 당했다?
-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헛소문. 단, 실제 버크 데닝스 역을 맡았던 배우 Jack MacGowran이 영화 촬영 기간 중에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 영화 중간에 짧게 나오는 악마 파주주(열람 시 주의)[12]의 모습이 사실 말기 간암환자였다?
- 실제로는 여배우가 분장한 모습이다.
6 아류작
본 영화가 개봉한 이후 1년 뒤인 1974년에 이탈리아의 감독인 알베르토 디 마티노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안티 크리스트'가 있다. 그러나 엑소시스트가 개봉한 직후에 나온 것이었기 때문에 아류작 소리를 듣게 되었으며, 특히 초반부의 독창적인 설정들[13]에도 불구, 중반 이후부터 엑소시즘이 전개되면서 아류 취급을 받고 말았다.
그리즐리를 감독한 윌리엄 거들러(1947~1978)는 흑인 버젼으로 이걸 베낀 애비를 1974년에 감독한 바 있다. 포스터에서도 대놓고 더 엑소시스트란 글귀가 나올만큼 짝퉁이지만 10만 달러 저예산으로 만들어 400만 달러나 벌어들이며 알짜대기 대박을 벌어들였지만 워너브라더스에서 분노해 상영이 금지되었다. 나중에 비디오나 DVD로 나오긴 했으나 워너에서 필름을 몰수해간 탓에 16mm필름만 남아 저화질로 DVD가 나왔다. 우습게도 거들러는 죠스를 베낀 곰 버전 그리즐리를 비롯하여 마지막 유작인 마니투조차도 아예 엑소시스트 2를 베꼈다.
7 명대사
엑소시스트는 작품 자체가 전설의 명작으로 꼽히는 만큼 명대사도 두고두고 여러 곳에서 쓰이고 있다.
- In here, with us(이 안에, 우리와 함께 있다). 리건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자 악마가 한 대답. 아주 짧으면서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대사라서 널리 패러디된다.
- That's much too vulgar a display of power, Karass(그건 너무 천박한 힘의 과시야, 카라스) Vulgar display of power는 판테라의 앨범명이기도 하다. '천박한 힘의 과시' 아니랄까봐 앨범커버가 아주 세게 어떤 남자의 죽빵을 날리는 주먹 사진이다(…)
- The Power of Christ compels you!(그리스도의 힘이 너를 몰아내리라!) 악마를 쫓으면서 외운 기도문.
- Your mother sucks cocks in hell!(네 에미는 지옥에서 좆이나 빨고있다!) 리건에 빙의된 악마가 구마의식중 외친다.[14]
- Now you are mine! Now you are mine! You stinkin' cow! You bitch! Let Jesus fuck you! Fuck you!
- ↑ 카라스 신부의 요청으로 구마의식을 위해 리건의 집에 도착한 메린 신부를 배경으로 한 장면. 이 영화를 하나로 함축시킨 장면으로 영화계의 명장면 중 하나.
- ↑ '빙의(憑依, possession)'라고 부르는 이 영적 현상이 가톨릭에선 '부마(마귀들림)이라고 부른다.
-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즉위한 후 처음으로 관람한 영화이며 악에 대한 선의 승리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좋아했다고 한다. 다만 엄밀한 의미에서 선이 승리하는 내용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 작중에서 메린 신부와 카라스 신부가 희생된다.
- ↑ 1970년 초반 당시 이 돈의 물가가치는 지금의 5억 달러가 넘는 가치이다.
- ↑ 잉마르 베르만 감독의 종교 관련 걸작 영화 제7의 봉인의 주인공 기사 역을 맡기도 한 스웨덴의 대표 명배우시다.
- ↑ 참고로 1929년 생이신데, 이는 엑소시스트의 나이 든 메린 신부를 연기했을 당시 나이가 겨우 44살이었다는 뜻이다! 이런 중년의 배우를 매우 자연스럽게 노인으로 보이게 한 엑소시스트의 노인 분장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분장 중 하나로 꼽힌다. 참고로 지금도 현역으로 팔팔하게 활동 중이신데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세눈의 까마귀 역할이 유명하고 엘더스크롤5 : 스카이림에서 에스번 역할로 성우도 맡으셨다!!
- ↑ 이 영화의 배경이 워싱턴 DC의 조지타운이고 중심 배경의 조지타운 대학이 예수회 재단인 것을 주목하자.
- ↑ 극 초반에 어머니 크리스와의 대화에서 위저 보드를 통해 캡틴 하우디와 대화를 시도하는데, 이게 악마에 씌었다는 복선으로 작용한다.
- ↑ 실제 배우분이 촬영 기간 중에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 ↑ 사설 병원에 입원시키자니 돈이 많이 들어서 하는 수 없이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
- ↑ 그런데 뉴욕 일간지 Metro에 나온 인터뷰에서는 코믹물을 더 선호한다고, 그리고 재미있게 연기했던 작품을 이 리포제스트라고 밝혔다.
- ↑ 영화 상영 도중 이 악령의 모습은 서브리미널 기법으로 삽입되었는데 그 효과가 안 좋은 의미로 대단해서 큰 논란이 일었다.
- ↑ 예를 들면 여주인공의 전생이 마녀였다던가.
- ↑ 무서운 영화 2편에서도 패러디되었다. 엑소시스트를 패러디한 초반부에서 이 대사가 나오자 신부가 주기도문을 읊던 중 "허허, 제길" 이라고 한 뒤 "이것도 빨아 보시지" 하며 권총을 겨눈다.
Uh-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