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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Attachment/Terminator 3.jpg
1 개요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이후 약 10년 동안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후속작이 나오지 않았으나 2003년 7월, 결국 속편이 개봉했다. 1, 2편을 제작했던 제임스 카메론이 물러나고 훗날 써로게이트를 감독하게 되는 조너선 모스토가 감독을 맡았다.
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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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심판의 날을 막았으나 사라 코너는 병으로 사망했으며 성인이 된 존 코너는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며 친구도, 일정한 주거지도 없이 방랑하고있다.
스카이넷은 이번에야말로 존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T-1000보다 더욱 발전된 터미네이터, T-X를 개발하여 2004년에 파견한다. 이번 T-X의 제거대상은 존 코너 하나가 아니라 그 측근들도 포함되어 있었기에(우선순위는 낮았지만) 훗날 저항군이 되어 존 코너의 동료가 될 운명인 인물들이 여럿 말살당한다. 위기에 처한 존 앞에 나타난 것은 이전 그를 지켜주었던 T-800과 동일한 외양을 한 T-850.
2편에서 사이버다인 사가 파괴됐음에도 터미네이터와 스카이넷이 계속 있는 것에 대한 존의 질문에 T-850은 '심판의 날'은 취소된 것이 아니라 미뤄졌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이 와중에 만난 어렸을 적의 학교 친구였던 캐서린 브루스터가 후일 존 코너의 아내가 될 것임을 알게 되고, 더불어 자신이 미래 2032년 7월 4일에 터미네이터의 손에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해 캐서린이 내린 명령으로 캐서린의 아버지를 찾아간다. 아버지는 스카이넷의 운영과 무인병기(터미네이터의 모체) 개발을 담당하는 미합중국 공군 연구소 CRS의 사령관인 공군중장 로버트 브루스터 장군. 장군의 딸 하지만 브루스터 장군은 정부 상층부의 압력을 받고있었다. 당시 스카이넷에 의해 모든 통신이 마비되어 정부는 민간 전문가만악의 근원들들의 말을 듣고 가동을 강요하고 있었던 것. 로버트의 경고에 대해 사태 해결시 원하는 지원을 모두 보장하겠다는 금전적 대가도 약속했다. 결국 이 강요에 못 이겨 브루스터 장군은 군 명령체계 통합 네트워크망 소프트웨어인 '스카이넷'을 실행한다. 그리고 잠입한 T-X에게 살해당한다. 죽기 직전 브루스터 장군은 캐서린과 존 코너에게 시에라 네바다에 있는 방공호, CRS가 있는 모하비에서 북동쪽으로 52마일 떨어진 '크리스탈 피크'로 가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숨을 거둔다.
스카이넷이 있다고 생각되는 방공호로 이동하기 위해 서두르는 일행 앞에 T-X가 나타나고, T-850이 그에 맞서지만 T-X는 그를 제압한 뒤 해킹하여 자신의 제어 하에 둔다. 그 뒤 존 코너와 캐서린을 쫓다 존이 기지를 발휘해 일시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그 사이 해킹당한 T-850이 둘을 공격하게 된다. 그러다 존의 외침에 일종의 딜레마에 빠진 T-850은 스스로 가동을 일시 중지하고 그 사이 존과 캐서린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다. 주박에서 벗어난 T-X도 그 둘을 쫓고, 재가동해 세뇌에서 벗어난 T-850도 그 뒤를 따른다. 역시 재부팅 하는게 진리
목적지에 도착한 존과 캐서린 앞에 T-X가 쫓아오는 순간, T-850도 곧이어 도착하고 일순간의 치열한 추격전 끝에 T-850이 자폭하여 T-X를 파괴하는 데는 성공한다. 하지만 존과 캐서린이 도착한 그 곳에 스카이넷은 없었다. 그 곳은 전세계 군사망과 연락이 가능한 VIP용 방공호로 80년대에 만들어진 오래된 컴퓨터들만 있을 뿐 스카이넷의 본체 따위는 없었다. 애초에 핵공격을 막는건 불가능했고, T-850과 캐서린의 아버지인 브루스터 장군은 스카이넷을 파괴할 방법을 가르쳐준게 아니라 핵폭발로부터 그 둘을 지키기 위해 안전한 피난처로 인도했을 뿐이었다. 브루스터 장군은 그 장소가 스카이넷의 시스템 코어냐는 존의 질문에 "마지막 희망이야. 내 딸을 꼭 지켜주게." 라고 말했을 뿐이다. 스카이넷을 만든 당사자이니 스카이넷을 파괴할 수 없다는 것을 자신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컴퓨터 하드웨어라고 생각했던 스카이넷은 심판의 날이 연기되어 운명이 살짝 변함에 따라 네트워크망을 장악한 소프트웨어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게 된 것이었다. 이미 스카이넷은 전세계 네트워크망으로 자신을 전이시켰기 때문에 그들이 알고 있던 방법으론 제거 같은 건 불가능했던 것.
결국 2004년 7월 25일 스카이넷은 전세계의 온라인 네트워크망을 장악하고 전 세계로 핵미사일을 발사, '심판의 날'을 일으켰다. 이때 코너는 몬태나 주방위군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데 그들에게 책임자를 사칭하고 핵공격을 알려 이들을 통해 일부 시민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인간과 기계의 전쟁의 서막이었다.
3 등장인물
- 로버트 브루스터 장군 - 배우 : 데이비드 앤드루스. 영화 월드워Z에서 멀레나로 미 해군 대령 역을 맡았다.
스카이넷 잘못 만진걸로 인해, 사이버 테러 받은걸로, 상부에게 밉보여 타군으로 전군되고 대령으로 강등당한 듯 하다.
- 캐서린 브루스터의 아버지. CRS의 국장으로 계급은 미 공군중장. 스카이넷의 개발자이자 책임자로 스카이넷을 구동시킨 주범이며 결국 T-X에게 살해되었다. 사실상 존 코너의 장인어른에 해당하는 인물이기도 하였지만 정작 본인은....
4 등장하는 기타 기계들
H-K 에어 스트라이크
5 평가
독 오른 스폰서(콜럼비아 픽처스와 워너브라더스)들이 터미네이터 판권을 얻어내 만든 결과물. 새로 임용된 모스토 감독이 나름대로 선방하며 로튼토마토 지수 70%(메타크리틱도 좋은 평가를 받은 그린라이트 영역인 60대 이상)를 달성하고, 평론가들에겐 엔딩도 호평을 받는 등 기염을 토했다. 엔딩도 그렇고 나름대로 신선해보이려 노력한 흔적이 평론가들에겐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이 엔딩이 터미네이터 팬들에겐 부정적인 반응을 얻은 큰 원인 중 하나였다. 또 일부 설정오류와 몇몇 요소들로 인해 얼마 안 가 터미네이터 골수팬들에게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된다. 지못미. 2억 달러에 가까운 제작비를 투입하여 최대 주말 흥행기록을 갱신했지만 롱런하지 못한 채 미국 수입 1억 5천만 달러, 전세계 4억 3천 3백만 달러 수입을 거둬들였다. 한국에선 전국 249만 관객을 동원하며 어느 정도 흥행했는데 멀티플렉스 시대에 최초로 개봉한 터미네이터 영화이다.
이렇게 제작비 2배가 넘는 흥행을 거둬들였지만 제작비 1억 7천~2억를 빼고 각 나라의 인건비, 광고비, 세금을 제한다면 본전치기를 넘어 수익은 그럭저럭 올려 흥행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2편이 전세계적으로 제작비 5배를 벌어들인 것과 차이가 크다. 다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전작들 제작비가 훨씬 적은 것도 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저작권/배급권에도 문제가 있었다. 초창기 제임스 카메론은 오라이언 픽처스와 계약을 할 때 자신이 터미네이터 1의 감독을 하는 대신 터미네이터의 저작권을 단돈 1달러에 넘겼다. 그러나 원래 배급/저작권을 가지고 있던 오라이언이 방만한 경영으로 도산하고, 이를 넘겨받은 트라이스타 픽처스와 캐롤코 픽처스 또한 '컷스로트 아일랜드'의 개봉 후 자금 압박으로 도산한다. 배급권자였던 트라이스타는 콜럼비아에 넘어가고 저작권자인 캐롤코는 워너브라더스에 넘어가면서 권리가 양분되어 버리는 복잡한 상황이 도래하게 된 것이다.
결국 (2차 상품 판권은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지만) 워너가 미국 내 판권, 콜럼비아가 해외 판권을 나누어 가지는 형태로 마무리되었다. 출자도 공동으로 하여 2~4편의 제작에 참여했던 유명 제작자 마리오 카사르와 앤드루 바즈나가 만든 신규 제작사 C2 픽처스가 제작을 맡는다. 앤드루 바즈나는 람보 시리즈, 스타게이트 시리즈, 원초적 본능, 토탈 리콜, 클리프행어를 제작한 사람. 이거 말고도 저예산 호러물에서 여러 영화들을 만들기도 했는데 마녀가 사람을 거침없이 죽이는 <미신(The Witch (1982)> 같은 영화는 호러 팬들에게 꽤 호평받은 이 두 사람의 초기작. 캐롤코 픽처스를 세워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여럿 제작했으나, 컷스로트 아일랜드가 쫄딱 망하면서 결국 영화사가 부도나 여러 영화의 판권을 워너로 넘겨버렸다.
하지만 C2 픽처스 또한 터미네이터 3 부진에 이어 원초적 본능 2도 흥행 실패를 하게 되자 재정난에 시달리게 되고 사라 코너 연대기 시즌 1 제작 이후에 도산 되었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을 제작한 할시온 컴퍼니의 경우도 비슷한 양상을 띄었는데, 이미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는 영화 팬들 사이에서 '독이 든 성배' 취급을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2편에서 깔끔하게 끝난 시리즈의 속편을 무리하게 만들다 보니 전작의 설정이 마구 뒤집히게 되었다. 2편에서 완전히 끝낼수도 있었지만 속편 제작을 원하던 제작자는 당연히 결사 반대했고, 그나마 제임스 카메론이 추가 속편 제작을 원하는 제작자 의견을 무시하고 2편에서 끝냈다면 속편은 나오지 않을 수 있었는데 제임스 카메론이 결국 2편의 결말을 바꾸는 바람에 속편이 계속 나오게 된것이다. 더불어 1, 2편의 인류저항군 묘사에서는 성조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성조기를 들고 있다. 9.11 이후 애국 마케팅에 기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여차하면 시리즈에서 제외시켜 버리고 흑역사 취급할 계획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연대기의 경우 3편을 무시한 채 2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사라 코너 연대기 또한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종영 되었고, 3편을 흑역사화하지는 않았으나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은 3편보다 더 망했다. 평론가 평들도 더 낮았다(…).
터미네이터 1, 2 골수팬들은 2편에서 사이버다인을 폭파하고 후환을 없애기 위해 T-800이 스스로를 파괴하면서까지 막아낸 미래, '운명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그저 미뤄졌을 뿐이다는 말로 딱 잘라 부정하는 스토리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영화 그 자체로도 이 작품을 좋게 보지 않는다. 전작들의 골수팬이 아니더라도 "미래는 정해져 있는 것이고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바꿀수 없다"는 맥빠지는 메시지가 담긴 영화에 호감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 데스티네이션도 아니고...
게다가 메시지도 그렇고 이 영화의 존재 자체가 2편의 주인공 트리오 (존 코터-사라 코너-T-800)이 온 힘을 다하고 하나는 목숨까지 바쳐가며[1] 이뤄낸 성과를 말짱 헛것으로 만든 것도 문제다. 이 셋이 러닝타임 내내 기울이는 노력은 "No fate, but what we make"란 메시지와 더불어 강력하게 여운을 남긴다. 근데 이게 전부 다 부질없었다는 걸, 2편을 보며 감동한 수많은 관객들이 상쾌하게 받아들일리가 있을까? 또한 이 세 캐릭터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진취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1편의 카일 리스는 엄밀히 말하면 주어진 임무만 달성한 거고, 3편의 터미네이터는 아예 프로그램된 대로만 움직인다. 이때 존 코너와 캐서린 브루스터는 운명을 피하기 위해 발악하지만 철저히 무기력하다. 4편의 마커스는 좀 애매하지만 5편 이후부터는 캐릭터들이 주도적으로 나아가기보다는 꼬여버린 타임라인이란 거대한 흐름에 휘말려가는 느낌이 강하다. 영화와 완성도와 별개로 캐릭터의 매력 자체도 T2의 트리오를 따라갈 수 없다는 소리. 근데 감동적이었던 이들의 투쟁이 전부 물거품이 되는게 좋게 받아들여질리 없을까? 3편 못지 않게 4편이, 그리고 5편은 더 심하게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들음에도 터미네이터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 가장 미운털이 박힌게 3편인 건 이 점이 크다.
Well, I have to be objective, or as objective as possible about that. I'm not big fans of the films, I think that the big ideas of the first movies - I didn't make the second film until I had an idea as big as the first film, and it had to do with the moral complexity of the story, and asking the audience by the end of the film to cry for a Terminator. I don't think that the 3rd or 4th film lived up to that potential.
제임스 카메론은 레딧 AMA(Ask Me Anything)에서 2편을 만들 때는 1편만큼 큰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나서야 만들었고, 2편은 스토리의 도덕적 복잡성과 관객들이 결말에서 터미네이터를 위해 울어주는 것에 대한 것이었는데, 3편과 4편은 그 잠재력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시 제작중이던 리부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터미네이터 3보다 나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말은 척추갈림증이 있는 두 살 짜리 메스 중독자 아기와 경주해서 이기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에요.
Saying you wanna make a movie that's better than Terminator 3 is like saying that you wanna win a race against a two-year-old meth baby with spina bifida. - Jeremy Jahns #
Jeremy Jahns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을 리뷰하면서 위와 같이 말했다.
하지만 어느 작품이나 호불호가 갈리듯이 나름 괜찮은 SF 영화라는 평도 존재한다. 운명에 저항할 수는 없다면서 설정을 바꿔먹고 존 코너 역에 닉 스탈을 캐스팅한 건 완전히 에러였을지라도 T-1000의 습격 이후 터미네이터와 스카이넷에 대한 공포를 겪는 존의 심리 묘사, T-X와의 추격신 등에 초점을 맞춰보면 꽤 볼만하다.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이나 소방차를 뺏어타는 장면 등 전작들의 오마주도 나온다.
마지막 방공호 입구신에서 I'll be back을 연상시키려 한 T-850의 대사 I'm back은 조금 볼품없었지만, 마지막 장면의 존 코너와의 찰나의 대화인 "존 : Thank you. T-850 : We'll meet again." 이나 수소전지를 T-X의 입에 꽂아넣으며 외치는 대사 You're Terminated는 꽤나 임팩트 있다. 사실 이것도 1편 종반부에 사라 코너가 T-800을 눌러죽이면서 한 대사 "You're Terminated, f***er!(넌 끝났어, X발놈아)"의 오마주.
작중 초반부 T-850이 캐서린을 잡았을 때 캐서린이 존 코너가 어딨는지 알려주면 놓아줄거냐고 물어봐서 예스라고 대답했으나 캐서린이 존 코너는 개 철장(...)에 갇혀있다고 위치를 알려줬더니 캐서린을 감금하면서 하는 말이 거짓말이었다.(I lied.) 코만도의 유명한 그 대사를 패러디했다.
촬영 당시 NG 모음집.
6 그나마 긍정적인 평
터미네이터 3는 분명 괴물 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전작에 비하면 부족한 요소가 많다. 개선된 제작환경에도 불구하고 3류 악당같은 최후에 매력적이지 못한 악역, 인간 심리 분석 드립치며 공감 안되는 뜬구름같은 대사의 T-850, 전작의 감동을 깨며 후속으로 나오기 위한 억지 전개요소등이 그러하다. 긍정적인 평 항목 아니야?
새 감독, 새 배우 캐스팅(특히 존 코너)는 영화 관람 이전부터 안좋은 선입견을 준데다, 터미네이터 2의 주 메세지인 'No Fate, But What We Make'(운명은 없다, 우리가 스스로 만들 뿐.), T-800과 함께한 인간과 로봇과의 교감은 전작에 감동했던 관객들이 이 후속망작으로부터 지키고 싶은 불가침 영역같은 추억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감정적인 요소를 떼고 보자면 터미네이터 3는 '상업성을 위한 억지전개'라기엔 꽤 치밀한 요소가 많다. 로봇물을 이해하기 위해 로봇이 되어라끔찍하게도 터미네이터 3는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라는게 주제인 코즈믹 호러에 가깝다.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하다 허망감에 빠져 동물 진통제를 마약삼는 존 코너는 전작에 사명감을 넘어서서 강박증세까지 나타나던 사라 코너의 변모와도 흡사하며, 그런 사라 코너의 관 속에는 시신이 아닌 중화기들이 즐비해있었다. 타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을 겪은 두 모자의 PTSD를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개연성 있는 부분.[2]
근성의 감초 실버맨 박사(Dr.Sylverman)도 돋보였다. 1984년작 1편에서는 경찰서에서 풋푹한 처녀 사라 코너에게 "카일 리스는 정신질환자다"라며 설명했고, 1991년작 2편에서는 사라 코너가 감금입원되어있는 병원 정신과 주치의로 나와 나름대로 악역을 잘 소화했다. 탈주하는 사라를 쫓다 철조망을 통과하는 액체기계 T-1000을 보고 놀라 입에 물고 있던 주삿바늘[3]을 떨어뜨리고, 뒤이어 쫓아온 T-800이 총에 계속 맞으면서도 끄떡없는 모습을 보면서는 그냥 돌처럼 굳어있다. 본격 코믹감초 데뷰 그리고 3편에서는 캐서린 브루스터에게 "터미네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망상 속에서 만들어진 정신병의 산물이다"라고 역시 미래에 일어날 일을 부정하는 말을 하다 중화기를 주렁주렁 달고 존 코너를 집어넣은 관을 어깨에 맨 채 뚜벅뚜벅 다가오는 T-800을 보고는 우샤인 볼트급 스피드로 도망친다. 확실히 2편과 3편에서는 코믹 감초 역할 수행 중.
T-850은 그 주제를 잘 나타낸다. 터미네이터 2의 T-800이 과거로 와서 과거의 인물들의 명령을 받아 '존코너를 지키는 것' 외에도 미래를 바꾸는 영웅적인 면모를 보였다면, 터미네이터 3의 T-850은 그저 '미래에서 시킨 프로그래밍'만 하고 죽어버린다. 허탈감에 빠진 존 코너를 멱살로 잡는 둥 마치 프로그래밍 되지 않은 것 외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식이다.[4] 이후에도 존 코너를 자기가 죽였다느니, 캐서린 브루스터가 네 아내라느니, 인간과 로봇의 교감따윈 개나준 듯 '그냥 미래가 그렇단다. 다 받아들여.' 라는 식의 태도로 허망함만 자극한다. 깨알같은 전작의 오마주도 있지만, 변함없다.[5]
그렇게 결과적으로 T-850은 핵전쟁을 막을 수단도 생각않고 그저 존코너와 캐서린을 대피시키는 '프로그래밍'만 하다가 죽었다. 다만 한없이 찌질해져버린 존 코너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그 끝에서 매우 우연적이게 일어난다.[6]
터미네이터 2의 감동있는 휴머니즘과 대비되는 기분 나쁜 여운만 남게 되지만, 언급된 부정적인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3류 영화라고 단정짓기엔 절망뿐인 이야기가 꽤 탄탄하게 진행된다. 접하는 이들에게 당혹감과 불편함을 주는 시체나 해골등 기분나쁜 것만 골라 그리는 그로테스크 장르의 미술같은 영화같달까. SF의 냉혹함을 각성하고 직시하게 만드는, 잘만든 씁쓸한 이야기가 터미네이터 3다. 매트릭스의 물결이 휩쓸고 빠른 액션이 입맛에 든 2000년대에도 불구하고, 무표정한 기계들의 과묵하고 묵직한 무식한 액션과 전통적인 자동차 추격씬은 제작진들이 꽤 고생한 흔적이 보인다. 그럼에도 부족했습니다. 이게 다 제임스 카메론 때문이다.
7 옥에 티
- 존이 자기가 만 13세일 때 터미네이터가 자기를 죽이려 했다고 하는데, 그때 존은 만 10세였다. #
- 터미네이터가 편의점에서 바구니에 먹을 걸 잔뜩 담는데, 계산대 앞에 갔을 때는 거의 비어 있다. #
- 터미네이터가 내리친 차의 범퍼가 떨어진 게 다음 샷에서는 붙어 있다. #
- 존과 케이트가 격납고에 있을 때 경비행기의 번호와 비행 중의 번호가 다르다. #
- ↑ 물론 엄밀히 말하면 T-800은 기계에 불과하지만 엔딩 시점에서 그를 단순한 기계로 볼 관객은 없을 것이다.
- ↑ 허나 1편에서는 전쟁때문에 기록이 다 말소되서 새라 코너의 거주 도시 외엔 아무 정보도 얻지 못했다고 했다(...). 심판의 날이 연기되어서 인터넷 발달로 공중묘소 위치정도는 파악했나?
- ↑ 사라 코너를 제압하기 위한 마취주사였다
- ↑ 이건 터미네이터 2의 삭제된 감독판에서 '읽기 전용'을 수정하기 전의 T-800과 흡사하다.
- ↑ 처음에 옷을 뺏어 입고 차량을 탈취한 T-850은 선바이저를 여는데, 열쇠를 꺼내는 법을 배우던 전작의 완벽한 오마주다. 다만 T-850은 시계를 꺼내 년도를 확인하며 타임머신을 타고와서 틀어졌던 내장 시계만 수정한다.(...)
터미네이터라면 역시 부숴서 시동 걸어야죠 - ↑ 통신 상대가 VIP전용의 방공호에서 교신한 존 코너를 혼란 속에서 높으신 분들로 착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