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번제

이 항목을 삼수생 이상이나 부사관 전역자가 싫어합니다.[1]

우리나라 특유의 학교 제도.[2]

모든 학번제 학과가 똥군기 학과는 아니라고 쳐도 모든 똥군기 학과는 학번제이다.

나이가 아닌 학번에 따라 선후배를 나누고 존댓말반말을 규정하는 대학문화. 반댓말은 나이제[3] 또는 학년제. 나이제는 문자 그대로 학번에 상관 없이 나이에 따라서만 높임법을 정하는 제도이다. 절충안으로는 상대의 학번과 나이 중 높은 것에 따라서 높임법을 맞추는 경향인데 이 경우는 딱히 이름이 붙진 않았다. 어쩌면 이 절충안 쪽이 한국인들의 정서에 제일 맞고 제일 당연한 것이라서 딱히 부를 이름이 없기 때문이어서가 아닐까.

사실 학번이 높다고 상위라고 볼 이유는 전혀 없다. 헌법은 만민의 평등을 보장하고 있으며 군대경찰, 소방관같은 특수목적직 공무원의 계급만이 임무적 특수성 때문에 예외적으로 적용되며 직급은 업무의 책임범위일 뿐이다.[4]

위계질서가 사실상 없는 나이제와 다르게[5] 학번제에는 똥군기가 생길 위험이 있다.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똥군기 사례들을 보면 모두 학번제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정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학번제는 분위기 자체에 어떤 빡빡함, 부조리, 강압을 유도하고 군기가 생기기 쉽게 만드는 제도다. 설사 그런게 없는 이상적인 학번제라 하더라도, 군대에서 흔히 그러듯이 '나 때는 없었는데 아래애들이 이상한 걸 만들어서 시키고있더라' 식으로 언제 변질될 지 모를 위험이 있다.

학번제는 사실상 학년제의 연장선상으로 학번 높은 사람이 선배 대접을 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존재할 뿐이라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직관계를 중요시하는 한국인들의 사회적 습성과 달리, 대학교는 재수생 삼수생이 많고, 입학하는 나이와 시기 경로[6]도 제각각이며 중간이탈자도 의무교육보다 훨씬 많이 존재한다. 남성은 거의다 군대에 갔다오기도 한다. 때문에 학년으로 서열을 세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초중고 의무교육때처럼 모든 사람을 나이에 따라 같은 클래스로 분류할 수 없다. 이런 복잡하기 그지없는 대학생들간의 서열 정리를 위해 만든 기수제가 바로 학번제이다.[7]

예를 들자면 2015년에 14학번은 2학년이다. 그리고 재수를 하지 않고 고3에서 곧바로 대학에 진학했다면 14학번(2학년)은 21세다. 그리고 5년 늦게 입학을 한 15학번(1학년)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의 나이는 25세일 것이다. 하지만 학번제 하에서는 25세의 15학번은 21세의 14학번에게 존대말을 써야하고 14학번은 25세의 15학번에게 이론상 하대(?)를 할 수 있다.[8] 가끔 예외가 있다면 아버지뻘 이상의 고학생정도가 있겠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부터는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개 암묵적으로 2살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는 학번보다는 나이를 따라가는 게 보통이다., 대학에서 재수생은 워낙 흔하고[9], 빠른 생일들 과의 관계가 엮여 소위 개족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재수생과 현역 입학생과 상호 합의하에 야자를 트는 경우가 꽤 있지만, 삼수 이상은 나이대접을 대체로 해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부 엄격한 학교의 경우 삼수까지도 FM대로 학번제를 쓰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할 것. 또한 아무리 나이대접을 잘해주는 대학이라 할지라도 ROTC라면 FM대로 간다. 이것은 사관학교도 마찬가지. 이 경우는 학번이 임관하고 난 이후의 직급/서열로 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삼수를 한 고등학교 1년 선배가 현역으로 대학에 진학한 고등학교 1년 후배에게 말을 놓았다가[10] 도리어 대학 선배들에게 걸레가 될 때 까지 맞는 등 상당히 큰 부작용을 수반하면서도 철저하게 지켜지는 전통이었다. 하지만 사회가 수평화됨에 따라 현재는 상당히 와해되고 있으며 대부분 같은 나이에서는 반말을 하고 같은 학번 내에서는 동생이라는 호칭만 사용할뿐 서로 편하게 대하는 등 수평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아무튼 현재는 많은 대학에서 사라져가고 있으며, 대부분 편하게 말놓고 서로 격식 차리고 그러는 편이나 여전히 일부 도제식으로 선배가 후배에게 전해주는 식의 학과나, 특성상 졸업 후 진로가 거의 일정해 학교의 서열이 곧 사회의 서열이 되는 학과, 소위 '군기가 빡센 학과들'에서는 온존해 있다.[11]사발식같은 고전적인 대학 전통[12]이 잘 지켜지고 있는 고려대학교에서도 대단히 잘 지켜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으나 옛말이다. 확인결과 2014년 현재 학번제를 시행하고 있는 과,반은 없다.[13] 고대 문과계에서도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이제 사라진 법대도 외고로 인해 학번제가 사라진 지 오래이다. 법대 입학하는 학생 중 상당수가 서울 시내의 외국어고 출신이었고, 특히 재수생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보니, 같은 고등학교 동기나 친구끼리 선후배 관계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서로 말 놓다보니 학번제도 자연스럽게 사라져버린 것. [14] 나이에 따라 대접이 다른 경우도 존재한다[15]. 물론 나이가 많아도 하대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어라?)

학번제를 시행하는 학교나 학과, 동아리에 소속된 경우 조기졸업 한 나이 같은 선배, 혹은 본인이 재수 했는데 현역으로 들어온 나이 같은 선배, 혹은 본인이 삼수 이상이거나, 재수하였을 때 조기졸업한 나이 어린 선배, 혹은 조기졸업한 나이 같은 두 학번 선배등을 부를 때는 , 누나 등의 호칭에서 오는 나이를 더 먹은 사람한테만 이 호칭으로 불러야할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보통 나이가 같거나 어린 선배들은 , 누나, 오빠, 언니 대신에 '누구누구 선배'등으로 호칭하게 된다. 하지만 개중에는 선배를 선배라 부르지 못하고 형, 누나 등으로만 호칭하게 하는 악랄한 학번제를 시행하는 곳도 있다 카더라.

이렇게 부작용이 많다 보니 또다른 절충안으로 3월에만 학번제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선배는 선배이며, 나중에 인간적으로 친해지게 되면 말을 놓는 것. 학기 초에 각종 과 행사에서 술먹고 주사부리는 새내기들이 '너 몇살인데?' 따위의 말을 막기 위함이다.OT때 삼수생이 와서 2학년에게 술 갖고오라고 심부름을 시킨다던지 초반에 각인을 시켜놓고 이후 친해지다 보면서 나이 많은 후배에게도 형 오빠라고 부른다. 동갑일 경우에는 사이좋게 친구로도 지낸다.[16]

나이제 항목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또한 학번제와 나이제가 혼합되서 운용되는 곳도 있다. 동기끼리는 형, 동생 안 따지고 다 친구로 지내되 선, 후배 간에는 나이를 인정해준다거나 그 반대로 동기끼리는 형, 동생 따져도 선, 후배 간에는 학번대로 호칭한다든지, 조졸-현역은 친구로 지내는데, 현역-재수끼리는 형, 동생으로 호칭한다거나 한 살 차이는 그냥 친구먹고 두 살 이상만 형, 동생으로 칭하든지 나이 같은 선, 후배 끼리 학번제를 기반으로 지내다가 친해지면 선, 후배 간에도 친구로 지낸다든지 나이제를 기반으로 하지만 나이 많은 후배한테는 형, 오빠없이 친구 먹는다든지 갖가지 변형이 존재한다. 결국 케이스 바이 케이스

대학 생활은 '사회' 생활 공간 가운데 하나라고 인식하는게 좋을 것이다. 괜히 나이를 따지든 뭐든 처음 1학년 학과생활 날리면 대학생활의 상당부분을 날려버린다.[17] 그리고 대학도 사람사는 곳이고 사회도 상당히 변해서 계속 친하게 엉겨 붙으면 지낼만 하다. 만약 정 싫으면 꼰대질하는 선배 따위는 쿨하게 무시하고 부담없는 동급생이나 다른 학과 친구를 사귀는 것도 좋다. 헌데 선배학번이 대학원가고 뭐하고 하느라 군대를 늦은 나이에 병으로 갔는데 후배학번이 ROTC일 경우 이렇게 군대에서 만나면 참 난감한 사이로 발전할 수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와는 달리 대학생은 학교가 인간관계의 전부는 아니다. 밖에서 사람을 만나도록 하자. 그리고 까고 말해 정말 열심히 살면 친구 따위 만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지내서 이런 문제 쯤은 고민도 아니다.

대학의 특성상 같은 수업이 아닌 이상 선배들과 만난 일도 사실상 없으며 남학생들은 정석처럼 군대 좀 다녀오면 선배들은 다들 졸업하거나 수업이 바빠서 잘 알지도 못하는 후배를 상대할 일은 거의 없다. 물론 꼭 1년 휴학해서 후배들과 수업듣거나 재수강하러 오는 선배들은 매일 마주친다. 특히 선배쪽이 ROTC를 비롯한 장교후보생인 경우 심하면 단 6개월밖에 못보는 경우도 발생한다. 거기에 휴학까지 많이 했었다면 복학하는 순간 만렙에 가까운 학번일 테니 아무도 건드릴 사람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전과나 편입이 많이 활발해지고 남녀를 불문하고 혼자 다니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졌는지 학과 인원이 많을수록 동급생들도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서로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인지 학과 분위기가 서로 자주 보는 분위기거나, 선후배간의 친밀도가 높은 학과나 단과대 단위가 학번제를 유기하는 경우가 많다.

학번제가 까이는 주된 이유는 기수만 따지고 머리 위에 서려 드는 무개념한 수직적 사고체계가 문제[18] 하지만 유교문화에서 이런 식으로 일방적인 서열관계를 세우지는 않는다. 오히려 군사주의 문화의 영향으로 봐야 되는것이 타당하다. 인접국의 예로, 위계질서와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현 세대의 일본 대학은 학번제, 학년을 기본으로 하며 선배가 반말을 쓰는 경우는 있되 나이를 고려해 서로 경어를 사용하는 등의 배려가 상식이다. 하지만 개인주의를 중시하는 유럽의 경우는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는다. 그럼 개인주의가 우월한건가? 그쪽 나라는 애초에 존댓말 반말의 개념이 없거나, 있어도[19] 우리 나라랑은 개념이 다르기도 하고, 그냥 서로가 격식을 높여주면서 지내기때문에 트러블은 거의 없다.[20] 그러니까 선배 대접 받고 싶으면 선배 노릇을 하라고

학번제의 체계가 생긴건 서열을 세우려는 한국의 문화가 원인이다. 대학생 간에 서열을 세우는 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고찰보다는 어떻게든 선배 노릇하며 반말 해보려 하려는 태도들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존댓말을 넘어서서 '선배'라는 호칭이 마치 벼슬인양 군대에서 배운 똥군기를 적용하려 든다는 것이다. 대학 어디서나 있지만 가장 만연한 체육대학항목 참조. 여초과에서 군기를 잡는 이유는 뭔지 궁금하다

  1. 장교로 병역이행을 하려면,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해야 한다. 단 4년제 대학 졸업으로 학사학위를 딴 후에 ROTC나 학사장교로 군 복무를 하고 다른 대학으로 학사편입을 하거나, 대학원 진학을 하는 상황은 예외적 경우. 부사관의 경우 고졸이후에도 지원을 할 수 있으므로, 장교보단 부사관이 더 현실적이다.
  2. 외국은 이런거 따지지 않는다. 특히 서양권에서는 몇년도 졸업 이런거를 더 쳐준다.
  3. 대표적으로 고등학교(특히 과학고) 조기졸업생, 현역, 재수생까지 다양하게 존재하는 몇몇 대학(KAIST, 포스텍, 서울대 자연대 및 공대 등)에는 오래전부터 유지되는 방식.
  4. 그렇다고 우리나라 문화상 나이를 위시한 기수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5. 사람들이 말하는 나이제는 학번제의 학번을 나이로 바꾼 것이 아니라, 사실 단지 학번제가 없는 비학번제를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6. 편입 제도로 중간에 들어오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7. 그래서 미국같은 경우는 입학 연도가 아니라 졸업 연도를 기수로 간주한다. 그나마 이 기수도 그냥 몇 년도에 졸업했네 구분을 위한 것이고 재학 중에는 나타낼 일도 없다. 한마디로 학생간에 한국 학생 같은 서열 따지기를 하지 않는다.
  8. 보통 학교 현장에서는 학번제를 쓰더라도 4수 이상은 열외대상으로 치기는 하지만, 똥군기가 심한 예체능 계열, 특히 체육대학이나 일부 의과대학 같은 곳에서는 진짜로 하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
  9. 보통 25%~40%정도가 재수생
  10. 이 경우 고등학교 후배는 대학교 2학년인데 선배는 대학교 1학년이 된다. 원래 한 칸 앞서있는데 선배가 삼수해서 2칸 뒤쳐지면서 오히려 한 칸 낮아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11. 첫째는 음대, 미대, 기능대학 및 전문대학, 둘째는 체대,경찰대학이나 의대, 사관학교. 의대는 빡세게 지키는 곳도 있는 반면 혼재되어 있는 곳도 있는 모양. 여기서 의대는 물리치료, 방사선 같은 보건의료계열도 포함한다. 사관학교의 경우 후배기수가 선배기수보다 먼저 진급하면 선배기수는 제대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라 사관학교는 임관 이후 사실상 기수가 계급으로 직결된다. 과거에는 사범대학도 첫째에 해당했지만, 여초현상이 심해지면서 거의 사라졌다.
  12. 물론 가끔 나오는 부상자 때문에 '전근대적인 대학 악습'이라고 지적받곤 한다. 뭐 요즘엔 안전하고 희망자만 받아서 한다. 항목 참조.
  13. 이 말은 틀렸다. 2015년 발행된 학내 신문 기사에 따르면 학번제를 고수하는 학과가 넷 존재한다. 그 중 둘은 아마 짐작이 가능할 테고 ('몸 활동을 가르침'과 '최고로 높은 건강'), 나머지 둘은 자기 학교 사정을 잘 아는 고대생에게 물어보면 될 것이다 ('태양계 세번째 행성'과 '머신'). 그리고 과반이라고 과 중에서 일부가 학번제를 고수하는 곳도 있다 ("'바쁘다'+니스"에서 재수강 가능한 최대 학점 알파벳).
  14. 고려대학교 이야기가 나와서 덧붙이는 말이지만 모 과반의 경우, 2002년경까지는 학번제가 유지되었으나 그 해 학생회장의 투쟁을 통해 결국 나이제가 정착된 바 있다.투쟁이라는 단어까지 쓴걸 보면 알겠지만 사실 별거 아닌데 확고부동한 진리처럼 끌어앉고 있는 고학번들이 많다는 말이다.
  15. 대표적으로 한의대. 경우에 따라 다르나 아무리 아래 학번이라 해도 스무 살 정도 많은 분들한테 하대를 할 수는 없는 노릇.
  16. 하지만 4월 언제 부터 바뀌어야하는지도 애매하다는 문제가 있다.
  17. 미팅도 없고 소개팅도 없고 선후배관계도 없다! 물론 미팅이나 소개팅은 학과가 아닌 다른 루트로도 즐길수는 있다.
  18. 이런 무개념인 사람들 종종 있다. 이것은 어느 제도에서든지 문제가 된다.
  19. 독일어프랑스어에는 높임법이 존재한다. 그 쪽은 인칭 변화의 일부로 존재. 독일어의 경우 직역하자면 친칭안친칭이지 반말과 존칭이 아니다. 친칭은 진짜 절친들끼리나 쓰는 호칭이고 그 외는 안친칭으로 일관한다.
  20. 유럽 경우는 인문계/실업계 비율로 따지면 실업계가 훨씬 많고, 직장 일 하다가 좀 늦깎이에 대학 들어오는 사람들 세고 셌을 정도이니깐...헌데 그건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이 모병제라 그런거고 한국은 징병제라 얄짤없다. 학생들이 대학보다 군대먼저 가면 머리가 굳어서 대학못간다는 생각에 무조건 군대가기 전에 대학부터 등록해놓고 보는 문화가 만연한지라... 유럽에도 징병제 나라는 많다. 노르웨이핀란드, 덴마크, 스위스, 오스트리아, 그리스가 징병제이며 프랑스독일2000년대까지 징병제를 유지했다. 그리고 미국은 병 생활하다가 전역하면 대학 학비를 지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