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합중국 공군의 T-38. 사진은 엔진 하나만으로 이륙하는 장면이다.
X-15의 비행을 감독하는 T-38. 크고 아름다운 항공기는 B-52 스트라토포트리스이고 유인 로켓(?) 같은 저 검은 검은?! 항공기가 X-15.
미 공군 선더버드 특수비행팀의 비행
대한민국 공군이 빌려쓰던 시절
허블 우주 망원경 마지막 서비스 미션 STS-125 발사를 앞두고 진행한 케네디 우주센터에서의 비행 장면.
Northrop T-38 Talon
1 소개
분류 | 쌍발 터보젯 초음속 고등훈련기 |
전폭 | 7.7m |
전장 | 14.14m |
전고 | 3.92m |
자체중량 | 3,270kg |
최대이륙중량 | 5.485kg |
최대속도 | 마하 1.3 |
실용상승한도 | 50,000ft |
항속거리 | 1,835km |
엔진 | GE J85-5A(2,900파운드) 2기 |
F-22를 격추시킨 세계 최강의 전투기!
노스롭(現 노스롭 그루먼) 사의 초음속 훈련기로, 혈통을 따지면 F-5의 형제 뻘이다. F-5를 본 미합중국 공군은 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T-33을 대체할 경량 초음속 제트훈련기로 컨셉을 정한 T-38은 좋은 평가를 받아서 미 공군이 많이 질러줬고, 해외 마케팅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훗날 여러 초음속 훈련기들이 대체로 전투기나 공격기를 겸하는 스펙으로 나온 것과 달리 T-38은 대개 비전투용인 순수 훈련용이었는데, 주 고객(?)인 훈련조종사들에게 안정성을 제공하면서도 정비성도 좋고 훈련에 드는 비용도 저렴한 편이라 미 공군이 매우 좋아했고, 미 해군도 무인 표적기나 드론 조종용 등으로 써먹기도 했다. 다만 전체적인 성향 자체가 특별히 모험을 시도하며 성능을 높이기보다는 안정적이고 싸게 만든 편이었으며 그 덕에 항속거리부터가 길지 않은 편이라 외국 시장에서는 미국에서의 성과에 비해 미진한 실적에 그쳤다. 외국에서는 차라리 F-5를 훈련용으로 써먹는게 낫다고 봤던 모양. 루프트바페, 터키 공군, 중화민국 공군 등이 도입했지만 각각 수십대 정도에 그쳤다. 훈련기 부족에 시달리던 대한민국 공군은 1999년 3월 30일 30대를 AMARC에서 임대해서 써먹다가 T-50 골든이글이 도입되자 미국에 돌려줬다.
1959년 초도비행 이후 1972년까지 1,146대에 달하는 많은 물량이 생산되며 미 공군의 훈련기로 쏠쏠하게 쓰였다. 아무래도 미 공군이 가장 많이 굴리면서 F-5 이후의 F-15, F-16, F-22, F-35 등의 조종사들도 T-38로 훈련을 받았고, 전투기 외에도 U-2, SR-71, B-52, A-10, KC-135, KC-10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계열의 여러 기종들을 위해 전환 훈련기로 많이 굴렸다. 또한 미 해군도 테스트 파일럿 스쿨이나 가상적기 비행대에서 친척 기종인 F-5를 도입하기 전까지 쏠쏠히 써먹었다. 외국에서도 도입할 때는 많은 판매 대수는 아니지만 쓰다보면 나쁘지 않다는 평이었다고. 대한민국 공군 역시 미군에게 빌린 기종들을 많이 굴렸지만 아무래도 애리조나 사막에서 쉬다 오신데다 환갑이 되어가는 고령이신지라 오래 쓰지는 않았다. 미군은 2000년대 이후로 이런 노후화한 T-38들의 대체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편으로, 한국에서는 T-50 골든이글이 완성된 후 T-38을 미국에 돌려주면서 역으로 T-50과 FA-50의 해외 수출을 도모하고 있다.
2 NASA
우주왕복선과 우주비행사들의 믿음직한 도우미
한편 밀덕후가 아닌 우주덕들에게도 꽤 친숙한 기종인데, NASA가 미 공군에게서 받은 T-38 기종 30여대는 우주 비행사들의 비행 훈련기, 그리고 테스트 파일럿들의 실험이나 우주왕복선의 활주로 착륙을 감독하는 추적기(Chase Plane)[1]로 오랫동안 쓰였다. 아폴로 13 영화에서도 휴스턴에서 "월석 좀 갖다줘요!" 하는 동료들의 인사를 받고 아내가 정원 정리하는 위로 휙! 날아가는 짐 러블이 묘사되는데, 우주왕복선 시대에도 우주비행사들은 휴스턴에서 케네디 우주센터로 갈 때 이거 타고 갔다.[2] 특히 우주비행사들은 군 출신 전문 조종사 뿐만 아니라 非조종 특기 군인이나 민간인들도 많은데 그런 초보들이 격한 비행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T-38이 큰 기여를 했다.[3] 전직 우주비행사 마이크 멀레인의 회고에 따르면 생긴 것부터가 매우 예쁘고[* 38이란 숫자부터가 풍만한 여체의 가슴둘레와 권총의 구경을 뜻한다며 보기만 해도 테스토스테론이 불끈 솟았다고 평했다. 초짜들도 잘 버틸 수 있는 좋은 기종이었다고. 물론 오늘날에는 NASA에서도 노후화된 T-38을 점차 퇴역시키면서 2015년까지 수량을 반으로 줄일 계획에 있다. 그전까지 유지비로 매년 3천만불 이상을 지출해왔다고.
아폴로 11호 훈련 중 촬영된 이 사진의 마이클 콜린스와 운전기사(...) 디크 슬레이튼의 모습을 보자.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인들은 사실 전방석에서 조종간 잡을 일은 별로 없었고[4] 그냥 후방석에서 시뮬레이션에 전념한다. 우주비행사라는 직업에 대한 '공군 조종사의 끝판왕'이라는 인식이 실제와는 차이가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NASA가 우주왕복선을 발사할 때면 상공에서 전해왔던 간지폭풍의 사진들은 대부분 T-38에서 찍은 것들이다.[5]
3 사고
하지만 여러 곳에서 널리 쓰인 훈련기이니만큼 사고도 많다. 1982년에는 미 공군 특수비행팀 선더버드가 곡예비행 중 충돌을 일으켜 개발살나고 파일럿 4명이 끔살당한 충공깽한 사건이 가장 유명하다. 'Diamond Crash'로 불리며 곡예비행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이 사건 이후 선더버드는 냉큼 F-16으로 기종을 바꿔버렸다고. 또한 NASA에서도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진행되던 시기에 우주비행사들이 사고로 순직하는 사례가 있었다. 현역 NASA 우주비행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문 레이스 시절 아폴로 1호를 제외하고 세번 있었는데 이들 모두가 T-38 사고로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시어도어 프리먼, 엘리엇 시와 찰스 배셋, C.C. 윌리엄스인데, 특히 시와 배셋은 제미니 9호 승무원으로 함께 우주선 제작 공장을 방문하다가 기상 악화로 공장 지붕에 추락하여 사망하였고, C.C. 윌리엄스는 사망 시점에 아폴로 9호의 백업이자 추후 미션인 아폴로 12호의 팀원으로 내정되어 있었다.[6] 그 외에도 NASA 파일럿들이 충돌하여 사망하기도 하는등 NASA와 미군, 타국군을 포함 총 210회 이상의 사고들이 발생했다.- ↑ 스페이스 카우보이 영화에서 대기권에 돌입한 뒤 위태위태한 셔틀과 동행하며 지켜보는 항공기들이 T-38이다.
- ↑ 물론 조종사는 둘인데 미션 스페셜리스트는 5명까지도 되니 조종 면허 없는 사람은 대리운전(?)으로 간다. 그렇게 가면서 통신 연습도 하고 조종사들은 케네디 우주센터 착륙 활주로도 체크한다.
- ↑ 전방석 조종사가 아니더라도 T-38 후방석에서 우주왕복선 발사 중 벌어질 돌발상황을 수없이 연습해야 한다. 시뮬레이터에서 연습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또한 화려한 조종 경력을 자랑하는 군 출신 우주선 조종사들도 NASA에 있을 때에는 이것저것 공부하느라 비행기 조종할 시간이 많이 확보되지 않는 편이기에 정기적으로 (대충 한 달에 15시간 정도) T-38 조종간을 잡으며 감을 유지한다.
- ↑ 좀 의외일지도 모르나, 우주비행사의 비행기 조종은 사실 조종사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위험한 점이 적지 않다. 늘 조종을 업으로 하던 사람이 물 속에서 EVA 연습, 머리를 화끈하게 불태우는 엔지니어링 공부 물리학 천문학 공부 러시아어 공부... 같은 걸 하다보면 감이 떨어지게 마련. 옛날에도 시뮬레이터에 틀어박혀있던 이들이 오랜만에 조종간 좀 잡아봤다가 몇 명씩 허무하게 순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당장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이 그런 이유로 연습비행을 하다가 사망했다.
- ↑ 다만 2000년대 이후로는 T-38이 NASA에서도 점차 퇴역하는 추세라서 이 사진처럼 F-15, F-16 같은 공군 전술기들도 이따금씩 알바를 뛴다. NASA가 유인, 무인 우주탐사나 천문학 연구 예산은 늘리면서 항공공학 연구 부문에서 점점 예산을 감축하는 추세라 오리온 다목적 유인 우주선이 발사될 시기엔 공군기들이 주로 에스코트를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 ↑ 이 때문에 아폴로 12호의 미션 패치에는 피트 콘래드, 리처드 고든, 앨런 빈 외에 윌리엄스를 상징하는 4번째 별이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