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동

牛丼(ぎゅうど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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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본소고기 덮밥(돈부리).

규메시라고도 하며, 돈부리의 일종. 메이지 시대에 육식이 보편화 되면서 생겨났으며, 규동이라는 이름은 요시노야에서 처음 붙였다. 얇게 저며 양념에 볶은 소고기와 두부, 양파, 파, 실곤약 등을 츠유(조미액)를 첨가한 밥 위에 얹어 먹는다. 그 외에 날계란 등을 추가요금 지불하고 더 주문해 첨가해서 먹을 수 있다. 요즘 규동 체인점에서는 고기와 양파만 들어있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도 옛날 방식으로 내는 개인 점포들은 남아있다.[1] 24시간 규동집도 많고, 저렴한 가격에 좋은 퀄리티로 제공하고 있으니, 일본에 갔으면 꼭 한 번 먹어볼 것. 자판기를 사용한 매장이 많고 한국어안내도 겸비하고 있다. 김치규동 메뉴가 있는 곳도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 김치의 맛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또한 메뉴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츠유다쿠"(조미액 많이), "츠유기리"(조미액 적게), "네기다쿠"(양파많이) 등의 은어로 규동에 들어가는 재료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따로국밥마냥 밥 따로 고기 따로 나오는 건 규자라(牛皿).

외식치고는 가격이 저렴하며 주문하면 바로 나오는 대표적인 일본식 패스트푸드다. 일본인들에게는 거의 초밥이나 라멘급의 소울 푸드나 마찬가지. 다만 샐러리맨이나 트럭 기사같은 아저씨들이 혼자 들어가서 빨리 먹고 나오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어지간한 여자들은 규동 체인점에는 혼자 잘 안 가고 테이크 아웃을 주로 이용한다. 그래서 규동집에 들어가면 다 큰 남자들이 잔뜩 모여서는 혼자 밥 먹는 데 열중하고 있는 뜨거운 광경을 볼 수 있다. 러브히나에서 우라시마 케이타로나루세가와 나루를 데리고 데이트를 하다 여기서 밥을 먹으려 한 적이 있는데 이는 한국으로 비교하자면 데이트 하는데 김밥천국이나 국밥집에서 밥먹고 가자고 한 것과 마찬가지. 결과는 케이타로의 안면볼링(...) 현실은 그딴 거 없다. 여자들도 잘만 먹는다. 연애를 만화로 배웠습니다.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보통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며 광우병 파동 당시 대부분의 규동집이 규동을 메뉴에서 빼버리는 고육책을 써버렸다. 이유는 미국산 쇠고기가 아니면 제맛이 안 나기 때문이라고.[2] 대신에 돼지고기 덮밥 같은 걸 팔았다.[3] 그리고 제한적으로 수입이 재개되었을 때 잠시 규동 판매를 재개하자 전국의 규동집이 인산인해가 된 적이 있다.

규동 체인점들은 규동뿐이 아니라 카레라이스 메뉴나 아침용 연어정식이나 여름 한정 장어덮밥 등의 메뉴도 구비하고 있다.

이 항목과는 상관없지만 우리나라에선 남자 이름에 쓰이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예는 시인 김규동. 실제로 이런 말장난을 상호명으로 쓰고 있는 일식 체인점도 있다.

2 근육맨과 규동 붐

1970년대 쯤부터 이미 꽤 잘 팔리던 음식이었는데 당시에는 대부분 아저씨들이 들어가서 후딱 먹고 나오는 우리네 식으로 표현하자면 기사식당 같은 이미지가 있지 아이들은 거의 관심이 없는 요리였다고 한다. 이때 근육맨에서 주인공 근육 스구루가 요시노야 규동을 매우 좋아한다는 설정이 나오면서 아이들에게도 저변이 확대되어 당시 시장적 한계에 도달한 규동 시장 파이가 확 넓어져서 요시노야가 기사회생했다는 일화가 있다.

근육맨 작가는 이 일로 요시노야 체인에서 황금 돈부리 그릇 세트를 선물받았다. 이런 황금 돈부리 그릇을 선물 받을 수 있는 건 유명한 연예인 중에서도 인정 받은 요시노야 팬 정도라고.[4] 근육맨 작품 중에서 모리나가 제과 등에서 광고가 나오는 것 때문에 요시노야도 광고로 한 거 아니냔 소리가 있는데 실은 아니다. 그냥 유데타마고가 "이런 아저씨들이나 좋아하는 음식을 좋아하는 걸로 설정하면 아저씨 냄새도 나고 재밌을 것 같다"라는 이유로 설정을 그렇게 했을 뿐이다.

참고로 근육맨이 좋아하는 규동은 정확히는 "규동 곱배기에 츠유기리, 생양파 및 마늘구이 얹음"이다. 반면 테리맨, 테리 더 키드 부자는 "양념 범벅을 해서 쇠고기 본연의 맛을 모욕하는 음식"이라며 규동을 대단히 싫어한다. 로빈마스크는 근육맨이 규동을 사주겠다고 하자 날계란과 된장국도 같이 달라고 했다. 역시 기행마스크[5]

근육맨2세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더이상 규동을 팔지 못하는 21세기의 현실을 묘사하는 장면이 있으며 주인공인 근육 만타로 또한 규동이 아니라 가루비동(돼지갈비 덮밥)을 좋아하는 것으로 설정이 바뀌었다.

3 일본의 규동 체인점

요시노야, 마츠야, 스키야의 세 군데가 일반적인 규동을 파는 가장 유명한 체인점들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시작한 규동 체인은 요시노야. 그뒤에 마츠야가 생기고 비교적 최근에 스키야가 생겼는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스키야가 오히려 업계 1위의 자리를 손쉽게 차지했고 가격과 다양한 서비스를 갖춰놓은 것으로 승부하는 마츠야가 2위, 가장 전통있는 요시노야가 가장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게 2000년대 시장성향이다.

각 점포를 간단 정리해보자면 요시노야는 오래된 전통의 유명체인으로 미국산 쇠고기 문제 때문에 비싸지만 비교적 안전한 호주산 쇠고기 규동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그렇지만 250엔 규동 전용 가게를 전개하는 등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중.

마츠야는 점내에서 직접 주문하는 대신 식권 자판기를 사용하고 있어서 직원 입장에서도 돈계산에 신경쓸 필요가 없고 손님도 간단히 먹고 가는 데 부담이 적으며, 보통 규동 한 그릇이 280엔.[6] 그 외에도 여러 메뉴들이 전체적으로 싸고, 점내에서 먹으면 다른 규동집과 달리 된장국이 서비스로 딸려온다. 일반적으로 공짜인 반찬이 거의 없는 일본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서비스. 그리고 요시노야나 스키야와 달리 먹어서 응원하자!에 참여하지 않은 회사이므로 후쿠시마산이 신경쓰인다면 규동을 먹을 땐 마츠야로 가는 편이 좋다.

그리고 신흥 브랜드인 스키야는 보통 규동 한그릇에 280엔에, 치즈규동 등의 여러가지 의미로 이색적인 메뉴들로 승부하고 있다. 또 양에 관해서도 자유로운데, 미니부터 메가모리(특특곱배기)까지 있다.(미니→보통(나미모리)→중간(츄우모리)→곱배기(오오모리)→특곱배기(토쿠모리)→특특곱배기(메가모리)) 거기에 밥 1.5배라든지 고기 1.5배 등의 추가도 있다. 가게에 따라 식권자판기가 있는 곳이 있고 없는 곳이 있다. 없는 곳은 카운터에 가서 패스트푸드 주문하듯이 주문.

2000년대 후반 이후 몇 년간, 규동 체인들은 과도한 경쟁상태였다. 고객확보를 위해 각 상품을 몇 주간 100엔 할인 행사를 하거나, 쿠폰을 다량으로 뿌리는 등, 한쪽 체인에서 어떤 상품을 기간 한정 저가 판매 시작하면 대응상품을 울며 겨자먹기로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7] 그러나 소비세가 인상된 2014년을 기점으로 저가 할인 경쟁은 많이 줄어들고 말았다.

스키야에서는 꾸준히 노동문제가 발생하는데 한번은 '아르바이트는 업무 위탁이므로 노동자가 아니고, 따라서 잔업 수당도 못 주겠다'고 주장하다가 사회 문제가 되었다. 그러다가 2014년 2월 경에 이르러 스키야에서 대량의 퇴직사태가 벌어졌다. 원가절감을 위해서 여러 제도를 시행했는데, 점원들에게 불리한 제도들이 많았던 게 주 원인이었고, 이런 와중에 기간 한정으로 나베 정식[8]을 판매하기 시작하자 대규모 집단 퇴사 사태가 발생한 것. 이 퇴직사태에 대처한답시고 스키야는 인력이 부족한 지점 여러 곳을 파워업 리뉴얼이라는 구색 좋은 변명을 내세웠으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원인이라는 게 알려져 문제가 커지게 되었다. 이를 나베의 난(鍋の乱)이라고 부른다.[9]

조금 어레인지한 규동 중에는 후술될 치카라메시[10]나 스타동[11] 체인들이 유명.

4 규동의 한국 상륙

요시노야는 강남역에 한국지점을 내고 시장확대를 노렸으나 비벼먹지 말라는 문구 때문에 망했다.[12] 한국 사람은 밥을 먹을 때 숟가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덮밥류 음식은 비벼먹는 게 보통이지만 일본에서는 젓가락을 주로 쓰고 밖에 가서 돈부리 음식을 비벼먹으면 상스럽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에 이렇게 했다. 사실 요시노야 규동은 밥이 많고, 고기가 적은 편이라 비벼먹긴 좀 그렇다. 보통은 기호에 맞춰 소스를 듬뿍 넣어 주기 때문에 그다지 비벼먹을 필요는 없다. 고기 한점, 밥 한번 이런 식으로 먹어야 한다. 사실 일본의 규동집에 가면 숟가락이 안 나온다. 규동뿐 아니라 텐동 가츠동 차슈동등 웬만한 덮밥 메뉴에서는 숟가락이 잘 나오지 않는다. 물론 규동집에 숟가락이 있기는 있는데, 규동을 먹으라고 있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규동집에서 규동 말고도 카레라이스나 마츠야 같은 경우 한국의 비빔밥을 모티브로 만든 비빔동 같은 메뉴가 있는 등 숟가락이 필요한 메뉴를 따로 판매하기 때문에 숟가락이 구비되어 있기는 있다. 그러므로 규동 시켜놓고도 숟가락을 달라고 하면 주기는 준다. 일본에서 한국인이 많은 신오쿠보 등지에서는 규동집에서 숟가락을 달라고 하면 유학생이고, 먹기 전에 비비기까지 하면 관광객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13]

한국에서는 요시노야의 상륙 실패 이후 일부 라멘집 등에서만 먹을 수 있었지만 최근 규동집이나 덮밥집도 많이 늘어나서 과거에 비하면 비교적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14]

여의도역 근처에 호랑이밥타이거메시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규동 체인인 힘밥치카라메시가 들어와있다. 일반적인 규동과는 달리 직화구이에 맛이 강하다는 점이 차이점. 인테리어는 완벽하게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고, 적어도 메인메뉴인 '야키규동'은 메뉴 구성까지 완벽하게 동일하니 관심이 있으면 가보는 것도 좋다. 2016년 현재 타이거 메시는 헝그리 타이거로 명칭이 비뀌었지만 내용은 그대로 치카라메시다. 장사가 잘 되는지 홍대 앞에도 점포가 들어섰다.

오뚜기에서 "건더기가 풍부한 규동"이라는 즉석식품 형태의 규동도 나왔다. 국물이 흥건하다는 점만 빼면 나름 규동 맛을 잘 살려냈다.
  1. 예를 들어 아키하바라의 삼보 등.
  2. 가격경쟁력과 사회 분위기를 고려한 판단이다. 호주산 소고기를 쓰는 경우도 있다. 아베노믹스의 후폭풍이 여기에 몰아친 바 있는데 엔-달러 환율이 폭락해서 소고기 원가가 대폭 오른 데다가 소비세까지 올라 규동 가게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가격을 올렸다.
  3. 추가하자면 전부터 부타동(부타-돼지)은 판매하고 있었지만 이후 판매량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4. 참고로 요시노야의 돈부리 그릇은 일본에서 유명한 도자기 산지인 아리타에서 만들어서 그 사이즈 치고는 꽤 비싼 가격을 내야한다고 한다. 당시 요시노야에서 근육맨 작가에게 황금 돈부리 그릇 세트를 선물하면서 이 돈부리 세트를 들고 전국의 요시노야에 가면 무료로 규동을 먹을 수 있게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작가는 근육맨의 작업에 정신이 없어 잊고 있다가 2000년도 초반에 모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로 요시노야에 저 돈부리 세트를 들고 갔지만, 워낙에 오래 전 이야기라 관계자도 그 사실을 잊어버린 상태.
  5. 실제로 날계란과 된장국은 규동의 가장 정석적인 사이드메뉴이다. 햄버거로 치면 후렌치후라이+콜라와도 같은 개념. 물론 날계란과 된장국을 함께 주는 세트메뉴를 구비한 매장도 많다.
  6. 2015년 기준으로 변한 건 거의 없으면서 고급화시키고 소비세가 인상되면서 380엔으로 확 뛰었다.
  7. 비슷한 맥락으로, 한국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에 걸쳐서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할인 경쟁을 했던 적이 있다. 당연히 음식의 질이 떨어졌고 결국 하디스는 이때 큰 타격을 입고 얼마 못 가 철수했다.
  8. 조리법이 복잡해 만들기 어렵고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며, 설거지하기 어려워서 점원들 사이에서는 '죽음의 메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고 한다. 특히 1인 근무점이 많은 상황에서 야간에 설거지를 할 시간이 없어서 그릇이 쌓이는 경우가 많은데(링크를 따라가면 사진을 볼 수 있다) 손님이 나베 정식을 주문한다면? 그 뒤는 상상에 맡긴다. 1인 근무 자체가 근로법상 문제될 여지가 많은데, 이걸 뛰어넘어서 야간에 여성 점원을 혼자 둔 미친 지점도 있었다.
  9. 2016년 현재는 점포에 점원도 늘고 시급도 오른 듯
  10. 직화구이 고기를 얹은 규동.
  11. 스태미너동의 준말로 마늘과 파 등을 갈아 얹고 날달걀을 기본으로 넣어주는 규동. 주로 대학가 근처에 많이 있다
  12. 타누키 돈부리에서도 같은 캠페인을 하고 있다.
  13. 가끔씩 규동을 비벼먹어보고 싶은데 눈치가 보여서 일부러 신오쿠보의 규동집에 가서 비빈다는 일본인도 있다.
  14. 하지만 웬만하면 퀄리티는 기대하지 말자. 절대다수가 그냥 국물이 흥건한 한국식 불고기를 얹어서 젓가락으로 먹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거나 심지어 심각한 경우엔 비빔밥 형식으로 각종 비빔밥용 야채와 비빔밥용 고추장 소스(!!!)까지 얹어주는 데까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