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V

(모빌슈트 바리에이션에서 넘어옴)

1 발단

기동전사 건담의 방송 종료 후 새롭게 붙은 스폰서인 반다이의 요청으로 제작된 추가설정집으로, 모빌슈트 바리에이션(Mobile Suit Variation)의 약자. 당시로서도 이미 내놓을 만한 제품은 다 내놓은 반다이는 호비 재팬이나 코믹 봉봉 등에서 행해지던 설정놀음을 보고 본편에 등장하지는 않은 설정상의 기체만으로도 충분히 상품이 될 수 있다고 판단, 본편의 설정을 보강하고 분량상 미처 다루지 못했던 다른 전장의 이야기들을 재조명하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새로운 MS를 만든 다음 그것을 건프라로 만들어서 팔아먹는 것이 주요 목적.

단순한 배경 설정과 건프라만으로는 큰 매상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에, 본편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에이스 파일럿이나 전투 묘사 등을 한데 묶어 외전의 형식을 빌려 하나의 새로운 건담 시리즈물로 만들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본편의 관계자가 선라이즈/반다이의 허가 없이 내놓은 동인지인 건담 센추리의 설정을 대거 베껴 와 공인 설정으로 편입시키게 된다.

2 우주세기의 경우

건담 센추리의 경우 당초에는 설정을 담당한 인물들이나 SF 클럽 건덕후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건담의 설정을 확대 재해석한 것으로 출발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자쿠자쿠I자쿠II로 나눠 세부 설정을 짜낸 것이었다. 당시까지 자쿠I은 그냥 '가뎀 전용 자쿠가 현행 자쿠보다 앞세대의 구형 자쿠다' 정도의 설정밖에 없었는데, 건담 센추리에서 이 설정을 확대하여 작중 등장한 디자인별로 세세한 분류를 하게 되고 MS에 대한 기본적인 설정을 정립한 것. 이후 이러저러한 소동을 거치긴 했지만[1] 큰 호응을 얻으며 건담 월드가 체계적으로 발전하게 되는 기반을 마련했고, 반다이와 선라이즈 측에서 새로운 판매전략이 필요했던 참에 알아서 그럴싸한 아이템을 만들어 주니 얼씨구나 하고 집어삼킨 것이다.[2]

이렇게 2차 창작을 거의 있는 그대로 끌어올린 애매한 시작[3]은 이후로 건담의 설정이 중구난방식으로 확대되며 상호 충돌을 일으키게 되었는데, 죠니 라이덴이나 신 마츠나가 등의 인기 외전 캐릭터들의 전용기라는 설정으로 고기동형 자쿠나 겔구그 등의 비인기 건프라의 매상이 크게 오르자 추가 설정에 맛을 들인 반다이가 전략전술대도감이나 MS-X등을 통하여 무책임하게 외전 설정을 늘려댔기 때문. 제대로 교차검증을 해 가면서 체계적으로 설정을 확장했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었겠지만, 굿즈 매출 증대를 최우선으로 한 무책임한 외전 확장의 결과 돌이킬 수 없는 모순된 설정들이 생겨나 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런 식으로 지나치게 불어난 설정과 점점 원작과의 괴리감이 커져가는 디자인적인 변화에 의해 기존의 팬들이 떨어져 나가자, 선라이즈와 반다이는 신작 기동전사 Z 건담의 제작에 나서게 된다. Z 건담에서 전작에서 나오지도 않은 MSV의 기체가 등장하는 것은 그런 사정 때문.

Z 건담 이후로도 이러한 추가설정집은 Z-MSV부터 시작해 지속적으로 발매되었으나 대체로 좋은 평을 듣지는 못했다. 또한 설정간의 모순에 의한 팬들의 원성에 선라이즈는 상호 모순된 설정이 나올 경우 영상화된 작품의 설정을 정사로 한다는 방침을 내세웠고, 그러한 공식 입장을 방패삼아 어차피 공식설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훨씬 막나가는 설정 장난을 치게 된다.[4] 각종 오피셜 설정집과 건프라의 매뉴얼등의 설정간의 모순도 여기에 기인한 바가 크다. 대표적인 것이 짐(MS)의 생산대수 문제. 또한 그 '영상화'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설정 충돌을 일으킨 기동전사 건담 UC모빌슈트 건담 디 오리진 때문에 이 공식 입장마저도 좀 애매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3 비우주세기의 경우

비우주세기 건담 중에서 MSV의 이름을 달고 나온 것은 신건담 쪽으로, 헤이세이 건담 3연작에서는 외전 스토리를 본편과 연계되지 않는 선이나 프리퀄 정도로밖에 전개하지 않았기 때문에[5] MSV라는 간판을 달 정도의 바리에이션이 나오지 못했다.

기동전사 건담 SEED 쪽에서는 본편의 전개에 따라 SEED MSV와 SEED DESTINY MSV가 나뉘어지고, 기동전사 건담 00에서는 00V/00F/00P의 세 갈래로 나뉘어지게 된다. 다만 MSV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물건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좋은 결말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대략적으로 따져 보면 다음과 같다.

  • SEED MSV는 MSV성 기획 중에서는 최초로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했고 기동전사 건담 SEED ASTRAY시리즈는 본편의 설정구멍을 매꾸는 등의 선전을 보이며 어느 정도의 지지를 얻어냈지만, 정작 중요한 건프라 매상이 시원찮았던 데다가 외전 주제에 사실상 끝판왕급 폐녀자의 뒷처리를 홀로 떠맡는 바람에 무리한 수명 연장을 거치다가 결국 자폭에 가까운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 00 MSV의 경우 자체적인 컨텐츠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정작 MSV를 전개하는 도중 차기작인 기동전사 건담 AGE에 역량이 집중되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백업을 받지 못하고 건프라 라인이 끊기는 것은 물론 짜놓은 스토리를 꺼내 보지도 못한 채 접어야만 하는 굴욕을 감수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AGE가 성대하게 망해버리면서...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또한 우주세기 시리즈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지만 비우주세기 작품에도 설정적인 모순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SEED MSV 시리즈의 경우 TV 방영 수년 후에 건프라 매뉴얼에서 겨우겨우 세부설정을 통해 보충하거나 미처 바로잡지 못한 모순을 마저 고치는 등의 문제점을 보였다.[6] 극단적인 예제가 데스티니 건담으로, 정확한 동력원과 출력이 본편 설정에서 아예 정해지지 않고 설정이 오락가락하다가 MG 매뉴얼에서야 겨우 확정되었다.

4 그 외 트리비아

M-MSV, CCA-MSV 등의 디자인집 같은 경우는 공식 간행 설정집에 부록 형식으로 끼워져서 나온 것인데, 이러한 경우는 사정이 훨씬 나빠서 이후 어른의 사정이나 관련 작품 제작과 함께 설정이 통채로 뒤바뀌는 경우도 있다. 디자인 리파인은 덤으로, 예를 들어 세컨드 로트 계통의 건담들은 MSV에서 문자 설정으로만 존재하던 것을 M-MSV에서 큰선생이 디자인했다가 이후 여러 게임 시리즈에 등장하며 리파인되기도 했다.[7][8]

AGE 계열의 경우에는 EXA-LOG 라는 이름으로 전격 하비 매거진에 찔끔찔끔 실리고 있다. 그 외에도 게임판 웨어들이 어느정도 MSV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다.

이후 건프라 라인업을 내놓으면서 카토키 하지메의 입김이 워낙 커지다 보니 과거 M-MSV을 맡아 그 중 대다수를 정식 설정에 편입시킨 오오카와라 쿠니오가 한참 동안이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는데, 2009년부터 새롭게 만들어낸 MSV-R에서 다시 메인 디자이너로 복귀했다. 심지어는 독자 공모를 통해 선정된 디자인을 큰선생이 클린업한 괴한 디자인의 기체도 존재한 정도. 다만 구리다는 80년대풍이 짙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고, 이미 1년전쟁 관련 미디어믹스가 과포화를 넘어선 초과공급 상태라 징글맞다는 의견도 많다.

슈퍼로봇대전에서도 자주 숨겨진 기체로 등장하는데, 슈퍼로봇대전 W까지는 반드시라고 할만큼 빼놓지 않고 등장했다. 그러나 슈퍼로봇대전 Z이후로는 이전까지와 달리 MSV 계열의 기체가 단 한 대도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이전 시리즈에서 자주 나온 우주세기 MSV와 달리 SEED MSV는 3차알파, J, W 3작품에서만 등장했으며 00 MSV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못했다.

SD건담 G제네레이션 시리즈의 존재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며, 사실상 MSV가 라이트 유저 계층에 전파되는 주요한 루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5 MSV 계통 외전 바리에이션

  • 지온재흥전쟁 계통
  • 차세대 계통
    • F91-MSV
    • V-MSV
  1. 2차 창작의 설정을 공식으로 편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소동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로 치자면 동인 서클에서 망상설정놀음을 한 동인지를 내놓았는데 그걸 공식으로 끌어올리는 격.
  2. 애초에 SF 클럽발 설정을 확립한 마츠자키 켄이치와 스튜디오 누에는 선라이즈의 정식 멤버가 아니었다. 이후 공식적으로 협력을 요청받고 건담의 SF 설정을 담당했기 때문에 본편의 연장선상에서 해당 설정들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
  3. 스타워즈 레전드도 비슷하지만 그 쪽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고 애초에 선언되어 있던 부분이다
  4. 반다이의 허가를 받은 설정집은 오피셜 마크를 찍어서 나오지만, 이건 단순히 반다이의 허가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지 그 설정이 공식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5. 정확하게는 외전 기획에 문제가 생겨서 제대로 된 바리에이션을 만들어낼 수가 없었다. 신기동전기 건담W 듀얼 스토리 G-UNIT 항목 참고.
  6. 일례로 스트라이크 프리덤 건담데스티니 건담의 빛의 날개가 보와츄르 루미에르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방영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설정이지만, 기동전사 건담 SEED C.E73 STARGAZER에 등장한 보와츄르 루미에르의 설정을 이후에 추가한 것이다.
  7. 건담 4호기부터 7호기까지의 설정은 전부 게임에서 한 차례 리파인을 거친 것이 공식으로 재정립되었다. 특히 건담 7호기의 경우 원래 한 번 리파인이 되어 공식 설정이 붙었던 것을 기동전사 건담전기 Battlefield Record U.C.0081에서 카토키 하지메가 30주년 리파인을 재차 디자인하며 두 번째 설정을 갱신하여 현행 설정으로 합류시켰다. 이 때 RX-81 지라인도 함께 카토키에 의해 리파인되었다.
  8. 참고로 6호기를 리파인한 것은 이전 반프레스토 작품들의 메카닉 디자인을 맡은 바 있는 카타기리 케이치로(片桐 圭一郎)로, 유일하게 카토키가 개입하지 않았다.
  9. MSV에서 등장한 파일럿들 중 거의 대부분이 전략전술대도감에도 등장을 하며 여러 전과 소개가 되어있기도 하다. 애초에 전략전술 대도감이 1년전쟁 당시에 활약했던 군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부 오리지널 인물들로만 채워넣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므로 이미 어느정도 인지도를 쌓아놓은 MSV 출신들을 유용하는 쪽이 어느모로 보나 합리적(설정 충돌의 최소화, 부족한 인지도를 MSV로 보충, MSV 팬들에게도 어필하여 판매량 증대 등등)인 건 사실이니...
  10. 시대적 배경은 우주세기 0090년이지만, 나오는 기체들은 1년전쟁 시절의 구닥다리들의 추억팔이 혹은 재활용 버전들이다.
  11. 하비 재팬 2012년 7월호부터 2013년 5월호까지 연재되었다.
  12. 전격 하비매거진 2012년 7월호부터 2013년 5월호까지 연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