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故 권정생 작가의 아동소설.
1981년에 울진의 어느 시골 교회 청년회지에 3회 정도 연재되다 이후 기독교 계열 잡지 <새가정>에 연재되었다가 1984년 창작과비평사에서 단행본으로 발간되었다. 2000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일제 해방 직후부터 현대까지의 대한민국이 배경이며 주인공은 몽실이라는 이름의 절름발이 소녀다. 발간 이래로 쭉 초등학생 필독 도서로 선정되어온 작품.
90년 9월~12월까지 MBC 주말 드라마[1]로 방영되기도 했는데 임충이 각본을 맡으면서 상당수가 각색되었다. 원작 팬들의 비난도 좀 있었다. 2009년에도 영화화되었다.
2 트리비아
작가의 어린 시절을 토대로 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권정생 작가의 생애 항목 참고.
절름발이 고아 소녀인 몽실이는 사회적 약자[2]를 상징하고 있으며 요즘의 어린이들이 상상할 수 없는 전쟁과 가난의 역사를 동심의 눈을 통해 이해하기 쉽도록 잘 설명해주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인민군에 대한 인간적이고도 슬픈 묘사[3]가 있었지만 80년대 당시의 시대상황 때문에 이에 관한 대부분의 내용이 검열삭제되었다. 개정판 서문에서 작가가 밝히기를, 개정판을 낼 때 인민군에 대한 인간적인 묘사를 복원하려고 고려했지만 곧 생각을 접었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인민군을 인간적으로 그리는 묘사는 작중에 남아있는데, 몽실이네 마을에 주둔해있던 여자 인민군이 몽실이와 난남이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며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는 말을 하거나 처음에는 악독해 보이던 의용군 소년병이 몽실이와의 언쟁 끝에 그녀를 쏴죽이려다가(!)[4] 어머니를 떠올리고 눈물을 흘리는 부분이 나온다.
그 외에도 본래 권정생 선생은 난남이를 떠나보낸 후의 몽실이의 삶에 대해 더 길게 쓰려고 준비하고 있었지만 새가정 측과 타협이 되지 않아 부랴부랴 갑자기 엔딩에 43세의 몽실이를 내보내며 이야기의 끝을 맺어야 했던 것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고 밝혔다.
개정판 출판시 결말을 수정하려고 생각했지만 이미 잘려나간 원래의 '몽실 언니' 를 기억하는 성인이 된 독자들의 추억을 생각해 이것도 수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여주인공이 온갖 개고생과 희생을 반복한다는 내용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류의 작품과 비슷해서 그런지, 이런 쪽에 약한 사람들은 불쾌감을 느꼈다는 평을 내리기도 한다. 물론 두 소설의 배경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몽실이 받는 고통과 마츠코가 받는 고통은 그 성격이 크게 다르다. 몽실의 고통이 외부로부터의 비극에 대항하는,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면, 마츠코의 고통은 트라우마로 인한 자기파괴에 가깝다.
3 줄거리
주인공인 소녀 몽실이는 남동생 종호를 잃고 가난한 떠돌이 막일꾼인 아버지 정씨, 어머니 밀양댁과 가난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몽실이의 아버지 정씨가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난 사이, 밀양댁은 몽실이를 데리고 마을에서 몰래 도망친다. 영문도 모른 채 밀양댁을 따라나선 몽실이가 엄마를 따라 한참동안 기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댓골이라는 낯선 마을이다. 밀양댁은 댓골의 부유한 지주인 김 주사라는 남성에게 개가를 함으로서 정씨를 버린 것이다. 처음엔 새아버지 김 주사와 그의 모친인 새할머니도 몽실이에게 잘 해주지만 밀양댁이 1년 뒤 김 주사의 피가 섞인 장남 영득이를 낳으면서 몽실이는 온 집안의 식모 취급을 받는다. 밀양댁은 이런 몽실이의 모습이 가슴이 아파 김 주사와 크게 싸우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밀양댁과 몽실이를 찾으러 댓골까지 왔다가 돌아간 친아버지 정씨 때문에 김 주사와 밀양댁이 크게 말다툼을 하던 중 화가 난 김 주사가 몽실이와 밀양댁을 방 밖으로 밀어버리고 옆에 있던 몽실이는 한쪽 다리가 부러져서 절름발이가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찾아온 몽실이의 고모는 몽실이만 정씨에게 데려가기로 하여 몽실이와 밀양댁은 눈물의 이별을 하게 된다.
몽실이와 정씨는 노루실이라는 마을에 정착해서 살아간다. 정씨가 몽실이의 고모의 소개로 새로 얻은 아내이자 몽실이의 새어머니인 북촌댁은 마음씨 착한 미인으로 몽실이에게 친어머니처럼 잘 대해준다. 초기에는 어색해하던 몽실이는 그녀의 진심을 느끼고 병으로 인해 전 남편에게 버림받은 슬픈 과거를 들으면서 점점 마음을 열고 그녀를 또다른 어머니로 인정한다. 이 모녀가 친해질 때즈음 북촌댁은 임신을 하지만 산달이 가까울 무렵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정씨는 전쟁터로 끌려가게 된다.
남편도 없이 북촌댁은 힘들게 몽실이의 여동생 난남이를 낳지만, 몸이 원래 약했던 데다 제대로 먹지도 못했던 그녀는 몽실이에게 난남이를 부탁하고는 기력이 다해 죽어버린다. 몽실이는 엄마아빠도 없이 혼자 쌀을 씹어서 끓인 암죽을 먹여가며 난남이를 보살핀다.
부모님도 먹을 것도 없는 몽실이는 살 길이 막막해지자 난남이를 업고 고모를 찾아가지만, 마을이 전쟁통에 불타면서 고모도 죽은 상황이었다. 결국 다시 댓골의 밀양댁을 찾아간다. 때마침 새아버지였던 김 주사도 참전 중이고 새할머니도 돌아가신 뒤라 몽실은 한동안은 영득이 이후 새로 영순이를 낳은 밀양댁과 마음 편하게 산다.[5] 하지만 1년 뒤 김 주사가 귀향하면서 불안한 동거가 시작되었고, 난남이가 김주사의 밥상다리를 넘어뜨리자 김주사가 난남이를 걷어찬 사건을 계기로 밀양댁이 몰래 쌀 한 말을 판 돈을 받아 다시 노루실로 돌아온다.
노루실의 이웃 할머니의 소개로 몽실이는 마음씨 착한 구둣방 가족의 식모로 일하며 난남이와 그 집에서 안정된 생활을 한다. 하지만 얼마 후 전쟁포로로 붙잡혔다가 탈출한 친아버지 정씨의 귀향으로 몽실이는 다시 난남이와 노루실로 돌아가게 된다.
아버지 정씨는 전쟁 중 입은 부상으로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되어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상황.[6] 이에 몽실이는 마음을 굳게 먹고 소녀가장이 되어 깡통을 들고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구걸한 밥으로 아버지와 난남이를 먹여 살린다. 가족을 위해 창피함도 무릅쓰고 거지가 된 것이다. 정씨는 몽실이가 구걸을 하겠다고 깡통 손잡이를 만들어달라고 하자 화냥년의 딸은 어쩔 수 없다고 폭행까지 한다.
힘겹게 가족이 연명하던 중, 댓골에서 밀양댁이 사산한 이후로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은 몽실이는 밀양댁을 증오하고 있던 정씨의 허락을 받아내느라 시간을 지체한 끝에 댓골로 급하게 달려가지만 이미 밀양댁은 심장병으로 죽은 뒤였다. 김 주사와의 사이에서 얻은 몽실이의 이부 동생들인 영득이, 영순이만 놔두고. 장례가 끝난 뒤 김 주사는 몽실이에게 '자주 와서 네 동생들을 돌봐달라' 며 저번보다 누그러진 모습을 보인다.
밀양댁의 장례를 치르고 온 몽실에게서 소식을 들은 정씨는 밀양댁에 대한 앙금이 풀렸는지 자신이 밀양댁을 고생만 시켰다고 후회하며 몽실이를 껴안고 슬퍼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 후로도 몽실은 이따금 댓골로 찾아가 김 주사와 동생들을 보살펴주지만 얼마 안 가 김 주사가 다시 얻은 표독스러운 새 아내 때문에 더 이상 가지 못하게 된다.[7]
얼마 후 정씨가 고문을 당해 입은 상처가 덧나서 위독해지자 부산에 진료비를 안 받고 치료해주는 자선 병원[8]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몽실이는 난남이를 이웃에 맡긴 뒤 아버지와 함께 부산으로 향한다. 힘들게 도착한 병원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정씨 역시 몽실이와 함께 그 줄에 서서 며칠이고 차례를 기다리지만 결국 차례가 되기도 전에 정씨는 죽고 만다.[9] 공공기관에서 화장해준 정씨의 골분을 받은 몽실이는 자선 병원 앞에서 줄서있을 때 알게 된 마음씨 좋은 청년 근수의 소개로 근수에게 매일 찾아와 도시락을 챙겨주던 아가씨인 '서금년' 의 집에서 잔심부름을 해주며 같이 살기로 약속하고 노루실로 돌아간다.
노루실로 돌아와 정씨의 장례를 치른 몽실이는 난남이를 데리고 부산으로 돌아가 금년이 언니, 근수 오빠와 함께 살게 된다.[10] 양공주인 금년이 언니는 몽실과 난남이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마음씨 착한 아가씨다.[11] 처음에 몽실과 난남이는 미군들을 무서워하지만 곧 미군들과 다른 양공주 언니들의 귀여움을 받으며 조금씩 익숙해져간다.
얼마 후 금년과 근수의 배려로 몽실은 혼자서 노루실을 잠시 찾아가 그리운 이웃들을 만난다. 하지만 영득이와 영순이를 만나러 댓골로 가니 이미 김 주사네 가족들은 서울로 이사를 가버린 뒤였다. 몽실은 댓골의 옛 친구에게서 이를 듣고 실망한 채 부산으로 돌아온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난남이와 몽실이를 걱정한 주위 사람들의 소개로 난남이는 가까운 곳의 부잣집 양녀로 입양 가게 되고, 혼자가 된 몽실은 두 사람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언젠가 헤어진 동생들을 찾기로 결심하고 금년이 언니와 함께 둘이서 살게 된다.
30년 뒤, 구둣방에서 일하는 꼽추 남편과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몽실이는 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몽실이의 또 다른 동생들 영득이와 영순이 역시 아버지가 밀양댁 사후 다른 여자와 재혼하고 하면서 힘든 어린 시절을 겪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가난하지만 착하고 정 많은 가족들과 화목하게 사는 몽실이와는 달리 부잣집에 입양되었던 난남이는 어머니 북촌댁에게서 아름다운 얼굴과 함께 물려받은 약한 몸 때문에 힘든 삶을 살고 있었다. 양공주였던 금년이 언니는 몇 번의 시도 끝에 결국은 자살했다.
얼굴도 예쁜 데다 머리도 좋고 마음씨도 착했던 난남이는 입양된 뒤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좋은 교육을 받으며 행복한 삶을 살았고 엄친딸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도 했지만 어머니인 북촌댁이 그랬듯이 이제는 그녀 역시 결핵에 걸려 10년째 요양원 생활을 하고 있었다. 사랑했던 남편도 이젠 그녀에게서 멀리 멀리 떠나버렸고 이따금씩 멀리서 찾아오는 친언니인 몽실이만이 그녀에겐 삶의 유일한 낙이다.
- ↑ 한진희, 이경진, 이혜숙, 박인환 등이 출연했다.
- ↑ 장애인+고아+여성+어린이.
- ↑ 몽실의 집에 머물다 간 인민군이 한 민족이 남과 북으로 갈라져 서로 죽이고 싸우는 것이 너무 슬프고 어리석다고 한탄한 것. 몽실이와도 친해져서 계속 편지를 주고 받자며 주소지를 교환하기도 한다.
- ↑ 몽실이네 집에 우연히 들른 소년병이 '인민을 괴롭히는 반동분자는 다 죽여야 한다' 고 주장하자 몽실이가 '너 같이 어린 애도 정말 사람을 죽일 줄 아니? 사람을 죽이는 건 인민을 위한 게 아니야. 사람을 죽이는 인민군도 결국 똑같은 반동이야!' 라고 만류한다. 이에 소년병은 몽실이에게 총을 겨눈다. '너는 나같은 어린 애도 죽일 줄 아냐' 는 몽실이의 질문에 그가 그렇다고 하자 몽실이도 급분노해서 '죽여봐! 어서 죽여봐!' 라며 두 눈을 부릅뜨고 그를 똑바로 쳐다봤다.
- ↑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 전남편이 재혼하여 낳은 딸 난남이에 대해 복잡한 심정과 태도를 드러내는 어머니 때문에 눈치를 보기도 한다.
- ↑ 송환된 것이 아니라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한 것이기 때문에 나라에서 보상을 받을 길이 없었다.
- ↑ 영득이, 영순이를 찾아오자 '내가 바로 영득이, 영순이 엄마다. 네가 바로 죽은 년의 자식이냐?' 라고 싸가지 없는 고인드립에 패드립을 시전하며 문전박대한다. 그리고 영득이, 영순이가 몽실이를 보고 반가워 달려들자 소리 지르며 둘을 만나지도 못하게 하려다가 빡쳐버린 몽실이에게 '너도 사람이냐?' 라고 한 마디 듣고 데꿀멍. 하지만 곧 몽실이는 새 가정을 망가뜨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김 주사네 집을 떠난다.
- ↑ 실제 역사에서도 장기려 선생이 부산에서 무료 병원을 세워 봉사하고 있었다. 여기선 독일 천주교인들이 세웠다는 언급이 있다.
- ↑ 실제로 이 작품의 작가인 권정생 씨도 젊은 시절 중병에 걸려 약을 타기 위해 기다렸으나 결국 받지 못해 고생한 경험이 있었다.
- ↑ 다만 근수와 금년은 정확히 무슨 관계인지 불분명하다. 근수도 놀고 먹는 걸 싫어해서 일을 다니는 성실한 성격이라 기둥서방과는 거리가 멀고...
- ↑ 처음에는 서금년이 뭘 해서 먹고 사는지 몰랐지만 그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집에 주한미군들이 드나드는 걸 보고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