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한민국의 시사 만화가. 1964년생으로 제주도 출신이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해 학생운동을 하면서 총학생회 신문에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대학 4학년 때인 1988년에 광주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에 참여하다 안내상이 자수하면서 같이 체포되어 옥살이를 한 바 있다. 이후 1996년 한겨레 신문 만평담당자 모집에 응모해 당선되었다.[1] 그리고 2001년 4월까지 한겨레신문에서 박시백의 그림세상을 연재했다.
진보적인 시야를 바탕으로 한 이슈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희화화하거나 패러디를 하는 보통 다른 시사만화들과 달리 그의 시사만화는 전체적으로 지면이 넓고 페이지가 많은 것이 특징. 또한 수필만화의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건의 전후관계 및 배경과 진행, 논평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당시 만화의 주 토픽을 분류해보자면 한창 레임덕을 겪고 있었던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 대한 비판, 그리고 김영삼의 퇴임 이후 행적에 대한 매우 혹독한 비판. 국민의 정부 이후 확실히 진보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데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 비판[2]이 눈에 띄었으며 국가보안법, 언론 등에 대한 비판도 약방 감초처럼 들어갔다. 국가보안법은 하루 빨리 없애야 하며 있어서도 안 될 법으로 보고 있고 동아일보, 조선일보에 대한 적대적인 시선이 눈에 띈다. 특히 조선일보는 아예 한국 최대의 킹메이커 '좃선'으로 등장한다(...). 민주노동당이 창당되었을 때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구세주 포지션으로 매우 큰 기대를 보였다. 미래의 일을 알 수 없으니 깔 이유는 없지만 좀 우습게 되긴 했다.[3]
그리고 그 시대 특유의 오글거리는 반미가 눈에 띄며[4] 미국을 점령군, 세계 모든 분쟁의 원흉, 제국주의자로 허수아비 찌르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주한미군 철수에 반대하지 않는 정치가들을 까면서 "한국인들은 역사적으로 자기 나라에 외국군을 주둔시켜서 익숙해져 그렇다."라는 식민사관에나 어울릴법한 소리를 만평이랍시고 그리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F-15K전투기를 고철이라고 부르는 등 밀덕 입장에서 정신이 아득해지는 소리도 한다.[5] 그리고 한국 아이들을 보고 반가워하는 미군들에게 한국 아이들이 Fucking USA 노래를 부르며 모욕을 주는 장면을 무슨 자주성이 올라간 것 정도로 그리는 병크도 있었다.
당시 정권에 대한 비판, 과거사에 대한 입장 표명이야 그렇다 쳐도 제일 큰 문제는 역시 친북적인 성향이랄까... 반미 만평과 비슷한 맥락으로 본지성향과 북한 정권의 흉포함에 대해 잘 모르던 시대상을 감안하고 봐야겠지만 그래도 지금 보면 백무현 만평만큼이나 입이 쩍 벌린다. 북한의 고려연방제 수용을 안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겁쟁이짓이라고 하는 거야 그렇다 쳐도 북한을 대신해 미국의 오만함을 비판하고 민족적 차원에서 북한 편을 들어야 한다질 않나 남북관계는 북한보다 미국의 잘못이 크다거나 하는 것은... 그리고 제일 황당한 부분으로 북한 인권에 대해 걱정하는 시선은 적대적 시선, 균열의 시선, 냉전주의자의 시선으로 허수아비 찌르기를 시전한다.
여하튼간에 시사만화를 그리며 지내던 도중, 드라마 《용의 눈물》을 보고 조선사에 대해 흥미를 느껴 관련 역사책을 찾다 조선왕조실록에 관한 책이 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조선왕조실록을 그려보겠다는 일념 하에 잘 다니던 신문사를 그만둔 후에는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 실록 국역CD를 구입하여 공부했고, 2003년에 콘티부터 그림과 채색까지 모두 혼자서 작업한 대하역사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권을 출간했다. 거의 주먹구구식으로 무작정 그리기 시작하여 100여 장을 그린 다음에 우연히 휴머니스트에 연이 닿게 되었는데 바로 출판이 되었는데 작가 본인도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야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기존 드라마나 만화와 달리 정사를 토대로 철저히 사실에 기초하여 그리기 때문[6]에 드라마나 만화등을 통해 알려진 것과 다른 이미지를 가진 인물들이 만화 속에 등장한다. 예로 연산군의 갑자사화는 계획된 일이었으며, 정조는 대중에게 알려진 것보단 보수적인 군주였다는 것. 상당히 알찬 내용이라 조선사에 내공이 부족한 사학과 학생들도 이 책을 보면서 무난하게 조선사에 대한 전반적인 뼈대를 잡을 정도. 나무위키에 등재된 항목에서도 이 책의 영향을 받은 글들이 많다. 다만 자기 입장에서 필요해서 인용한 사례가 더 많은 것도 특징[7] 초기 권에선 사육신의 야사를 제외하곤 야사를 적극적으로 인용하여 사실에 맞지 않다고 했고 후기 권에도 조병구 야사나 대원군 야사 등을 언급하여 정사와 비교하고 있다.
총 20권으로 기획되었으며, 19권이 흥선대원군, 20권이 고종-순종이라는 떡밥이 있었지만, 19권은 고종실록, 20권은 망국편으로 마무리되었다. 18권 작가 후기에서 '남은 두 권은 고종 편'이라고 밝혔으며 1910년 국권피탈까지 다룬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을 끝내면 대하역사만화가 아닌 그냥 창작극화를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는 2011년 3월 말에 행해진 인터뷰인데 여기 보면 박시백의 조선 역사나 인물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제일 높이 평가하는 조선의 인물은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인 모양. 그리고 인조 편이 제일 그리기 싫었다고 언급하면서 지도자로서는 빵점인 인물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위 인터뷰가 이루어진 이후에 이루어진 이 인터뷰에 의하면 세종과 이순신 외에 강한 인상을 받은 인물로 이성계와 정도전, 중종 때의 정광필을 꼽았으며, 정광필에 대해서는 '평전 같은 걸 쓸 수 있다면 한 번 써 보고 싶다'고까지 언급했다. 고우영 작품 전반이나 이두호 화백의 《임꺽정》을 재미있게 보았고 일본만화 중 《강철의 연금술사》와 《기생수》를 재미있게 보았다고 언급하고 있다. 결국은 고종실록에서 스카를 등장시킨 후에 참수당하게 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경종, 영조실록 편에 나온 패러디와 인터뷰를 보면 빅뱅의 동영배의 팬으로 보인다.
역사저널 그날 50회에 패널로 출연했다. 그런데 토의 주제가 하필 이것이라...
2 대표작
- ↑ 그 전에 만평연재 했던사람은 박재동이었다.
- ↑ 사실 이건 당시 김대중 정부가 자민련과 연정하고 있다는 이유도 있고, 경제정책적인면에서 진보성향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
- ↑ 사실 후일 통진당 사태에서 NL계을 까댔던 진중권이나 홍세화도 초기에 민노당 당원이었던걸 보면 알겠지만 당시 진보지식인들이나 진보단체에서 민노당에 대해 기대를 많이 걸었었긴 했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나름 지역적으로 기반(울산, 창원)도 가지기도 했고...
- ↑ 사실 NL성향이든 PD성향이든간에 미국에 부정적이었고, 더군다나 아직 색이 덜 빠졌을 때(...)이니 자연스럽게 미국에 부정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을 수밖에 없긴하다. 강철서신을 쓴 김영환처럼 대놓고 전향을 한다거나 한 것도 아니었으니...
- ↑ 이 소리는 강풀도 한 적이 있다.
역시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함부로 떠들면 안된다. - ↑ 예외는 세조와 사육신 관련 부분. 단종실록에 대한 비판을 바탕으로 육신전 내용을 넣었다.
- ↑ 앞서 비판적이라고 언급한 세조 관련 부분도, 박시백은 재임시기의 세조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을 모두 다루고 있다. 스스로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본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