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配送地
택배로 배달되는 물품의 최종 종착지.
2 중국 동진의 정치가이자 남북조시대 송의 역사학자.
裴松之
(372~451)
자는 세기(世期), 하동군 문희현 사람이다.[1]
진수가 지은 정사 삼국지에 주석을 단 학자로 유명하다. 배송지 주석의 중대함이 어느 정도냐면, 본래 원전에서는 알 수 없는 여러 이야기가 많아서 기록 한 줄이 아쉬운 후대의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도움이 된다. 그야말로 역사상 최강 삼국지 덕후
배송지는 본래부터 몸가짐이 깨끗했다고 하며 8살때 논어, 모시(毛詩, 시경)등을 달달 꿰고 다녔다는 엄친아였다.
배송지의 7대조는 이각을 주살한 후한의 알자복야 배무였으며, 괜히 삼국지 덕후인게 아니지배송지의 아들 배인은 역사책 사기의 주석서였던 <사기집해>를 썼다.# 참조 배송지는 단순히 책만 잘 읽은 샌님은 아니라서 유유의 북벌에 같이 따라가는등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었다. 태자세마(太子洗馬) · 국자박사(國子博士)등을 역임하고, 이후에도 대중정 및 영가군(永嘉郡) 등의 지방의 태수를 역임했다. 마지막으로 국자박사 · 태중대부(太中大夫)를 지냈다. 유유의 북벌때는 유유가 정벌한 사예주 낙양에서 정무를 보았는데 유유가 송무제로서 송나라를 건국하고나서 직접 '배송지는 벽지에 둘 인물이 아니며 정치가로서 훌륭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하여 중앙으로 불렀을 정도였다.
429년, 송나라[2]의 3대 황제 문제(文帝) 유의륭은 진수의 정사 삼국지를 보다 뭔가 갑갑함을 느끼게 되었다. 기록이 너무 간략한 탓에 뭘 알기가 힘들어서 아쉬워하던 문제는 배송지를 불러 진수가 이용하지 않은 사료들을 보충해 보라고 말하였다.
이에 배송지는 150가지 정도의 사서들을 모조리 인용했는데 어느 정도냐면 본인 스스로 "이거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데?" 하는 기록들도 인용한 것이다. 물론 그 뒤에 "이게 왜 말이 안되냐면..." 하는 식으로 철저하게 깐다. 심지어 어쩔때는 정사 내용 자체도 마구 깐다. 아무튼 문장 자체도 뛰어나서 확실하게 읽으면 재미가 있다. 거기에 어떤 글을 인용하면 출전을 확실하게 기재하여 후대의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도움이 되었다. 아무래도 같은 사건이더라도 조위(曹魏)의 기록과 촉(蜀), 혹은 오(吳)의 기록이 크게 다르고 또한 동시대 사료와 위의 다음 시대인 서진(西晉), 또한 그 다음 시대인 동진에 걸쳐 생겨난 사료는 제각각 사건에 대한 해석이 다른 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각 시대와 나라의 입장을 한눈에 볼 수가 있으니...송문제는 배송지가 정리한 것을 보고 '배세기의 이름은 오래토록 남을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어떤 무식한 이들은 배송지 자신도 못믿는 기록을 뭐하러 적어놨냐고 비웃는 경우도 있는데, 옛날로 돌아가서 그 당시가 어땠는가를 보고올 수단이라도 없는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 대부분이 기록유산에 의지하는 것이다. 당연히 여러 시각에서 쓰인 여러 자료를 검토하는 것이 객관적인 정보를 얻는데 유리하다. 거기에 일부 자료는 배주에 인용된것 외에는 완전히 사라져서 배주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
그 외에 진수가 진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대충 어물어물 넘어갔던 고귀향공 조모의 피살사건 등의 일도 습착치의 한진춘추등을 이용해서 여러 설들을 기록했다. 사실 단순히 자신의 주장만을 쓰는게 아니라 자신과 반대되는 주장도 같이 기재하여 서로 비교할 수 있게 만든 개념인이었다.
대체로 도리에 맞는 내용이라 생각하면 극찬하는 편이었고 그에 반대 되거나 하면 대차게 깠다. 예를 들자면 조조에 대한 평가도 관우가 유비를 찾아서 떠날때 그냥 놓아 보낸 사건은 "야~ 간지 폭발! 암, 이래야지." 식으로 칭찬을 하지만, 한중공방전에서 유비한테 깨지고 나서 "유비는 능력이 부족하니 다른 사람(법정)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고 했을 때는 이뭐병식으로 대차게 깠다.
촉빠라는 잘못된 편견과는 달리 역사관은 중립적이다. 위촉 중에서 어느 하나도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나라의 경우 손견을 더 이상 빨 수 없을 때까지 빨아놓은 기록은 있다. 충렬이라는 시호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 손견이라 평할 정도였다. 손견의 옥새사건을 평하기를 "어찌 손견과 같이 충의로운 사람이 전국옥새를 찾고 도망치겠는가."라 했을 정도였다. 배송지는 삼국지를 평가함에 있어서 인물평가를 기준으로 한다로 따진다면 골수 손견빠이다.
그는 유교적 명분론에 입각하면 촉나라에 손을 들어주면서도, 실질적인 정통은 위나라에 있다고 본 것 같다. 가령 순욱을 평하며 "당시 난세를 평화로 이끌었던 조조에게 협력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일로 인해 한나라는 살아나지 못했지만, 백성들은 구할 수 있었다"고 극찬을 했는데 조조를 한나라의 역적으로 보면서도 결과적으로 백성을 구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래서 순욱이 조조를 도운 것은 역적행위가 아니라 도리의 행위였다고 봤다.
유교적 명분론을 중시해서인지 황위에 대해 기존 황제를 부정한 4인방인 동탁, 원소, 원술, 유표 모두를 "동탁, 원소, 원술, 유표는 한나라의 4대 역적으로 이들은 그 죄의 무게로 따지면 삼족을 멸해야 한다"는 엄청 가혹한 평가를 했다. 실제로 저 4명은 후한 황제를 갈아치우거나 갈아치울 시도를 하거나 자신이 칭제를 한 사람들이다.
- 동탁: 소제를 폐위시키고 그 자리에 헌제를 억지로 즉위시켰다. 그리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이유를 협박해서 소제에게 사약을 먹이게 했다.
- 원소: 헌제가 즉위하자 헌제를 폐위시키고 유우를 즉위시키려 했다. 정작 당사자인 유우는 칭제를 거절했다.
- 원술: 자신이 직접 칭제를 했다.
- 유표: 조정에 대한 조공을 끊고 황제와 복식을 동일하게 했다라고 돌려서 표현되어 있다. 아무래도 다른 3명의 역적들과는 달리 후한 황실의 구성원이니만큼 언급에 대해 조심스러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