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항목 : 은하영웅전설/역사
목차
1 개요
은하영웅전설의 전투. 황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손수 지휘하는 은하제국군과 율리안 민츠가 지휘하는 이제르론 공화정부군이 맞닥뜨린 전투이자 은하영웅전설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최후의 전투이다. 본 항목은 소설판의 전개에 맞게 서술되어 있다.
2 배경
당초 배배꼬인슈타인이 오베르슈타인의 풀베기를 단행하여 위험인물로 분류된 구 자유행성동맹의 요인들을 인질로 삼고 이제르론 공화정부에 출두를 요청하였고, 동료들의 희생을 지켜볼 수 없었던 이제르론 공화정부 측에서도 어쩔 수 없이 이에 응하려 하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라그풀 교도소 폭동사건이 발생하여 수감당한 인질들이 희생되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이제르론 공화정부의 요인들이 안전을 우려하여 이제르론 요새로 돌아갔다.
한편 황제 라인하르트는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와 오베르슈타인의 대립 소식을 듣고 이를 중재하기 위해 행성 하이네센으로 향하다가 라그풀 교도소 폭동사건 소식을 전해듣고 불같이 화를 냈으며, 하이네센에 도착한 직후 수감된 사람들을 석방하고 이제르론 공화정부에 황제의 이름을 내걸고 정식으로 초청장을 날렸다. 이제르론 공화정부 측은 지난 번 사건처럼 함정이 아닌가 우려하였지만, 황제의 이름을 내건 정식 회담제의이고 황제 라인하르트는 적어도 배배꼬인슈타인보다는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이 회담에 응하려 하였다. 그대로 무난히 흘러갔으면 큰 유혈없이 양 세력의 회담이 성사되었을 수도 있었으나, 하필 시바 성역에서 제국군과 이제르론 공화정부군 사이에 가벼운 충돌이 발생하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우주력 801년, 신제국력 3년 구 동맹령에서는 900명 남짓의 사람들이 노후우주선 신세계호에 몸을 싣고 이제르론으로 탈주를 시도하였다. 간신히 제국군의 감시망을 피해 항해 중이던 신세계호는 그만 엔진고장으로 시바 성계 근처에서 표류하는 신세가 되었고, 어쩔 수 없이 이제르론 공화정부에 구원을 요청하였다. 이제르론 공화정부에서는 즉시 호송선단을 파견하여 이들을 구조하려 하였고, 역시 통신을 감청한 제국군에서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하였다. 결국 신세계호를 추적하던 두 세력은 정면으로 맞딱뜨리게 되었다.
갑작스런 이제르론군의 출연에 놀란 제국군은 구원을 요청하였고 드로이젠 분함대가 현장으로 급파되었다. 이제르론군 입장에서도 이 뜻밖의 상황에 짜증을 냈지만 역시 후방에 구원을 요청하였다. 그 때문에 수 천척의 군함이 오로지 신세계호 하나를 확보하기 위해 출동하여 서로 총질을 해대는 상황이 되었고, 드로이젠은 이 무의미한 교전을 피하려고 하였으나 이제르론군이 너무 많이 몰려나오는 바람에 철수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 신세계호는 이제르론군과 무사히 접촉하였고 이제르론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한편 라인하르트가 이 사태에 대해서 무력으로 응징을 할 것으로 판단한 민츠는 함대주력을 이제르론 회랑 주변에 소집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도록 하였다.
한편 라인하르트는 이 조우전을 이제르론 공화정부군의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친정을 선언하였다. 볼프강 미터마이어와 나이트하르트 뮐러는 굳이 라인하르트가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간언하였으나 라인하르트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라인하르트는 미터마이어에게 선봉을 맡겨 전장을 설정하도록 하고, 좌익에 에른스트 폰 아이제나흐, 우익에 비텐펠트, 후방에 뮐러를 배치하고, 통수본부 참모총감 에르네스트 메크링거에게 보좌를 지시하였다.
2.1 전개
당초 이 전투는 제국군이 군함 5만 1,700척, 장병 580만 2,400명을 동원한 반면, 이제르론 공화정부군은 군함 9,800척, 장병 56만 7,200명에 불과하여 정면으로 맞붙어서는 승산이 없었다. 게다가 인력부족으로 인해 대부분의 함선들이 정원에 미달하는 인력이 탑승한 상태였고 일부는 무인함이기도 하였다. 무난하게 전투가 전개되면 이제르론 공화정부군이 쳐발릴 상황이었기에 계략과 위장으로 맞설 수 밖에 없었다.
이제르론군을 수색하던 제국군은 시바 성역에서 이제르론 공화정부군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5월 29일 8시 50분 교전이 시작되었다. 15분간 서로 포격을 교환한 직후 이제르론 공화군 좌익이 후퇴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제국군 우익부대를 지휘하는 비텐펠트는 이제르론 요새 주포 사정거리에 휘말려들어선 안된다고 부하들의 진격을 제지하였다. 그 때문에 슈바르츠 란첸라이터를 십자포화망에 유인하려던 계획이 물거품되었고 더스티 어텐보로는 "멧돼지 같은 비텐펠트 자식, 어느 새 사전에 신중이나 조심이라는 단어를 써 넣은 모양이군. 이제 와서 똑똑한 척해서 어쩔 셈이지?"란 발언을 하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율리안은 기함 율리시즈의 전진을 지시하였다. 이를 신호로 이제르론군이 전진과 공격을 시작하였으나, 워낙 제국군이 강대하였기에 별 성과없이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한편 라인하르트는 당시 미열과 오한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었고, 주변에서 보좌중이던 메크링거와 부관 아르투르 폰 슈트라이트가 놀라서 걱정된 반응을 보였다. 어쨌든 몸의 컨디션 저하로 인해 라인하르트는 적극적인 공격명령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고, 소극적인 방어에 치중하고 있었다.
율리안은 좌익과 후방에 무인함을 배치하여 전략적 예비병력으로 위장하였다. 그리고 이들을 이용하여 이제르론 방면 또는 제국군 우익에 양동을 가하려는 척, 페이크를 써서 제국군의 신경을 긁었고 그 때문에 일부 병력을 할애하여 이 양동병력에 대응하려 하였다. 만약 라인하르트의 컨디션이 정상이었으면 이 얕은 꾀를 간파하고 즉시 분쇄하였을 것이나 당시 라인하르트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다행히 율리안의 의도대로 전개되고 있었다. 하지만 율리안은 제국군의 움직임이 너무 무겁고 라인하르트답지 않은 소극적인 용병에 어딘가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5월 30일 23시 30분, 비텐펠트가 돌격을 시작하였다. 어텐보로는 이 공격에 맹렬히 대항하였으나 슈바르츠 란첸리터의 공세에 10% 가량의 병력을 손실하였으나 일시적으로 저지할 수 있었다. 5월 31일 2시 40분, 비텐펠트는 이제르론군이 페잔 방면으로 철수를 기도하고 있으며 이를 포위하여 섬멸하겠으니 허가바란다는 요청을 사령부에 상신하였다. 하지만 이에 대답을 해주지 못했는데 고열에 시달리던 라인하르트가 브리지로 향하다가 혼절했기 때문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미터마이어는 적에게 황제와병사실을 알려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일부 통신망을 차단하고 함구를 지시하는 바람에 지휘계통에 혼란을 가져왔다.
이 사실을 통신에 대놓고 말할 수가 없었기에 아이제나흐와 비텐펠트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는데, 결국 무리한 공격을 하지 말고 후퇴하라는 명령을 받은 비텐펠트가 폭발하였다. 그리고 후퇴명령을 내린 메크링거와 언쟁을 벌였으며 "언제부터 오베르슈타인이 지은 곡에 맞춰 피아노를 치게 되었나!"란 폭언에 "멧돼지에게 들려주기에는 자칼이 지은 곡도 과분해!"로 응수하였다.
한편 이제르론군과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던 아이제나흐는 손짓으로 부하들에게 병력을 후방으로 물러날 것을 지시하였고, 다음 명령이 있을 때까지 전열을 재정비하고 이제르론군의 도전에 대응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뮐러도 후방에서 병력을 전진시켜 이제르론군을 쓸어버리자는 혈기 넘치는 참모들을 다독이면서 황제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일단 기다려보자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 무렵 스파르타니안을 이끌고 전투를 펼치던 올리비에 포플란이 "황제어환"이란 통신을 감청하였고 율리시즈에 복귀하여 율리안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한편 기묘한 제국군의 움직임에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했던 어텐보로와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가 기함에 방문하면서 회의가 진행되었다. 라인하르트의 와병이 이 기묘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한 수뇌부는 어차피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제국군이 대응하지 못할 것이란 견해를 내놓았고 이에 공세를 펼치기로 결정하였다. 더불어 율리안이 로젠리터와 함께 브륀힐트에 진입하여 라인하르트와 담판을 짓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메르카츠와 어텐보로, 그리고 무인함을 동원하여 제국군을 저지하고 그 사이 강습양륙함으로 꼴아박는다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6월 1일, 메크링거는 일단 전황이 교착상태에 빠져들자 미터마이어와 뮐러를 기함으로 불러들였다. 더불어 이 무렵 라인하르트의 정확한 병명과 불치병이란 사실이 공개되었다. 그로 인해 제국군 수뇌부는 충격에 빠져들었을 무렵 이제르론군이 철수를 한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미터마이어는 그 자식들 가건말건 냅두라는 식으로 지시를 내렸지만, 괜히 약하게 보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들어 비텐펠트에게 추격을 지시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율리안에게 확신을 가져다주게 되었다.
3 브륀힐트로 돌입
6월 1일 1시, 이제르론군의 후퇴속도를 올렸다. 제국군 지휘부는 처음에는 이제르론군이 요새로 후퇴하던 말던 내버려두려 했으나 이전부터 돌격 요청을 해오는 비텐펠트에게 공격 명령이 하달된다. 이에 비텐펠트는 추격에 박차를 가하였는데, 율리안이 위장용으로 둔 무인함대를 털어먹으려다 자폭공격에 휘말려 일시적으로 혼란에 빠진다. 그 순간을 놓치지않고 이제르론군이 제국 총기함 브륜힐트로 저돌적으로 돌격한다. 이에 미터마이어는 그제서야 함정임을 파악하고 자책하였지만, 이미 제국 함대가 넓게 퍼져있는 대다가 총기함 브륀힐트 주변이 허술한 상황이었고 이제르론군이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돌진, 브륀힐트가 뒤늦게 선회하였지만 허술해진 전위부대를 돌파한 강습상륙함 이스토리아가 브륀힐트의 옆면에 충돌하여 이제르론군이 돌입한다.
순식간에 총기함에 적이 돌입해버린 상황하에서 일시적 제국군 대본영과 브륀힐트 함장 지크베르트 자이틀리츠 사이의 지휘계통에 혼란이 생기지만 일단 돌입한 적병의 제압에 나선다.[1] 그 때 뮐러가 브륀힐트에 돌입한 이제르론군 병력에서 율리안 민츠를 발견하고 이를 보고받은 라인하르트는 자신의 앞까지 올 수 있다면 그와 대화를 나눌 가치가 있다고 선언하였다.
이 무렵 자신이 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비텐펠트는 즉시 함대를 돌려 브륀힐트에 돌입한 이제르론군을 소멸시키려 했으나 자칫하다가는 브륀힐트까지 날려버릴 위험이 있기에 손을 쓸수가 없자 여기에 더더욱 머리에 스팀이 돈 비텐펠트는 설령 이제르론군이 브륀힐트에서 승리하고 나온다 해도 돌아갈 집을 없애버리겠다며 남은 이제르론군에 대한 맹공을 개시한다. 이때 아이제나흐 함대가 같이 공격하였다면 회랑의 전투때와 마찬가지로 아군에게 혼란만 발생시킬것을 우려하여 전장을 우회하여 퇴로를 차단하고 화력지원을 함으로써, 비텐펠트의 공격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비텐펠트의 맹공을 잘 방어해낸 메르카츠 제독이지만, 수적 불리에 밀려 방어선이 붕괴 위기에 처하자 함대를 후퇴시키지만 슈바르츠 란첸레이터의 공세에 결국 기함 휴베리온이 공격당하고 메르카츠 제독이 전사하였다.
브륀힐트에 돌입한 이제르론군은 구 동맹군의 로젠리터가 주력이었고, 이제 제국군을 거의 학살해가고 있었으나,[2] 원래 수적으로 우세한데다가 황제 친위대까지 포함된 제국병사들이 필사적으로, 완강하게 저항하자 아무리 로젠리터들이라 해도 전진하기 어려웠고 결국 발터 폰 쇤코프와 로젠리터들이 남아 제국군을 저지하는 동안 율리안 민츠, 올리비에 포플란, 루이 마쉰고이 황제를 향해 돌진하였다.
압도적으로 제국군을 학살하던 로젠리터들은 결국 압도적인 숫적 불리때문에 전멸직전에 몰리고 생존한 로젠리터 대원 모두가 중상을 입고 무력화되었다. 쇤코프마저 쿠르트 징푸버의 공격에 부상을 입고 37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거의 동시각 카스파 린츠 대령도 중상으로 쓰러져 죽어가고 있었다.
한편 황제쪽으로 움직이던 율리안 일행은 도중 다수의 제국군 병사가 나타나 공격하여 마쉰고의 희생으로 시간을 끄는 사이 포플란이 적을 제거하고 황급히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황제의 침소 부근에 이르러 라인하르트와 율리안 사이에 마지막 제국군, 친위대장 귄터 키슬링이 나타나 앞을 막아세운다. 이제 포플란이 율리안을 먼저 보내고 최종보스 키슬링에게 방어복 헬멧을 집어던지며 주먹싸움을 하는 동안 율리안은 드디어 황제 라인하르트와 대면하게 된다. 오는동안의 극도의 피로감으로 쓰러지기 직전이었으나 토마호크를 지지대 삼아 겨우 버티며 황제와 대화를 시작한다.
"용건이 있겠지. 말해 보시오.""폐하가 원하신다면 평화와 공존을…… 그게 아닐 경우엔……"
"그게 아니라면?"
라인하르트의 반문에 율리안은 맥빠진 미소로 대답했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은 것을. 하지만 적어도 일방적인 복속을 지지하고자 찾아뵈온 것은 아닙니다."
한 박자 가량을 쉰 다음 율리안은 말을 이었다.
"로엔그람 왕조가 병들어 쇠약해졌을 때, 그것을 치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해서입니다. 무엄하게 여기지 마시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양 웬리가 폐하께 무엇을 바랐는가를……"
여기까지 말하고 율리안은 쓰러졌다. 이에 라인하르트는
"짐의 앞까지 와서 기절한자는 이것으로 두 명 째로군. 의사를 불러줘라, 짐에게는 소용없지만 이 자에게는 필요할터다. 그리고 미터마이어, 이 자와 대면했으니 이제 전투를 중지시켜라. 여기까지 살아남은 자는 최후까지 살아남을 자격이 있을터다."
그리고 미터마이어 원수의 전투중지 명령으로 시바 성역 회전이 종료되었다.
"나는 우주함대 사령장관 미터마이어 원수다. 황제 폐하의 명을 전하겠다, 전투를 중지하라. 화평이야말로 폐하의 뜻이다."[3]
우주력 801년 신 제국력 3년, 6월 1일 오전 3시. 이렇게 양군의 전투는 종료되었다.
4 결과
은하제국과의 강화성립 소식은 이제르론 요새를 들뜨게 만들었다. 하지만 20만에 가까운 전사자가 나왔다는 것과 고급 지휘관중에 메르카츠와 쇤코프 등이 전사했다는 사실이 전달되며 한충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회전 시작 전엔 제국군과의 전력차는 절망적이지만 일단 싸울 병력은 있었으나 성역 회전 종결 직후에는 전투를 수행할 함선도 병사도 장군도 없게 되었다.
율리안은 프레데리카와 대화를 하는 자리에서 병력을 수습한 후 하이네센으로 향해 황제와 회견을 하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고, 프레데리카는 드디어 하이네센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모든 표현을 함축하였다. 그리고 알렉스 캬젤느에게 사후처리를 주문하였다.
한편 제국군은 그들이 경애하는 황제가 불치병에 걸렸고, 시한부란 사실이 정식으로 공표되어 많은 제국군 지휘관들과 장병들이 비탄의 늪에 빠지게 하였다.
이후 하이네센에서 정식회견을 가지고 바라트 성계의 민주공화정을 근간으로 한 자치령 설립과 제국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였다. 그리고 율리안은 라인하르트 최후의 항해에 동행하여 그 최후를 지켜보았다.
애니메이션판에선 배경 음악으로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5번 교향곡을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