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은하영웅전설의 결말에서 이제르론 공화정부가 로엔그람 왕조 은하제국과의 협정을 통해서 얻게 된 세력.
이제르론 공화정부가 이제르론 요새를 은하제국에 반환하는 대신 행성 하이네센을 중심으로 한 바라트 성계의 자치권을 획득함으로써 성립했다. 수도는 명시되진 않았지만 하이네센 폴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2 정치적 위치
바라트 성계 자치령의 정치적 위치는 본편 종료 시점에서는 제국에 정복당해 소멸해버린 페잔 자치령과 마찬가지로 은하제국 내부의 자치지역으로 볼 수 있다. 무력, 특히 행성의 치안 유지를 위한 지상병력이 아닌 우주함대의 보유 여부는 미지수. 페잔 자치령의 선례를 보아서는 성계 경비 및 순찰을 위한 소수의 함대가 허용되었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은하제국이 바라트 성계의 자치권을 준 대상은 이제르론 공화정부이므로 바라트 성계 자치령은 자유행성동맹을 그대로 계승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제르론 공화정부의 계승자로 볼 수 있다. 이제르론 공화정부는 민주주의라는 이념 면에서는 공통성이 있으나 자유행성동맹의 법통을 직접적으로 계승한 정치체는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 양 웬리 함대가 엘 파실 혁명정부와 합류하였을 때 엘 파실 정부는 동맹 탈퇴를 선언했으므로 멸망해 가는 자유행성동맹과는 어느 정도 선을 그어버린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수 행성의 동맹체'로서의 자유행성동맹은 이미 영토가 제국에 모두 점령되어 복구할 수 없는 상태이기도 하다.
다만 이 지역이 본래 자유행성동맹의 수도이며, 이제르론 공화정부도 전 동맹군의 마지막 잔존세력이므로 그 의의를 따지자면 감상적으로는 '자유행성동맹의 계보'를 이어간다고 받아들일 수는 있을 것이다. 단 은하연방의 계승은 사실상 더는 주장 할 수 없게 되다시피해졌다.
사실 은하제국의 건국과정을 보면 은하연방의 국체를 계승한 것은 은하제국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 은하연방의 수장이 된 후 제국으로 체제를 전환한 것이기 때문. 그렇게 때문에 사실 자신들이 은하연방의 후신이라고 주장 한 은하제국에서 도망쳐 나온 망명자들로 구성된 자유행성동맹은 은하연방의 계승국이라고 말하는 것은 억지였다. 정부체제도 은하연방과는 좀 달랐고...그나마도 이들은 신 은하제국에게 합병되었다.
그리고 양 웬리 함대가 엘 파실 혁명정부와 합류하였을 때 이들의 소속인 엘 파실 정부가 동맹 탈퇴를 선언했으므로 자유행성동맹과도 어느 정도 선을 그어버린 것이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3 고찰
3.1 제국과의 갈등 요인
일단 은하제국과의 협정은 작중에서 상당기간 동안 유효한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 보이므로 제국과의 마찰은 크게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은하제국과의 갈등 원인이 될 만한 요소는 구 골덴바움 왕조나 문벌대귀족 잔존세력이 세운 은하제국 정통정부인데, 이들 세력은 이미 로엔그람 왕조가 쓸어버렸으므로 큰 문제는 없다. 지구교의 경우는 이미 양 웬리 암살사건 때문에 지구교단이 자치정부와도 원수가 되었으므로 잔존세력이 있다면 바라트 성계 자치령에서도 제국령과 마찬가지로 말살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내부의 갈등보다 훨씬 더 치명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이 바로 제국과의 갈등이다. '은하의 완벽한 통일'을 위해 자치령을 합병하자는 의견이 제국의 정계 내에서 고개를 들 가능성[1]은 상당히 높고, 이 경우 제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항할 군사력이 전무한 것이 바라트 성계 자치정부의 처지다.
경비함대 이상의 군사력을 제국이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고, 설령 가능한 한 최대한의 군사력을 어떻게든 갖춘다 하더라도 인구와 생산력의 한계상 제국과 정면대결은... 설령 양 웬리가 되살아나더라도 도저히 불가능하다. 더구나 제국을 견제하기 위해 협력할 다른 국가조차 없다. 결국, 제국에게 자치권을 인정받지 못하면 유지가 불가능한 것이 자치정부의 처지고, 이 문제를 오직 정치외교적 역량만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 가시밭길이다.(...) 그나마, 라인하르트 사후 제국의 주도권을 쥐게 된 힐데가르트 황비나 미터미이어의 성향이 호전적인 편은 아니고, 라인하르트가 인정한 바라트 성계의 자치권을 존중할 가능성이 크며, 2대 황제인 알렉산더 지크프리드가 어리므로 정국이 안정되기 이전까지는 대외정책의 변화를 꾀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일단 내부를 안정시킬 시간은 벌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3.2 내부 갈등 요인
단기적으로는 외부 요인보다는 자치령의 내분이 더 문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자치권'은 이제르론 공화정부가 제국과의 협정으로 얻어낸 것인데, 막상 공화정부의 인원은 자치령으로 획득한 바라트 성계의 주민들에 비하여 극히 적은 수에 불과하다는 문제가 있다. 행성 하이네센만 인구가 10억인데, 공화정부의 인원은 100만 명도 되지 않는다. 물론 다 같은 자유행성동맹 출신이지만.
정부 각료마저도 공화정부는 군의 상급자들, 그것도 양 함대의 상급자들이 임의로 구성한 것에 불과하며, 100만 명 정도의 이제르론 요새를 관리하기 위한 기구이므로 10억에 달하는 행성을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하이네센에는 아직 구 자유행성동맹의 공무원을 비롯한 행정체계, 그리고 나라가 망해서 잉여가 된 정치인들이 어느 정도는 잔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오베르슈타인의 풀베기와 뒤이은 라그풀 교도소 폭동사건으로 옛 동맹 시절의 고위층 정치인이나 군인이 대거 사라지긴 했지만. 원작 후반부의 묘사를 보면 구 동맹, 적어도 하이네센의 행정 공무원[2]들은 거의 교체되지 않았고 제국 지배하에서도 행정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정부 측은 제국과의 전투에서 앞장서고, 협상으로 자치권을 얻는 데 성공한 성과를 명분으로 가지고 있다. 또한 군 출신이라 단합이 잘 되어 있고 하이네센에도 양 웬리의 인기가 높다는 장점은 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구 동맹 조직은 무기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하이네센을 완전히 점령하러 오기 전에 동맹 정부가 사실상 기능 정지 상태에 빠지고 자유행성동맹군의 마지막 통합작전본부장인 록웰 대장이 마지막 최고평의회 의장 조안 레벨로를 암살할 만큼 정부조직이 붕괴했다. 또한 구 동맹 정부가 막판에 판단을 그르쳐 정작 동맹을 수호하려 했던 양 웬리를 토사구팽하려 했다는 점은 구 동맹의 정당성에 큰 상처를 남기는 요인이다. 게다가 소설 본편 기준으로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구 동맹의 네임드 군인이나 정치가는 시드니 시톨레 정도인데 이 분은 양 함대가 주축이 된 이제르론 공화정부를 지지하면 지지했지 반대는 안할듯하며 정치인인 호안 루이는 생존 여부는 불명이나 살아있다면 적극 참여할듯 싶다..[3]
사실 은영전 본편이 끝나는 시점까지 욥 트뤼니히트가 살아있었다면 이런 상황을 노려서 아직 남아 있는 구 동맹측 세력을 결집하여 공화정부를 허수아비로 만든 다음 자신이 집권하는 끔찍한 사태가 올 수도 있었으나, 아주 다행하게도 이미 사살되었으므로 큰 문제 없이 이양될 것으로 보인다[4]
이제르론 공화정부 이외의 공화파 반제국 세력의 경우, 자치령 성립 이후 상당수가 바라트 성계로 망명할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제국과 협상을 하여 자치권을 얻은 위치 때문에 이 반제국 세력이 그 뒤로도 반제국 투쟁에 열을 올린다면 자치정부로서는 이들을 단속하지 않을 수 없다는 딜레마를 지니게 될 것이다.[5] 아마도 이들과의 갈등이 자치령의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심도 중요한데, 일단 행성 하이네센의 경우에는 동맹의 패배와 멸망, 제국의 점령에다가 하이네센 대화재, 루빈스키의 불꽃놀이가 그야말로 논스톱으로 겹쳐서[6] 문자 그대로 이 지옥같은 행성이 되어버린데다가 한때 동맹의 수도였던 하이네센 폴리스는 반쯤 폐허가 되고 시민들의 사기도 바닥을 넘어 무덤을 파는 지경이니 민심을 추스려서 새 자치령 건설에 참여시키는 게 과제일 듯하다.
3.3 경제적 부분
행성 하이네센은 본편 2권에서 구국군사회의가 쿠데타를 일으켜 점령했다가 나중에 다른 성계와의 교통, 통신이 단절되자 곧 물자부족과 물가폭등으로 고생했던 전력이 있다. 이는 바라트 성계 자체의 농업&광업&공업 생산력만으로는 여기에 거주하는 10억 명의 인구를 부양하기 버겁다는 반증이다. 더구나, 제국에 반감을 가진 구 동맹 시민들이 대거 바라트 성계로 망명을 시도할 가능성 역시 상당한데, 이는 정치적인 측면 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장기적으로야 인구가 늘어난 만큼 생산력도 증대될 것을 기대할 수도 있겠으나, 당장은 막대한 부담이 될 것이다.
결국 바라트 성계 자치령에게는 어떻게든 성계의 생산력을 증대시켜 이것부터 해결하는 게 중대한 과제일 것이다. 설령 제국이 자치권을 계속 존중해준다 쳐도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다면 미래가 어둡고 사람들의 마음도 자치령에서 떠나갈 테니 말이다.
4 미래
당장은 율리안 민츠와 이제르론 공화정부군의 노력으로 우주력 800년 후반의[7]일은 잘 타개했고 시바 성역 전투를 거쳐 바라트 성계의 자치권을 얻었다. 그러나 상술 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래는 어두울 확률이 높고 해결한다 해도 규모나 위치상 명줄만 이어갈 확률이 높은 편이다.- ↑ 하지만 그에 반대해 극렬 공화주의자들을 제국내부에 품느니 바라트 성계 자치령에 몰아넣고 관리하는게 더 나을 것이라는 합병반대파들도 상당할 것이다. 어차피 자치령은 주권국도 아니고 형식상 제국내에 포함되는데다 경제적 자립이 어렵고 군사적으로 방어가 불가능한 바라트 성계의 여건상 제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날순 없을테니... 열악 유전자 배제법의 예에서도 거의 사문화시켰어도 완전폐지는 못했듯 바라트 성계 자치령 철폐 및 합병은 자치정부의 지도자들이 현실감각을 상실한 극렬공화주의자들이라 대놓고 제국에 반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는한 제국 내부요인으로 자치령을 일방적으로 없애는 건 쉽지 않다.
- ↑ 부시아스 아둘라&클로드 몽테이유&그레이엄 에버드 노엘베이커 항목을 보면 제국은 점령 후에 일단 구 동맹 공무원들에게 충성 서약을 받고 그대로 업무에 종사 시킨걸로 보인다.
- ↑ 물론 작가가 깜빡 잊고 오베르슈타인의 풀베기와 라그풀 교도소 폭동사건에 이름을 넣지 않은 코넬리아 윈저나 로열 선포드, 네그로폰테 등이 살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양반들을 지지할 하이네센 시민이 과연 남아 있을까?(...)
- ↑ 사실 트뤼니히트가 살아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재기하여 권력을 장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양 웬리가 분석한 것처럼 트뤼니히트는 기본적으로 대중의 지지를 (속여서) 얻어냄으로써 힘을 키우는 선동정치가 타입인데, '하이네센에 가면 맞아죽을까봐' 오딘으로 이주시켜달라고 라인하르트에게 간청할 지경이 된 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선동에 능숙하더라도 눈에 띄기만 하면 때려죽이겠다고 이를 가는 사람들을 선동하지는 못하는 법이다.(...)
- ↑ 사실 이건 바라트 강화조약이후 동맹이 짊어진 골칫거리와 비슷하기도 하다.
- ↑ 은하영웅전설/역사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소설 본편 기준으로는 저게 다 2년 정도 되는 기간 동안 벌어진 일이다. 은하제국이 괜히 바라트 성계를 그냥 줘 버린게 아니다.(...)
- ↑ 이전버전의 서술과 달리 절대 800년대 후반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