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미국

1 개요

뉴욕이나 보스턴, 워싱턴 D.C, 시카고 등 동부 대도시[1]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대중교통이 나쁜 덕에 차량을 통한 이동이 생활화 + 필수화되어 있는 나라이다 보니 운전면허가 성년 + 독립의 증명쯤으로 취급받는다.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 운전면허 취득이 포함되어 있는 주도 있을 정도. 애초에 중간 규모 이상 되는 도시라면 모를까, 한국 기준 군청소재지 정도 규모 되는 소도시만 해도 학교에서 집까지 운전해서 등하교하지 않으면 학교 다니는 게 불가능한 지역도 많기 때문에[2] 만 16세 이상이면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면허를 딸 수 있는 주가 많다. 이렇다 보니 십대 교통사고율도 매우 높다.[3] 그 때문에 요즘은 미성년자 운전자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제한을 두고 있다.[4]

그 덕인지는 몰라도 한국, 홍콩, 일본처럼 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면허를 따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20세가 넘었는데도 운전면허가 없으면 좀 특이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대중교통을 꿋꿋이 이용하는 경우 면허가 없는 경우보다는 차 구입 및 유지비용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 처한 사람일 경우가 많다. 아니면 불법체류자처럼 운전면허를 따기 곤란한 상황에 있는 외국인이거나.[5] 누구나 면허를 젊을 때 따고 운전을 할 기회도 많아서 한국처럼 중년 이후에 자차를 몰기 시작하는 초보운전자(속칭 김여사)들도 거의 없는 편이다.[6][7] 한 마디로 말해 장롱면허 자체가 용납되지 않는 환경(…)

미국은 연방국가기 때문에 각 주가 사실상 하나의 독립국가나 마찬가지다. 각 주별로 면허제도가 다른데 원칙적으로는 면허를 받은 주에서만 운전할 수 있다. 하지만 단지 그냥 다른 주를 지나가거나 체류기간이 길지 않은 경우에는 타 주 면허로 운전을 해도 무면허 운전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주로 이사를 간다면 그 주 면허를 받아야 운전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캘리포니아 주에서 단속에 걸렸는데 나는 콜로라도 주 면허를 갖고 있다고 가정하자. 만일 내가 콜로라도 주에 주소가 있고 단지 학술회의 차 캘리포니아 주에 들렀다면 무면허 운전이 아니지만 캘리포니아 주에 주소가 있는데도 콜로라도 주 면허를 갖고 있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래서 보통은 이사오면 바꾼다. 그리고 이것이 굉장히 귀찮고 불편하다.(...) 게다가 이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인 DMV는 불친절하고 많이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유명하여 미국인들이 가장 가기 싫어하는 곳이다.[8][9]

대한민국은 연방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서울인천 등 경기지역에서 받은 면허라도 제주도, 마라도, 울릉도, 독도, 서해5도를 포함한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에서 운전이 가능하다. 심지어는 이론상으로 북한에서 운전을 해도 무면허 운전이 아니다. 실제로 남북 간 도로는 모두 접속되어 있어서 북한 현 김씨왕조가 끝나고 평화협정 체결로 남북 간 정식 국경이 확정될 경우 직통운전이 가능하다.[10]

2 면허 시험

시험 규정은 주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한국과 비슷하게 필기 + 실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필기를 통과하면 실기 연습하라고 연습면허(learner's permit)가 나오고 이걸 갖고 연습해서 실기시험을 보는 구조이다. 다만 한국과 다른 점도 있는데,

  • 한국은 점수에 관계없이 필기시험 문제를 모두 풀어야 하지만 미국은 대부분의 경우 응시자가 합격점(70점 정도)을 넘는 순간 뒷 문제에 관계없이 합격시켜 준다. 당연히 시험도 그 순간 바로 종료된다.[11]
  • 한국에서는 운전전문학원에서 기능 + 도로주행 시험을 볼 수 있지만, 미국의 운전학원(driving school)은 운전하는 법을 가르쳐 줄 뿐 시험은 볼 수 없다.
  • 한국에서는 운전전문학원과 면허시험장 모두 자체 차량(그것도 조수석에 브레이크 폐달이 달려있는 것)을 구비하고 있어 수험생은 몸만 가면 되지만, 미국에서는 수험생 본인이 시험에 사용할 차를 렌트카 업체나 운전학원에서 빌려서 가든 주변 사람의 차를 잠시 빌리든 해서 직접 갖고 가야 한다.(…) 물론 자동차 보험도 따로 들어야 한다. 자동/수동 모두 가능하다.
  • 한국에서는 정해진 도로주행 코스가 4개 있어 수험생이 그 중 한 코스를 돌게 되지만, 미국에서는 감독관이 그날 지정하는 임의의 코스를 돌면서 수험생의 운전실력을 점검한다.

미국의 운전면허 필기시험은 한국보다는 어려운 편이다. 특히 면허가 정지되는 혈중 알콜 농도는? 면허가 취소되는 혈중 알콜 농도는? 차량 주차시, 소화전에서 최소 몇 피트 떨어져야하는가? 등의 세세한 시험 문제가 나와서 자세히 외우지 않으면 맞추지 못하는 문제들이 꽤 있다. 예전에는 MIT, 스탠포드, 하버드대학교의 유학생들도 물 먹는 것이 미국 운전면허 필기시험이라 이 문서에 적혀 있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 면허시험보다는 조금 더 세세하게 묻고 어려운 건 사실이니, 최소한 시험 전날 적어도 1시간 이상은 이론을 공부하길 추천한다. DMV 웹사이트와 인터넷 상에 이론과 출제 예상 문제들이 올라와 있다. 아니면 시간이 있다면 DMV에 구비되어 있는 핸드북을 읽어 보자. 별로 길지도 않고 나름 실용적인 정보들도 많이 나와 있다.

이 정도가 양국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실기시험까지 합격하면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고 임시면허증을 내주며, 정식면허증은 보통 1~2주일 정도 이후 우편으로 날아온다. 그러나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고 심하면 면허증이 함흥차사가 되기도 하는데, 이런 일은 보통 일하기 싫어하고 클레임 받기는 더 싫어하는 한심한 미국의 공공기관[12]과 악몽같은 배달 정확도를 자랑하는 USPS의 환상의 콜라보레이션 때문에 일어난다.(…)[13] 운전을 할 계획이 없더라도 일단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좋은 것이, 미국은 한국과 달리 주민등록증이 없기 때문에 마트에서 맥주 한 병을 사려고 해도 Photo ID가 필요하며 시민권자들도 운전면허증으로 신분증을 대신한다. 따라서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번거롭게 분실의 위험을 감수하며 여권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 좋다.[14]

3 한미 운전면허 상호인정

앨라배마, 아칸소, 콜로라도, 플로리다, 조지아, 아이다호, 아이오와,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미시건, 오리건,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버지니아, 워싱턴, 웨스트버지니아, 하와이[15]의 경우 한국 운전면허증과 해당 주의 운전면허증 교환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주에 거주하는[16] 한국인의 경우 한국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다면 미국 운전면허시험을 볼 필요 없이 소정의 수수료만 지불하고, 대사관 및 영사관의 공증절차를 거친 서류[17]를 해당 주의 운전면허 담당기관에 가지고 가서 제출한 후 시력검사만 한 번 더 하면 해당 주의 비상용(non-commercial) 운전면허증으로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장기체류할 경우에는 시험을 봐서 해당 주의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영어로 말이지.[18] 다만 주법에 따라 타국의 면허가 있으면 필기시험은 면제하고 주행시험만 거치게 해 주는 주도 있다. 한편 일리노이주는 필기 시험만 치면 된다. 뉴욕주는 타국 면허를 모두 인정한다. 하지만 문제는 경찰이 타국 운전면허증을 읽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원칙적으로 한국면허를 미국 주 면허로 교환 취득하려면 한국의 주민등록증주민등록번호 정도에 해당하는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 및 사회보장카드(social security card)를 사전에 발급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회보장번호는 외국인의 경우 미국에서 적법한 지위를 가지고 노동을 하면서 세금을 내는 외국인에 한해 발급되므로, 해외지사에 파견된 직장인이나 자기 사업을 하는 합법 이민자의 경우에는 문제가 없으나 유학생의 경우에는 획득이 제한될 수 있다.[19] 이 경우에는 사회보장번호를 받을 수 없는 사유를 명시한 waive letter를 사회보장사무소(social security office)에서 발급받아 이것과 한국 운전면허를 가지고 운전면허 담당국으로 가면 이외의 필요 서류도 모두 갖추어졌을 때[20] 운전면허를 교환해 준다. 단 서류 관련 규정은 미국답게 주마다 다르다. 예를들어 버지니아의 경우 공증 및 SSN waive letter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4 강화운전면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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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에서 발급하고 있는 강화운전면허증 견본. 면허증 우측 하단에 성조기가 있는 것으로 소지자가 미국 국적인임을 표시하며 일반 운전면허증과 구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육로로 캐나다 입국을 가능하게 해주는 강화운전면허증(Enhanced Drivers License)가 발급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캐나다 접경지역인 미시간, 미네소타, 뉴욕, 버몬트, 그리고 워싱턴주가 발급 중이고 오하이호가 발급을 검토중이다. 강화운전면허증은 여권과 같이 미 시민권 증표로서 활용될 것을 상정하고 만들어져 시민권자에게만 발급되고 있으므로 영주권자를 포함한 외국 국적의 거주자들은 발급받을 수 없다. 강화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은 육로를 통해 캐나다를 여행할 때 여권을 지참할 필요가 없다.[21]

5 REAL 신분증 / PASS 신분증

강화운전면허증과는 별개로 연방정부가 테러 등의 위협에 대처하기 쉽고 불법체류자들이 쉽게 딸 수 없도록 신분증 발급 체계를 고쳐서 각 주에서 발급하는 면허증에 기재되는 내용을 표준화하자는 정치적인 움직임이 있고 그것이 REAL신분증 법과 PASS신분증 법이다. REAL ID를 준수하는 신분증은 풀네임(이름, 중간 이름, 성)과 출생일자, 성별, 소지자의 서명 등 연방에서 정해놓은 기준을 만족시켜야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되어있다. 현재 REAL ID 법을 준수하는 신분증을 발급해주는 주는 인디애나, 메릴랜드, 위스콘신 등의 매우 일부 지역이고, 대부분의 주들은 2에서 3년 정도 제도를 고칠 시간을 벌기 위해 유예를 선언해 놓은 상황. REAL 신분증과 PASS 신분증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아서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 여부는 2016년 현재에도 앞으로 2-3년은 더 있어야 예측이 가능할 것 같다.
  1. 로스앤젤레스 등 서부는 대도시도 대중교통이 막장이다.
  2. 버스는 2시간에 한 대씩 지나가고 걸어서 가자니 거리는 그렇다치고 저녁만 되어도 위험한 경우가 많다. 사실 미국의 대도시만 해도 뉴욕을 제외하면 대중교통이 아예 공기와 동급이고 그나마 뉴욕시의 경우에도 제한된 노선만 운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의 서울로 치면 성북구 노선버스는 성북구내로만 강남구 노선버스는 강남구내에만 다니는 식이다. 당장 한국에 돌아온다면 '우리것이 좋은 것이여'가 연발로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이 맞다!
  3. 따라서 보험료도 매우 높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경우 10대-20대 초반이면 본인 혼자 들 경우 1년에 한국 화폐로 4-500만원 정도 나온다.
  4.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의 경우, 밤 11시부터 아침 5시까지는 운전을 못하고, 25세 이상의 운전면허를 가진 성인 동승자가 있어야 한다. 다른 주들도 세부조건은 다르지만 비슷한 제한이 걸려 있다.
  5. 운전을 못 하면 생활 자체가 워낙에 곤란한 나라이다 보니 9.11 테러이전에는 불법체류자들도 합법적으로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게 규정을 마련한 주도 많았지만, 테러 이후에는 나라 전체가 외국인에게 빡빡해지면서 이런저런 제한이 많이 걸려 있는 상태이다. 물론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외국인이라면 절차만 잘 지키면 운전면허를 따는 데 아무런 무리가 없다.
  6. 오히려 애 딸린 엄마들이 로컬 도로를 따라 매일같이 애들 ride를 해 주는 경우가 많아서 운전실력이 웬만한 20대들보다 더 좋은 경우도 많다.
  7. 여담이지만 학원가의 메카인 강남 출신 아주머니들도 비슷한 이유로 김여사가 잘 없다. 여기는 학교가 아니라 학원 데려다주느라 서울의 저녁 퇴근시간대 및 밤길을 운전하면서 스킬을 익힌다.
  8. 이런 인식이 반영된 것인지 2016년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에서는 직원들이 모두 나무늘보인것으로 묘사된다.
  9. 사실 DMV 공무원도 일부러 불친절하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워낙 업무가 많다보니...
  10. 물론 도로 사정이 매우 열악할 것으로 보이며 개성이나 금강산이 아니라 평양 등은 항공기로 이동이 불가피하다.
  11. 물론 CBT 시험인 경우만 그렇다. 지역에 따라 PBT인 경우도 있다.
  12. 실제 미국의 공공기관 서비스는 최악으로 악명높다. 고압적인 직원들이 많은 건 기본이고 '법대로'가 우선인 미국의 정책 때문에 융통성 역시 제로다. 구비서류가 미비됐다는 걸 보고 난 후에는 '다시 준비해서 갖고와요.'라고 말하고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한국과는 달리 개인적인 일때문에 그렇다고 통사정을 해봐도 관련법규 운운하며 외면해 버린다. 물론 마음씨 좋은 직원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직원에 걸리는 것도 뭐 삼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할 정도로 어렵다.
  13. 이런 이유 때문에 기업들이나 일부 일분일초가 아쉬운 사람들은 FedEX와 같은 택배운송회사를 선호한다.
  14. 사실 운전면허가 아닌 신분증을 DMV에서 발행해 주긴 하는데, 미국에서 장기간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반드시 운전면허를 따야 한다. 일부 주에서는 한국의 운전면허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인정한다 하더라도 교통경찰들이 당연히 한국 운전면허증은 읽을 수가 없다. 한국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만들어 가더라도 유효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는데다, 일부 경관들은 관광목적 입국이 아니라며 무시해버린다. 따라서 미국 운전면허 없이 운전하다 경찰에게 잡힌 경우 무면허로 일단 재판까지 가야 한다. 한국 면허가 인정되는 주라면 물론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겠지만, 이 짓거리를 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맘편하게 운전하려면 미국 면허를 따는 게 제일이다. 뉴욕주의 경우 타국의 운전면허를 모두 인정하며 심지어 DMV 홈페이지에 '당신이 외국 면허가 있으면 웬만하면 뉴욕 주 면허 따지 마세요' 라고 떡하니 써놓기까지 했지만 낚이지 말 것.
  15. [1]
  16. 운전면허 발급일 이후 최소 6개월 이상 합법적으로 거주할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단기체류 여행자의 경우 그냥 국제운전면허증을 한국에서 발급받아 가자.
  17. 한국 외교공관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기 주를 관할하는 다른 주의 한국 외교공관을 직접 방문하거나(…) 또는 순회영사업무 서비스가 오기를 기다려 공증을 받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 영사관이 너무 멀 경우 (한국에서의 운전경력을 바탕으로) 그냥 해당 주의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해 면허를 받아버리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있다. 미국의 땅덩어리가 너무 커서 발생하는 일.
  18. 한국인이 웬만큼 사는 주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한국어로 된 종이시험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주 산하 운전서비스국(DMV)의 사정에 따라 다른 편이다.
  19. 유학생이라도 수업조교, 연구조교, 학과사무실 보조 등으로 1주일에 20시간 이하의 합법적 노동을 할 경우에는 사회보장번호를 취득할 수 있다. 단 일반직업활동을 할 수 없는 불법이민자들에겐 노동목적으로는 효력없음{Not valid for employment}라고 명시되어 발급되는 일도 있다.
  20. 여권, 비자 또는 영주권, 비자를 보조하여 신분을 증명하는 서류(I-20, DS-2019 등), I-94, 거주지(physical address)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연방정부나 주정부에서 온 우편물, 전기/가스/인터넷 요금 고지서 등)가 추가로 필요하다.
  21. 물론 육로에 한하며 항공편을 이용한 국제여행은 여권을 필히 지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