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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English Horn(또는 Cor anglais), 독일어: Englischhorn, 프랑스어: Cor anglais, 이탈리아어: Corno inglese
▲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초반의 코랑글레 솔로.
▲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제3막 초반에 나오는 목동의 피리 소리.
1 개요, 명칭에 대한 오해
오보에족의 목관악기. 코랑글레라는 명칭은 불어 명칭으로, 영어명칭 "잉글리시 호른" 이라는 단어와 혼용해서 쓰인다. 하지만 어느 어원이나 뜬금없이 금관악기인 '호른'[1] 이라는 단어와 영국을 뜻하는 잉글리시/앙글레/잉글레세 같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라 왱알앵알스러운 것은 마찬가지. 분명히 금관악기도 아니고 영국산/잉글랜드산 악기도 아니다. 속지 말자.
사실 금관악기도 영국/잉글랜드 악기도 아닌 이 악기의 명칭이 '잉글랜드 나팔'인 까닭은 이렇다.
본래 코랑글레의 기원은 바로크 시대에 있었던 '오보에 다 카차(Oboe da caccia. 직역하면 '사냥 오보에')'로, 이렇게 생겼다. 실제로 이 악기도 코랑글레와 마찬가지로 기보된 음을 불면 완전 5도 아래의 음이 나오는 이조악기다.[2]
이 악기가 1720년경 독일 슐레지엔 지방(지금은 폴란드령 실롱스크 지방)에서 개량되어 등장한 것이 코랑글레인데, 보이는 것처럼 그 모양이 마치 중세시대 종교화에서의 천사가 부는 나팔과 모양새가 비슷해서, 독일 지방에서 중세 고지 독일어로 engellisches Horn(말 그대로 천사의 나팔/angelic horn이라는 뜻)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engellisches라는 말이 토착어로 English를 뜻하기도 했기 때문에, '천사의 나팔'이라는 본래 어원이 '잉글랜드 나팔'로 잘못 전해지게 되었다. 게다가 코랑글레를 본격적으로 서양 음악에 활용한 나라는 또 독일과 이탈리아(오페라)라서... 결국 잘못된 이름이 정착되어, 다른 나라에서도 결국 잉글랜드와도, 금관악기와도 상관없는 '잉글랜드 나팔'이라는 잘못된 이름이 정착된 것이다. 아울러 세월이 흘러 개량되어서 오보에 비슷한 모양이 되어 더 이상 나팔의 모양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팔(Corno, Cor, Horn)'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본래 프랑스어로 굽은 나팔, 즉 cor anglé이라고 불렸던 게 와전되어 코랑글레(cor anglais, anglais는 영어로 English와 같은 뜻)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설도 존재하나, anglé이란 단어에는 '굽은'이라는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큰 신빙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 악기에 '잉글랜드 나팔'이라는 뜻의 명칭을 부여한 첫 기록은 이탈리아나 독일, 오스트리아 태생 작곡가들의 악보에서 나왔다는 점도 신빙성을 떨어뜨린다.
(이상 영어 위키백과 Cor anglais 항목에서 인용.)
2 구조 및 음역
현대에 개량된 코랑글레는 오보에의 직선형 몸체보다 좀 더 긴 모양이고, 윗부분에 바순처럼 구부러진 형태의 금속 관이 달려 있다. 관 끝에 겹리드를 끼우고 연주하는데, 리드 크기는 오보에와 비슷하지만 아주 약간 크다고 한다. 오보에와 마찬가지로 리드 관리에 신경 안쓰면 망했어요 상태가 되기 십상.[3]
음역은 약 3옥타브 반 정도고, 가온다 아래의 미(E) 음이 최저 실음이다. 숙달된 연주자들은 4옥타브 혹은 그 이상까지도 고음을 낼 수 있는 듯. 하지만 이 악기 자체가 오보에보다 낮은 소리를 내기 위해 만든 것인 만큼, 저음역이나 중음역에서 가장 개성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3 관현악에서의 코랑글레
관현악에서도 오보에 만큼은 아니지만 솔로로 꽤 많이 나오는데, 베를리오즈의 서곡 '로마의 사육제' 나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2악장, 프랑크의 교향곡 D단조 2악장,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투오넬라의 백조' 등에서 이 악기 특유의 어두운 음색을 발휘한 솔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하이든의 교향곡 제22번 '철학자' 에서는 특이하게 목관 파트에 오보에 대신 코랑글레 두 대를 집어넣어 굉장히 독특한 음색을 만들고 있다.[4] 그리고 바로크 음악에서 오보에 다 카차 파트를 대신 연주하기도 한다.
4 연주법
연주법은 이조악기인 점을 빼고는 오보에와 대동소이하고, 실제로도 오보이스트들이 이 악기를 같이 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악기 값이 아직도 비싼 까닭에, 오보에와 마찬가지로 대중화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