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

c0056660_54b11236a0d2b.jpg
파일:Attachment/c0023737 4aeeffa941792.jpg

1 개요

돼지의 다리를 양념한 국물에 푹 삶아내 그것을 편육처럼 썰어둔 것.

통다리를 직접 잘라 먹어야 하는 슈바인스학세 등과는 달리 이미 썬 상태로 제공되므로 먹기 편하다. 또는 먹기 좋게 칼집만 낸 상태로 내오는 곳도 있다.

퍽퍽한 뒷다리에 비하여 물렁뼈가 도드라져 기름기가 많은 앞다리가 선호되는 편이다. 때문에 앞다리만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족발집도 있다. 더불어 족발뿐만 아니라 보통 구이용 돼지다리 또한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더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족발집에 가서 뒷다리가 섞여 나왔다며[1] 앞다리로 바꾸어 달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만약 누군가가 앞다리만 골라 먹으면 다음 손님은 뒷다리만 먹어야 하므로 잘 바꿔주진 않는다. 아예 앞다리와 뒷다리의 가격을 다르게 해서 파는 경우도 있다.

족과 발은 둘 다 발(足)이라는 뜻이라[2] 역전앞과 같은 겹말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족발이라는 표기가 그대로 표준어로 굳어버렸다. 족이 돼지의 옛 우리말이었나? 사실 足發 족발이 아니라 두 굽으로 갈라진 짐승의 발을 의미하는 '쪽발(일본인의 멸칭인 쪽발이의 어원이다)' 이 와전되어 만들어진 단어라는 설도 있다. 이계진은 아나운서 시절 이 질문을 받고 '돼지 족 같은 거 잘 드시냐고 하면 기분 좋겠습니까?'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돼지 발은 이거랑 비슷하고 돼지 족은 이거랑 비슷하니 과연 아귀가 들어맞는다

김형곤도 1996년 한 시사 개그 프로그램에 나와 독도 망언을 하던 일본 측에 대한 비아냥으로 요리사로 나와 음식하기가 어렵다고 여성 진행자가 말하면 그쵸? 족발이니까!, 족발이라 까다로워요!라고 비아냥을 담은 말투로 족발을 연신 말한 바 있다.

족발은 대표적인 야참으로 보통 쟁반 막국수 그리고 보쌈과 함께 한 묶음으로 다루어지며,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웰빙에 맞춘 야채 냉채 족발이나 변화하는 입맛에 맞춘 매운 불족발 등 다양한 족발이 개발되고 있다. 슈바인스학세는 족발을 삶은 뒤 오븐에서 굽는다.

국물에 양념을 할 때 한약재 따위를 넣기도 하지만 본래는 오로지 간장만 넣어야 한다. 종가집 같이 역사가 유구한 집안의 장맛은 시중의 여타 것들과 다르다. 놀라운 맛의 비밀은 오래된 씨간장에 있는데, 간장을 만들 적에 씨간장을 넣는다. 이렇게 간장이 30년 이상 오래되면 맛있는 조선 간장이 만들어지고, 맛있는 조선 간장을 사용한 족발은 그 맛이 천하일미이다. 때문에 새로 개업하는 족발집은 오래된 족발집으로부터 간장을 이양받기도 한다. 그런데, 오래된 장맛과 착각해서 오래된 국물을 자랑하는 가게들이 있기도 하지만 문제가 있다. 족발의 특성상 어느정도는 국물을 재사용할수밖에 없지만, 수년 혹은 수십년간 같은 국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양념 국물이 부패되어 족발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었다는 불만제로의 보도가 있기도 하였다. 어느 족발집 주인은 이러한 불만제로의 고발에 노발대발하여 반박하는 글을 올렸는데, 그의 글에서 그는 불만제로의 제작팀은 촬영과 편집을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했다고 주장하였다. 족발을 끓이는 육수를 검사한 것이 아닌 새 족발을 씻고 난 물을 가져가서 검사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참고로 제주도에서 먹는 아강발을 미니족발이라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 새끼돼지 족발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설명으로 인한 오해다. 족발은 흔히 돼지의 발목 윗부분인데 비하여 비해 아강발은 발목 아랫부분을 쓴다. 그 때문에 미니족이라고 흔히 하는데 오해에 일조를 하는 셈이다. 양념 또한 부드러워지라고 된장이나 커피[3]를 넣어 삶는 수준에 그친다.

2 유래

오늘날 우리가 먹는 유형의 족발은 서울 장충동에서 처음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국 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대거 서울로 유입되었는데 장충동 일대에 적산 가옥, 즉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빈 집이 많아서 들어가 살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피난민촌이 형성이 되었다. 이후 생계를 위해 음식장사를 했는데 이 때 돼지족도 같이 삶아 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족발은 장육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았다. 한국화되는 과정에서 향이 약해지기는 했으나 8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식의 강한 팔각향이 나는 족발이 드물지 않았다. 특히 족발의 색상은 거의 전적으로 검은색이 진한 중국식 간장인 노두유 때문인데 노두유를 누가 먼저 활용했을지만 생각해도 답은 나온다.

돼지 다리를 삶아서 국물과 함께 먹는 돼지국밥 같은 것[4]이었다고 할 뿐더러 족발과 같은 이 음식은 중국의 축제 음식인 장육과도 비슷한 것으로 보아 족발의 기원은 중화문명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음식 문화로 추측되기도 한다. 더불어 브라질에도 있고, 일본오키나와 요리인 테비치소바(てびちそば)[5], 독일의 요리 슈바인스학세(Schweinshaxe), 아이스바인(Eisbein), 오스트리아의 슈텔체(Stelze), 그리고 태국 요리 카오카무(ข้าวขาหมู)도 돼지의 다리를 이용한 요리이다.

3 족발을 이용한 요리

  • 냉채족발
족발에 오이, 당근, 양상추, 해파리와 겨자 소스를 버무려 먹는 요리로, 사실상 해파리 냉채에 족발만 더한 요리다. 시원하고 쫄깃+바삭한 식감에 고추냉이 특유의 매운 목넘김이 어우러지는 게 일품. 칼로리도 밥보다 적은 편이고 다양한 채소를 함께 섭취하기 때문에 그냥 족발보다 건강에 좋은 편. 근데 야식으로 먹으면 거기서 거기 부산이 대표적이다.
  • 불족발
족발에 매운 양념을 바른 요리로 보통 양념을 바르고 그릴이나 오븐에 한 번 더 구워낸다. 매콤하고 기름진 음식이 대부분 그렇듯 중독성이 강한 편이며 매운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에 맞아 전문 체인점이 수두룩 생기고 있다. 그냥 매콤한 정도로 양념하는 곳도 있고, 불닭처럼 미치도록 맵게 만드는 곳도 있으니 주의. 몇 가게는 아예 매운 정도를 주문할 수 있다.
  • 오향족발
오향으로 양념하여 중국식으로 어레인지한 중화 요리. 보통 대형 유명 중국집에서 팔지만 오향족발 전문 식당에서 더 쉽게 접할 수 있다. 쌈이나 쌈장이 같이 제공되지 않고 마늘 소스와 양배추가 같이 나와 같이 먹는 게 특징.

4 기타 이야기거리

돼지의 다리를 이용하는 식재료 문화는 동서양의 공통점이다. 사실 유럽 문화권에도 돼지의 발을 요리하며 만드는 음식이 있다. 식객에서는 오히려 유럽의 돼지 발요리를 참고하여 한국에서 만든 음식이라고 소개한다. 서양식 돼지 다리 요리는 '독일식 족발' 이라고도 불리는 슈바인스학세, 스페인하몬[6], 폴란드의 골롱카[7]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요리사인 강레오는 한 요리 방송에서 자신을 가르친 스승의 시그니쳐 요리 중 하나가 바로 족발 요리였다면서 돼지 발 요리를 선보였다.

족발은 2011년 구제역 파동으로 인하여 양돈의 수가 줄어들고 관리 비용이 상승됨에 따라 다른 식재료들에 비하여 가격이 가장 높은 폭으로 인상된 음식이다. 적게는 4천원에서 많게는 7천원 가량 껑충 뛰어 올랐으므로 용돈을 받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조차 먹기가 부담스러워진 음식이다. 그러므로 서민들의 음식을 대표하는 영광은 때때로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옛 추억이 되었다...

대부분 프랜차이즈화된 족발 가게들이 내건 가격들이 대체로 높으며, 대학가 근처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의 족발집이나 전통 시장 내의 족발집의 가격을 프렌차이즈 족발 가게들의 가격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적게는 7000부터, 많게는 10000원 까지 차이가 난다.

살찐 사람의 다리를 비하하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5 관련 문서

  1. 물렁뼈나 다리뼈의 모양을 보면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 뒷다리는 뼈가 곧은 편이고, 앞다리는 뒷다리에 비해 체중이 많이 실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짧고 굵은 편이다.
  2. 둘 다 한자로 표기하면 足足.
  3. 된장이 모자랄 경우 대용품으로 인스턴트 커피를 넣는다. 커피믹스가 아님에 주의.
  4. 특히 임산부에게 돼지 족을 삶아서 국물을 먹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5. 족발을 넣은 국수.
  6. 돼지 다리를 소금에 절인 햄.
  7. 조성진이 폴란드의 한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폴란드 음식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