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신

이 문서는 주왕으로도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

상의 역대 왕
29대 덕왕 제을	←	30대 주왕 제신	→	왕조 멸망 주 초대 무왕 희발

1 개요

대의로써 처단된 폭군의 대명사로서 역사에 그 이름이 남게 된 인물

중국 은나라(상나라)왕조의 마지막 임금. 흔히 주(紂)로 알려져 있으며, 하나라의 마지막 임금으로 전하는 걸(桀)과 함께 '걸주'로 불리며 오랜 세월 폭군의 대명사로 통한다.

전대왕인 제을(帝乙)의 작은아들로 형인 미자계(微子啓)는 서자라서 왕위를 이어받지 못하고 적자였던 제신이 왕위를 승계한다.

2 폭군 주

사람들은 제신을 두고 주(紂)라고 불렀는데 사기집해에서는 주(紂)를 도리를 잃고 선을 해치는 것라고 뜻풀이를 하고 있다

흔히 폭군의 대명사로 꼽히는 인물로 사마천의 사기에서는 그의 폭정으로 은이 멸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식의 인식이 되고 있으나 주나라 관련 사료이므로 역사적 신빙성은 떨어진다. 사기 등의 기록에 의하면 꽃미남인데다가 머리가 총명하였으며 말재주에 능하였고, 힘이 무척 장사였다고 한다. 일명 슈퍼맨. 자신의 명성이 천하의 누구보다 더 높다고 생각하여 모든 사람들을 자기 아래로 여겼다는 기록이 있는데 아무래도 자만심이 많았던 듯 싶다. 고로 신하들을 쥐고 흔들었던 왕권강화형식의 왕으로 추측이 된다. 고로 신하들은 왕에게 좌지우지되는 식이니 제후들의 권세가 왕보다는 하찮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천지신명에게 지내는 제사를 소홀히 여기고 세금을 과중하게 부과하며 천하의 온갖 좋은 보물은 다 독차지했다고 한다. 우혼이나 비중같은 아첨을 잘하고 비위를 잘 맞추는 간신들을 등용하는가 하면 달기에게 푹빠진 나머지 달기가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주며 매일 초호화판 파티를 열고, 난교를 하는 등 아주 인간막장의 극치를 보여주었고 심지어는 달기의 말에 술로 호수를 만들고 고기로 숲을 만드는 주지육림을 만들어 진탕 노는 것에만 정신이 팔렸다는 것.

이리 되자 친척 기자와 비간이 좋은 말로 간하여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기자는 "상아로 만든 젓가락을 쓰면 보통 그릇에 만족하지 못하고 옥으로 그릇을 만들어야 할것이다. 옥그릇을 만들면 그 그릇에는 보통의 음식은 담지 못하고 진수성찬만을 담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사치를 그만둘 것을 간했지만 주왕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죽임을 당할 것을 우려해 미친 척하고 노예로서 숨어버렸다고 한다. 비간도 잔혹한 형을 그만둘 것을 간했다가 주왕이 "듣자하니 성인은 심장에 7개의 구멍이 있다면서? 니 가슴팍을 갈라서 확인해봐야겠다"라며 비간의 심장을 갈라 죽였다고...

그 당시 은의 삼공은 서백(西伯) 창(후의 주문왕), 구후, 악공의 세 사람이었다. 주왕은 구후의 딸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듣고 강제로 구후의 딸을 첩으로 삼았다. 이에 분노한 구후가 악공과 함께 주왕을 죽이고 반란을 일으키려 했다가 음모가 들통나자 주왕은 구후와 악공을 붙잡아 구후는 젓갈로 담그는 사형에 처하고, 악공은 육포로 만드는 사형에 처했다. 비중이 서백도 반란에 가담한 혐의가 있다고 고하자 주왕은 서백을 유배시켰다가 서백창이 자신의 영지와 보물을 바치자 풀어주었다.

이 일로 서백창의 아들은 원한을 품고 주왕을 타도할 때만을 노리게 되는데 서백창이 죽고 아들이 뒤를 이으니 이 사람이 바로 주무왕이다. 무왕은 문왕의 위패를 앞세우고 천하의 제후들을 모두 모아 주왕과 결전을 치루려 했으나 하늘에서 무왕을 만류하는 목소리가 들려 2년동안 출전을 보류하다가 2년후 다시 은으로 쳐들어가서 목야라는 곳에서 주왕과 최후의 결전을 치르게 된다. 이때 주왕은 무려 70만의 대군을 거느리고 있었지만 이들은 대부분이 노예들인 오합지졸들이었고, 제후들의 정예병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결국 목야에서 캐발린 주왕은 마지막에 스스로 수도에 불을 지르고 자살했다. 그 시체는 무왕이 찾아내서 목을 쳤다고 한다.

온갖 안 좋은 이미지는 다 달고 있다. 주지육림, 포락지형 하면 빠짐없이 시조로 거론되는 인물. 하나라의 걸왕와 함께 셋트로 묶여 '걸주같다'라는 말을 만든 장본인. 요새 표현으로 치자면 인간 막장, 인간 쓰레기 정도의 표현들이다.

3 재발견

하지만 춘추전국시대 사람들조차 이 내용에 대해 너무 온갖 악행들만 달고 다닌다고 쓰여 그 진위가 매우 의심스럽다라고 할 정도였다. 공자의 제자인 자공은 주왕을 옹호하며 어떤 사람이 나쁜 짓을 좀 했다고 세상의 모든 악명을 그에게 덮어 씌운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주왕의 잘못이라 쓰인 것은 실제로 보면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흔히 하나라의 마지막 왕 걸왕과 더불어 대대로 막장으로 낙인 찍혔다고 알려진 것과는 좀 다르다.

제신의 오명이 벗겨진 것은 먼 후대에 갑골문이 발견되면서 부터다. 갑골문에 의하면 제신은 천지신명에 충실하게 제사를 지냈고 동쪽의 인방을 평정해 오히려 상의 국세는 왕성했다고 한다.

방탕과 사치의 상징인 주지육림도 제사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제신이 제사를 충실하게 지내는 것을 주 문왕과 무왕이 왜곡시켜서 술 연못과 고기 숲을 만들었다고 했다는 것. 사실 제사를 지내는데 희생 제물이 많이 든 것이 교묘하게 왜곡된 것일지도 모른다. 동물은 기본이고 포로로 잡은 노예들을 인신공양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주변국의 불만은 여기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갑골문에 의하면 상대의 전통적 제사 방법인 산 사람을 희생물로 바치는 제도를 폐지한 것이 바로 제신이라고 나온다. 이를 미루어본다면 방탕하고 난폭한 인물이라는 기록은 왜곡되었을 개연성이 크다.

또한 제신이 사치하고 방탕했다는 기록은 제신 개인에게 힘이 집중되던(즉 왕권이 강화되던) 상황에 대한 소국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은의 말기에는 특히 형제나 숙부 등이 계승하기도 하던 왕위의 부자 상속이 4번에 걸쳐 연달아 나타나며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제신은 아예 거기의 끝이라 할 수 있는 적장자 계승으로 왕위에 등극한 인물이다. 이렇게 상에 권력이 집중되자 자연스레 주변국의 힘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 대한 불만이 설화로 나타났다는 것이다.그러니까 자기들을 괴롭히는 상이 급속도로 막강해지는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주변 국가들이 들고 일어나 상을 뒤집어 엎은 거다.

갑골문을 연구한 학자들은 은에서 주로의 역성혁명의 실체는 제신, 즉 주왕이 폭정을 해서가 아니라 은이 동진정책을 펴는 사이에 서쪽에 있던 강력한 제후세력 주가 은을 기습해서 은이 멸망한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무왕의 입성 당시 백이와 숙제가 이탈하는 등, 이 기습공격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 하늘의 뜻에 따라 폭군을 죽였다는 식으로 프로파간다를 한 것이 사기에 나온 왜곡된 기록들일 것이라는 것. 애초에 천명사상 자체가 상주혁명 성공 이후에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에 따르면 상주혁명은 새로운 중앙 권력에 맞는 체제를 위해 제신과 달기가 희생되는 과정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은은 여타 부족과의 혼인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힘을 얻어 나갔지만, 일정 이상으로 왕권이 커지려면 오히려 이들을 배제해 나가야 했다. 그러나 은의 구 체제 내에서는 그것이 힘들었고, 이것이 설화 상의 긴장 관계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불균형이 은의 부족신인 제(帝)를 넘어 보다 보편적인 천명론을 들고 나온 주에 의해 해소되는데, 이 과정에서 희생되는 것이 제신, 그리고 왕권 강화를 제약하던 주변 세력의 상징으로서 달기였다는 것이다.

한편 상나라가 그 전부터 주변민족을 앞서가는 첨단문물의 상징인 청동기를 앞세워 수없이 많이 괴롭힌 것은 사실이며, 실제로 상당히 잔혹한 관습도 많이 가지고 있었다.(위에서 언급한 포로를 인신공양하는 것 등) 딱히 제신 개인이 특출나게 악한 왕이었던 게 아니라, 상나라 전체가 주변의 원한을 살 행동을 일상적으로 했던 것이다. 따라서 사기에 기록된 제신의 일화들은 제신 개인의 악행이라기보다는, 상나라가 타국의 포로들에게 벌인 잔혹한 풍속 이야기들이 전설처럼 남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4 대중문화에서 제신

4.1 봉신연의의 등장인물

모티브는 당연히 제신. 원래는 성군이었는데 여와의 사주를 받은 달기 때문에 타락했다. 달기와 자매들이 인간이 아니란 걸 알고도 붕가하는 근성가이.

4.2 봉신연의(만화)의 등장인물

주왕(紂王, ちゅうおう). 애니메이션에서의 성우는 마츠다 유우키/최준영.
기본적인 사항은 원작소설과 같다. 어렸을 때부터 은의 태사 문중으로부터 지도를 받은 덕분에 약간 여자를 밝히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단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성군이며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도 훌륭한 인물이었다.

그러던 것이 달기의 섭혼술 때문에 다 틀어져버려 달기의 말만 듣는 바보가 되어버렸고 가끔 잔인한 일들을 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상식정도만 남아있었다. 가끔 달기가 옆에 없거나 문중 때문에 제정신으로 돌아올 때도 있으나 가뭄에 콩나듯 하는 수준.

여기에 더해 문중이 봉신되고나자 끝끝내 달기 세 자매에 의해 개조까지 받아 괴물과 다름없는 힘까지 지니게 되며 미쳐버리고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혼자서 주의 군대와 태공망 일행을 상대할 정도가 된다. 안습.

마지막에 자신 곁에 더 이상 아무도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 겨우 사람으로 돌아왔으나 그 때는 이미 지킬 것은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데다가 부작용인지 백발의 노인의 모습이 된다. 씁쓸함 속에서 황천화의 마지막 도전을 담담히 받아준 뒤 자포자기에 가까운 패배를 맞이했으며, 스스로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무왕에게 죽음을 맞이한다.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달기에 대한 연심이 남아있었던 듯. "유혹술이 걸려 있지 않은 지금도...달기를..."

선계전 봉신연의에서도 기본적인 사항은 위와 비슷하다. 다만 달기의 유혹술에 걸려있을 때 코믹스판보다 더 찌질한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에 괴물의 모습이 된 채 정신을 차리고 달기를 공격하나 오히려 역습을 당한 뒤, 문중의 품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원작과 달리 여기서는 정신을 차린 이후 달기에 대한 연심은 싸그리 지워졌고, 오히려 그녀를 만악의 근원 취급하며 같이 죽자고 자폭하려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신 차린 후 원한이 증폭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