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신연의

봉신연의》(封神演義)

전신격인 전상무왕벌주평화

1 개요

중국고전소설이다. 은나라의 폭군 주왕과 그를 타도하기 위해 봉기한 주나라 무왕의 싸움을 그린 소설로, 분류로는 신마소설에 속한다. 《봉신방(封神榜)》, 《상주열국전전(商周列國全傳)》 등으로도 불리며 저자는 육서성(陸西星:1520∼1605?) 또는 허중림(許仲琳)이라고 전해지나 분명하지 않다. 또한 육서성이나 허중림 본인의 순수창작보다는 송원대(宋元代)에 나온 《무왕벌주평화》(武王伐紂平話) 같은 '무왕벌주'에 대한 민담을 각색한 것에 가깝다.

전반적인 내용은 은나라 후반의 실제역사를 보여준다기보다는 탐관오리들을 요괴로 풍자해 비난하는 '소설'이다.(그러니까 홍길동전 기믹)

은과 주의 싸움 속에서 신선들과 요괴들이 개입해 치고박고 하는 것이 참으로 일품으로 도술, 보물, 당대 인기있었던 신이 대거출연한다. 소설 중에 등장하는 이름은 대부분 실제로 당시 중국에서 사당을 세워 모셨던 신들이다. 역성혁명에 휘말려 죽은 혼백 중 총 365명이 신으로 봉해진다.

2 아노 츠토무 비판

문제는 국내에 가장 널리 퍼진 판본이 아노 츠토무(안능무)[1] 판본이라는 것. 아노 츠토무는 봉신연의의 내용이 줄기 없이 마구 흘러가는 것을 정비하면서 본인 마음대로 세계관을 확립시켰다. 봉신연의(만화) 역시 그의 판본을 많이 따라가므로 대부분의 한국 독자들은 아노 츠토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일본어판을 중역한 것이다 보니 오역이 엄청나게 많다.

도교를 바탕으로 한 세계관 때문에 유교에 의해 탄압받기도 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일본에 《봉신연의》를 번역한 아노 츠토무의 성급한 추측에 불과하다.

아노 츠토무의 주장은 이러하다.

1. 공자가 사상의 뿌리로 삼았던 주공단의 노나라에 비해 태공망의 제나라가 훨씬 성공했기 때문에
2. 태공망이 유학자들을 박대하고 죽이기까지 했기 때문에
3. 전국시대의 패왕들이 태공망의 사상적 후예로 여겨졌기 때문에
4. 태공망 자신이 유학에서 경계하는 괴력난신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러나 이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

1. 특별히 《봉신연의》가 아니라도, 중-근세 시기에 모든 종류의 소설은 유교적 관점에서는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괜히 小說이라 불렸겠는가? 게다가 대체로 소설은 그 자극적인 내용이 문제시 되어서 금서 취급을 받은 사례도 자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설이 그러했던 것으로 봉신연의만 특별히 경계되었던 것은 아니다.
2. 공자태공망이나 관중도 그 나름대로 존중하고 있었다. 물론 유학자들이 태공망의 서적을 일부러 숨긴 일도 없으며, 후대에는 무성왕이라는 칭호로 모셔졌다. 공자를 문성왕으로 모셔 문무묘라는 시설에서 대등한 지위에 제사지내기도 했다[2].

이런 까닭에 아노 츠토무의 주장은 전제 조건부터 잘못되어 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아노 츠토무판 《봉신연의》에서는 중간에 스토리 전개를 끊고 편역자 본인이 직접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유교를 비판하기까지 하고 있다.

3 작품 내용 관련

삼국지연의》도 그렇지만 '연의' 자체가 역사를 바탕으로한 소설을 의미하기에 실제 사서의 기록과는 거리가 멀다. 봉신연의 자체는 그 배경이 되는 시대로부터 2500년 후에 형성되었다. 예를 들어 주요 인물중 하나인 문중은 아예 창작 인물. 태상노군 같은 경우는 사실 아예 시대를 초월한 거다.[3]

내용이 현대 한국의 기준으로 봤을때 아들을 죽여서 아비에게 먹인다거나,[4] 아기의 성별을 확인하겠다고 임산부의 배를 가르는등 참으로 막장이다. 다만 갑골문에서 추측되는 실제 은나라 시기는 최소 이 정도이거나 이보다 더 잔혹한 야만의 시대였을 것으로 보인다.(...)

등장 캐릭터가 간단하게 죽어나가는 것도 충격. 아무리 강력하게 묘사된 선인(예:황천화)이라도 '목이 날아갔다' 한 마디로 깔끔하게 죽여버리기도 한다. 죽어야 할 365 선인의 머리 수를 다 채우기 힘들게되자 후반부에 선인들이 원 패턴으로 대량학살 당한다. 대표적인 형태인 십절진 격파의 경우,

은나라측에서 새로운 선인이 등장해서 절진 하나 펼침 -> 주나라 측에서 듣보잡 선인[5]을 내보냄 -> 깔끔하게 봉신됨 -> 그 과정을 자세히 본 다음 주나라 측의 1군 등장 -> 은나라측이 깔끔하게 봉신됨 -> 문중이 도망쳐서 절교측 선인들에게 징징대서 새로운 선인을 스카웃

이런 패턴이 끝까지 반복된다. 이래도 소설 시작 당시 봉신 목표였던 365명을 만족하기엔 한참 모자라자 만선진에서 백여 명을 한꺼번에 봉신시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죽은 선인들은 이름 조차 나오지 않다가 마지막 봉신자 365명의 목록이 나올 때 이름이 나온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절교쪽은 고위선인들이 죽어나가고 천교쪽은 듣보잡만 죽어나간다. 아예 만선진 전투가 끝나면 절교쪽에 남은 선인이 통천교주와 무당성모 둘이다. 심지어 무당성모는 생사불명이다.

기본적으로 천교는 천수(민심)를 등에 업었다고 정의의 편, 이에 반하는 절교는 나쁜 편이라는 관점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으로 천교는 아무리 막나가도 용서가 되는 식이다. 몸튼튼 간퉁퉁 머리텅텅 나타,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민간인도 죽이는 양전 등... 기습은 기본이고 다구리는 필수다. 천교쪽 선인들의 다구리에 홀로 맞서는 문중이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천편일률적인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홍길동전을 생각하면 쉽다.(절교 = 탐관오리편, 천교 = 새정부편) 허나 절교의 선인들은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본질이 요괴인지라 아직 인간의 지혜를 가지지 못해 그 어리석음으로 인해 정부의 편을 든건데 그걸 바른길로 이끌어주진 못할 망정 잔인하게 숙청해버리는 천교는 정말 나쁜놈들이다.

이런 까닭에 중국사대기서에 《봉신연의》가 꼽히지 않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내용이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문장도 그리 뛰어나지 않다. 심지어 작품에 등장하는 시들은 대부분 서유기의 것을 약간 변형한 것에 불과하다.

한편 봉신연의 때문에 상나라의 수도를 헷갈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대표적인 예가 봉신연의(만화)의 작가인 후지사키 류. 역사대로 하면 상나라의 도읍은 은이지만 봉신연의에서는 조가로 설정되었기 때문.

4 봉신연의(만화)와 비교

오덕들은 아무래도 만화를 먼저 보게 될텐데, 의외로 보패의 묘사는 상당수가 비슷한 편이다.

그러나 소설에서는 곤륜십이선인이 절교 십천군은 한손가락으로 가지고 놀 만큼 강하며,[6] 문중이나 달기는 선인으로서의 능력은 오히려 듣보잡 수준이고, 태상노군이 직접 나서서 일을 처리하기도 하는 등 다른 부분이 많은 건 사실.[7]

만화에선 딱 한컷나온 바주카(..)인 유리병이 속에 들어간 것을 녹이는 보패로 나온다.

5 등장인물

5.1 천계

5.2 천교闡敎(산악파山岳派)

천교는 대부분 인간 출신이며 득도한 신선들로 구성된다.

5.3 절교截敎(해도파海島派)

인간이 중심인 천교와 달리 절교는 동물이나 사물의 정령이 오랜 시간이 지나 인간으로 변한, 요괴, 요마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중 원시천존의 말에 따르면 절교는 천교보다 세력이 크고 인원이 엄청 많아서 쓸만한 인재가 손에 꼽을 정도인 천교에 비해 인재가 많은 편이라고 한다.

5.4 서방교

서방교를 '서방(서역)'에서 왔고 또 서방정토로 인연이 닿는 이들을 데리고 간다는 언급, 그리고 <봉신연의>가 나온 시기가 도교와 불교가 흥성했던 시기이니 작가가 의미하는 천교/절교는 도교고 서방교는 불교라고 여기는데 역사적으로 볼 때 서방교를 불교라고 보는 것은 무리로 이 세 교파 모두 도교 교파내의 갈등을 의미할 뿐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다.

그 이유는 불교는 BC 1C 광무제동한(東漢) 말기에 전래되었으니 천년이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시간 간격이 있다는 이유. 다만 준제, 접인도인 모두 불교용어를 사용하거나 빈도[9]라고 하거나 후반에 들어 공작명왕(孔雀明王) 본인을 소환(....)하는걸 보아 불교쪽에 해당하는 인물들인건 확실하나 원시천존을 부처의 원형이니 뭐니 하는 드립도 원본에 있고 접인도인이 만선진에 들어가서 통천교주와 키워를 벌일 때 통천교주가 '서방의 불사(佛事)는 속세를 떠나 선도에 들어감이네'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밀교와 도교의 좌방 사이에 가까운 교파를 의미하는 듯. 이게 원본에 존재했던 것인지 이본화가 진행되면서 추가된 것인지는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

5.5 인계

6 봉신연의를 소재로 한 작품

6.1 封神榜(The story of Chinese Gods, 1976)

홍콩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으로 이소룡 타계후 그를 모델로 한 캐릭터를 출연시켜 수많은 이소룡 팬들을 끌어모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봉신연의의 그것을 따라가는 편이나 후반 달기가 끌어모은 괴인들(사천왕을 모티브로 한 듯)에게 주나라 군대가 발리고 태공망이 데려온 선인들마저 밀릴 무렵 지원군으로 이소룡을 모델로 한[12] 캐릭터가 개 한마리(달기의 동생 한 명은 이 개에게 죽게된다)를 데리고 등장해 은나라의 주력 선인, 괴인들을 다 발라버리고 주왕을 타도하게 된다...는 한마디로 "이소룡 킹왕짱" 스토리

한국에서도 개봉하고 비디오로도 나왔으나 이젠 구하기 무척 어렵고, 선계전 봉신연의가 나오면서 요즘은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월간 키노에선 홍콩 애니메이션 중 극장판은 천녀유혼이 처음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실어 이 애니를 잊었냐는 항의를 들은 바 있다.

6.2 봉신방 : 봉명기산

주무왕에 주걸, 은주왕에 마경도, 달기에 판빙빙이 출연하는 중국 드라마.

6.3 봉신방 : 무왕벌주

달기에 임심여 츨연.

7 관련 항목

  1. 한국에서는 흔히 '안능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그의 이름인 '아노 츠토무'의 한자 표기(安能 務)를 한국식으로 음차한 것이다.
  2. 물론 무신 자리는 도교 냄새가 많이 나는 태공망에서 유교적 덕목에 충실한 관성제군 관우로 넘어간다.
  3. 역사상의 노자는 이로부터 훨씬 뒤의 춘추전국시대의 인물이다.
  4. 주문왕의 맏아들을 죽여서 그 고기를 문왕에게 먹이는 대목은 사서에서도 그대로 나온다. 이런 짓은 사실 이보다 훨씬 후대인 춘추전국시대악양도 똑같이 당한다.
  5. 보통은 12선인의 제자
  6. 애초에 십천군은 곤륜십이선인보다 명백히 한 수 뒤지는 2군 수준으로 묘사되며, 곤륜십이선인과 대등한 지위와 능력을 가진 것은 절교의 13선인 쪽이다.
  7. 사실 만화에서는 최강의 선인인 신공표도 원작에서는 그다지 강한 선인도 아니다.
  8. 아노 츠토무판에는 십천군이 아니라 일성구군(一聖九君)이라 되어있지만 이는 원문에는 존재하지 않는 표현이다. 일성구군이란 단어는 아노 츠토무의 창작이다. 굳이 원본을 보자면 십진을 전개하기 위한 십진선은 있다.
  9. 이건 도사, 승려 모두 스스로를 낮춰 부를 때 쓰는 호칭
  10. 주요 캐릭터들의 설정을 세계의 역사, 민화에서 따왔다. 여기에 주요 설정이 봉신연의+서유기.
  11. 실제로 엄청난 골초셨고 결국 이것 때문에 사망.. 담배 좀 적당히 피시지.. 이시노모리 쇼타로도 담배 때문에 조금은(?) 이른 나이인 60세에 죽었지..
  12. 외모부터 "아뵤~"라는 이소룡 특유의 괴성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