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지 칼라

Roman collar/Clerical collar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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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의 성직자 의복의 일부로 목에 두르는 옷깃의 한 종류이다. 정식 명칭은 '클레리컬 칼라(Clerical collar)'지만 일반적으로는 '로만 칼라'로 흔히 알려져 있으며, 본 위키에서도 '로만 칼라'로 이 항목에 들어올 수 있다. 띠 모양으로 되어 탈착이 가능한 것으로 잘 알려진 형식은 약식 로만 칼라이며 본래는 셔츠 안에 둥그렇게 감싸듯이 입어야 한다.

사진과 같이 생긴 것을 무조건 가톨릭 신부임을 나타내는 칼라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거의 모든 종파에서 두루두루 사용되고 있으며 형태도 미묘하게 다양하다. 가톨릭에서 본격적으로 알려진 로만 칼라를 도입한 건 생각보다 오래지 않다.

로만 칼라는 그야말로 가톨릭 양식의 칼라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나름대로의 의미도 부여되어 있다. 만약 로만 칼라에 색이 알록달록 들어갔거나 무늬가 조금이라도 들어갔거나 허리가 잘록하게 재단된 등의 셔츠를 입고 있다면, 거의 대부분은 개신교, 특히 감리교목사가 클러지 칼라가 달린 목회자 셔츠를 입고 있는 것이다.

2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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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스코틀랜드 목사 토머스 차머스17세기 가톨릭 대주교 프랑수아 페늘롱

클러지 칼라의 기원은 18세기의 루터교회. 당시에는 공직자가 주로 착용하는 라바(rabat) 칼라가 명예와 지위의 상징으로 유행었는데, 색깔을 흰색으로 맞추고 모양이 좀 더 간소화된 디자인의 칼라를 사용한 게 시초다. 목때가 자주 타는 부분을 따로 만들어 옷의 세탁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도 한다(...).[1] 19세기 중반 스코틀랜드 교회[2] 목사 도널드 매클라우드(Donald Mcleod)가 이것을 보고 흰 목띠 형태로 개량했으며, 이 형태가 개신교 전반에 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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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륙 개신교의 클러지 칼라(밴드식)

보통의 칼라와 다를 바 없는 것을 사용하던[3] 가톨릭에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라는 대격변을 맞이한 1960년대에야 개량된 클러지 셔츠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당시 사제들로부터 이단[4]의 복장을 따라한다는 이유로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소설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의 주인공 돈 까밀로 신부가 새로운 보좌신부의 클러지 셔츠를 보고 "나는 절대로 사제 같잖게 생긴 저런 걸 입지 않겠다!!"고 외치는 장면도 있다.

가톨릭이 이 클러지 셔츠를 그냥 베껴 도입한 건 아니다. 당시 클러지 셔츠는 무명으로 되어 있고, 입기도 상당히 번거로운데다, 리본의 형태도 위 사진에서 보듯이 ㅅ자 형태에 가까운 식이었는데, 간단히 칼라 사이에 흰 띠를 끼는 약식 클러지 셔츠를 개량한 게 가톨릭이다. 하지만 정작 가톨릭이 자신들과 개신교의 기존 복장을 구분짓기 위해 고안한 형태를 받아들일지 말지에 대해 진통을 겪는 동안, 개신교쪽에서는 편하다는 이유로 주저없이 받아들였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가톨릭과 개신교의 클러지 칼라가 비등비등한 것이다(...). 그야말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지금의 형태로 정착한 것.

먼나라 이웃나라에서 가톨릭 신부는 흔히 생각하는 목띠식 칼라를 끼고 갈레로[5] 모자를 쓴 모습으로, 루터교 목사는 저 ㅅ자형 칼라[6]를 낀 모습으로 그렸다(...)

3 의미의 차이

개신교가톨릭에서의 의미에 좀 차이가 있다. 개신교의 클러지 칼라는 위에서도 언급했듯 공무원이나 법관들이 쓰던 칼라 모양을 간소화한 형태였기 때문에 검소함과 겸손의 의미가 들어가 있으며 'ㅅ'자형 리본은 모세가 받은 십계명 돌판을 상징하는 의미로도 해석된다.[7] 초도보급(?) 받아왔다 유대인들 하는 막장짓에 꼴받은 모세가 뽀개버린 거 하나랑, 피바람 좀 불어준 뒤 다시 보충보급(?) 받아온 2번째 거 해서 2개다. 반면 가톨릭의 약식 로만 칼라는 청빈뿐 아니라 독신의 정결과 교황에 대한 순명의 의미가 첨가되어 있다. 그래서 신부님들 사이에서는 개목줄로도 부른다

유럽이나 영국에서는 가톨릭이나 개신교나 구분 없이 착용하는 편이며, 특히 북아일랜드스코틀랜드에서는 어지간히 보수적인 신학/정치관을 가진 목사들도 예배 때 한정으로 클러지 칼라를 착용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8]

반면 미국의 영향으로 가톨릭개신교의 구분이 명확한 대한민국에서는 가톨릭의 전유물로 각인되어 있는 로만 칼라를 개신교 목사들이 한다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사실 개신교도 종파에 따라 입장이 다른데, 교계가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는 감리교성공회, 루터교회는 클러지 칼라를 도입한 이래로 쭉 착용해 왔으며, 침례교는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9] 장로교는 목사별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아예 주일예배 강단에 설 때는 로만 칼라만 입는 경우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은 아예 안 입는 경우도 있다. 시대가 바뀌고 하나둘씩 의미가 첨가됨에 따라 본래의 인식이 변한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특히나 만인사제설에 입각하여 성직자와 일반 교인의 구분이 전혀 필요 없는 종파[10]에게는 유니폼으로서의 역할도 사실상 필요 없는 것이다. 목회자의 로만 칼라 착용을 비판하는 쪽의 입장은, 단순히 가톨릭을 따라했다는 것보다도(실제로는 천주교가 개신교를 따라한 것인데..) 필요 없는 허세로 반대편 종교에서 쓰이는 의미까지 퇴색시킨다는 면이 더 크다.

2000년에 국내에서는 클러지 칼라에 대한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특허청에 의장 등록한 목사예복 중 몇 개가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의 이의신청을 통해 등록 취소되었는데, 이에 불복한 한기총이 항소를 제기했지만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아 취소 입장을 재확인함에 지나지 않았다. 클러지 칼라가 어느 종파의 전유물이냐에 상관 없이 이것을 한기총의 창작물로서 독점하기 위해 세속의 힘을 이용한 병크이다.

어쨌든 로만 칼라를 했다고 무조건 가톨릭 사제인 것은 아니며 개신교 목사성공회 사제가 클러지 칼라를 했다고 무조건 지적할 이유는 없으니, 나는 관대하다의 정신으로 바라보는 게 좋을 듯. 기독교계 성직자, 목회자가 두루두루 나눠쓰고 있는 클러지 칼라야말로 에큐메니컬의 소산이라고 평하는 의견도 있다.

4 관련항목

  1. 19세기 후반 드라이 클리닝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 모직 의류는 물세탁을 자주 하면 상하고 색이 옅어지거나 줄어드는 등 애로 사항으로 인해 세탁을 자주 못 했기에, 소매나 칼라 등 때가 잘 타는 곳에 물세탁이 편하고 값이 싸서 낡으면 버리기도 용이한 면직물로 된 덧뎀을 쓴 것이다.
  2. 오늘날 장로교의 기반이 된 교회.
  3. 다만 이 당시 가톨릭에서도 로만 칼라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흔적이 있는데, 1624년 교황 우르바노 8세가 레이스가 치렁치렁 달린 목 장식을 금지함으로써 나타난 변화이다. 아이러니한건 현재 이 목장식을 덴마크아이슬란드루터교에서 쓰고 있다는 것(...)
  4.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 가톨릭이 개신교를 바라보는 시각은 영락없는 이단이었다. 공의회 이후에야 개신교를 갈라진 형제라는 부드러운 시선으로 보기 시작한 것.
  5. 과거 가톨릭 성직자들이 쓰던 챙이 넓고 술이 달린 모자. 현재는 성직자들의 개인 문장에서나 볼 수 있는 정도이며 만화에서는 모자 술을 생략하고 그렸다(...)
  6.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독일에서는 베프헨(Beffchen), 스웨덴에서는 엘바(Elva)등으로 부른다
  7. 출처(스웨덴어)
  8. 클랜시 브라더스오토 폰 합스부르크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살아생전에도 꽤나 많은 논란거리를 일으킨 적이 있었고 지금도 북아일랜드에서 열심히 고인드립당하고 있다.
  9. 클러지 셔츠를 입는 일부 침례교회 목사가 있기는 하다. 사실 침례교는 회중제 성향이 강해서 소규모 교회의 경우 클러지칼라도, 정장도 아닌 캐주얼 차림으로 설교하는 곳도 간간히 존재한다.
  10. 장로교와 침례교 등. 감리교루터교, 성공회는 만인사제설의 정신은 계승하지만 주교(혹은 감독) 및 사제직의 전통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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