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락스칼텍

1 멕시코의 주

멕시코의 행정구역

(Estado)
북부태평양바하칼리포르니아(BC) ·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BCS) · 소노라(SON) · 치와와(CHIH)
시날로아(SIN) · 두랑고(DUR) · 사카테카스(ZAC)
멕시코만코아우일라(COAH) · 누에보레온(NL) · 타마울리파스(TAMPS) · 산루이스포토시(SLP)
중부태평양나야리트(NAY) · 아구아스칼리엔테스(AGS) · 할리스코(JAL) · 과나후아토(GTO) · 콜리마(COL) · 미초아칸(MICH)
멕시코만케레타로(QRO) · 이달고(HGO) · 멕시코(MEX) · 멕시코 시티(CDMX) · 푸에블라(PUE)
틀락스칼라(TLAX) · 모렐로스(MOR) · 베라크루스(VER)
남부태평양게레로(GRO) · 오아하카(OAX) · 치아파스(CHIS)
카리브해타바스코(TAB) · 캄페체(CAMP) · 유카탄(YUC) · 킨타나 로오(QROO)


멕시코의 동남쪽 중간에 위치한 주. 멕시코시티의 바로 옆에 위치한다. 이름의 유래는 물론 원주민이었던 아래 항목의 틀락스칼라 혹은 틀락스칼텍.

일단 멕시코에서 두 번째로 작은 주. 원래는 가장 작은 주였으나, 2016년 1월 21일에 멕시코 시티가 연방구역이 폐지되어 32번째 주가 되면서 가장 작은 주는 멕시코 시티에 넘어갔다. 멕시코 스페인 부왕령 시절에는 이 다섯 배는 되는 크기였으나, 멕시코 독립 이후 좀 지나치게(…) 스페인과 친하게 지내던 과거사가 기분 나빴던 멕시코 정부에 의해 강제로 분할되었다. 일단 멕시코 연방 내에 편입되는 것에 대해서도 상당한 저항이 있었으나 멕시코시티와 너무나 가까웠고, 고기생산(…)이라는 아즈텍 시절의 효용성도 없었으므로 결국 자치권을 잃고 만다.

주산업은 농업이고, 멕시코시티의 빈민들을 흡수하여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경공업이 발달해있다. 특히 섬유 및 의복 관련.

역사적으로 다른 멕시코 지역과는 거리감이 꽤 있는데다가 경제수준도 멕시코 중남부에서는 괜찮고, 치안 역시 헬이나 다름없는 멕시코 치안상황에서도 그럭저럭 나은 편이기 때문에 분리독립요구가 있을…려나? 멕시코시티 유민 흡수해서 먹고 사는데 그러면 망한다

2 위의 주에 살던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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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락스칼텍인들

현명한 외교술로 압제자로부터 자유를 쟁취한 민족, 혹은 메소 아메리카 공통의 배신자.

바로 위에 민족이라는 단어를 네번이나 써놓고 바로 정정하는게 좀 어색하지만 사실 틀락스칼라는 민족이라기보다는 국가의 개념에 더 가깝다. 각각 나후아틀, 오토미, 피노메어를 쓰는 3개의 민족이 현 틀락스칼라에 자리를 잡고 연방제로 공동의회[1]를 만들어 하나의 정치체계를 이루는데, 중앙 아메리카의 대세에 따라 나후아틀 민족이 주도권을 잡고 스스로를 틀락스칼라라고 일컫게 되고, 이 국민을 그대로 틀락스칼라, 틀락스칼텍이라고 부른다.

3 역사

3.1 아즈텍의 인간 목장

이들의 불행점은 중앙아메리카의 나후아틀 버프를 받아 만들어진 국가는 틀락스칼라 하나 뿐만이 아니었다는 것. 바로 옆인 텍스코코 호수에도 한 나라가 있었는데, 그 곳이 후에 아즈텍 제국이 되는 테노치티틀란이었다.

원래 틀락스칼라와 테노치티틀란은 그다지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두 국가가 발원한 14세기 경 중앙아메리카는 기득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치차멕 세력과 신흥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나후아틀 세력의 각축장이었고 같은 나후아틀 계열이었던 틀락스칼라와 테노치티틀란은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져 동맹을 맺고 주변 부족들을 점령해나갔었다.

그런데 테노치티틀란이 너무 커져버려서 틀락스칼라의 처절한 몰락이 시작되었다.

이미 14세기 당시 테노치티틀란, 즉 아즈텍은 멕시코 반도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었고, 당장이라도 틀락스칼라를 점령할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화적/종교적 이유로 인육을 필요로 했던 아즈텍 제국은 수도 바로 옆에 있던 틀락스칼라의 정치체계를 살려두었다. 그래놓고 툭하면 전쟁을 걸어 포로를 잡아 인육으로 먹었다. 이게 그 유명한 꽃 전쟁. 틀락스칼락은 그야말로 짐승 취급을 당하며 테오티틀란 등과 함께 아즈텍 내의 위요지(그냥 인간목장)가 되어 가축상태(비유가 아니다)로 연명하게 된다. 200년 동안.[2] 그러다보니 틀락스칼라인들에게선 아즈텍인들이 악마나 다름없는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국력에서 아즈텍한테 상대가 안되는데다 아즈텍 남쪽은 쥐뿔도 없는 정글이고 북쪽의 치치멕은 황야(정글에 살던 원주민 기준으로 뉴멕시코와 텍사스 지역은 황야나 다름없었다.)에서 허덕이며 수렵으로 연명하는 수준으로 문명이 발달치 못하였으며 아즈텍 내부의 결속은 단단하니 붙기만 하면 털려서 당장 외계인이 침공해 아즈텍이 멸망하지 않는 한 틀락스칼라로써는 정말 답이 없는 상황.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3.2 콩키스타도르와의 동맹

아즈텍 입장에서는 천재지변 / 틀락스칼텍 입장에서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바로 16세기 스페인 콩키스타도르의 메소아메리카 침략. 콩키스타도르 중에서도 희대의 군사적 재능을 가진 에르난 코르테스뭔 깡인지 1000명도 되지 않는 군사력으로 인구 수백만에 수만의 군대를 가진 아즈텍을 멸망시킬 계획을 세우고 대담하게 테노치티틀란으로 진군한다.

베라클루즈와 푸에비아 지역을 지날 때까지 별 어려움 없이 텍스코코 호수에 도달할 뻔했던 스페인 군대를 주춤하게 한 것이 바로 틀락스칼라. 틀락스칼라의 군대는 기습을 주로 활용했고 흑요석 검과 천갑옷을 사용했다. 여기까지는 여느 인디언들과 다를 바 없었지만 콩키스타도르들이 마주하지 못한 강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기록에 의하면 틀락스칼라의 군대는 아즈텍의 다른 군대와는 달리 죽는 것처럼 싸웠다고 한다. 물론 스페인군의 대포에 큰 피해를 입어서 함부로 싸우지 못했다.

코르테스는 영민하게도 틀락스칼라를 정복하는 대신, 이들의 사정을 조사 후 동맹을 제안한다. 이 제안에 틀락스칼라를 이루는 세 개 부족 중 두 부족의 족장은 이 동맹에 찬성했지만, 가장 세력이 큰 나후아틀 부족의 부족장 젊은 치코텐카틀[3]은 반대했다. 하지만 의회제에 따라 틀락스칼라는 스페인의 동맹이 되었고날 이렇게 대한건 네가 처음이야, 이후 틀락스칼라는 코르테스의 아즈텍 제국 전복에 혁혁한 공을 세운다. 당장 코르테스의 원정에 8000명 가량의 틀락스칼라 전사들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슬픔의 밤으로 쫒겨난 코르테즈를 오툼바 전투까지 지원하던 몇 안되는 부족들 중 하나였다. 이후 아즈텍 정복 전쟁에서 스페인을 위해 가장 중요한 지형정보를 주는 건 물론이고 각종 물자와 인적 자원을 아낌없이 제공했으며 테노치티틀란이 함락될때는 약 1만명의 병사를 지원했으며, 반란을 일으킨 젊은 치코텐카틀을 붙잡아 코르테스에게 넘기기까지 한다.

3.3 멕시코의 자치령

그리고 이 공으로 틀락스칼라는 코르테스로부터 보상과 자유를 보장받고, 코르테스가 스페인으로 압송된 뒤에도 틀락스칼라는 스페인의 '파트너'로써 스페인 왕실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자치권을 보장받고, 스페인 왕가로부터 문장과 권리를 하사받기도 한다[4] . 스페인이 멕시코 반도의 다른 지역으로 세력을 확대할 때는 군사지원을 했으며, 오히려 다른 원주민 학살에 가담하고, 심지어 스페인의 지원 하에 치차멕이 지배하던 구역으로 이민가서 식민지(…)를 세우는 일도 일어났다. 이 지역으로 이주한 틀락스칼라인들은 스페인 식민정부와 또 협상을 해서 특권을 따냈는데, 그 결과가 개척지 영구 보유 및 세금, 부역 완전 면제였다. 그 스페인이 이렇게까지 유화적으로 굴었다는 사실에 놀랄 지경.

스페인은 멕시코 독립전쟁에 의해 물러날 때까지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참견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물론 그래도 식인풍습(틀락스칼라도 식인풍습을 가지고 있었다)만큼은 교정시켰고, 꼴통 가톨릭답게 가톨릭 전도도 지속적으로 했지만. 그래도 16세기의 중앙 아메리카의 문화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사실상 유일한 집단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아마 멕시코인 중에 전통 인디언식 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십중팔구 틀락스칼라 조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러니하게도 라이벌이자 숙적인 아즈텍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틀락스칼라를 연구하는 몹시 미묘한(…) 일도 일어난다. 특히 틀락스칼라와 아즈텍은 같은 언어를 썼기 때문에. 적과 적은 닮는다. 애초에 한 민족이었으니까

다만 동맹이라고 해서 없던 면역력이 생기는 건 아니기 때문에(백혈구 같은 걸 끼얹을 수도 없고) 스페인들이 들고 온 전염병에 의한 피해를 제일 많이 봤다. 한때는 틀락스칼라의 틀락스칼텍인들이 500명까지 줄어들었던 적이 있다(...)고 하니. 물론 상술했다시피 이민 등으로 인구가 많이 빠져나갔던 것도 컸고 혼혈이 잘 이루워지다보니 그만큼 수가 줄어들수밖에 없었던 것도 있지만.

그러나 이런 전성기는 스페인이 멕시코에서 쫒겨나자마자 와장창. 멕시코 연방은 끝까지 친스페인파였던 틀락스칼라에게 연방에 참여하도록 압박을 가한다. 틀락스칼라는 끝까지 저항했지만 사방이 멕시코 땅인 시점에서 200년 전처럼 꽃 전쟁을 계속할 수도 없었기에(…) 결국 자치권을 넘겨주고 멕시코 연방에 편입된다. 물론 멕시코 연방은 아스텍만큼 막장이 아니라서 편입되고 나서 별탈없었고 지금까지 틀락스칼라 주의 멕시코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4 평가

멕시코사에서의 이들의 모습은 스페인창녀 말린체와 그 아들들로 상징되지만 사실 쭉 읽다보면 알다시피 이들은 정말 스페인에게 붙을 수밖에 없었다. 이웃나라의 고기가 되는 것보다야 차라리 이방인 침략자의 앞잡이가 되는 편이 훨씬 나으니까.

통합된 멕시코의 민족주의, 혹은 국가주의적 사고관에서는 이들은 멕시코의 문화를 말살하고 자원을 약탈한 열강을 끌여들인 배신자이지만, 정작 틀락스칼라 입장에서는 멕시코(로 대변되는 아즈텍. 멕시코라는 국명 자체가 아즈텍을 건설한 나후아틀 부족의 분파인 멕시카 부족으로부터 따왔다) 자체가 그 열강이었고 때문에 배신자라는 꼬리표조차 부당한게, 틀락스칼라는 아즈텍이 아니다. 물론 문화, 인종, 종교 등등은 거의 동일하였으나 문화적 동질성이 민족적 동질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국은 문화적으로 동일한 북한에 반기를 들어 동양을 미제국주의에 팔아넘기려한 배신자다라는 주장이 개소리인 것과 같다.

하지만 이런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아즈텍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멕시코에게 틀락스칼라는 그냥 종북주의자 취급(…). 한국사에서의 신라와는 비교도 안 된다. 물론 이들 때문에 틀락스칼라 자신들(천연두로 인한 사망과 멕시코 편입 이후 한정), 아즈텍을 포함한 멕시코 더 나아가 중남미의 원주민 전체가 기나긴 고통을 받게 됐으니 미워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그 근본원인을 따지자면 결국 틀락스칼라를 코르테스와의 동맹으로 몰고간 아즈텍의 책임이 훨씬 더 큼에도 말이다.

이를테면 베라크루즈에는 코르테스와 동맹을 맺으며 악수하는 늙은 치코텐카틀의 동상이 있는데 그 동상의 이름이 「아즈텍을 팔아넘기는 틀락스칼라인들」이다. 후세의 멕시코 국민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건설한 것이다.

다만 안 까이는 틀락스칼라인이 있긴 하다. 바로 코르테스에게 반항하고 교수형당한 젊은 치코텐카틀[5]로, 끝까지 동맹을 반대한데다가, 스페인인들과의 첫 교전에서 콩키스타도르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포위시키기까지 한 업적을 세웠다. 포위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됐지만.[6]

결과적으로는 스페인의 아메리카 정복사에서 유일하게, 소수의 원주민으로 그 코르테스에게 패배를 안겨준 젊은 치코텐카틀은 그 극적인 업적과 실패, 사망과 더불어, 배신자의 민족에서 나온 최고의 영웅이라는 드라마틱함 때문에 멕시코의 민족영웅 취급을 받고 있다.

물론 젊은 치코텐카틀이 영웅취급받는거랑 틀락스칼라가 스페인에 붙은 건 전혀 별개의 일이라 틀락스칼라는 멕시코 끝날 때까지 까일 운명이다. 역사가들이 이런저런 지적을 하고는 있으나 국민감정이란 게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니다. 여러모로 안습.

5 기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 정복자의 몬테수마 캠페인에서도 플레이 문명인 아즈텍의 주적으로 등장한다. 첫 시나리오를 제외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등장하기에 오히려 스페인보다도 더 질기고 짜증나는 존재(...).

대항해시대 3에서 이벤트로 재현이 가능하다. 보통은 아즈텍의 수도인 테노치티틀란으로 바로 가는데 아즈텍 제국을 발견하면 황제 몬테수마 2세가 플레이어를 보고 놀라면서 '당신은 신인가?'라고 질문한다. 여기서 신이라고 대답하면 플레이어에게 제위를 선양하겠다면서 태양석과 금화 1만닢, 그리고 플레이어 측 국가로 테노치티틀란 남쪽에 있는 도시 트라파를 넘겨준다. 하지만 선양은 구라 신이 아니라고 하면 금화 2만닢을 주지만 태양석도 도시도 얻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틀락스칼라에 먼저 들르면 실제 역사대로 아즈텍의 압제를 받던 도시국가들과 연합해 아즈텍을 완전히 멸망시키는 정복 플레이로 이어진다. 이 경우 대도시였던 테노치티틀란은 완전히 박살나 중소도시 멕시코로 변해 버린다.

  1. 약 50명에서 200명 가량의 공동대표가 의회를 구성했다.
  2. 오죽 했으면 틀락스칼라인으로 만든 요리 이름까지 전해지고 있다. 틀라카틀롤리(tlacatlolli) 불리는 이 요리는 인육을 옥수수와 함께 넣어 살을 익힌 다음 국물이랑 같이 먹는 방식이라고 한다. 해당 내용은 신 스페인 풍물 일반사에 기록된 내용이다. 넙적다리는 보통 몬테수마와 같은 고위층들이 먹었다고 할 정도로 인육을 어떻게 배분하는지 상세히 적혀있다.
  3. 사실 그의 아버지인 늙은 치코텐카틀이 부족장이고 그는 전쟁지도자였지만 사실상 실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4. 심지어 가장 먼저 코르테스 일당과 동맹을 맺고 병력을 제공한 베라크루스 일대의 토토낙인들도 이정도 대우는 못 받았다!
  5. 이건 원주민식 이름이고, 영어권에서는 치코텐카틀 2세라고도 부른다.
  6. 콩키스타도르들을 포위한 상황에서, 동맹에 찬성한 오토미와 피노메 부족들이 군대를 빼버렸다. 하지만 남은 나후아틀 부족만으로도 콩키스타도르의 10배 가까운 숫자였기에 치코텐카틀 2세는 승리를 자신하고 공격했지만, 빈틈을 포착한 코르테스에 의해 실패, 그대로 휴전을 맺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