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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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공화국, 흑역사/목록/정치와 행정

三選改憲

1 개요

민주공화당이 박정희 대통령의 3선을 가능하게 하려고 1969년에 추진했던 제6차 개헌이다.

주요 개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대통령의 3기 연임 허용
2. 야당 의원의 집단사퇴로 인해 국회의원수가 법정최소인원 이하로 될 사태를 미리 막기 위한 소인원규정 삭제
3.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발의선을 의원 30인 이상에서 50인 이상으로 상향조정
4. 국회의원의 각료 기타 직위 겸직 허용 등이다.

2 진행 과정

제3공화국은 4년 중임제 대통령제로, 제6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정희가 상당한 표차로 무난히 당선되기는 했지만 표차가 얼마나 나건 마지막 임기라는 것은 변함 없었다. 이에 1968년경 윤치영 민주공화당 의장, 길재호 민주공화당 국회의원 등이 3선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69년 3선 개헌 추진은 본격화되어, 개헌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정부여당은 갖은 방법을 동원하였다.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은 3선 개헌안을 반대하는 민주공화당 국회의원들을 협박하였다. 그리고 김성곤, 길재호, 김진만, 백남억 등 공화당 반 김종필계 "4인방"도 3선 개헌안을 반대하는 민주공화당 국회의원들을 설득하였다. 그럼에도 정구영 전 총재를 비롯해 김용태, 예춘호, 양순직, 박종태, 김달수, 이만섭 등은 반대가 심하였다. 김종필도 처음에는 3선 개헌에 반대했으나 박정희의 거듭된 설득에 3선 개헌 찬성으로 돌아섰다. 김용태는 국민복지회 사건과도 엮여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당하였다.

심지어는 조흥만, 연주흠, 성낙현 등 신민당 국회의원 3명을 변절시켜 모두 122명의 개헌지지서명을 받아냈다.

그러던 중 이만섭 의원은 생각을 바꾸었다. 1969년 신라호텔 영빈관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협조하겠는데, 조건이 있습니다. 김형욱은 좀 어떻게 하죠? 그 인간 여론도 안 좋고 그런 작자가 각하 옆에 있다는 게 수치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3선 개헌에 찬성하되 박정희 대통령에게 이후락 대통령비서실장,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의 해임이라는 선행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김형욱의 공포 정치에 시달리던 대부분의 민주공화당 국회의원들은 찬성하였다. 이에 박정희는 선행 조건은 무슨 선행 조건인고 하면서 무시했지만. 그런데 김형욱이 이만섭을 죽이려 한 것이 김성곤과 박정희의 귀에 들어갔다. 이에 박정희는 김형욱에게 "이만섭을 죽이면 내가 너를 가만히 안 두겠다"고 해서 이만섭은 목숨을 건졌고 김형욱을 숙청하기로 마음먹었다.

또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은 요원들을 시켜 3선 개헌에 극렬 반대한 사람 중 한 명인 김영삼 신민당 국회의원에게 초산을 뿌려 살해하려고 하였다. 김영삼 질산 테러 사건 참조.

그리고 부정선거를 치른 이 정권이 정권연장을 하기 위해 여러 형태의 테러까지 감행하고 있다고 하니, 당연히 야당을 중심으로 삼선개헌 반대운동이 시작되었다. 그러자 정권은 이에 대한 조치로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휴교조치를 취했다.

심지어, 3선 개헌을 막기 위해서 신민당 박한상 의원이 필리버스터(무려 10시간 5분)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필리버스터가 되지는 못했다.

그렇게 8월, 공화당 의원 119명과 신민당 의원 3명이 서명한 삼선개헌안이 발의되었고, 신민당의 반대는 격렬해졌으며 임시국회는 파국을 맞았고, 휴교조치됐던 학교들은 개학하면서 다시 학생들의 데모가 시작되었다.

신민당은 9월 7일 유진오 총재 자택에서 긴급 전당대회를 갖고 44명의 국회의원을 제명하고서 당을 해산시켜버렸다. 왜 그랬냐하면 당시 법적으로 정당 소속자만 국회의원이 될 수 있어, 탈당하거나 당이 해산되면 국회의원직을 상실해버렸기 때문이였다. 그래서 당을 배신하고 개헌안에 찬성한 성낙현, 연주흠, 조흥만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신민당은 일단 신민회란 이름의 국회 교섭단체로 등록했다가, 9월 20일자로 다시 신민당을 복원시켰다.

9월 8일, 헌법개정안은 국회에 상정됐고 13일, 표결을 선포했다. 하지만 6.8 부정선거로 국회는 이미 공화당이 의석의 2/3을 넘었고, 정족수를 줄이기 위해서 당 해산까지 했던 야당에서 표결을 할리가 없었다. 결국 야당은 단상을 점거하고 12시까지 계속 버티기 전략을 펴서 거의 성공에 가까워졌다. 그렇게 자정이 넘어서 산회가 됐는데... 새벽 2시 반, 돌아가나 싶었던 공화당 의원들은 국회 제3별관으로 가더니 거기서 자기들끼리 투표를 해버렸다.

결국, 개헌지지 서명파 의원들은 개헌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신민회 의원들을 피해서, 일요일인 9월 14일 새벽 2시 국회 제3별관에 몰래 모여 이효상 국회의장의 사회로 찬성 122, 반대 0표로 2분 만에 개헌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이 때 유명한 장면으로, 국회의장이 의사봉이 없자 주전자 뚜껑으로 책상을 3번 두드렸다.

비밀투표는 무효라는 야당의 주장과 학생들의 치열한 개헌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개헌안은 10월 17일 국민투표에 부쳐졌고, 나폴레옹 이래 독재자들이 실시한 모든 국민투표가 그렇듯이 총유권자의 77.1% 참여에 65.1% 찬성을 얻어 가결되었다. 물론 수많은 무더기 표와 함께(...)
또한,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갈망 역시 찬성표를 얻는데 도움을 주는데 1972년의 7.4 남북 공동 성명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었고 국민 투표 당시에도 남북의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남북 통일에 대한 희망을 국민들에게 보여줬다.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까지 박정희 대통령의 주 정책은 반공이었고 가족들과 생이별을 한 이산가족이나 고향에 가고 싶은 국민들은 속만 썩이고 있던 와중에 남한과 북한이 통일을 얘기하니 희망이 비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물론 남북 모두 진지하게 통일을 생각한건 아니고 둘다 자신들의 독재에 이용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한편 자신이 숙청당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김형욱은 3선 개헌 통과 3일 뒤에 박정희가 불러서 청와대로 갔다. 박정희는 김형욱에게 "그동안 수고 많았네, 고생했어. 이제 쉬어"라고 대뜸 말했고, 김형욱은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고 자신의 공로를 박정희가 인정하여 내가 당으로 가서 이제 2인자가 되는 것으로 오해했다. 김칫국을 잔뜩마신 김형욱은 "그럼 정리할 시간을 좀.."이라고 말해지만, 박정희는 "아냐, 임자! 오늘부터 쉬어! 고생 많았어"라며 김형욱을 해임시켰다. 이에 당황한 김형욱이 남산으로 돌아갔더만 자신의 집무실이 치워져 있었다. 이에 박정희의 충견으로 물불 안 가리고 열심히 다른 사람들을 고문하고 테러했던 일했던 김형욱은 이때부터 박정희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고 한다.

이후 김형욱은 7대 국회의원이 되지만 10월 유신으로 국회가 해산돼버리자 의원 자리가 날아갔다. 이후 박정희는 김형욱에게 유신정우회 지명은 커녕 공천도 주지 않는 푸대접을 했고. 자신의 뒤를 이은 이후락이 계속해서 김형욱을 압박해오자 이후 김형욱은 신변에 위협까지 느끼게 된다. 김형욱은 이를 갈면서 도미했고, 코리아게이트 때 미 의회에서 박정희 정권과 관련하여 국회에서 증언하며 중앙정보부에서 한 공작들을 회고록에 쓰다가 결국 실종되었다. 훗날 국정원 발표로는, 당시 중앙정보부가 파리에서 암살했다고 한다.

한편 개헌은 막지도 못하고 테러 당하고, 해산 당해서 상처만 입은 신민당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진오 총재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유진산이 총재가 되어 박정희는 자신이 무난하게 대통령이 될 줄 알았지만 다른 대권후보가 박정희를 상대하면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고 박정희는 부정선거로 간신히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3 영향

이 3선 개헌으로 박정희는 1971년 4월 제7대 대통령 선거에 민주공화당 후보로 다시 출마하여 당선되었으나, 4선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을 알았는지 1972년 10월 10월 유신을 통해 본격적인 극단적 독재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결국 종신 집권에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