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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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목은 사이버 아이돌, 가상 아이돌으로도 접근 가능하다.

1 개요

좁은 의미로는 대중문화에서 솔로로 활동하는 가수 캐릭터를 가리킨다. 넓은 의미로는 노래하는 가상 인격의 총칭으로, 아이돌 가수 컨셉으로 미디어믹스한 서브컬처 캐릭터를 포함한다. 이 항목에서는 넓은 의미까지 확장해 기술한다.

외모는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며, 목소리는 가수나 성우가 입히거나 프로그램으로 합성한다. 사람의 목소리를 쓰더라도 독립된 이름과 외모, 배경 설정을 가진 별개의 존재로 여겨진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타입의 캐릭터들이 전원 아이돌 가수라는 컨셉으로 나왔기 때문에 사이버 아이돌이라고 부른다.

픽션에서의 발상 자체는 메가존 23에 나오는 토키마츠리 이브가 최초. 하지만 저 쪽은 작품 속의 특별한 설정에 기반하고 있는데다 작품을 뛰어넘어 현실 공간에서 아이돌 활동을 하지 않았으므로 좁은 의미로는 이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

2 대중문화의 사이버 가수

현실에서 사이버 가수 개념을 실현한 것은 1996년 일본의 연예기획사 호리프로에서 기획한 다테 쿄코를 시초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한국에서도 다테 쿄코의 뒤를 이어 사이버 가수 아담, 류시아, 사이다 등의 사이버 가수가 발표되어 활동하였으며, 이 중 일부는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하였다.

1990년대의 사이버 가수들은 사장했다. 다음과 같은 원인이 있다.

  • 사이버 가수의 운용은 당시 인력이 많이 드는 첨단 기술이었기 때문에 실용성이 떨어졌다.
  • 실제 사람과 충분히 닮은 외모를 구현하지 않았고 충분히 데포르메된 외모를 구현하지도 않았기에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나타났다.
  • 예능 출연, 콘서트 등의 음반 외 활동으로 소통할 수 없었다.

정리하자면 가수로서는 가성비가 매우 나빴다. 아이돌로서는 가장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인 인간적인 매력을 파는 것[1]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사장되었던 것이다.

선거 유세 방송이나 CF 등의 출연은 90년대 당시 돈이 매우 많이 깨지는 활동이었을 뿐 아니라 인간미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2005년 이후 등장한 아이돌 마스터, 러브라이브 등의 사이버 아이돌은 시나리오 라이터의 역량에 따라 인간적 매력[2]을 어필하지만, 이 당시의 사이버 아이돌은 그런 어필 기회가 훨씬 적었다.

그리고 21세기에는 한일 아이돌이 팬사인회악수회 등으로 팬들과 직접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게 보편화되었는데, 사이버 아이돌은 이런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팬사인회나 악수회 참가권을 음반에 넣어서 음반을 판촉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3 서브컬처의 사이버 가수

서브컬처에서 아이돌물이라는 장르가 형성되었으며, 좁은 의미의 사이버 가수와는 장르적으로 구분된다.

애니메이션 등의 서브컬쳐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아이돌 열풍으로 1980년대에는 마법소녀물과 결합된 형태의 아이돌물이 몇 작품 나왔다. 상품으로서의 사이버 가수와는 별개로, 최초로 히로인이 아이돌 가수로서 등장하는 애니로는 1983년작인 마법의 천사 크리미 마미가 있다.

아이돌을 주요 소재로 한 최초의 게임으로는 93년작 탄생이 있다. 아이돌을 소재로 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당시 애니메이션화되고, 드라마CD가 발매되는 등 등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이 게임의 등장 아이돌들은 게임 내 수록곡이 있었지만 게임 밖에서 아이돌 명의로 활동하지는 않았다.



서브컬처의 캐릭터가 아이돌화 된 특기할 사례라면 역시 1994년 최초 발매되어서 엄청난 바리에이션을 뿜어낸 도키메키 메모리얼후지사키 시오리 아이돌화 계획이 있는데, 이는 1997년 플레이스테이션세가새턴으로 동시발매된 '도키메키 메모리얼 selection 후지사키 시오리' 팬디스크를 핃두[3]로 싱글 5장, 정식 앨범 3장, 베스트 앨범 1장으로 총 9가지. 최초 앨범인 My Sweet Valentine의 경우는 오리콘차트에서 9위를 기록할 정도로 제법 잘 나갔다. 다테 쿄코 문서에서도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당시에는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으며, 앨범 발매 자체는 다테 쿄코보다 늦지만, 아이돌 개념 자체는 이 쪽이 오히려 더 빨랐을 정도였다. 아이돌마스터의 조상님 격이긴 한데, 이건 후지사키 시오리라는 당대로서는 괴랄할 정도로 인기를 끌은 캐릭터의 인기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후속작이 나오지 않아서 여기서 종료.

3D 그래픽으로 본격적인 사이버 아이돌 개념을 게임으로서 구현한 건 2005년부터 아케이드판으로 시작된 아이돌 마스터인데, 이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면서부터 사이버 아이돌 장르가 재조명받게 된다. 이후 러브라이브! 프로젝트가 발표되고 팬덤의 크기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자, 이후에는 아예 '사이버 아이돌' 또는 '가상 아이돌'이라는 용어가 준공인 수준으로 자리잡게 된다.

가상 아이돌은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드라마CD 등의 미디어믹스화를 통해 사이버 가수에게 부족하다고 여겨지던 '인간적인 매력'을 확보했다. 살아 있는 사람을 원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대신 실제 아이돌이 할 수 없는 각종 가상 작품 출연을 하고 그로써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어필한 것. 오프라인 활동이 어렵다는 한계는 성우들을 제2의 멤버로 활용함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했다. 즉 성우들이 캐릭터의 담당자로서 콘서트, 팬미팅, 라디오 진행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 방침이 성공해 가상 아이돌들은 현재 서브컬처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의 가상 아이돌은 별도의 서사 없이 독립적인 캐릭터로 활동했던 90년대 사이버 가수들보다는 탄생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가상 아이돌은 서브컬처 안에서만 인기가 있어 대중성이 부족하고, 그것도 오타쿠 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생각하면 공중파 방송 출연이 불가능한 정도이므로 대중적이었던 1990년대 사이버 가수들의 후계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가상 아이돌'이라는 이름 아래 실시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실질적으로 아이돌 성우 기획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음반 발매와 콘서트 등의 성우 중심 컨텐츠만으로 가상 아이돌계를 파악해서 생긴 오해이다. 실제로는 각 가상 아이돌의 항목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성우 기획으로 볼 수 없는 활동이 대부분이다. 또 성우 중심 컨텐츠더라도 캐릭터 명의로 진행한다면 성우로서 진행할 때와 확실한 차이가 생긴다. 신데마스 라디오 등 참고.

영국의 가상 밴드 고릴라즈의 경우 MTV 연말 행사에서 마돈나와 합동공연을 하는 등 미디어발전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공연을 하며 유럽 쪽에서 높은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이는 가상 아이돌과 달리 인기 밴드뮤지션이 시작부터 기획하고 진입장벽이 낮은 그림체와 스토리를 사용해 대중적인 호응을 사기에 유리했던 영향이 크다. 서브컬처 요소를 버리면 사이버 가수도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산 증거로 고릴라즈를 대기도 한다.

3.1 캐릭터 기반 아이돌

인기 캐릭터를 아이돌화하는 기획. 코나미에서 트윈비의 등장 캐릭터인 윈비를 '윈비 국민 아이돌화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밀었던 적이 있고, 후지사키 시오리의 경우 아이돌 프로젝트 미디어믹스를 발동했으나 역시나 단발성 기획으로 끝났다. 그나마 하츠네 미쿠 아이돌화 계획 역시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긴 하지만[4] 여전히 제한된 수요층이라는 태생적 한계점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4 사이버 가수 혹은 가상 아이돌 일람

  1. 아이돌과 일반 가수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가수는 노래가 전업인 사람이고, 아이돌은 노래도 부르고 다른 연예 활동도 하는 예능인(엔터테이너)이다.
  2. 흔히 여성 아이돌에게 중요시되는 '유사 연애'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개념. 이는 서브컬처의 표현력이 광범위해지고 오타쿠 계층이 넓어지는 데서 온 일종의 시너지 효과이다.
  3. 첫 음원 공개는 1996년 12월이었다.
  4. 매년 콘서트를 개최하고, 행사나 광고 등을 통해 다른 사이버 아이돌들과 비슷한 콜라보레이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5. 목소리 참여자의 신상명세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며, 사이버 가수로서의 음반활동과 연예활동만을 메인으로 한다.
  6. 드림 클럽이 아니라 D3퍼블리셔 전체를 따지고 봤을 때 이야기. 본인 명의의 앨범 CD가 2장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