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아 성역 회전

1 개요

The Battle of Doria Starzone
ドーリア星域会戦

은하영웅전설의 전투. 우주력 797년 5월 18일 ~ 5월 19일 사이에 자유행성동맹의 도리아 성역에서 벌어진 전투이다.

자유행성동맹군 헌정 지지파인 양 웬리 대장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구국군사회의를 지지하는 루글랑주 중장의 자유행성동맹군 우주함대 제11함대가 맞붙은 전투이다. 이 전투에서 제11함대가 패배하면서 구국군사회의는 우주전 전력을 상실하게 된다.

2 배경

양 웬리가 구국군사회의 참여를 거부하자 드와이트 그린힐 대장은 루글랑주 중장에게 명령하여 이제르론의 양 함대를 격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작중에서 양 웬리가 행성 하이네센으로 출격한 것은 4월 20일로 기재되어 있는데 거의 비슷한 시점에 제11함대도 양 웬리가 있는 이제르론을 향해 출격한 것으로 보인다.

양 웬리는 당초 하이네센으로 직행할 계획을 세웠다가 행성 샨플이 보급선 차단, 통신방해 등의 공작을 펼치면서 토벌작전에 방해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기존 작전을 변경, 행성 샨플을 공격했다. 이에 따라 4월 26일, 샨플 성역에서 사흘 동안 교전을 펼쳐 반란군을 소탕했다. 그리고 행성 샨플을 탈환한 시점에서 바그다슈 중령이 루글랑주로부터 양 웬리의 암살을 지시받고 위장 귀순을 해왔다. 당시 양 함대는 수도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으므로 바그다슈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여러 가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는데 이때 바그다슈로부터 11함대가 접근하고 있다는 정보도 얻게 된다. 한편 양은 바그다슈의 귀순 의도를 파악하고 바그다슈가 프레데리카 그린힐의 행방을 물을 때 그녀를 이제르론 요새에 두고 왔다고 거짓답변했다. 발터 폰 쇤코프도 바그다슈에 대해 어느 정도 의심을 하고 있었고, 양의 태도와 의무실에 누워 있던 프레데리카와의 대화 끝에 바그다슈가 엉뚱한 수작을 부릴 것이란 확신을 가졌다. 그래서 소설판에서는 수면제를 양껏 타서, OVA판에서는 탱크 베드의 시간을 멋대로 조작하는 것으로 바그다슈의 행동을 무력화시켜버렸다.

3 정보 수집과 작전 수립

행성 샨플 공방전의 사후수습을 마친 양 웬리는 함대를 도리아 성역까지 진주시킨 후 제11함대 탐색에 전념했다. 마침내 5월 10일, 인접 성역인 엘곤 성역에서 초계활동 중이던 구축함이 제11함대 선두집단을 발견하고는 접촉 보고를 올렸다. 그 직후 구축함이 공격을 받아 격침당하면서 구국군사회의의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 양 웬리 함대 최초의 손실을 기록했다. 소설판에서는 이 구축함을 그냥 양 웬리 함대 소속 구축함 정도로 서술하는데, 코믹스판에서는 외전 3권 <율리안의 이제르론 일기>에서 인연이 닿은 칼데어 69호로 처리했다.

한편 제11함대를 발견한 양 웬리는 바로 행동을 개시하지 않았다. 제11함대와 곧바로 정면대결을 펼치는 것도 가능했지만 빠른 진압을 위해서는 가능한 단시간 내에 제11함대를 격파해야 했으므로 정찰정들을 대거 투입하여 적의 동향 파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5월 18일에 올라온 스무 번째 보고서에 마침내 양이 기다리던 소식이 적혀 있었다. 덕분에 양은 율리안 민츠와 손을 맞잡고 어린애처럼 기뻐하며 날뛰었다(…). 프레데리카와 쇤코프는 그 광경을 보며 사령관 각하, 체통 좀... 헛기침을 해서 주의를 끌었고, 30분 만에 양은 작전안을 수립하여 공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11함대는 병력을 반으로 나눠 1개 분함대가 항성 도리아의 성식을 틈타 양 웬리 함대의 좌측면을 노리고, 나머지 부대가 우측면을 노리는 협격전술을 구사하려 하고 있었다. 이에 양 함대는 적보다 6시간 빨리 행동을 개시하여 각개격파 전술을 구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응웬 반 티우가 선봉을 맡아 양 웬리가 지휘할 중앙전투함대와 함께 우측면에 공격을 가하고, 에드윈 피셔가 후위부대를 맡아 좌측면 공격에 대처하도록 했다.

더스티 아텐보로는 별도의 부대를 이끌고 외곽에서 도리아 성역에 있는 제11함대를 지원하려는 적군의 의도 격파와 보급선 교란 같은 방해공작, 적의 탈출 병력 저지 임무를 부여받았다.

작전 지시를 마친 양 웬리는 지난번 하이네센에 방문했을 때 우주함대 사령장관 알렉산드르 뷰코크 대장으로부터 "반란이 일어나면 이를 물리쳐 법질서를 회복하라"는 명령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혀 이는 정당한 교전임을 선포했다. 작전 지시를 마친 양 웬리는 과거 제국령 침공작전에서 라자르 로보스 원수가 오침 중이어서 뷰코크 제독이 면회를 하지 못한 일화를 율리안 민츠에게 이야기해주면서 의견을 물었고 율리안은 원수의 행동이 무책임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양은 그 무책임한 행동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낮잠을 잤다(…).

4 전투경과

바그다슈의 상황을 알 리 없는 루글랑주는 바그다슈에게서 소식이 없다는 사실을 체크한 후에 "구국군사회의 만세"라는 내용의 연설을 한 후 전투준비를 지시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 양 웬리도 짤막한 연설을 한 후에 작전개시를 지시했다. 다만 양 웬리가 한 이 연설에는 "국가의 흥망성쇠 따위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비할 바 못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어서 나중에 사문회에서 욥 트뤼니히트의 똘마니들이 트집을 잡는 소재로 활용하게 된다.

루글랑주가 이끄는 제11함대 본대 7천 척과 접촉한 양 웬리는 선제포격을 가해 기선을 제압한 후, 응웬 반 티우 제독이 이끄는 3천 척의 선봉부대에게 돌격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응웬은 제11함대 정면에 무차별 사격을 가하면서 돌격을 시작했다. 제11함대 지휘부는 이 상황에 당황했으나 곧바로 응웬의 선봉부대를 4면에서 포위한 다음 격멸하려 했다. 이 때문에 응웬의 기함 마우리아 주변에서는 여기저기서 폭발광이 보이는 아수라장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하지만 응웬은 위축되기는커녕 되려 기쁜 듯이 광소를 터트리며 "사방이 적이군. 조준할 필요도 없다! 마구 쏘아붙여라!"란 명령을 내렸다.

루글랑주의 지휘하에 본대가 완강히 저항하는 바람에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고, 응웬의 선봉부대도 제법 피해를 입었지만 양의 지시대로 중앙돌파를 성공시켰다. 이후 양 웬리의 본대는 반토막난 후방 부대에 대한 공세에 전념했다. 루글랑주는 이 시점에서 양 웬리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으나 이미 교전 중인 전력비가 4:1인 상황이었으니 부하들을 독려하는 것 이외에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었다. 양 웬리도 별다른 지시를 할 필요 없이 분단된 제11함대의 각개격파에 전념했다. 그렇게 후방의 분단된 적 부대를 정리한 양 함대는 루글랑주가 직접 지휘하는 전방부대를 포위하고 공격을 시작했다.

이미 전세가 기운 상황이라 양은 루글랑주에게 3차례에 걸쳐 항복권고를 했으나 번번히 거절당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격섬멸전을 개시했다. 결국 8시간의 저항 끝에 루글랑주는 기함을 제외한 모든 전력을 상실했고 루글랑주가 결국 패배를 자인하고 자살함으로써 루글랑주 지휘부대와의 교전이 끝난다. 양은 이 무의미한 저항을 상대하느라 진이 빠진 탓에 잠시 멍을 때렸으나 프레데리카가 제11함대 잔존병력의 존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덕분에 바로 다음 전장으로의 이동을 지시했다.

한편 제11함대의 별동부대는 양 웬리의 본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기습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 달리 양 웬리는 중앙전투부대의 선두에 서 있었던 까닭에 결국 허탕만 쳤다. 소설판에서는 별동부대에 확고한 지휘관급 인물이 없어 이후 대책을 놓고 갑론을박했다는 서술이 나온다. 반면 OVA판에서는 오리지널 캐릭터로 스톡스 소장이 추가되어 이 별동부대를 지휘하고 있었다. 어쨌든 별동부대는 어딘가 있을지 모르는 양 웬리 함대에게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OVA판에서는 이들을 저지하는 임무를 아텐보로가 수행했으며, 소설판에서는 양 웬리의 지시에 따라 견제 중이던 피셔가 담당했다. 피셔의 경우에는 일단 병력도 열세였고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었기에 무리하게 교전을 펼치지 않았다. 적과 거리가 벌어지면 포격을 가해 도발하고 위험해지면 적당히 튀는 방식으로 별동대의 신경을 긁으면서 유인했다. 그리고 양 웬리의 본대가 도착하자 같이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이 잔존병력도 항복을 거부했기 때문에 양은 손실을 줄이고자 접근전을 엄금하고 철저한 포격섬멸전을 펼쳐 잔존세력을 소탕했다.

5 파급효과

소설이나 애니 모두 제11함대 7천 척 가운데 10%도 남지 않았다고 나온다. 코믹스에서는 겨우 8척만 남은 것을 보고 루글랑주가 전투중지 명령을 내리고 자살했다. 어떻게 묘사가 됐건 제11함대 전력은 교전 한 방에 완전히 소멸된 셈이다.

제11함대가 패배한 직후 바그다슈는 양 웬리에게 귀순을 신청했다. 이후 그는 양 웬리 함대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됐으며 나중에 구국군사회의의 쿠데타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의 사주로 일어났다는 증언을 맡게 됐다.

제11함대의 패배로 구국군사회의는 우주전 전력을 상실했고 바라트 성계 이외의 지역에 대한 작전능력을 상실했다. 이는 곧 바라트 성계 이외의 동맹령에 대한 통제력 상실로 이어졌으며, 양 웬리가 하이네센 근방까지 함대를 전진배치시키는 초강수를 꺼내들자 그 파급효과는 가히 어마어마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느 편에 가담할지 고민하고 있었던 지방의 자치정부나 지방의 동맹군 병력, 변경 분함대, 경비함대가 일제히 헌정 지지파로 돌아서서 양 웬리에게 합류했다. 심지어 구국군사회의와 커넥션을 만들어서 은근히 지지하던 세력들도 바로 입 싹 닦고 양 웬리에게 붙어버릴 정도였다. 무라이는 이런 기회주의적 행동을 비난했으나 양이 "나라도 권한이 약했으면 상황을 봐서 깃발을 바꿨을 것"이라고 실드를 쳐줬다. 게다가 민중들이나 이미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들, 퇴역군인들까지 헌장에 명시된 국민의 저항권 운운하며 의용군으로 합류하려 들어 양 웬리와 그 지휘부를 골치 아프게 만들었다. 양 웬리는 처음엔 이들의 주장을 무시하려 했으나 결국 강압에 밀려 수락했다.

이 전투 하나로 구국군사회의의 쿠데타가 실패하고 동맹 헌정 질서가 복구되었지만, 제11함대의 전멸로 인해 가뜩이나 부족한 동맹군 우주함대 전력도 덩달아 몰락하였다. 거기에다가 동맹의 수도 하이네센을 무력으로 공격한 최초의 장군이 제국군 장군이 아닌 동맹군의 양 웬리 대장으로 기록되는 아이러니한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6 기타

OVA판에서 이 전투가 나올때 교향곡 제7번(베토벤) 4악장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