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집 아기

1 개요

국내 동요. 1950년에 만들어졌다.

작곡 이흥렬
작사 한인현
편곡 안형수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br>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br>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br>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br>
</br>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br>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여
</br>다 못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br>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2 상세

모두들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서 한 번씩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반짝반짝 작은 별, 모차르트의 자장가와 함께 어머니들이 아이를 재울 때 가장 많이 불러주는 노래다.

이 노래의 유래는 작사가 한인현이 6.25 전쟁부산으로 피난을 내려왔다가 해변을 산책하던 중에 해변가의 집을 들어갔는데 집에는 아기만 곤히 자고 있었고 아이 어머니가 낯선 사람이 집에 온 걸 보고 놀라서 바구니를 던져두고 모래톱을 뛰어오는 광경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가사를 썼다고 한다. 2절 마지막 대목은 이 상황을 보여주는 가사라고 볼 수 있다.

느리고 서정적인 가락[1]이 구슬픈 느낌을 주므로, 감성이 풍부한 어린이들은 이 노래를 부르다 엄마 생각이 북받쳐 울 수도 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2] 일본식 운율인 7·5조가 사용되어 일본인들에게도 친숙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비슷한 7·5조 노래로 '학교'와 '고향의 봄'이 있다.

트라이건 한국 더빙판에서 원본의 극중 삽입곡인 Sound life-Rem 대신 이 노래로 치환되어 등장하기도 하였다.

개그 콘서트의 코너인 풀하우스에서 정승환이 명대사는 가족들한테 봉변을 당한 후 "제~발 그만들 좀 하세요!! 이놈의 집구석 지긋지긋하다구요."라는 명대사를 외칠 때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샤이니가 부른 적이 있다.

주현미해금 반주에 맞춰 부른 적이 있다.

네이버 웹툰 이런 영웅은 싫어에서 스텔이 노래를 거의 못하지만 이 노래 같은 잔잔한 곡은 부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노래 실력이 썩 좋지는 않다는 듯.

네이버 웹툰 덴마에서는 엘 가의 회계사인 마빈이 축제가 열리는 행성 네카르에 가서 윤락녀들과 놀다가 시타를 데리고 와서 이 노래를 불러주다가 잠이 든다. 나중에 마빈이 아그니 자매회에 피신해 있을 때 밤을 새서 피곤해하며 침상에 엎드려 돈을 줄테니 어깨를 주물러달라고 부탁할 때 시타가 마빈의 어깨를 주무르며 이 노래를 불러준다.

3 도시전설의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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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왜 도시전설 카테고리에 올라와 있냐면, 이상하게 도시전설이나 괴담에 엮여서 소재거리가 되는 일이 많기 때문.

조용한 장소에서 이 노래를 낮고 느리게 부르면 매우 오싹한 느낌이 든다. 만일 친구와 함께 밤중에 단 둘이 화장실에 갔을 때 친구가 먼저 들어간다면 이 노래를 불러보자. 겁이 많은 친구라면 "야, 하지 마!"라면서 바로 타박을 줄 것이다.
뭐가? 라는 말까지 더하면 효과만점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귀신이 이 노래를 부른다거나, 귀신에 홀린 친구가 이 노래를 부른다는 괴담도 알게 모르게 널리 퍼진 상태.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에서도 이에 관한 투고글들이 몇 개 올라와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 때 '섬집 아기의 가사 해석'이라는 의미불명의 게시글이 나돌아다닌 적이 있다.

가사를 달리 해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기가 집을 본다는 가사는 어머니가 아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뜻이고,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든다는 부분은 아기가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뜻, 갈매기 울음소리는 아기의 죽음을 알리는 소리,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온다는 소절은 어머니가 뒤늦게 아기의 죽음을 알았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는 이야기이다. 버전에 따라서는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마지막 소절이 세상을 떠난 엄마가 죽은 아이를 데리러 왔다는 이야기라고 한다.

또 다른 바리에이션도 있다. 매우 암울하게 위의 가사를 읊은 뒤 "애기가 혼자 어떻게 팔베개를 베고 자...?"라고 말하는 것인데 사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아이가 혼자 팔베개를 하는 것이 가능한지 모르지만 서로 소름 돋으며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 아이가 벤 것은 귀신의 팔이라고 생각하며. 사실 혼자 집을 볼 수 있는 나이의 아이라면 팔을 혼자 베고 자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신경쓰지 말자.[3]

여담으로 엄마는 있는데 가사에 아빠를 언급하는 부분은 없어서 아빠는 배타고 고기잡으러 나갔다가 배가 뒤집혀 죽었다는 괴담도 있다.

어찌됐건 지나친 확대해석으로 본의 아니게 시궁창스러운 가사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3.1 도시전설로 오인받는 이유와 해석

그야말로 순 억지다. 이래서 애초에 동요를 지을 때 신경써서 지어야 한다 오해받기 딱 좋은 부류

노래 자체는 생계 때문에 아이를 돌보지 못해서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고단한 삶을 묘사한 것이니 쓸데없이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1950년대의 대한민국은 대부분 하루하루의 생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4]였으므로 부모님은 돈 벌러 나가고 아이가 홀로 집을 지키다 지쳐서 잠드는 장면은 드물지 않게 연상될 수 있는 장면이다.[5] 현대에도 맞벌이로 인해 할머니·외할머니에게 맡겨지거나 방치 상태에 있는 아이들이 많지 않은가. 즉, 섬집 아기의 가사는 당시에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의 묘사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을 고려하지 않고 괴담으로 각색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의식과잉.

이 평범한 동요가 괴담까지 나온 이유로는 아마 이 동요가 노래 가락이 적막하고 청승맞은 분위기기도 하고, 유명하기 때문에 더욱 뇌리에 남아서 그런 게 아닐까 추측된다. 사실 섬집아기 동요 자체가 상당히 음이 낮고 우울하기 때문에 밤중에 들으면 스산하게 느껴지기는 한다. 영화 올가미에서 죽은 아들의 시신을 침대에 누이고 이 노래를 불러주는 씬이 인상에 깊이 남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도 아마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으리라고 본다.

비슷한 도시전설로는, 동요인 꼬까신[6][7]이 한 정신병자가 읊조리던 말을 옮겨왔다는 썰이 있다. 또는 아기가 자살하러 가는 내용을 담은 노래라거나, 부모가 보지 못하는 새에 아기가 다른 사람에게 유괴되는 내용을 담았다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이 노래의 가사는 1970년에 타계한 최계락 시인이 지은 동시다. 동명의 동시집도 있다. 이런 예쁜 시에서 어떻게 그런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지 의문이지만 아마 '신발만 벗어놓고 놀러나갔다.'라는 여러가지를 상상하기 쉬운 내용 때문에 어린이들 사이에서 퍼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비슷한 취급을 받는 동요로 토랸세가 있다. 사실 토랸세는 가사부터가 대놓고 불길하다는걸 생각하면 카고메카고메가 더 비슷한 취급일지도 모른다.

애기들한테 이 노래를 들려주면 운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그걸 스펀지에서 실험한 적이 있다. 실제로 대다수의 아기가 울음을 터뜨렸고,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무의식적으로 아기들이 엄마가 어디 갔다는 가사를 느끼고, 우울한 음이 울음을 유발한 것이라 한다.

뭐 사실 가사 내용만 보면 아동을 방치하는 내용으로 들리니까 어쩔수가 없다.

마광수의 '엄마가 섬그늘에'라는 시도 있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여러 날 여러 날
집을 보다가
굶어
죽었다
(...)
  1. 이 때문에 단조 곡이라 오해할 수 있는데, 다장조 곡이다. '사계'와는 정반대.
  2. 일제강점기가 지났긴 하지만 아직은 일제때의 영향이 남아있다.
  3. 아기라는 점 때문에 불가능하다라고 하기 쉬운데 노래가 나온 시기를 생각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당시 어르신들은 작은 아이나 심지어 어느정도 자란 아이들 역시 '아기'라는 명칭으로 많이부르곤 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자란 아이에게도 부르던 호칭이다.
  4. 발전의 길이 그나마 있었는데 어느 평양돼지의 인간대도살 때문에 그것마저 날라갔으니...
  5. 게다가 이 노래가 나온 시기는 한국전쟁이 한참이던 시기였다. 만 18세~30세 미만의 남성들은 대부분 전쟁으로 끌려갔으며 또한 광복이 이뤄진 지 고작 5, 6년 정도 지났으며 일제시대 말기에 일제는 수많은 조선인들을 전쟁에 이용하였다는 걸 명심하라. 시대상 고아, 혹은 편부·편모 슬하의 아이들은 쉽게 연상되는 부분이다.
  6. 알록달록한 색상에 꽃이 그려진 신발.
  7. 가사 :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 / 가지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 / 아가는 살짝 신 벗어 놓고 /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갔나 / 가지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