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모리 카오루)

1 소개

일본만화. 작가는 모리 카오루.
19세기말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을 배경으로 메이드인 엠마와 상류층인 윌리엄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 만화잡지 '코믹빔' 에서 연재되었다. 단행본은 일본에서는 엔터브레인, 한국에서는 북박스에서 정발되었다. 번역가심미정(1-3권)과 ANTI(5-6권), 김완(7-10권)[1]. 시대적 배경은 1~9권은 빅토리아 시대, 10권은 에드워드 시대에 해당한다.

한편 2013년 8월 30일에 한국어판 단행본 1~2권이 작가의 전작 셜리와 함께 대원씨아이의 영 코믹스에서 새로이 출간되었다. 경영난이 심각한 상태인 북박스가 엠마의 후속작인 신부 이야기를 비롯한 작품들의 한국 판권을 따낸 대원씨아이에 공식적으로 판권을 넘긴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북박스에서 내던 기존의 일반 단행본 판형이 아닌, 신부 이야기와 모리 카오루 습유집처럼 이슈 코믹스 식의 큰 판형으로 나오면서 가격이 권당 7500원으로 뛰어버렸다. 장사하자 번역가는 김준균. 때문에 이전 판과 번역이 좀 다르다.공식 블로그의 7월 신간 정보[2] 이어 9월 27일과 10월 23일, 11월 15일, 12월 23일에도 각각 3~4권과 5~6권, 7~8권, 9~10권이 동시에 발매되어 5개월이라는 상당히 짧은 기간에 재발매가 완료되었다. 1~6권은 겉표지와 속표지 그림을 인쇄한 일러스트 카드 두 장이 초판 한정으로 동봉되어 있는데, 7~10권은 무슨 이유인지 빠져 있다.

2014년 10월 27일에는 후술할 엠마 빅토리안 가이드의 한국어판이 역시 대원씨아이를 통해 출간되었다. 이슈 코믹스 레이블로 출간된 모리 카오루의 여타 대원판 단행본들과 달리 영 코믹스 레이블로 나왔고, 책 크기는 일본판과 같다. 공식 블로그의 관련 정보

2 평가

작가가 굉장한 영국 매니아로 잘 알려진 만큼 배경이나 고증에 꽤 충실하다. 영국으로 수출도 되었다고 한다.[3] 문제는 영국에서는 일본 만화 보는 사람이 워낙 없기 때문에 미국판을 그대로 영국에서 발매했고 덕분에 19세기 영국인 주인공들이 현대 미국영어로 말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비현실적 메이드와는 동떨어진 내용으로 인식되어 있으나 작가의 코멘트에 장난스럽게 메이드 모에에 관한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거부반응의 발로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본편은 7권으로 완결되었고, 외전격으로 주변 인물들과 약간의 후일담을 더해 10권으로 최종 완결되었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부분마다 엇갈린다. 동인 시절부터 이미 정평이 나 있기로 유명한 부드럽고 섬세한 인물과 배경 묘사, 컷의 공간감을 이용한 캐릭터의 감정선 연출이 훌륭하여 데뷔작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고풍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만 전체적인 내용면에서는 19세기 영국 계층 갈등을 빌려왔으나 전형적인 캐릭터들과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보였으며, 본편의 메인 캐릭터의 연애구도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연애물로서 흡입력은 조금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반면 단편격인 후일담 부분과 별도의 에피소드의 연출과 흡입력은 매우 뛰어나서 본편은 버리고 단편만 보라는 사람들도 제법 된다. 아직 장편에는 익숙하지 못하다는 것의 증거. 여러모로 조금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으나 상투적인 모에 코드 나열식이었던 지난날의 메이드물에 찌든 수많은 오덕들을 감화하게 한 훌륭한 작품임은 말할 것이 없다. 작화가 워낙 진중하고 훌륭해서 그렇지 요즘 히트하고, 쏟아지는 각종 오덕모에물과 비교하면 스토리가 나쁜 편은 아니다. 또한 작가의 첫 데뷔작임에도 수려하고 집요한 작화로 큰 인기를 끌어 대작은 아니더라도 못해도 수작의 반열에 포함 된다. 이 작품의 메인 스토리가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이 작품의 최고 미덕은 메이드 복장과 빅토리아 시대 소품임을 기억하자.

일본에서는 큰 붐을 일으켜 '엠마 빅토리안 가이드' 라는 단행본이 추가로 엔터브레인에서 출간되었고,[4] 엠마에 나오는 메이드들을 테마로 한 정통 메이드 카페가 생기는 등 열리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3 기타

프로토 타입 형태로 셜리가 존재한다. 이쪽은 흑발 보브컷의 어린 소녀 메이드로, 모리 카오루가 동인 시절 그렸던 에피소드 5개로 구성된 동명의 단편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행본 한 권짜리로 북박스에서 국내 정발되었다(!!!). 일부에서는 엠마보다 이쪽을 그려달라는 의견이 있다. 이 로리콘 녀석들.

그리고 작가가 홈페이지를 통해서 엠마가 '전투 메이드 물'이라며 낚시까지 한 일도 있다. 일부 불쌍한 사람들은 그에 혹해서 엠마를 보며 '전투씬은 언제 나오지'라고 하다가 1권을 다 읽고 자신이 낚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작가의 항목을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작가의 본격 메이드에 하악하는 덕력을 느낄 수 있다. 오죽하면 어시스트에게 메이드복을 입히거나, 메이드카페를 빠지지 않고 다녀봤거나, 심지어는 직접 메이드복을 입은 사진도 올렸다.

...다만 시대적 배경으로 짐작해볼 때, 엠마의 등장인물 중 상당수는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에서 1차 세계대전 + 대공황 + 2차 세계대전이라는 20세기 초반의 3대 특급 이벤트에 휘말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2차 보어 전쟁, 타이타닉 침몰, 스페인 독감 유행, 스페인 내전[5] 같은 결코 작지 않은 사건들도 많고. 아주 재수 없으면 목숨과 재산을 모두 날릴수도 있다. 특히 에리히, 콜린 등 어린이 캐릭터의 경우 딱 20대가 될때 1차 세계대전이 터져서 징집될 운명이며 엠마와 윌리엄의 자녀들이 20대일때는 2차 세계대전이 터져 아들들이 징집될지 모른다. 게다가 주인공 가문이라 해도 군대 문제는 오히려 더욱 피하기가 힘들다. 니들 이제 다 죽었다 양차 대전, 특히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선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이름 아래 사회 엘리트 계층의 젊은이들이 대거 군대에 입대해 전사하거나 중상을 입었다. 이러한 젊은 인재들의 심각한 손실은 이후 영국이 세계 패권을 상실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힐 정도.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나치가 매일같이 저지르는 병크(특히 후반부에는 V까지 발사하니...) 때문에 남은 가족들도 노이로제에 걸릴수 있겠다.

다행히도 이미 완결이 난데다 모리 카오루 여사가 세계대전까지 언급할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 대다수의 해피엔딩이 그렇듯 인생 결말은 모르는 게 약. 모르지. 여사께선 복식 덕후니까 군복까지 섭렵할지도. 게다가 아직까지도 왕족이나 귀족, 부르주아 등이 권력을 잡고 있는 등 반쯤 신분제 사회나 마찬가지인 영국의 현실을 생각 해보면, 주인공 가문에 운만 잘 트인다면 대대손손 행복하게 잘 살게 될 가능성도 결코 낮지 않다. 다만 묄더스 집안 후손들은 독일의 동서 분리라는 정치적 변혁에 영향을 받을 듯하다. 묄더스의 고향인 크베들린부르크는 2차대전 종전 후 독일민주공화국에 편입되었기 때문. 그래도 작가의 다음 작인 신부 이야기의 배경인 중앙 아시아가 어떻게 될 지에 비하면 훨씬 양호하다. 참고로 그곳에는 고려인들이 많이 이주해와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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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애니메이션은 고바야시 츠네오가 감독을 맡아 1~2기 두 번으로 나뉘어 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한때 애니맥스에서 방영한다는 루머가 돌다가 투니버스에서 한국어 더빙으로 1기가 2007년 1월에 방영하고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후에 2기가 2009년 8월에 방영하였으며 연출은 신길주 PD. 1기는 어느 정도 편성되었으나 2기는 본방, 재방 한 번을 끝으로 편성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안습

캐스팅 면에선 1기땐 투니버스 6기들이 전속 초기일때 2기땐 7기 성우들이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는 초창기 시절이라 투니버스 신인전속들은 정극연기가 되지 않는다며 까는 사람도 있었다. 더빙 퀄러티는 나름 준수한 편이긴 한데 2기의 신용우의 한스역은 엄청난 미스 캐스팅이란 의견이 많았다. 거기다 PD의 연출능력 부재가 겹쳐 몇몇의 미스 캐스팅과 신인 전속 성우들의 연기와 발음을 못잡는 모습이 상당히 많아서 PD를 잘못 선정했다는 평이 많았다.

그래도 엠마역의 여민정, 하킴의 김기흥과 원로 성우인 최문자, 이종구, 이호인은 극강의 캐스팅이란 얘기가 많았으며 전속 시절의 김현지, 안영미김율도 다른 동기들과는 다르게 안정된 발성과 연기로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여담으로 2006년 11월 DVD 발매를 시작으로 원래 대원 쪽에서 챔프를 통해 들여올 계획이었는데 윗선 내부에서 수익성이 없을거란 판단때문에 백지화되고 투니로 넘어갔는데 상당히 인기가 좋아서 땅을 치고 후회했다고 한다. 문제는 투니버스에선 편성때문에 디버프를 받았다. 그리고 DVD 발매 때는 꼴에 자존심 내세운답시고 "엠마는 투니버스에서 더빙했으니까 더빙 안넣음. ㅇㅇ"라고 했다가 욕을 먹기도 하였다.

한국어판 애니메이션 DVD는 1기만 정발되었지만, 양방언이 각기 1기와 2기를 위해 만든 OST 앨범 두 장은 모두 한국에 정발되었다. 영국 이야기답게 작곡가의 특징인 아시아권 크로스오버는 전무하다. 다만 양방언이 뉴타입 한글판 인터뷰로 밝히기를, 전작인 십이국기를 위해 작곡한 OST가 강한 아시아풍이었기 때문인지 "19세기 후반 영국이 무대니까 아시아풍 음악은 안 들어가면 해요"라는 말을 지겹게 들어서 아시아풍 음악은 아예 빼버렸다고 한다. 대신 피아노하프시코드클래식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어쿠스틱 악기들에 리코더 합주단인 도쿄 리코더 오케스트라와 영상 음악계에서 활약한 바이올리니스트 구와노 히지리가 리더인 현악 4중주를 더해 실내악 풍의 가벼운 텍스처로 만들었다. 서정적이고 섬세한 면을 강조했기 때문에, 굳이 OST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2기의 OST는 이야기의 배경이 넓어지는 것과 함께 켈트 음악의 요소도 가미된다(원래 아이리시 하프와 아코디언도 양방언이 애용하는 악기였다). 1기 OST는 이제 재고가 거의 고갈되었지만, 2기는 아직도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교보에서 주문하면 아직도 1주일 안에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지점에 따라선 몇개씩 쌓아놓은 곳도 있다!

영국이 배경인지라 영어더빙으로 보면 극한의 오리지널리티(...)를 느낄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북미 더빙판이 없다.
대신 애니맥스 아시아에서 영어더빙으로 방영한 적이 있는데, 역시나 성우들이 작품배경을 고려한 영국 악센트를 사용해서 초월더빙을 완성해버렸다(...).

여담으로 CBS 음악FM에서 매 시간마다 송출되는 로고송이 이 애니메이션OST에 수록된 양방언의 'The Season'이라는 곡을 샘플링하여 제작되었다. 20초부터 재생

4 소설판

2009년 10월에 랜덤하우스 Y노벨에서 쿠미 사오리 원작의 소설판이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다. 우선 2권까지 나왔지만 분위기를 봐서 계속 나올 예정...은 훼이크고, 일본에서는 2005년에 2권이 나온 후로 8년이 지나고 있지만 후속권이 안나오고 있다. 아마도 연재 중단.

일러스트는 모리 카오루 본인이 맡았다. 1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원작 단행본 1~2권의 내용 위주로 전개되고,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더 자세하다. 또 무라카미 리코 등의 감수를 받아 당대 생활상이나 사회상에 대한 서술도 추가되어 있다. 역자는 유미선.

5 등장인물

엠마(모리 카오루)/등장인물 항목 참조.

  1. 4권의 경우 (적어도) 초판본에는 역자 이름이 누락되어 있다. 재판된 단행본에 기입되어 있다면 추가바람.
  2. 해당 포스팅에서는 7월 초 발매라고 나와 있지만, 덧글에서 담당자가 8월로 연기되었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루제를 일제로 고치고 멜더스를 묄더스로 고치는 등 나아진 부분도 있지만 크베틀린부르크를 쿠베투린부르크로 번역하는 등 이전보다 개악된(...) 면도 존재한다.
  3. 다만 몇가지 고증 오류는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19세기 영국에서는 적기조례가 있어 자동차를 시내에서 자유롭게 몰고 다닐 수 없었지만 하킴은 그런 거 쿨하게 무시하고 신나게 달린다. 뭐 인도 왕족이라 엄청난 부자인 점이 있긴 하지만... 사실 이거 개그씬이라 웬지 부자가 삐까번쩍하게 등장하는 클래셔다보니 작가 몰라서라기 보단 일부러 무시한 듯 하다.
  4. 주로 글과 삽화로만 되어 있고, 애니메이션에서 시대 고증을 맡았던 무라카미 리코가 공동 집필자로 참가했다. 단, 켈리와 엠마가 등장하는 짤막한 만화가 이 단행본 한정으로 실려 있고 애니메이션 1기에도 반영되었다.
  5. 파시즘에 맞서겠다며 스페인에 갔다가 목숨을 잃거나 육체적/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받은 의용군과 종군기자들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조지 오웰어니스트 헤밍웨이.